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4. 7. 3. 선고 2022노4921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징역 4년에, 피고인 D를 벌금 500만 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 D가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A의 2019. 7. 12.자 및 2019. 8. 10.자 각 사기의 점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검사,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2019. 7. 12.자 및 2019. 8. 10.자 각 사기의 점은 아래와 같이 유죄로 인정되어야 함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1)

피고인 A의 2019. 7. 12.자 사기의 점

2019. 7. 12.경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작성된 매매계약서에 따르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밀린 월세를 부담하기로 약정하였고,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밀린 월세를 지급하기로 하고 임대차보증금 2,000만 원에 상응하는 PC방 양수대금을 지급하였으며, 피고인이 당시 변제자력이 부족하였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유죄로 인정되어야 한다.

2)

피고인 A의 2019. 8. 10.자 사기의 점

피고인은 검찰 조사 당시 2019. 8. 10.자 사기 부분에 대하여 범행을 인정하였다가 원심 법정에서 그 진술을 번복하였다. 반면 피해자의 피해 진술이 일관적이고, 다른 피해자들에게 범죄를 저지른 방식에 비추어 이 사건에서도 유사한 언행으로 기망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해자의 진술 및 제출된 자기앞수표 발행 자료, 계좌 입금 내역의 기재 등에 의하면, 피해자가 2019. 8. 10. 빌려준 1,000만 원은 조건 없이 빌려주기로 한 3,000만 원에 포함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 역시 유죄로 인정되어야 한다.

나.

절차위반(검사)

원심판결은 피고인 A과 D가 선고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하자 공판기일 소환 통지 및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공시송달 절차 등을 거치지 아니한 채 피고인 불출석 상태로 판결을 진행한 위법이 있다.

다.

양형부당(검사)

원심이 선고한 형(피고인 A : 징역 4년, 피고인 D : 벌금 50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직권판단 및 절차위반에 관한 판단<1>

가.

절차위반에 관한 판단

기록에 의하면, ① 피고인 A은 2022. 9. 16. 원심 제19회 공판기일에 출석하여 변론이 종결되었고, 피고인 D는 위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한 사실, ② 피고인 D는 2022. 10. 5. 원심 제20회 공판기일에 출석하여 변론이 종결된 사실, ③ 2022. 11. 9.

원심 제21회 공판기일에 피고인 D가 출석하였으나 피고인 A이 출석하지 아니하여 판결 선고가 연기된 사실, ④ 2022. 11. 16. 원심 제22회 공판기일에 피고인 D가 출석하였으나 피고인 A이 출석하지 아니하여 판결 선고가 재차 연기된 사실, ⑤ 원심은 2022. 11. 30. 제23회 공판기일에 피고인 A, D가 출석하지 아니하자 위 피고인들의 출석 없이 개정할 것을 고지하고, 각 판결서에 의하여 판결을 선고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이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한 때에는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개정하지 못한다(형사소송법 제276조). 다만 제1심 공판절차에서 사형·무기 또는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사건이 아니라면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하기 위하여 소재조사촉탁, 구인장의 발부 기타 필요한 조치를 취하였음에도 피고인에 대한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된 때부터 6월이 지나도록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후 피고인에 대한 송달은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하고, 피고인이 위와 같은 방법으로 공판기일의 소환을 2회 이상 받고도 출석하지 아니한 때에는 피고인의 진술 없이 재판할 수 있다(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규칙 제18조, 제19조).

위 인정 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은 피고인 A, D가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하였음에도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등이 정한 필요한 조치 및 그에 따른 공시송달 절차 등을 거치지 아니한 채 곧바로 판결을 선고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의 절차는 소송절차에 관한 위 각 규정을 위반하여 위법하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소송절차가 법령에 위반되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공소장변경으로 인한 직권판단(피고인 A)

검사는 당심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원심이 무죄로 판단한 피고인 A의 2019. 7. 12.자 사기의 점에 대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아래 3. 가. 1)항 ‘변경된 공소사실의 요지‘의 기재와 같이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항소심에서 심판대상이 변경되었다. 그런데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경우, 원심판결에서 피고인 A에 대해 유죄로 인정한 범죄사실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을 선고하여야 하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부분(2019. 8. 10.자 사기의 점은 제외)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로 인한 직권판단(피고인 D)

피고인은 2023. 8. 24. 울산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등으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2023. 9. 1.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이 인정되는바(위 법원 2023노472), 피고인에 대한 원심 판시 죄와 판결이 확정된 위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 전문에 따라 이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원심 판시 죄에 대한 형을 선고하여야 할 것이므로, 이 점에서 피고인 D에 대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라.

