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3. 8. 29. 선고 2022가단121428 판결

주문

1.

피고는 별지 표 '원고'란 기재 각 원고에게 같은 표의 '미지급임금'란에 기재된 각 돈 및 각 이에 대하여 2022. 3.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 을 각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근로하다가 퇴직한 자들이고, 피고는 자동차 여과지를 제조하는 회사이다.

나.

1) 피고 회사의 근로자 중 L, M, N은 2013. 9. 17.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에 피고가 상여금, 자가운전보조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됨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외하고 통상임금을 산정한 후 이에 따라 각종 수당을 지급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이유로, 새로 산정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한 각종 수당과의 차액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위 법원(2014가합5372)은 2015. 9. 3. 위 청구를 기각하였고, 위 소송의 원고들이 항소하였으나, 항소심(대구고등법원 2015나23667)은 2018. 11. 21. 항소를 기각하였다.

2)

이에 위 L, M이 대법원에 상고하였는데, 대법원(2018다303417)은 2020. 4. 29.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하였고, 환송심(대구고등법원 2020나22064)은 2021. 1. 7. '피고는 L에게 26,301,794원, M에게 21,276,942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13. 11.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6%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한다.'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을 하여, 2021. 1. 26. 위 화해권고결정이 확정되었다.

다.

위 나.항 기재 소송이 확정되자, 피고는 위 소송의 취지에 따라 원고들을 제외한 피고 회사의 근로자들에게는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였다.

라.

한편, 피고 회사 대표이사이던 O는 2014. 7. 2. '소멸시효 중단의 승인'이라는 제목으로 '임금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2010년 9월 임금계산분에 대해서 미지급임금의 지급을 이유로 소를 제기한 원고들과는 다르게 현재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다수 직원들의 경우 임금채권의 소멸시효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만약 추후 소를 제기한 원고들이 전부 승소 또는 일부 승소를 했다는 가정으로 비교했을 때 미지급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기간이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이르게 됨에 따라, 회사는 소를 제기하지 않은 직원들에 대해 안전장치를 마련코자 합니다. 법률적인 행위(소송)을 제기하지 않고 노동조합 위원장의 발송공문인 "채권에 대한 최고서"와 소송 미제기 직원들을 대신해 회사가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통하여 회사가 소멸시효의 중단을 승인하는 방법으로 소를 제기한 원고들과 동등한 조건(소멸시효기간)에서 회사는 현재 진행 중인 통상임금과 관련한 소송의 최종 결과를 반영하여 통상임금을 재 산정하여 미지급한 법정수당이 있으면 이를 지급하기 위해 소멸시효의 중단(2010년 9월 임금부터)을 승인합니다.'라는 문서(이하 '이 사건 문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 취지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2010년 9월부터 2012년 9월까지 원고들에 대하여 이미 지급한 각종 수당 합계액과 재산정한 통상임금에 따라 지급해야 할 각종 수당 합계액의 차액은 별지 표의 '미지급 임금'란 기재와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별지 표 '원고'란 기재 각 원고에게, 같은 표의 '미지급임금'란에 기재된 각 금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에게 원고들이 구하는 대로 이 사건 소장 부본이 송달된 다음 날인 2022. 3.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소멸시효완성 주장에 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문서에서 약정한 내용대로 관련 사건이 확정된 때인 2021. 1. 26.부터 판결에 따른 소멸시효를 적용하여야 하고, 소멸시효가 중단된 것으로 보더라도 중단사유가 종료한 때인 2021. 1. 26.부터 새로 소멸시효 진행하여야 하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

2)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미 발생한 임금채권이 있다면 그 소멸시효를 2014. 7. 2.까지 중단하였음을 승인한 것에 불과하므로, 원고들에게 미지급 임금채권이 있다 하더라도 2014. 7. 2.부터 3년이 경과한 2017. 7. 2. 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이 사건 문서는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가 피고 회사의 노동조합에 교부한 것으로 노동조합원이 아닌 원고 E, F, H에게는 효력이 없고, 또한 원고들이 퇴직한 이후에 노동조합과 합의한 것이어서 원고들에게 효력이 없다.

나.

판단

1)

원고들이 구하는 이 사건 미지급 임금채권은 2010년 9월부터 2012년 9월까지 발생하였고, 원고들의 이 사건 소는 그로부터 3년이 경과된 후인 2022. 2. 23.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들의 이 사건 미지급 임금채권은 이 사건 소 제기 전에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

2)

이 사건 문서에 따라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소멸시효의 중단사유로서의 승인은 시효이익을 받을 당사자인 채무자가 그 권리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다는 뜻을 표시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므로 이는 소멸시효의 진행이 개시된 이후에만 가능하고 그 이전에 승인을 하더라도 시효가 중단되지는 않는다고 할 것이고, 또한 현존하지 아니하는 장래의 채권을 미리 승인하는 것은 채무자가 그 권리의 존재를 인식하고서 한 것이라고 볼 수 없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2001. 11. 9. 선고 2001다52568 판결), 피고가 작성한 이 사건 문서는 미지급 임금채권의 존재를 인식하고 있다는 뜻을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미지급 임금채권이 존재한다면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던 것으로 인정하겠다는 내용이어서 민법 제168조에서 정한 소멸시효 중단사유로서 승인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이 사건 문서는 직원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원고들과 같이 당시 퇴직한 직원들도 대상으로 한 것인지 불명확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3)

채무자의 소멸시효에 기한 항변권의 행사도 우리 민법의 대원칙인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의 지배를 받으므로, 채무자가 시효완성 전에 채권자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을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였거나 그러한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하였거나, 객관적으로 채권자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사실상의 장애사유가 있었거나, 일단 시효완성 후에 채무자가 시효를 원용하지 아니할 것 같은 태도를 보여 채권자로 하여금 그와 같이 신뢰하게 하였거나, 채권자를 보호할 필요성이 크고 같은 조건의 그 채권자들 중 일부가 이미 채무의 변제를 수령하는 등 채무이행의 거절을 인정함이 현저히 부당하거나 불공평하게 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채무자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1994. 12. 9. 선고 93다27604 판결, 대법원 1999. 12. 7. 선고 98다42929 판결, 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다32332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들이 이 사건 문서 작성 이전에 피고 회사에서 퇴직하였으나, 피고 회사의 직원이던 원고들도 이 사건 문서 내용의 적용 대상이 되는 것으로 이해하였을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가 시효완성 전에 원고들의 권리행사나 시효중단 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따라서 이를 신뢰한 원고들을 보호할 필요가 큰 점, 원고들과 같은 조건에 있던 이 사건 문서 작성 당시 퇴직하지 아니한 근로자들에게는 미지급 임금을 모두 지급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권리남용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각 청구는 모두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희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