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3. 4. 12. 선고 2022노1644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은 ‘C 주식회사의 대표로서 사용자’가 아니라 ‘회생회사 C 주식회사의 관리인’이었으므로,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서의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법리오해

피고인은 회생절차에서의 관리인으로서 업무수행 과정에서 임금이나 퇴직금을 지급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으므로, 책임조각사유에 해당한다.

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회사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되어 관리인이 선임되면 회생절차 개시 전의 대표자는 그 지급권한을 상실하게 되고, 선임된 관리인이 근로자와의 관계에서 새로이 사용자가 되어 퇴직금 등을 체불하는 경우 그 체불에 불가피한 사정이 없다면 이로 인한 죄책을 지게 된다.

그런데 피고인은 C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다가 2020. 4. 8. 이 사건 회사의 관리인으로 선임되었으므로, 이때부터는 새로이 관리인으로서의 사용자의 지위에서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은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서의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위 주장과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이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이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이나 퇴직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책임조각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서 충분히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보이지는 않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피고인은 ‘코로나19로 인해 경영이 악화되자 2020. 8.경부터 근로자들과 협의를 거쳐 고용유지조치(휴직, 휴업)를 신청하고 약 2,000만 원의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아 급여을 지급하려고 하였으나 고용보험료 미납으로 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받지 못하여 회사가 부담하게 되는 임금이 증가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피고인이 2020. 8.부터 2020. 10.경까지 근로자대표와의 노사협의를 거쳐 고용유지조치(휴직, 휴업)를 신청한 사실은 인정된다(공판기록 541~607면). 그러나 관리인인 피고인으로서는 고용유지조치 신청 전에 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지에 관하여 확인해보았어야 하고, 만약 확인해보았다면 고용보험료를 미납하여 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 관하여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이와 같은 노력은 하지 않은 채 단순히 근로자대표와의 노사협의를 거쳐 고용유지조치를 신청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 지급을 위한 충분한 성의와 노력을 다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②

피고인은 ‘근로자들이 먼저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체당금으로 지급받겠다면서 일괄 퇴직할 것을 건의하였고 피고인도 체당금으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이 전부 해결될 것으로 생각하고 근로자들과 지급연장에 관한 합의를 하지 아니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자들이 위와 같이 먼저 일괄 퇴직을 건의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관리인인 피고인으로서는 체당금이 3개월분의 임금 및 3년분의 퇴직금을 한도로 하기 때문에 해당 근로자들의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전부가 해결될 수 없다는 점에 관하여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며, 설령 피고인이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이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을 위하여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하지 못하였음을 뒷받침할 뿐이다.

③

피고인은 회생절차 관련 업무수행에 반드시 필요한 피고인과 근로자 L, M에게만 급여를 전부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나, 위 근로자들이 회생절차 관련 업무수행에 반드시 필요한 인력이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피고인과 위 근로자들에게만 급여 전부를 지급하는 것에 대하여 다른 근로자들에게 설명하고 성실히 협의하였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④

피고인은 반드시 지출해야 하는 회사 운영자금을 먼저 지출하고 어느 정도의 회사 운영자금을 보유하기 위해 일부 자금을 이월시키느라 시재보유액이 부족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고도 주장하나, 반드시 지출해야 하는 회사 운영자금과 이월해야 하는 회사 운영자금의 규모 및 그 세부내역, 그 근거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기 어렵다.

⑤

피고인은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을 위하여 외상매출금 회수를 위한 채권추심위임, 부동산 매각 추진 등을 하였다고 주장하나, 외상매출금 회수를 위한 채권추심위임은 2020. 10. 5.경 이루어진 것이어서 이 사건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이 상당 부분 발생한 후이고, 부동산 매각 또한 2020. 12.경부터 추진된 것으로 보일 뿐이므로, 피고인이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을 위하여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하였다고 보기 부족하다.

⑥

G, H, I, J, K(이하 ‘G 외 4명’이라 한다)은 이 사건 피해근로자인 D, E, F과 함께 근로복지공단에 진정을 제기하였다가 체당금을 지급받고 진정을 취하하였는데, 이는 G 외 4명의 경우 이 사건 피해근로자들과 달리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과 체당금의 차이가 크지 않아 체당금으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상당 부분이 회복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과 불리한 정상을 두루 참작하여 형을 정하였고, 원심판결 선고 이후 새롭게 양형에 참작할만한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변경이 없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에 이른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너무 가벼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형한(재판장) 이호선 배종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