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3. 2. 2. 선고 2022노2798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2,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전기공사를 하게 할 당시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하여 사업을 돌려막기 방식으로 운영하는 등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에게 공사를 맡겨 공사대금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그럼에도 원심은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단을 그르친 잘못이 있다.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9. 3. 2.경 안동시 B에서, C과 합계 8,000만 원의 공사비를 받고 단독주택을 신축하는 내용의 건축공사(이하 ‘이 사건 건축공사’라 한다)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인은 2019. 5. 초순경 이 사건 건축공사 현장에서, 피해자 D에게 “2019. 10. 말경까지 이 주택의 전기공사(이하 ‘이 사건 전기공사’라 한다)를 해주면 이 사건 건축공사가 마무리 될 때까지 대금을 결제해주겠다”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은 피해자가 이 사건 전기공사를 하더라도 피해자에게 그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2019. 5.경부터 2019. 10. 말경까지 대금 합계 400만 원 상당의 이 사건 전기공사를 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4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피해자가 이 사건 전기공사를 수행하고 있던 중인 2019. 9.경 피해자에게 공사대금 중 일부를 선결제하겠다는 제의를 하였는데, 피해자가 이 사건 전기공사를 모두 완료한 후 한 번에 공사대금을 지급받겠다는 취지로 이를 거절하였던 점, ② 피고인은 이 사건 건축공사를 하고 오히려 적자가 발생하여 피해자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하고 있고, 증인 C은 ‘시세에 비하여 이 사건 건축공사를 상당히 저렴하게 한 것은 맞다.’고 진술하였던 점, ③ 피고인은 피해자가 이 사건 전기공사를 완료한 직후 대출을 받아서라도 피해자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하려고 하였는데 보이스피싱을 당하였다고 주장하고 있고, 실제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은 2020. 7. 2. ‘피고인이 2019. 11. 7. 체크카드 등을 대여한 다음 그 대가로 2,000만 원을 대출받는 조건으로 피고인 명의의 접근매체를 대여하였다.’는 범죄사실로 피고인을 벌금 300만 원에 처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던 점, ④ 비록 그 이행기로부터 상당한 시일이 흘렀으나, 피고인은 2022. 5. 10. 피해자에게 이 사건 전기공사 대금을 모두 지급하기도 하였던 점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2019. 5. 초순경 피해자가 이 사건 전기공사를 완료하더라도 피해자에게 그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점에 관한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고, 그 범의는 확정적인 고의가 아닌 미필적 고의로도 족하며, 특히 거래관계에서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거래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그 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대금을 변제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대금 등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도10416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편취의 범의를 가지고 피해자에게 이 사건 전기공사를 하게 하여 그 대금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사기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다.

①

피고인이 2019. 7.경부터 2019. 10.경까지 자신의 사업장에서 일한 근로자들의 임금을 체불하여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던 중 형사조정이 성립되어 불기소처분을 받은 점, 2019. 11. 7.경 2,000만 원을 대출받는 조건으로 피고인 명의의 체크카드 등 접근매체를 대여하였다는 전자금융거래법위반 범죄사실로 벌금 300만 원의 처벌을 받기도 한 점과 피고인의 당시 계좌거래내역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이 사건 전기공사를 맡긴 2019. 5.경을 전후로 자금난에 시달리며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처지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②

피고인은 이 사건 건축공사가 끝난 후 공사비용을 정산한 결과, 예상과 달리 적자가 나는 바람에 피해자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건축공사의 건축주 C은 경찰조사에서 ‘처음에는 8,000만 원으로 계약하였으나, 피고인이 추가적으로 공사비 3,000만 원 정도를 요구하여 총 1억 원이 넘는 공사비를 지급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실제로 2019. 3. 3.부터 2019. 10. 23.까지 피고인 명의 계좌로 합계 115,262,700원을 송금하였는바, 전체 공사비로 115,000,000원이 소요되었다는 피고인의 진술(증거기록 2권 34쪽)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위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

③

피고인은 피해자가 이 사건 전기공사를 수행하고 있던 중인 2019. 9.경 피해자에게 공사대금 중 일부를 선결제하겠다는 제의를 하였고, 피해자가 공사를 모두 완료한 후 한 번에 공사대금을 지급받겠다는 취지로 이를 거절한 사실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피해자는 경찰조사에서 ‘피고인이 100만 원을 줄 것처럼 말하였으나 돈을 보여 주지는 않았고, 당시 그런 식으로 공사비를 떼먹는 사람들을 많이 봐서 한꺼번에 받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 거절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로 진술한 점, 피고인이 위와 같은 제의를 하였다는 2019년 추석 무렵 피고인의 계좌에 잔고가 거의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공사가 진행되는 중에 위와 같은 제안을 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전기공사에 관한 계약 체결 당시 피해자에게 약속한 공사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④

피고인은 이 사건 건축공사가 끝날 때쯤 다른 공사를 수주하여 계약금을 받아 피해자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할 수 있었는데 그 계약이 해지되는 바람에 변제를 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당시 다른 몇몇 공사에 대한 견적서를 제출한 사실은 있으나 견적금액이 맞지 않는 등으로 공사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C은 경찰조사에서 ‘피고인이 자녀들 사교육비 문제로 선급금을 받아가는 등 공사와 무관한 돈이 지출되는 바람에 피해자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였을 것이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결국 피고인은 C으로부터 이 사건 건축공사에 대한 공사비를 모두 지급받았음에도 이를 개인적인 용도에 소비하는 등으로 지출함으로써 피해자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⑤

피고인은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된 후인 2022. 5. 10.경 피해자에게 이 사건 전기공사 대금을 모두 지급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 사건 전기공사를 하게 하였을 때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이므로, 사후적으로 공사대금을 변제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미 성립한 사기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