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1997. 8. 1. B시 지방공무원으로 임용된 후 2020. 7. 1.부터 2021. 2. 26.까지 B시 상하수도사업소에서 마을상수도팀장으로 근무하였다.
B시 상하수도사업소 마을상수도팀에서 실무수습 중이던 C의 지인과 가족은 2021. 1. 22. 및 2021. 2. 25. 원고의 C에 대한 성희롱, 괴롭힘을 이유로 민원을 제기하였다. 이에 피고는 자체조사를 실시한 후 B시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에 심의를 요구하였고, 위 위원회는 2021. 3. 3. 심의 결과 원고의 언동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의결하였다.
피고는 2021. 3. 4. 경상북도 인사위원회에 원고에 대한 중징계 의결을 요구하였다. 경상북도 인사위원회는 2021. 3. 25.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사유(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가 인정되고 이는 지방공무원법 제55조의 품위유지의 의무를 위반하여 공무원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로서 같은 법 제69조 제1항 제3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해 강등을 의결하였다.
피고는 위 징계의결에 따라 2021. 4. 6. 원고에게 강등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경상북도 지방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2021. 7.경 그 청구를 기각하였다.
청구취지
피고가 2021. 4. 6. 원고에게 한 강등처분을 취소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4, 9, 12호증, 을 제1, 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징계사유 부존재
원고는 딸들의 생리현상과 관련된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 또한 키스와 뽀뽀의 차이점, 딸과의 목욕, 딸의 가슴 크기 등에 대한 언급은 식사 자리에서 사담을 나누다가 원고 가족의 친밀도나 집안 분위기 등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으로, 전체적인 맥락을 고려할 때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가 공무원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
재량권 일탈·남용
원고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성적 발언의 수위가 높지 않고 1회에 그친 점, 그 발언 내용이 피해자와 관련된 것이 아닌 점, 성적 의도가 없었던 점, 원고가 24년여 간 공무원으로서 성실히 근무해온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처분은 지나치게 무거워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징계사유의 존부
원고가 이 사건 징계사유와 같은 발언을 하였는지 여부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21. 3. 25. 선고 2020다281367 판결 등 참조).
한편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적인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성희롱 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정적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에 노출되는 이른바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피해자는 이러한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으로 인하여 피해를 당한 후에도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피해사실을 신고한 후에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그에 관한 진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와 같은 성희롱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원고가 C에게 여성의 생리와 관련된 발언을 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본다. 앞서 든 증거, 을 제2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C에게 생리와 관련된 발언을 하였다고 볼만 한 고도의 개연성이 인정된다. 이에 반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C은 2021. 2. 27. 피고의 자체조사 당시 ‘원고가 사무실에서 본인에게 딸들의 생리현상과 관련하여 “집에 들어가니 생리혈이 싸질러져 있다. 이거 누구 거냐? 피 봐달라고 그러냐?”라고 말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딸의 가슴과 샤워에 대하여는 주로 팀원들과 식사할 때 이야기하였고, 생리혈에 대한 이야기는 사무실에서 본인에게 직접 하였다. 위와 같은 이야기를 들을 당시 몹시 불쾌한 감정을 느꼈다.’라고 진술하였다.
C의 위와 같은 진술 내용은 상당히 상세하고 구체적이다. C는 위 조사 당시 ‘원고로부터 “딸의 가슴이 예쁘다, 딸과 같이 샤워도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가슴이 예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는 것 같다. 딸들이 샤워할 때 들어간다는 것과 딸의 가슴이 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답변하여 원고가 한 발언 내용을 그대로 전달하려 한 것으로 보이고,<1> 특별히 원고의 언행을 과장하려 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는다.
원고에 대한 2021. 2. 26.자 조사 당시 생리혈 관련 발언에 대하여는 질문이나 진술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C가 문제 삼은 원고의 나머지 성적 발언(키스와 뽀뽀의 차이점, 딸의 가슴을 봤다거나 샤워를 같이 한다는 등의 발언)에 대하여 문답이 이루어졌는데, 원고는 그와 같은 발언 사실을 전부 시인하였다. C가 생리혈 관련 발언 부분만 거짓으로 지어내어 허위의 진술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C는 위와 같이 딸의 가슴이나 샤워 관련 발언과 생리혈 관련 발언을 구분지어 각 발언이 이루어진 상황과 대상이 다르다고 진술하였다. 따라서 다른 팀원 D이 동석한 식사자리에서 이루어진 원고의 발언(집 화장실에 피가 묻어있었는데 딸이 나와서 ‘아빠 미안해’라고 말하였다)과는 별개로, 사무실에서 C에게 생리혈을 명시한 발언을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의 행위가 품위유지의무 위반(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한편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하여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 을 제12호증의 기재, 증인 D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행위는 지위를 이용하여 한 성적 언동으로 C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이고, 이로 인하여 C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행위가 품위유지의무 위반(성희롱)의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남, 50세)는 팀장으로 C의 직근 상급자이고, C(여, 27세)는 신규임용후보자로서 2021. 1. 8.부터 원고와 같은 팀에 소속되어 실무수습을 하였다. C는 상급자인 원고의 업무 지시와 질책 등으로 원고를 상당히 어려워하였고, 서로 격의 없는 친밀한 관계는 아니었다.
