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3. 9. 7. 선고 2022가단149471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10,132,9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12. 3.부터 2023. 9. 7.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정한 돈을 지급하 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의 2/3는 원고가, 나머지 1/3은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피고는 직장 상사로서 원고에 대하여 별지 '괴롭힘행위 표' 기재와 같은 직장 내 괴롭힘행위를 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합계 32,132,900원(=치료비 2,132,900원 + 위자료 3,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피고는 원고가 일본에서 복귀한 이후 직장 내 적응을 도와주기 위해 각별히 관심을 가졌을 뿐이고, 원고와 대화 내용도 주된 것이 직장 업무에 관한 것이었으나, 그 이후 원고가 피고의 호의를 오해하고 오히려 피고에 대하여 직장 내 괴롭힘행위로 조사를 요청하였다. 그런데 조사위원회는 원고가 제기한 괴롭힘행위 중 3개 항목만을 직장 내 괴롭힘행위로 인정하고 피고에 대하여 견책이라는 징계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피고가 위와 같은 징계처분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피고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가 없고, 원고의 주장과 제출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볼 수도 없다.

더구나 피고는 이미 충분히 인사상 불이익을 받아 금전 손해까지 배상할 경우 사실상 이중처벌이라고 할 수 있으며, 원고가 지출한 치료비가 피고의 혐의와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와 원고가 친한 사이가 된 데에는 원고도 일말의 원인제공을 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으며, 금전적 손해에 대한 불법행위책임까지 인정된다고 보기에는 위법성, 인과관계 등 성립요건에 비추어 그 요건을 충족했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적 고려하면 원고의 청구는 기각되어야 한다.

2.

인정사실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제1호증 내지 갑제16호증, 갑제29호증 내지 갑제3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을제1호증 내지 을제12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뒤집기에 부족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가.

원고와 피고는 대구 동구 소재 C의 직원들이고, 피고는 원고가 속해 있는 부서의 장으로서 직장 상사였던 사람이다.

나.

피고는 2020. 9.경 당시 일본에서 장기 연수 교육 중이던 원고에게 직접 인사발령메일을 송부하였고, 원고는 2020. 9. 27.자 인사발령에 따라 피고와 함께 C 도입처 도입전략계약부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다.

피고는 2020. 10.경 원고에게 텔레그렘을 설치하라고 요구하였고, 원고가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원하자 "이런 것 카톡에 남기기 싫으니 텔레그램 재설치 요망"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으며, 자신의 요구대로 원고가 텔레그램을 설치하자 평일근무시간 이후는 물론 휴일에도 텔레그램을 통하여 원고와의 사적인 대화를 요구하였는바,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피고는 2020. 11. 26. 21:39경 원고에게 텔레그램으로 "A씨, 집에 왔으니 아무 때나 전화 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②

피고는 2021. 1. 3. 일요일에 원고에게 텔레그램을 이용하여 업무와 전혀 무관한 다른 직원들에 관한 신변 잡다한 내용의 메시지를 텔레그램을 전송하였다.

③

피고는 2021. 1. 12. 11:58경부터 다음날인 1. 13. 00:53경까지 사이에 원고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었는데 그 내용은 업무와 전혀 무관한 다른 여직원을 험담하는 내용이었다.

④

피고는 2021. 2. 18. 21:46경 원고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원고와 통화하지 못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부재중 전화를 확인하고 그날 22:01경 피고에게 전화를 걸었다.

⑤

피고는 2021. 4. 27. 21:03경, 21:05경, 21:06경, 21:16경에 원고에게 계속 전화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계속된 전화에 마지못해 그날 21:16경 피고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하였는데,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 화를 내면서 원고와 피고가 맞지 않으니 같이 일하는 것을 그만두자며 윽박지르기도 하였다.

⑥

피고는 2021. 4. 28. 10:30경부터 원고와 텔레그램 메시지로 다른 직원을 험담하는 내용의 대화를 나누더니 급기야 그날 22:54경 텔레그램으로 "통화?"라는 메시지를 보내었고, 이에 원고는 어쩔 수 없이 피고에게 전화를 걸어 28분 36초 정도 피고와 통화하였다.

⑦

원고는 2021. 4. 29. 20:48경 피고의 요구에 따라 피고에게 전화하여 49분 51초 정도 피고와 통화하였고, 전화를 끊었다가 다시 그날 21:38경 피고에게 전화하여 1시가 8분 46초 동안 피고와 통화하였다.

라.

피고는 업무시간 중에도 텔레그램을 이용하여 원고에게 사적인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마.

피고는 원고에게 다른 직원들이 원고가 현 소속 부서에 발령되는 것을 싫어하였다고 말하면서 원고에게 다른 직원들과 어울리지 말고 피하라고 하였고, 피고가 직접 재택근무 조를 편성하면서 원고와 다른 직원들이 함께 근무하는 일이 없도록 조정해 주기도 하였다.

바.

피고는 2021. 5. 2.경 원고에게 텔레그램으로 "지금 장기계약 도입 전략 업무를 D가 거의 혼자 하고 있으니, 그 라인을 보강하여 E을 거기에 앉히고, A씨는 D 좌측으로"라는 문자를 보냈는데, 이는 원고를 팀 내에서 제일 끝자리로 배치하겠다는 의미였다.

사.

원고는 이상과 같은 피고의 괴롭힘에 대해 주변 지인들과 상의하게 되었고, 그러던 2021. 8.경 피고가 다른 사람과 나눈 카카오톡으로 나눈 문자메시지를 보게 되었는데 거기에는 피고가 원고를 직장 내에서 피고의 '간자'<1>로 사용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이에 원고는 2021. 9.경 피고가 원고에게 별지 '괴롭힘행위 표' 기재와 같이 10가지의 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에서 규정한 직장 내 괴롭힘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조사위원회에 조사요청을 신청하였다.

아.

조사위원회는 2021. 11. 25. 원고가 주장하는 별지 괴롭힘행위 표 중 순번 2, 4, 8행위에 대하여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인정하였으나, 나머지 행위들은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정하였다.

자.

C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2022. 3. 22. 피고에 대하여 품위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견책' 징계 처분을 내렸고, 2022. 12. 27. 피고에 대하여 타 사업장으로 전보하는 인사명령을 내렸다.

3.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근로기준법 제76조의2).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면, 이는 위법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서 피해 근로자에 대한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의 원인이 된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0다270503 판결 참조).

제1항에서 인정한 바에 따르면 피고의 행위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킨 것으로서 위법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는 자신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이하 '이 사건 직장 내 괴롭힘행위'라 함)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재산상의 손해 및 정신상 고통에 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1)

치료비

제1항에서 인정한 사실 및 갑제21호증, 갑제3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직장 내 괴롭힘행위로 인해 극심한 불안증세를 겪고 있고, 그에 대한 치료비로 합계 2,132,900원(=진료비 및 약값 1,010,400원 + 심리치료비 90만원 + 진단비 222,500원)을 지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2,132,9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위자료

제1항에서 인정한 이 사건 직장 내 괴롭힘행위의 경위와 내용, 원고와 피고의 직장 내에서의 지위 관계, 이 사건 직장 내 괴롭힘행위로 인해 원고가 입은 정신적 고통의 정도, 이 사건 후 피고에 대한 징계 수위 및 그 밖에 이 사건 변론에서 나타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자료의 액수를 800만 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다.

소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합계 10,132,900원(=2,132,900원 + 800만 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2. 12. 2.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9. 7.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정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천종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