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근로자)와 피고(사업주)는 2018. 7. 12. 다음과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하고, 그 근로계약서를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고 한다(갑 제1호증)].
근로개시일: 2018. 7. 12.
업무의 내용: 지부 사업 회계결산업무 총괄, 회원 고충민원 상담 및 처리
임금: ’월급여 200만 원‘, 상여금 월급여의 200%/년, 월급여에는 중식비 10만 원과 차량유지비 20만 원 포함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기하여 피고 지부에서 근무하던 중 2020. 1. 15. 해임통고에 의하여 해임되었다.
피고는 원고에게 2018년 임금으로 2018. 8. 24. 180만 원, 2018. 9. 21. 270만 원(월급여 180만 원과 상여금 90만 원을 합산한 금액), 2018. 10. 25. 180만 원, 2018. 11. 23. 180만 원, 2018. 12. 24. 180만 원을 각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월급여 2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8. 8.부터 2018. 12.까지 월급여 180만 원만을 지급함으로써 5개월간 월급여 20만 원씩 합계 100만 원을 미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1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 날인 2020. 1. 30.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근로계약 중 임금 부분이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여 무효라는 주장
피고는, 원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2018년도 임금을 월급여 180만 원으로 합의하였는데, 다만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임금 부분에 ’월급여 200만 원‘으로 기재한 것이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 중 임금 부분은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주장한다.
어떤 의사표시가 비진의 의사표시 또는 통정허위표시로서 무효라고 주장하는 자는 그 사유에 해당하는 사실을 증명할 책임이 있고(대법원 2016. 6. 9. 선고 2015다256732 판결 등 참조), 처분문서는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그 기재 내용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다76825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돌이켜 본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 즉, ①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임금 부분만을 실제로 당사자 사이에 합의된 금액과 다르게 기재하는 것은 이례적이라 할 것이고,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실제 지급할 임금보다 높은 금액을 계약서에 기재하여야 할 특별한 이유를 찾아볼 수 없는 점, ② 피고의 지부장인 C은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내용을 확인하고 사업주인 피고를 대표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서명한 점, ③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18년도 임금 부분을 정정하는 취지의 새로운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적이 없고, 2019년도 임금을 정하면서 임금 인상을 표시하는 취지의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적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기재 내용과 다른 별도의 합의가 존재하거나 이 사건 근로계약 중 임금 부분이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근로계약 중 임금 부분은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대한 착오로서 취소되어야 한다는 주장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2018년도 원고의 임금을 월 180만 원으로 합의한 것으로 믿고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고, 이와 같은 착오가 없었더라면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 중 임금 부분은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에 대한 착오로서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는 때에는 그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으나 그 착오가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한 때에는 취소하지 못하는 것인데, 여기서 '중대한 과실'이라 함은 표의자의 직업, 행위의 종류, 목적 등에 비추어 보통 요구되는 주의를 현저히 결여하는 것을 의미한다(대법원 2000. 5. 12. 선고 99다64995 판결).
위 법리에 기초하여 이 사건에 돌이켜 보건대, 피고를 대표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서명한 피고 지부장 C의 지위와 권한, 근로계약서 작성 행위의 의미와 목적, 일반적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데 요구되는 주의의무의 정도 등에 비추어 볼 때, 설령 당시 피고에게 위와 같은 착오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의 중대한 과실에 기인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원고가 2018년도 월급여를 180만 원으로 하는 합의에 대하여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다는 주장
피고는, 원고가 2018년 월급여를 180만 원씩 지급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위 월급여를 기준으로 상여금을 지급받았음에도 이의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의 묵시적 추인이 인정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묵시적 추인이라 함은 무효인 법률행위 또는 무권대리행위의 경우 법률행위가 무효이거나 무권대리행위가 있음을 알고도 그 행위의 효과를 자기에게 귀속시키고자 하는 의사표시를 말하는 것인데, 이 사건의 경우에는 추인의 대상이 되는 법률행위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피고의 위 주장을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18년도 월급여를 180만 원으로 하는 묵시적 합의가 존재하였다는 주장으로 보더라도, 피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처분문서인 이 사건 근로계약서 기재와 달리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와 같은 묵시적 합의가 존재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어느 모로 보나 정당하여 인용되어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김태천(재판장) 김민지 안정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