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결정

대구지방법원 2023. 5. 17.자 2022카합10316 결정

주문

1.

이 사건 신청을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들이 소명된다.

가.

채권자는 초음파세척기 도‧소매업 등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이고, 채무자는 2021. 5. 17. 채권자와 업무 위탁계약을 체결한 후 채권자의 영업부 팀장으로 재직하면서 초음파 세척기의 영업, 판매, 고객관리 등 업무를 담당하다가 2022. 2. 19. 퇴사한 사람이다.

나.

채무자는 2021. 5. 17. 채권자에게, 영업비밀유지 및 경업금지에 관한 서약서를 작성해주었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이하 아래 4.항의 내용을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라 한다).

다.

한편 채권자는 ‘C’라는 명칭의 초음파 세척기를 판매하고 있는데, 채무자는 2022. 4. 7.경 초음파 세척기 판매‧유통업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D’라는 상호의 회사를 설립하여, ‘E’이라는 명칭의 초음파 세척기를 판매‧유통하고 있다.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채권자

채무자는 채권자와 동일한 업종을 영위하는 회사를 설립한 후 채권자의 거래처 정보, 제품 공급 단가 및 원가 정보 등의 영업정보(이하 ‘이 사건 정보’라 한다)를 이용하여 채권자의 거래처인 F과 직접 납품 계약을 체결하고, 채권자가 판매하였던 모델과 동일한 모델을 판매하는 등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을 위반하였으므로, 신청취지 기재와 같은 가처분을 구한다.

나.

채무자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은 채무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민법 제103조에 규정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에 해당하므로 무효이다.

3.

판단

가.

피보전권리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경업금지약정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약정이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하며, 이와 같은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에 관한 판단은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경업 제한의 기간·지역 및 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유무, 근로자의 퇴직 경위, 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말하는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라 함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 정한 ‘영업비밀’뿐만 아니라 그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였더라도 당해 사용자만이 가지고 있는 지식 또는 정보로서 근로자와 이를 제3자에게 누설하지 않기로 약정한 것이거나 고객관계나 영업상의 신용의 유지도 이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참조). 한편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을 인정할 수 있는 위와 같은 제반 사정은 사용자가 주장·증명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다221903(본소), 2015다221910(반소)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이 사건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볼 여지가 있다. 따라서 채권자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피보전권리에 대한 소명이 충분히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①

근로자가 고용기간 중 직무수행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일반적인 지식은 경업금지 약정에 의하여 보호받을 수 있는 사용자의 정당한 이익에 해당하지 않는데,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들만으로는 이 사건 정보가 직무수행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얻을 수 있는 영업에 관한 일반적인 지식을 넘어서서 채권자의 특수한 기술이나 노하우 또는 동종업계의 영업비밀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채무자가 거래한 채권자의 기존 거래처(F)와 관련하여, 채권자가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여 특별히 위 거래처를 개척하였다거나, 다른 업체의 진입을 막고 위 거래처와의 거래를 독점할 권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②

채무자는 채권자 재직 당시 영업부 팀장이라는 직함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별도의 사무 공간 없이 외근을 주로 하는 영업사원으로서 고객 상담, 영업, 판매, 사후관리 등 업무를 담당하였던 것으로 보이고(소갑 제3호증), 달리 채무자가 채권자 재직 당시 이 사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③

앞서 본 이 사건 정보의 성격, 채권자 재직 당시 채무자의 업무상 지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상 경업 제한의 기간은 ‘퇴사 후 3년’으로 과도하고, 경업 제한의 지역(영남권, 호남권 전역) 및 대상 직종(채권자의 모든 사업영역과 동일 또는 유사한 업종) 역시 지나치게 광범위하다.

④

채무자는 채권자로부터 위탁수수료 및 영업 업무에 필요한 경비를 제공받았을 뿐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에 따른 경업금지의무를 부담하는 것과 관련하여 별도의 대가를 지급받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⑤

채권자의 주장대로 채무자가 채권자 재직 당시부터 사업을 준비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고, 설령 위와 같은 채권자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채무자가 퇴직 전 사업을 준비한 기간‧정도 등을 따져보지 않은 채 채무자가 재직 당시 사업준비를 했다는 막연한 사정만으로는 채무자의 배신성이 현저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⑥

채무자와 같은 영업사원들은 통상 업체의 일방적 요구에 의해 경업금지약정을 체결하게 되는데, 만약 경업금지약정의 효력을 제한 없이 인정할 경우 채권자와 같은 업체로서는 별다른 반대급부 지급 없이 사실상 장래의 경쟁자를 제거하는 효과를 누리게 되는바, 이는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의 촉진에 반하는 측면이 있다.

나.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설령 채권자가 채무자의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 위반 행위로 인하여 손해를 입었다고 하더라도 채권자가 입은 영업상 손실 등의 손해는 대부분 금전에 의한 손해배상으로 전보될 수 있는 점, ②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의 의미나 효력 등에 대하여는 본안에서 충분한 사실 심리와 증거조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채권자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충분히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간접강제 신청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023. 5. 17.

판사 엄성환(재판장) 김민지 최여진

각주1) 채무자가 위 법리의 적용 대상이 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