소결론

따라서 원심판결은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 및 절차위반으로 파기되어야 하나, 이러한 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검사의 피고인 A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변경된 공소사실의 범위 내에서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이하 검사의 위 주장에 대하여 판단한다.

3.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인 A의 2019. 7. 12.자 사기의 점에 관한 판단

1)

변경된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9. 7. 12.경 포항시 북구 K에 있는 ‘L마트’ 내에서 피해자 N에게 포항시 북구 O에 있는 피고인 명의 P PC방을 피해자에게 양도하면서 피해자에게 ‘월세 4개월분(1개월 220만 원, 총 880만 원)을 납부하지 못하였는데, 양수대금에 임대차 보증금 2,000만 원을 포함하여 지급하면 2019. 9.경까지 미납 월세를 납부하여 임대차보증금 2,000만 원을 추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취지로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당시 약 2~3억 원의 채무가 있었고, 거래업체에 지급해야 할 자재대금도 약 8,000만 원이 있는 등 다액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어 피해자가 위 임대차 보증금 2,000만 원을 양수대금으로 지급하더라도 2019. 9.경까지 미납 월세를 납부하여 임대차 보증금 2,000만 원을 추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가 2019. 7. 31.경 피고인이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대부업체인 AK 주식회사 명의 AL은행 계좌(계좌번호 4 생략)로 위 보증금 2,000만 원이 포함된 합계 42,951,592원을 송금하도록 하여, 그때까지 피고인이 체납한 위 PC방의 월세 5개월분에 해당하는 1,1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2)

구체적 판단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PC방을 양도하고 대부업체에 42,951,592원을 송금하도록 할 당시 변경된 공소사실과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거나 편취의 의사로 미납 월세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해자는 경찰 1회 조사에서 ‘피고인으로부터 PC방을 인수할 당시 피고인이 월세가 미납된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고, 임대차보증금이 2,000만 원이라고 하였으나, PC방 건물주로부터 피고인이 월세를 미납하여 임대차보증금 중 800만 원만 돌려줄 수 있다고 하자 그제서야 월세가 미납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라고 진술하였고, 피고인과의 경찰 대질 조사 당시에도 동일한 취지로 진술하였다가, 검찰 조사 단계에 이르러 ‘PC방을 양수하기 전 피고인으로부터 월세 4개월분을 납부하지 못하였다는 말을 들어 그 사실을 알게 되었고, 다만 PC방을 양도하기 전까지 미납된 월세금을 해결하기로 약속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을 변경하였다. 피해자가 PC방 인수 당시 피고인으로부터 월세 미납 사실을 고지 받았는지 여부는 피고인의 행위가 기망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피해자가 이처럼 중요한 부분을 여러 차례 동일한 취지로 진술하였다가 검찰 단계에 이르러서야 그 진술을 변경하였음에도, 피해자가 이와 같이 진술을 변경한 동기나 경위가 무엇인지, 기존 진술에 착오가 있어서 변경하게 된 것이라면 어떠한 점에 착오가 발생하였는지 등에 관하여는 아무런 진술이 없으므로, 피고인이 진술을 변경하게 된 구체적인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②

