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원고에게 한 2023. 6. 26. 원상복구명령 및 2023. 7. 12. 계고처분을 모두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00. 1. 24. 설립되어 주로 지방자치단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무기계약직 근로자 등을 주요 조직대상으로 한 전국단위 노동조합이다.
원고는 피고와 울릉군에서 근무하는 무기계약직 근로자의 임금 등에 관한 단체교섭을 진행하는 중에 의견차이가 좁혀지지 않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41조 제1항에 따라 조합원 찬반투표 절차 등을 거쳐 2023. 5. 10.부터 쟁의행위를 개시하였고, 그 쟁의행위의 일환으로 2023. 6. 17.부터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이하 ‘공유재산법’이라 한다) 상 공유재산에 속하는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도동2길 66에 위치한 울릉군청의 민원인 주차장(이하 ‘울릉군청 주차장’이라 한다)에 캐노피 천막(6m×3m)(이하 ‘이 사건 천막’이라 한다)을 설치한 뒤 피케팅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쟁의행위를 하였다.
피고는 2023. 6. 19. 원고에게 울릉군청 주차장 내 이 사건 천막 설치행위는 허가받지 않은 무단점용 행위에 해당하므로 2023. 6. 19.까지 자진철거 및 원상복구 하라는 내용의 통보를 하였다. 그 후 피고는 2023. 6. 26. 원고에게 이 사건 천막 설치로 인한 무단점유 및 시설물 설치행위에 대해 2023. 6. 26.부터 2023. 7. 10.까지 원상복구하라는 명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원상복구명령’이라 한다)<2>.
원고가 이 사건 원상복구명령을 이행하지 않자, 피고는 2023. 7. 12. 원고에게 울릉군청 주차장에 설치된 이 사건 천막을 2023. 7. 21.까지 자진철거 및 원상복구하고, 위 기간 내에 자진철거 및 원상복구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행정대집행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대집행을 하고 그 비용을 원고로부터 징수하겠다는 행정대집행계고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계고처분’이라 하고, 이 사건 원상복구명령과 통칭할 경우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갑 제1, 5 내지 7, 10, 11, 13, 14, 16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각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공유재산법 제83조 제1항에 따른 원상복구명령 및 원상복구명령 불이행에 따른 행정대집행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정당한 사유 없이 공유재산을 점유하거나 공유재산에 시설물을 설치한 경우여야 한다. 그런데 원고가 울릉군청 주차장에 이 사건 천막을 설치한 행위는 적법한 쟁의행위에 해당하므로, 공유재산법 제83조가 규정하는 원상복구명령의 대상인 ‘정당한 사유 없는’ 시설물의 설치라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정당하게 설치된 이 사건 천막에 대해 원상복구를 명하고 대집행을 계고한 이 사건 각 처분은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적법하기 위하여는, 첫째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둘째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셋째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넷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한다(대법원 2001. 10. 25. 선고 99도4837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두10852 판결 등 참조).
직장 또는 사업장시설의 점거는 적극적인 쟁의행위의 한 형태로서 그 점거의 범위가 직장 또는 사업장시설의 일부분이고 사용자측의 출입이나 관리지배를 배제하지 않는 병존적인 점거에 지나지 않을 때에는 정당한 쟁의행위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7도5204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2 내지 4, 8, 15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쟁의행위는 적법한 쟁의행위로서 원고가 이 사건 천막을 울릉군청 주차장에 설치하는 행위는 정당하게 공유재산을 점유하거나 공유재산에 시설물을 설치한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의 쟁의행위가 위법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원상복구명령은 위법하고, 이 사건 원상복구명령이 위법한 이상 이 사건 계고처분 역시 위법하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원고는 아래와 같이 노동조합법에 따라 쟁의행위 전에 조정절차를 거친 뒤, 조합원의 투표를 통해 조합원 가반수의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의결하고, 관계기관에 쟁의행위를 신고하는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 쟁의행위를 개시하였다.
원고는 피고와 2022년 11월 이후의 임금을 협상하기 위한 단체교섭을 진행하던 중에 의견의 일치를 이루지 못하여 노동조합법 제53조에 따라 2023. 4. 13.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였고, 이에 따라 2023. 4. 20. 조정절차가 개최되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
원고는 2023. 4. 26. 2022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투표를 한다는 공고를 한 뒤에 2023. 5. 4.부터 2023. 5. 9. 사이에 쟁의행위 돌입 여부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하였는데, 조합원 88.88%의 찬성(조합원 45명 투표, 40명 찬성)으로 가결되었다.
원고는 2023. 5. 9. 위 투표결과에 따라 대구지방노동청에 2023. 5. 10.부터 파업 종료 시까지 사업장 전체에서 파업을 비롯한 쟁의행위를 하겠다는 내용의 쟁의행위신고서를 제출하였다.
원고가 이 사건 천막을 설치한 울릉군청 주차장은 원고 조합원들이 공무직 근로자로 근무하는 울릉군청에 위치한 것으로서, 원고 조합원들은 자신이 근무하는 사업장 내에서 이 사건 천막을 설치하고 피케팅을 하는 방법으로 쟁의행위를 하였다.
원고는 울릉군청 주차장의 총 12대 주차구획 중에 1대의 주차단위구획만을 점유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천막을 설치하였으므로 울릉군청을 방문하는 민원인들의 주차장 사용이 곤란한 정도로 주차장을 점유하지는 않았고, 원고 조합원들이 민원인들의 주차가 불가능할 정도로 피케팅을 하였던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이러한 사정을 참작하면, 원고가 울릉군청 주차장에 이 사건 천막을 설치한 행위는 피고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고, 피고나 울릉군청을 찾는 민원인들의 업무를 실제로 방해하거나 방해 될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만약 공유재산법 제83조 제1항을 적법한 쟁의행위의 경우에도 지방자치단체의 장의 허가를 받은 때에만 공유재산을 점유하거나 공유재산에 시설물을 설치하는 방법으로 쟁의행위를 할 수 있다고 해석한다면, 지방자치단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는 그들이 근무하는 사업장이 공유재산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쟁의행위의 유형 중 하나인 부분적·병존적 직장점거를 하는 것이 사실상 곤란해지고, 이로 인해 근로자는 적법한 쟁의행위를 통해 근로조건의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 되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될 염려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채정선(재판장) 강수희 이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