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1. 6. 9. 선고 2020나325302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98,382,431원과 그중 별지 미지급 임금 내역표‘ 청구금액’란 기재 각 금액에 대하여 각 ‘이자기산일’란 기재 일자부터 2020. 3. 13.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1)

피고는 C대학교를 설치ㆍ경영하는 학교법인이다.

2)

원고는 1992. 9. 1. C대학교 공과대학 공업화학과 조교수로 임용된 뒤 2001. 9. 1. 정교수로 승진 임용되었고, 2013. 2. 1. 총장으로 임용되었으며, 2016. 10. 31. 총장직에서 의원면직된 후 2016. 11. 1. 공과대학 화학공학부 정교수로 신규 임용되었다가 2020. 2. 28. 정년퇴임하였다.

나.

원고에 대한 형사재판의 경과

1)

C대학교 총장이었던 소외 D는 2017. 7. 19. 원고가 총장 공관으로 사용하는 아파트의 전세금, 이사비용, 수리비용, 집기 등 구입비용, 관리비 등을 정관 기타 규정상 근거 없이 교비회계에서 임의로 지출하였다는 이유로 고소하였다.

2)

대구지방검찰청 검사는 2017. 9. 29. 원고에 대하여 전부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하였는데, 이에 위 D가 항고하였고, 대구고등검찰청 검사는 2017. 11. 29. 아파트의 전세금을 교비로 지출한 부분에 관하여는 항고를 기각하고, 나머지 부분에 관하여는 재기수사명령을 하였으며, 2018. 1. 15. 원고에 대하여 사립학교법위반 및 업무상횡령으로 기소하였다. 그 공소사실의 요지는 “학교법인의 교비회계에 속하는 수입이나 재산은 차입금의 원리금을 상환하는 경우 등 외에는 다른 회계에 전출하거나 대여할 수 없으며, 세출항목은 학교교육에 ‘직접’ 필요한 경비 등으로 그 용도가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C대학교 총장 사택으로 사용하는 임차 아파트에 이사하거나 관리 등에 소요되는 비용, 즉 ① 기계기구 및 집기비품 구입비 25,495,000원, ②건축·설비·전기공사비 33,022,000원, ③ 청소 및 이사비용 등 20,068,710원, ④ 아파트 관리비, 도시가스비, 유선방송비 4,801,320원을 정관 기타 규정상 근거 없이 교비회계에서 임의로 지출하고, ⑤ 총장 보직수당을 500,000원 인상하여 총 1600만 원을 수령하여 위 아파트 관리비 등에 사용하여 사립학교법을 위반함과 동시에 횡령하였다는 것이었다.

3)

1심 법원은 2019. 6. 26. 공소사실 중 원고가 총장 보직수당을 500,000원 인상하여 1600만 원을 위 아파트 관리비로 사용하였다는 부분만 유죄로 인정하여 원고에 대하여 벌금 2,000,000원을 선고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은 무죄로 판단하였다(대구지방법원 2018고단153).

4)

1심 판결에 대하여 원고와 검사가 모두 항소하였다. 항소심 법원은 2019. 12. 13. 원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1심 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고, 검사의 항소는 기각하였다(대구지방법원 2019노2597).

5)

이에 대하여 검사가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이 2020. 3. 27. 상고를 기각하여 원고에 대한 무죄판결이 확정되었다(대법원 2020도467).

다.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 및 지위보전 가처분 결정

1)

피고는 2017. 10. 31. 원고에 대하여 비용의 부적절한 지출, 총장 관사 관리비 납부의 부적정, 기금인출 사용절차 부적정 및 회계서류 허위 작성, 기금 인출 및 적립관계 회계 처리 부적정 등의 사유로 해임처분을 하였다.

2)

원고는 피고의 해임처분에 대하여 대구지방법원에 교수 지위보전가처분 신청을 하였다. 대구지방법원은 2018. 2. 12. 원고의 이사 비용 및 집기비품 구입비 등의 지출이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피고의 임차권 보전을 위하여 필요한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지출한 기계기구 및 집기비품이 C대학교에 모두 회수되었으며 아파트에 공사가 이루어진 부분도 아파트 부합되어 전체적으로 C대학교 총장 공관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들어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거나 비위의 성격이 달라져 해임처분이 유지될 수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해임처분 무효확인 청구 사건의 본안판결 선고 시까지 원고가 C대학교 화학공학부 정교수로서 강의 배정과 임금 지급을 제외한 나머지 권리를 가지고 있음을 임시로 정하는 결정을 하였다(대구지방법원 2017카합10369).

3)

원고는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을 청구하였고,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2018. 2. 28. 원고에 대한 해임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을 하였다.

4)

피고는 2018. 8. 24. 원고에 대하여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5)

원고는 위 정직처분에 대하여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을 청구하였고,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2019. 9. 25. 원고에 대한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을 하였다.