이 사건 PC방에 관한 매매계약서 두 번째 장에 ‘2. 전세계약서는 월세 잔금을 정리하면서 이전해줄 것을 약속합니다’라는 특약 문구가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위 매매계약서는 피해자가 초안을 작성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위 두 번째 장을 명확히 확인하고 약정서에 서명하였는지 여부도 분명하지 않다(위 매매계약서 첫 번째 장에는 별지의 특약사항이 존재한다는 기재가 없고, 두 번째 장에 피고인의 서명이 겹쳐져 있는 부분이 있으나 그 기재 형태에 비추어 피고인이 간인을 위해 의식적으로 겹쳐 서명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나아가 위 특약 문구에는 월세 잔금을 정리하기로 한 주체가 기재되어 있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미납 월세를 납부하기로 한 기한도 확정되어 있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특약 문구만으로는 피고인이 미납 월세를 납부하기로 하는 명확한 약정이 PC방 인수 당시 체결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③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피해자는 PC방 인수 당시 월세 미납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고 진술하였으므로, 위 진술에 따라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미납한 월세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보기 위해서는, 단순히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미납된 월세를 변제할 것을 약정한 것을 넘어, 피고인이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이를 기망하여 변제할 것을 피해자에게 약정한 경우라야 한다. 즉,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미납 월세의 변제의사나 능력을 어떠한 방식으로 기망하였는지가 증명되어야 한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는 경찰 단계에서는 피고인이 월세 미납 사실 자체를 알려주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가, 검찰 단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피고인이 PC방을 양도하기 전까지 미납된 월세를 해결하기로 약속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을 변경하였을 뿐이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미납 월세에 대한 변제의사나 능력을 어떻게 기망하였는지에 관하여는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아니하였다. 나아가 피고인이 위 지급 당시 자력이나 변제의사를 적극적으로 기망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는 다른 객관적인 증거도 없다.

④

피고인과 피해자의 2019. 10. 29.경 통화 내역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전화 통화 할 당시 자신이 밀린 월세를 부담하여야 한다고 언급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통화는 PC방 인수 이후에 이루어진 점, 특히 위 통화에서도 피고인은 PC방 인수 당시 피해자에게 월세가 미납된 사실을 고지하였다는 취지로 언급하고 있는 점, 달리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자신의 변제의사나 능력을 속였다는 내용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통화 내역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민사상 책임을 부담하는 것과는 별론으로 피고인의 편취 고의나 기망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

나.

피고인 A의 2019. 8. 10.자 사기의 점에 관한 판단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9. 8. 10.경 포항시 북구 K에 있는 L마트에서 피해자 N에게 ‘1,000만 원만 빌려주면 마트를 개업한 뒤 2019. 9. 14.경까지 틀림없이 변제하겠다’는 취지로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당시 약 2~3억 원의 채무가 있었고, 거래업체에 지급해야 할 자재대금도 약 8,000만 원이 있는 등 다액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어, 피해자로부터 돈을 차용하더라도 제때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피고인의 처인 AE 명의 AM조합 계좌(계좌번호 5 생략)로 1,000만 원을 송금 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1,000만 원을 빌려줄 당시 재무상태가 좋지 아니하여 차용금을 제대로 변제하지 못할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달리 피고인이 N에게 스스로의 재무상태나 변제능력에 관하여 기망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 판시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사기죄의 성립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위 판시와 같은 사정들에,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1,000만 원을 차용할 당시 편취의 의사로 위 금원을 지급받았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차용한 1,000만 원은 피고인으로부터 조건 없이 빌린 3,000만 원 중 하나라고 진술하였고, 피해자 역시 이 사건 PC방을 인수하면서 피고인에게 3,000만 원을 조건 없이 빌려주기로 약정한 사실은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②

피해자는 원심 법정에서 여러 차례 증인으로 출석하여 증언하였음에도, 피고인에게 조건 없이 빌려주기로 한 3,000만 원 내에 1,000만 원이 포함되어 있는지에 관하여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계산을 정확하게 해봐야 알겠고, 명확하게 사실관계가 파악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③

피해자는 원심 법정에서 증언한 이후 피고인에게 빌려준 1,000만 원은 3,000만 원에 포함되지 않고 피해자가 별도로 4,000만 원을 수표, 현금, 전세보증금 대납 등의 형태로 피고인에게 빌려주었다는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하였다. 그러나 제출된 자료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4,000만 원을 실제로 빌려주었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고, 수표 및 현금의 인출 시기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차용한 1,000만 원이 조건 없이 빌려주기로 약정한 3,000만 원과 달리 별도로 빌려준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

소결론

따라서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정당하므로,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무죄 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검사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절차위반으로 인한 파기사유와 앞서 언급한 직권파기사유들이 있으므로, 검사와 피고인 A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 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