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이 근로자를 채용할 당시 그 공고에 의하면 요양보호사가 정규직으로 구분되어 있고, 근로시간은 1주 40시간 1일 8시간 내에서 매월 제공되는 근무스케줄표에 따른다고 되어 있는바, 근로자들은 근로시간을 주 40시간으로 인지하고 입사한 점, 사업장의 정관에 따르면 대표이사의 월별 근무명령을 통해 근무유형을 조정할 수 있다고 되어 있으나 사전에 위 명령을 한 사실이 없는 점, 정규직이 아닌 시간제로 고용하여 이용자가 없는 경우 요양보호사가 무임금 상태로 대기할 수밖에 없고 이용자 모집의무는 사용자에게 있는 점을 고려하면, 사용자인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휴업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휴업수당을 미지급하였다는 내용의 근로기준법위반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됨에도 원심은 이를 무죄로 판단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검사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대구 중구 B, 13층 소재 재단법인 C 대표로 상시 근로자 300여명을 사용하여 서비스업을 행하는 사용자이다.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임시로 지급하는 임금, 수당,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것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9. 12. 1.부터 위 사업장에서 요양보호사로 근무한 근로자 D의 2019. 12.분 휴업수당 1,204,070원을 임금정기지급일인 2020. 1. 10.에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5명의 임금 합계 18,587,520원을 임금정기지급일인 익월 10일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참조).
원심은 그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검사 제출의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근로자들의 소정근로시간이 주 40시간으로 특정되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보아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피고인과 이 사건 근로자들에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근로시간은 1주 40시간, 1일 8시간 내에서 매월 제공되는 근무스케줄표에 따른다’고 기재되어 있고, 임금과 관련하여서도 ‘시간급과 교통비는 급여제공기록지에서 확인된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지급한다’고 기재되어 있어, 근로계약서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이 주 40시간으로 특정되어 있지 않다.
이 사건 사업장은 서비스이용자가 특정일에 서비스이용을 신청하면 그날 요양보호사들이 배정되어 서비스가 제공되는 방법으로 운영되었는데(근로계약서에는 미리 근무스케줄표가 제공되는 것처럼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서비스이용자의 신청이 있는 경우 단체 채팅방을 통해서 요양보호사들이 배정되어 근로가 개시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채용 당시 위와 같은 업무형태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기간 이후에도 위와 같은 업무형태로 근로를 제공하면서 피고인에게 특별히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 사건 사업장에 적용되는 ‘2019. 4.경 보건복지부 발행 사회서비스원 소속 종합재가센터 표준 운영모델’에 의하면, 요양보호사의 근무형태 중의 한 유형으로 ‘시급제’를 정하고 있다.
이 사건 근로자들의 소정근로시간을 주 40시간으로 보더라도, 앞서 본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휴업수당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이를 지급하지 않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되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참조).
위와 같은 사정들에 원심과 당심에서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재가 방문 요양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의 신청이 있을 경우 일정한 기준에 따라 요양보호사를 매칭하여 신청자의 가정에 보내주는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서, 이 사건 근로자들은 실제로도 월급제 방식으로 일한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의 신청 내용에 따라 일한 시간 만큼 보수를 지급받는 시급제로 방식으로 근무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보수의 경우에도 피고인이 직접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근로복지공단에서 피고인 운영의 재단법인을 통하여 근로자들이 근무한 시간을 확인한 다음 위 공단이 직접 지급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이 휴업수당을 지급하지 않아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
같은 취지에서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의 결론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덕식(재판장) 김배현 선승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