라.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처분과 효력정지가처분

1)

피고의 정관 중 직위해제처분에 관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48조(직위해제 및 해임)

②

임용권자는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교원에 대하여는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할 수 있다.

3.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약식명령이 청구된 자는 제외한다)

③

제1항 또는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한 경우에 그 사유가 소멸된 때에는 임용권자는 지체없이 직위를 부여하여야 한다.

④

제2항 각호의 규정에 의하여 직위가 해제된 자에 대하여는 보수의 8할을 지급한다. 다만 제2항 제2호, 제3호 또는 제4호의 규정에 의하여 직위가 해제된 자가 직위해제일로부터 3월이 경과하여도 직위를 부여받지 못할 때에는 그 3월이 경과한 이후의 기간 중에는 보수의 5할을 지급한다.

2)

C대학교 총장은 2018. 4. 1. ‘원고가 2018. 1. 15. 사립학교법위반, 업무상횡령으로 기소되어 피고의 정관 제48조 제2항 제3호의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에 해당하고, 아울러 직무를 계속 수행함으로써 공정한 직무수행에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교육적으로도 맞지 아니하다.’는 이유로 직위해제처분(이하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3)

원고는 2019. 8. 21. 대구지방법원에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에 대한 효력정지가 처분을 신청하였다. 위 법원은 2019. 10. 21.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의 효력을 정지하는 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당사자 사이에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6, 9, 10, 12 내지 18, 22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은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한 처분으로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 기간 중 미지급된 임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은 검사의 형사기소를 이유로 이루어진 것이고, 형사 제1심 판결에 대하여 검사가 항소를 제기하여 확정되지 아니하였으므로 형사 제1심 판결 선고만으로 어떠한 사정변화가 생겼다고 볼 수 없으며, 원고에 대한 공소사실인 업무상 횡령의 양형기준이 기본적으로 징역형으로 권고되어 있어, 원고가 형사재판에서 금고 이상의 유죄판결을 받을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으므로,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은 유효하다. 따라서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하여 미지금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당사자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의 적법 여부

1)

관련법리

사립학교법 제58조의2 제1항 제3호는 피고의 정관과 동일하게 사립학교의 교원이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때 당해 교원의 임용권자는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직위해제처분은 승급․보수지급 등의 면에서 인사상 불이익한 처분에 해당하고, 또 기한의 제한도 없이 형사판결 또는 징계의결이 확정될 때까지로 되어 있으므로, 형사재판 또는 징계의결절차가 장기화하여 직위해제처분을 받은 때부터 3월이 초과하게 되면 징계처분으로 행하는 3월 이하의 정직처분보다 더 가혹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그 실질이 해임에 버금가는 불이익처분이 될 수 있다(헌법재판소 1998. 5. 28. 선고 96헌가12 결정 참조).

한편 헌법 제27조 제4항은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사립학교법 제58조의2 제1항 제3호에 의한 직위해제 제도는 유죄의 확정판결 또는 징계의결을 받아 당연퇴직되기 전 단계에서 형사소추 또는 징계의결 요구를 받은 사립학교 교원이 계속 직위를 보유하고 직무를 수행한다면 공무집행의 공정성과 그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해할 구체적인 위험이 생길 우려가 있으므로 이를 사전에 방지하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헌법상의 무죄추정의 원칙이나 위와 같은 직위해제제도의 목적에 비추어 볼 때, 형사사건으로 기소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직위해제처분을 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고, 해당 교원이 사립학교법 제57조의 규정에 의하여 당연 퇴직 사유로 되는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1항 제3호 내지 제6호에 해당하는 유죄판결을 받을 고도의 개연성이 있는지 여부, 당사자가 계속 직무를 수행함으로 인하여 공정한 공무집행에 위험을 초래하는지 여부 등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그 위법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9. 17. 선고 98두15412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가)

위에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은 그 처분 시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원고가 형사재판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다거나 원고가 계속 직무를 수행하면 공정한 직무집행에 위험이 초래되었을 것이라고 볼 수 없어, 피고에게 주어진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그 재량권을 남용한 처분으로서 위법하다.

(1)

C대학교에서 총장 사택으로 임차 아파트가 제공된 2005년 이후 10년 동안 총장 사택의 임차와 유지·관리 등에 지출되는 비용이나 부대비용을 교비에서 지출하는 관행이 지속되었는데, 피고는 단 한 번도 이에 대해 위법 또는 부당함을 지적한 적이 없었다. 피고는 2015. 4. 21. 2014학년도 결산 내부감사 결과를 통해서 “총장 공관 이전 시 지출비용에 대한 내부 품의 시에 내부공사 및 각종 집기 교체 등의 구입사유가 명시되지 않아 비용지출의 합리성이 문제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비용지출에 대한 합리성을 확보해 달라고 요구하였다. ‘C대학교 총장 공관 운영 시행세칙’이 2015. 9. 2. 새로 제정되었고 2017. 2. 16. 개정되었는데, 위 시행세칙은 공관을 ‘교육용 기본재산’으로 규정하여 그 임차계약 관련 일체의 부대비용, 비품구입, 청소비 및 도배비(임대인이 부담하지 않을 경우)를 교비에서 부담ㆍ지출하고, 전기사용료와 관리비, 입주자 파손 시설 수리비, 입주자 개인 편의에 의한 보수비는 입주자가 부담한다고 정하였다.

