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1. 2. 3. 선고 2020노2039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법리오해

피고인이 B로부터 D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를 인수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하였다가 무산되었으므로,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아, 근로자들에게 임금,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2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주장을 하여 원심은 판결문 증거의 요지 아래에 피고인의 주장과 이에 대한 판단을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더하면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이고 근로자들에게 임금,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①

변호인은 B와 피고인 사이에 이 사건 회사에 관한 주식양도양수계약 및 법인 양도양수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이 체결되기는 하였으나, 피고인은 이 사건 회사가 인수할 가치가 있는 회사인지를 실사하는 과정에서 출근하여 업무실태를 점검 파악한 것이 전부이며, 수사기록 및 원심 증인 H의 증언 등에 따르면 위와 같은 사실이 명백히 확인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 체결 이후 I을 이 사건 회사의 전무로 고용하여 일하게 한 점(수사기록 1권 11면, 2권 56면), ㉡ 피고인과 I은 이 사건 계약 체결 이후 E, F으로 하여금 이 사건 회사에서 사직하게 한 뒤, E, F이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에서 근로자들과 합의하기도 한 점(수사기록 2권 82면), ㉢ G은 원심 법정에서 "I으로부터 권고사직을 당했는데, I이 피고인과 이야기가 다 되었다고 하였다"는 취지로 증언한 점(공판기록 67면), ㉣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회사를 인수하면서 근로자들을 고용승계하였다고 진술한 점(수사기록 2권 81면), ㉤ H은 원심에서 "B는 I 전무에게 직원을 채용에 관한 위임을 했다는 말을 H에게 하였고, I 전무를 이 사건 회사의 직원으로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증언한 점(공판기록 97면) 등을 고려하면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②

변호인은 B와 피고인 사이의 이 사건 계약이 해제되었으므로 피고인을 사용자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이 해제되었다고 주장하는 2018. 5.경 이후에도 이 사건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지급한 점(수사기록 1권 11, 12면), ㉡ 이 사건 계약이 사후적으로 해제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현실적으로 이 사건 회사를 양수받은 이후 근로자들로부터 제공받은 노무와 관련하여서는 이른바 '사실적 근로관계의 법리'에 따라 피고인이 책임을 지는 것이 타당한 점, ㉢ 근로자들도 2018. 1. 1. 이후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를 운영하였다고 진술하는 점(수사기록 2권 14, 23면) 등을 고려하면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③

변호인은 고용노동부 사건처리 기준에 '종전기업의 근로관계가 새로운 기업에 승계된 때에도 임금 미지급에 따른 형사적 책임은 새로운 사용자에게 승계되지 않으므로 근로자는 새로운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위반책임을 물을 수 없다'라고 기재되어 있으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주장하는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은 양도 전에 이미 퇴직하였거나 정당하게 해고됨으로써 근로관계가 종료된 근로자에 관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를 양수한 이후에 근로관계가 종료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적용될 수 없다.

④

변호인은 원심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등의 지급 책임을 양도양수기준일인 2018. 1. 1.을 기준으로 나누고 있는데, 이는 민사적으로도 지급 책임을 지지 않는 퇴직금에 대하여 형사적으로 책임을 추궁하는 것으로서 부당하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퇴직금이란 퇴직이라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동안에는 원칙적으로 퇴직금 지급의무는 발생하지 않으므로(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2도2211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를 양수한 2018. 1. 1. 이후 퇴직한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은 민사적으로도 피고인에게 그 지급의무가 있으므로,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피고인이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는 점, 당심에 이르러 원심의 형을 감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도 없는 점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무겁지 않다.

4.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성열(재판장) 황윤철 박가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