원고는 2021. 2.경 C, 팀원 D과 함께 한 식사자리에서 ‘뽀뽀는 입을 대는 것이고, 키스는 혀가 하는 것이다’, ‘나는 딸과 같이 샤워를 한다. 딸의 가슴을 봤는데 ○○딸의 가슴이 가장 크다’(원고의 딸은 대학생, 고등학생이다)는 발언을, 사무실에서 C에게 ‘집에 들어가니 생리혈이 싸질러져 있어서 누구 거냐, 피 봐달라고 그러냐고 말했다’는 발언을 하였는데, 이는 객관적으로 C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이 그러한 말을 듣는다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내용이다. C은 원고의 위와 같은 발언으로 몹시 불쾌한 감정을 느꼈다고 진술하였다.
D은 2021. 3. 2. 피고의 자체조사 당시 ‘원고가 식사 자리에서 조용한 가운데 뜬 금없이 성 관련 이야기(키스와 뽀뽀의 차이점, 집에서 샤워를 할 때 딸이 들락날락한다)를 하였다. 신규 여직원이 있었고 사무실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어 부적절한 이야기라고 판단되어 “팀장님, 이런 이야기 5번이나 들은 것 같습니다”라며 화제를 다른 데로 돌리려고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원고의 발언 내용이 원고 가정의 친밀한 분위기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임을 감안하더라도, 원고와 C의 관계, 발언의 내용 및 정도, 발언이 이루어진 상황 등에 비추어 C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만한 성적 언동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는지는 구체적인 사안에서 직무의 특성,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였을 때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여야 하고, 한편 징계권자가 미리 정한 징계양정의 기준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때에는 그 기준 자체가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거나 합리성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에 따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두47256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에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이 사건 징계사유는 원고가 하급자이자 실무수습 중인 여성인 피해자를 성희롱한 것으로, 성 관련 비위행위는 공직사회의 기강을 문란하게 하고 공직 문화를 왜곡시키며 공무원 전체의 명예와 신뢰를 실추시킨다는 점에서 엄정한 대처가 필요하다.
원고가 한 발언 내용이 피해자와 직접 관련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그 발언의 객관적인 내용과 내포하는 성적인 의미, 그와 같은 발언이 이루어진 경위, 원고와 피해자의 관계 및 성희롱 이후의 정황(C은 임용을 포기하였다) 등에 비추어 비위행위의 정도가 가볍다고 할 수 없다. 피해자는 우월적 지위를 가진 원고에게 성적 발언에 대한 거부의사를 표시하지 못하고 상당한 정도의 성적 굴욕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는 팀장이라는 관리자의 지위에서 소속 팀원들을 관리·감독하고 직장 내 성희롱을 예방할 지위에 있었음에도 오히려 그 소속 팀원에 대하여 성희롱을 하였다는 점에서 그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
원고의 비위행위는 팀장인 지위를 이용하여 저지른 것이고 상급자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에 미달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원고의 직위를 낮추는 강등처분은 비위행위의 내용과 정도에 비추어 타당성을 잃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징계사유의 내용과 정도 등을 고려할 때, 구 지방공무원 징계규칙(2021. 8. 27. 행정안전부령 제27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별표 1]에 따른 징계기준 제7의 다항 ‘품위유지의 의무 위반(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에 따른 성희롱)’에서 적어도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 경우 징계기준은 ‘정직 내지 강등’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 징계기준에도 부합한다.
앞서 본 여러 사정들을 감안할 때 원고가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가 이 사건 처분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상 필요보다 크다거나, 원고가 하급자를 성희롱하여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내용 및 그 정도에 비해 지나치게 가혹하여 객관적인 합리성을 결여함으로써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볼 수도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차경환(재판장) 인자한 김미란
사건정보
대구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1구합23345
판결선고
2022. 5. 25.
별지
각주1) 피고의 자체 조사 당시 ‘딸과 같이 샤워한다’는 발언은 원고가 하였을 뿐, C가 인용한 원고의 발언 내용은 ‘집에서 딸들이 목 욕할 때 그냥 들어가고, 딸들도 본인이 목욕할 때 들어온다’이고, 같은 팀원인 D이 진술한 원고의 발언 내용은 ‘집에서 샤워할 때 딸이 들락날락한다’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