(2)

원고가 기소된 뒤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이 이루어졌으나, 당초 검사는 원고에 대하여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하였다. 이에 피고 측이 항고하였으나 대구고등검찰청 검사는 원고가 아파트의 전세금을 교비로 지출한 부분에 관하여 항고를 기각하고 나머지 부분에 관하여 재기수사명령이 내려져 원고에 대한 공소가 제기되었다. 이러한 점을 보더라도 원고에 대한 형사사건은 수사 단계에서부터 원고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선고될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3)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공소 제기 전에 임차 공관을 교육용 기본재산으로 하고 비품구입, 청소비 및 도배비-임대인이 부담하지 않을 경우-를 교비에서 부담ㆍ지출하는 규정이 마련되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공소 제기된 지출 비용 중 관리비와 보직수당을 제외한 나머지 비용은 원고 개인이 지출할 사항이 아니라 학교법인의 회계에서 지출되어야 하는 점이 비교적 분명하였다. 공소사실처럼 해당비용을 교비회계에서 지출해서는 아니 된다고 본다면 학교법인의 회계 중 다른 어느 회계에서 지출했어야 했는지를 공소사실에서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그렇게 하지 아니하고 ‘정관 기타 규정상 근거 없이’ 지출하였다는 점만 제시하였을 뿐이어서 공소사실에는 미흡한 점이 있었다.

(4)

원고가 신청한 교수 지위보전가처분 사건에서, 법원은 2018. 2. 12.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 중 이사 비용 및 집기비품 구입비 등의 지출이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피고의 임차권 보전을 위하여 필요한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원고가 지출한 기계기구 및 집기비품이 C대학교에 모두 회수되었으며 아파트에 공사가 이루어진 부분도 아파트 부합되어 전체적으로 C대학교 총장 공관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들어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하는 결정을 하였다. 위 징계사유들은 원고에 대한 형사재판의 공소사실에도 해당하는바, 비록 형사재판과는 별도의 가처분 사건 재판 절차에서 이루어진 것이나 법원에 의해 보직수당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공소사실이 무죄로 판단될 가능성이 지적당하였고, 피고도 그 가능성을 인식하였음이 분명하다.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이 위 가처분 결정 후에 이루어진 이상, 위 처분 당시 원고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정한 판결이 선고될 고도의 개연성이 존재하였다고 볼 수 없다.

(5)

