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낙농업을 경영하는 조합원에게 필요한 기술, 자금, 자재 및 정보 등을 제공하고, 조합원이 생산한 축산물의 판로확대 및 유통원활화 등을 도모할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원고들은 1961년생으로 피고의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2021. 12. 31. 퇴직하였다.
피고는 2018. 7. 24. 2018년 제2차 노사협의회 협의, 2018. 10. 10. 2018년 제3차 노사협의회 협의, 2019. 8. 13. 2019년 제1차 노사협의회 협의 및 이사회 의결을 거쳐 직제규정, 인사규정, 업무직 직원운용규정 등을 개정하여 직원의 정년을 만 58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하고,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을 제정하여 2019. 9. 4.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내용은 만 59세 이상의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임금피크직 직원에 대한 급여에 대하여 임금피크제 적용 직전의 급여를 기준으로 59세 90%, 60세 80%로 산정하여 지급하는 것으로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의 개정에 따라 의무화된 60세 이상의 정년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어서 사실상 정년을 연장하는 것으로 볼 수 없고 단지 정년 전의 임금을 삭감하는 것으로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해당하는데, 그 절차적 요건인 근로자 과반수의 집단적 동의를 얻지 못하였으므로 무효이다.
또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피크 대상근로자들을 차별하는 것에 해당하므로 고령자고용법 등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라 감액된 임금 및 퇴직금 합계액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판단
취업규칙 변경의 절차 준수 여부
관련 법리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이란 사용자가 종전 취업규칙 규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규정을 신설하여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기득권·기득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1993. 8. 24. 선고 93다17898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를 판단할 때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 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라면 그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8다255488 판결 참조).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으며, 그 동의의 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 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를 요하고,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라 함은 사업 또는 한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 부서별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 여기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라 함은 사용자측이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명시 또는 묵시적인 방법으로 동의를 강요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사용자측이 단지 변경될 취업규칙의 내용을 근로자들에게 설명하고 홍보하는 데 그친 경우에는 사용자측의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한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에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즉, ①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의 정년연장 또는 보장으로 고용안정을 도모하면서도 이에 따른 사업주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신규 채용을 증가시켜 청년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노사 간의 입장을 적절히 조율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인 점, ②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근로자들에게 종전 정년까지는 기존 임금체계에 따른 임금을 그대로 지급하고, 정년이 연장된 2년의 기간에 한하여 직전 임금을 기준으로 일정금액을 감액하여 지급하는 내용으로, 기존에 정함이 없던 연령 구간에 대하여 새로운 임금제도를 신설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③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은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등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정년연장과 함께 임금체계 개편 등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예정하고 있고, 위 임금체계 개편이 오로지 모든 측면에서 근로자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의 임금체계 개편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이상 부분적인 임금 감액이 수반될 수 있음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개정된 법률을 따른 것이라는 이유로 정년연장이 특별히 유리한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면서도 기존 정년보다 연장된 정년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의 임금 삭감은 불리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은 논리적으로 일관되지 않거나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고, 정년연장 및 그에 수반되는 임금체계 개편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는 점, ④ 임금 총액을 기준으로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 원고들이 정년인 만 58세에 1년간 지급받았을 임금 총액을 100%로 보았을 때,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후에는 만 58세부터 만 60세까지 3년간 270%(=100%+90%+80%)를 지급받게 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이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설령,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이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을 제2, 3,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즉, ① 피고는 2018. 7. 24. 2018년 제2차 노사협의회 협의에서 임금피크제와 관련하여 임금피크제 연령별 지급률을 59세에 90%, 60세에 80%를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를 하였던 점, ② 2018. 7. 27. 개최된 직원회의에서 연령별 지급률 59세 90%, 60세 80%를 지급하는 내용의 임금피크제 시행에 대하여 투표한 결과 정규직 직원 총 72명 중 48명이 찬성하였고, 기간제 근로자 총 21명 중 13명이 찬성하였던 점, ③ 2019. 8. 16. 개최된 직원회의에서도 임금피크제 운영규정 제정 및 임금피크제도입에 따른 명예퇴직금 관련 사항에 대하여 투표한 결과 전체 직원 97명 중 92명이 찬성하였던 점, ④ 위와 같은 동의 과정에서 피고가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을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근로자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의견집약과 취합과정을 거쳐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과 관련한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이 제정되었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대한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연령차별금지원칙 위반 여부
앞에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원고들이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을 원용하면서 임금피크제의 유효성은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위와 같은 요건들을 갖추지 못하여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 대법원 판결은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임금피크제에 관한 것으로, 근로자의 정년을 연장하면서 도입된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는 사안을 달리한다.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는 연령차별로 보지 아니하는데, 근로자의 정년연장 및 그를 위한 현실적 여건을 마련하는 한편 신규 채용을 증가시켜 청년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하여 도입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불합리한 차별에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원고들은 종전 정년인 만 58세까지는 기존 임금체계에 따른 임금을 그대로 지급받았고, 경년이 연장된 2년의 기간에 한하여 직전 임금의 90%, 80%를 각 지급받았으므로, 원고들은 만 58세 이후의 근로의 제공 및 임금 수령의 기회가 생겼고, 임금 총액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이전보다 더 많은 금액을 지급받을 수 있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배경이 된 정년의 연장 자체가 계속 근무를 희망하는 근로자에게는 근로하면서 소득을 얻을 수 있는 추가적인 기회를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대상조치에 해당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이 정년을 연장하면서 그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도 예정하고 있는 이상 고령자고용법에 따른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년 연장이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조치에 해당함을 부인할 수는 없으며,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연장을 위하여 이루어진 조치로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연장과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특정 연령집단인 고령 근로자의 고용 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60세로의 정년 연장의 법적 의무화 개정 경위와 그 시행을 위하여 도입된 여러 필수적인 관련 조치들의 상호 연관성을 고려하지 않고, 근로자에게 유리한 정년 연장 등은 그대로 두고, 외관상 근로자에게 불리하다는 사정만으로 임금피크제는 연령차별이라며 무효로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과 같이 정년연장에 연계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 정년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으로 볼 수 있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볼 수도 있다.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은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등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만 규정하는 등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게 반드시 별도의 직군을 부여하거나 업무강도를 경감하여 줄 법적 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고, 피고의 임금피크제 운영규정 제7조는 "임금피크직 직원에 대하여는 직무수행능력 등을 고려하여 별도의 직무를 부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들의 직무수행능력 등을 고려하여 별도의 직무를 부여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고, 원고들의 업무량이나 업무강도 등을 명시적으로 감소시키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노사협의회 협의를 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합의하였고,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직원동의를 얻기 위하여 직원회의를 개최하여 직원들의 의견을 취합하였으며, 그 직원회의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하여 과반수 이상의 직원들이 찬성하였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성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