형사 1심 법원은 보직수당 인상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로 판단하였다. 그 판단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① 피고는 2005년부터 아파트를 임차하여 총장 사택으로 제공하면서 ‘학교용 재산’으로 관리해 왔는데, 총장 사택으로 제공되는 임차 아파트의 수리 또는 개량은 ‘학교용’ 재산의 효용을 증대시키는 것이고, 전세권설정등기는 ‘학교용’ 재산의 유지관리에 해당하고, 총장 사택에 비치되는 기계와 집기 등은 학교법인의 소유로 귀속되는 물품이므로 그 비용은 교비회계에서 지출되는 것이 마땅하다. 새로 취임한 총장이 사택으로 들어가거나 재임 중에 임차권이 갱신되지 않아 새로운 임차 아파트로 옮겨야 할 경우 청소와 이사는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것이므로 이에 소요되는 비용은 ‘학교용’ 재산과 관련한 부대비용으로서 사립학교법상 허용되는 교비회계의 세출항목에 해당한다고 봄이 합당하다. ② 위 (1)항에서 본 보와 같이 총장 임차 관사에 관련된 관행에 따라 비용이 지출되었고, 그 후 감사 지적사항에 따라 위 시행세칙이 마련되었는데, 그 시행세칙에서도 임차 공관을 교육용 기본재산으로 하고 비품구입, 청소비 및 도배비-임대인이 부담하지 않을 경우-를 교비에서 부담 ㆍ지출하도록 규정하였다. ③ 교육부도 2017. 8. 31.자 회신을 통하여 “학교법인의 정관 등에 따라 관사를 학교교육에 직접 필요한 시설로 판단하여 임차하고 있는 경우 관사에 대한 전세금, 집기비품구입비, 시설공사비, 부대비용 등은 교비회계에서 지출할 수 있다”는 의견을 표명하였다. ④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총장 사택에 비치된 기계기구 및 집기비품 구입비용, 건축·설비·전기공사비용, 청소 및 이사비용 등은 사립학교법 시행령 제13조 제2항에서 명시한 교비회계 세출항목 중 제5호의 ‘기타 학교교육에 직접 필요한 경비’로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그 비용을 교비회계에서 지출한 것은 교비회계자금을 그 용도에 맞게 사용한 것이므로 사립학교법 제29조 제6항에 위반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업무상 횡령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 (나) ① 보직수당 인상 전의 총장 사택 관리비와 도시가스비 및 유선방송비 지출에 관하여는, 과거 10년 동안 이들 비용이 교비회계에서 지출되어 왔고 원고의 총장 취임 후에도 그 관행에 따라 실무자들이 교비회계에서 지출하였으며 원고가 지출을 지시하지 않았다. ② 학교에서 제공한 총장 관사의 관리비 등 지출에 관하여 교육부의 유권해석이나 명확한 지침이 없었다가 교육부가 2014년 초에 ‘2013 감사백서 및 업무편람’을 배포하여 총장 관사의 관리비와 공과금은 교비회계에서 지출할 수 없는 항목임을 공지하였다. ③ 이에 실무자들이 곧바로 원고에게 보고한 다음 교비회계에서의 지출을 중단하였다. ④ 이런 사정에 비추어, 원고가 총장 사택 관리비와 공과금이 사립학교법상 허용되는 교비회계의 세출항목에 해당하는 것으로 오인하였고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위 판시의 (가) 부분 판단은 상식적이어서 고도의 법률지식이 필요하지 아니하고, (나) 부분 판단은 그 ④ 부분 판단에 고의 또는 위법성의 인식에 관한 법률지식이 필요하지만 그 ①, ②, ③의 사실로부터 당연히 도출되는 결론이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공소 제기 당시부터 유죄가 인정될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6) 형사 1심 법원이 유죄로 인정한 부분, 즉 ‘원고가 보직수당을 50만 원 인상하여 총 1600만 원을 수령하여 관리비 등에 지출하였다.’는 부분은 형사 2심 판결에서 “보직수당은 임금으로 교비회계에서 지출할 인건비에 해당하고 그 인상 결정이 법령과 정관 기타 내부규정을 위반한 것이 없으며 그 인상은 임직원의 처우와 보수 지급에 관항 사항으로 대학의 자치 사항일 뿐 그 동기를 따져 섣불리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을 사항이 아니고, 기존에 관례적으로 C대학교가 지급하던 총장 관사 관리비를 총장이 직접 지급하게 되어 사실상 임금이 감소하는 결과가 발생하여 이를 보전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종합하면 사립학교법 위반이나 업무상 횡령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였지만,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점으로 보아 공소 제기 당시부터 이 부분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될 고도의 개연성이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그 금액이 크다고 볼 수 없는 점, 형사 1심 판결에서 판시한 바와 같이 “원고가 총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학교발전에 상당히 기여하였고, 감사결과 지적된 회계 등 업무처리에 관련된 교수와 직원들의 징계를 막으려고 총장직에서 자진 사퇴한 점” 등을 고려하면, 위 공소사실만으로는 원고에게 금고 이상의 형이 선고될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7)

원고에 대한 공소사실은 C대학교 총장의 직무수행과 관련하여 발생한 것이고 연구와 강의라는 교수 본연의 업무와는 관련성이 없는 것이며, 그 경위도 개인의 사적 이익을 위하여 학교 공금을 인출ㆍ횡령한 것이 아니라 종래의 관행대로 교비를 집행한 것이어서, 그 지출의 정도가 지나쳤다고 볼만한 사정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공소사실로 기소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C대학교의 교수로서 계속 직무를 수행할 경우 공정한 공무집행에 위험이 초래되리라고 예상되는 상황이었다고 볼 수 없다.

(8)

반면 피고는 원고가 형사 1심 판결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후에도 지체 없이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하여 정관 규정을 위반하였다.

나.

피고의 미지급 임금 지급 의무

1)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은 무효이고, 피고가 2019년 4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이 사건 직위해제처분을 이유로 원고에게 임금의 50%만 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따라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 미지급 임금이 임금 내역표 청구금액란 기재 각 금액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2)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98,382,431원과 그중 임금 내역표 청구금액란 기재 각 금액에 대하여 각 이자기산일란 기재 일자부터 피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0. 3. 13.까지 민법이 정하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실제 임금 지급일인 ‘원고 주장 이자기산일’부터 지연손해금 지급을 구하지만, 지연손해금은 실제 임금 지급일 다음 날인 ‘이자기산일’부터 발생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그런데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와 피고의 각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한다.

판사 박치봉(재판장) 서영애 서범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