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9개월에 처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배상신청인들인의 배상명령신청을 모두 각하하였는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4항에 의하면, 배상신청인은 배상신청을 각하한 재판에 대하여 불복을 신청할 수 없으므로, 위와 같이 각하된 부분은 즉시 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피고인은 동일한 기간 많은 다른 인테리어 계약 등을 정상적으로 이행하였고, 이 사건은 피해자들과 사이에 정산이 이루어지지 않는 등의 사정에 따라 계약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 불과한바,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는 없었고 피고인은 기망행위도 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인에게 사기죄의 죄책을 지울 수는 없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인 징역 1년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검사
원심의 위 형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유사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피해자 F에 대한 사기(2021고단4682)]
피고인은 피해자가 모든 계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하며 부당하게 490만 원의 반환을 요구하여 이를 거부한 것으로 편취의 범의가 없다고 주장하나,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당초 위 490만 원을 송금하도록 요구하면서 데코타일 발주 항목에 ‘K(AE) 명의의 계좌번호를 기재하였고, 간판 디자인 항목에 I(AF) 명의의 계좌번호를 기재하였고, 피해자는 타일업자, 간판제작업자로 생각하고 송금하였으나, 사실은 피고인의 오피스텔 임대인의 월세로 납부되거나 피고인의 시아버지의 계좌였던 사실, 이후 예정대로 공사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당사자 사이에 계약을 해지하기로 하였음에도 2개월 넘게 위 금원을 반환하지 않은 사실, 한편 피고인은 범죄사실과 같이 당시 근로자의 임금 등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공사대금을 미납하고 있었던 사실 등이 인정되는바,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기망 내지 편취의 범의가 인정된다.
[피해자 D에 대한 사기(2021고단4970)]
피고인은 피해자와 아파트 인테리어공사계약을 체결하면서 이에 대한 정산을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로 범죄사실 기재 돈을 송금받았기 때문에 인테리어공사 정산금으로 생각하였으므로 가구대금 441만 원을 편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가구 주문 및 내역가격에 대한 대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송금한 금원의 액수 및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대화 내용의 선후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피해자가 송금한 금원이 가구 주문대금인 사실을 충분히 알았다고 보인다.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해자 C, B(2022고단336), T(2022고단3501)에 대한 각 사기]
피고인은, 피해자들이 하자보수를 하지 않았고, N으로부터 추가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여 피해자들에게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기망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의뢰인으로부터 추가 공사대금을 지급받아야 한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확인할 자료가 없는 점, 오히려 피고인은 처음 3,300만 원 계약에서 추가 공사대금을 더한 3,584만 원을 지급받아 공사대금의 대부분을 지급받았음에도 위 대금을 이 부분 공사와 무관한 곳에 사용하면서 결국 피해자들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기망사실 및 편취의 범의를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해자 S(2022고단663), Y(2022고단4415)에 대한 각 사기]
피고인은 이 부분 공사를 진행하면서 상당히 많은 추가공사를 진행하였고 공정의 90% 이상 마무리하였으나 피해자 측의 무리한 요구 등으로 공사를 중단한 후 정산을 하지 못한 것에 불과한 것이므로 기망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즉, 피고인은 피해자와 협의한 내용의 공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고, 공사완료 기한도 지키지 않았던 점, 피해자에게 설명한 공사 방법, 공사 하도급업자들의 관계도 모두 실제와 다른 점, 피해자의 항의에 대하여 연락을 차단하여 연락을 닿지 않게 한 점, 공사 당시 피고인은 이미 임금 등 미지불 및 미지급 공사대금이 있었던 점,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은 공사대금의 객관적인 사용내역이 없거나 이 사건 공사와 무관한 곳에 사용한 내역이 드러나는 점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기망사실 및 편취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해자 AC, AD(2023고단1000)에 대한 각 사기]
피고인은 공사 의뢰인인 AA과의 공사 중 갈등으로 공사를 중단하면서 공사대금 정산을 받지 못하였고, 피해자들의 공사내역에 하자가 있어 정확한 공사대금 정산을 하지 못하게 되어 피해자들에게 공사대금 지급을 하지 않은 것일 뿐 피해자들을 기망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의뢰인 AA으로부터 지급받은 이 사건 공사대금 5,600만 원을 주로 이 사건과 무관한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사실, 당시에는 이미 공사업자들에 대한 공사대금 미지급 및 근로자에 대한 임금 등 미지급으로 재판이 계속되는 등으로 다액의 채무가 있는 등 자금력이 없었던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러한 사정에 하도급업자들의 공사대금 피해액의 합계는 의뢰인이 피고인에게 지급한 공사대금액수보다 적은 점 등까지 아울러, 고려하면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부족하였다고 인정된다.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 있어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소극적 행위를 말한다. 거래의 경험칙상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당해 법률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신의칙에 비추어 그 사실을 고지할 법률상 의무가 인정되고, 그러한 법률상 고지의무 있는 자가 일정한 사실에 관하여 상대방이 착오에 빠져 있음을 알면서도 그 사실을 고지하지 않으면 사기죄의 기망에 해당한다(대법원 2006. 2. 23. 선고 2005도8645 판결 참조).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아니하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사기죄는 성립되는데,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란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관점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1. 14. 선고 2015도9497 판결 등 참조).
① 물품거래관계에서 물품을 공급받는 자가 물품대금을 마련할 방법에 관하여 상대방에게 사실대로 고지하였더라면 상대방이 물품을 공급하지 않았을 경우에 물품대금의 마련방법에 관하여 상대방에게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고지하여 물품을 공급받았다면 사기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4도3775 판결 등 참조). ② 특히 도급계약에서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계약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일을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일을 완성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일의 대가 등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법원으로서는 도급계약의 내용, 그 체결 경위 및 계약의 이행과정이나 그 결과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16도16343 판결 등 참조).
한편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그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6. 12. 6. 선고 96도2461 판결, 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의 수긍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각 계약 당시 피고인의 자금사정이 악화된 상태였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점, ② 앞서 본 듯 피고인이 받은 금원을 대부분 해당 공사와 관련 없는 자신의 기존 채무의 변제 내지 생활비 명목으로 사용·소비한 점, ③ 피해자로서는 이와 같은 사정을 알았다면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거나 공사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하고 거래의 관념상 합리적인 점 등에다가, ①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에 해당하는 확정판결상의 근로기준법위반, 사기의 각 범죄사실의 내용과 범죄의 구조, ② 피고인에 대한 대구지방법원 2024. 7. 3. 선고 2023고단5033, 2024고단1686(병합) 판결에서 피고인이 저지른 다른 사기 범죄의 죄책이 인정되어 징역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되었는바 그 각 범죄사실의 내용과 범죄의 구조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의 기망행위와 피고인에게 적어도 미필적이라도 편취의 범의가 있었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는바, 결국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원심판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판단
살피건대, 피고인은 공사를 완성하거나 가구를 공급할 의사나 능력이 부족하거나,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부족하면서도 인테리어 관련 공사계약 내지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여 공사대금 상당액을 편취하였다. 더욱이 이미 유사범행으로 수사 내지 재판을 받고 있으면서도 범행을 계속한 점, 지급받은 대금을 생활비 등 공사와 무관한 곳에 사용한 내역이 많은 점, 피해자가 다수이며 피해금액의 합계액이 7,000만 원을 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죄책이 가볍지 않다. 대부분의 피해가 현재까지 회복되지 않았고 아래 합의가 이루어진 일부 피해자들 외의 다른 피해자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를 밝히고 있기도 하다.
다만 일부 피해자들과 사이에 합의에 이른 점, 판결이 확정된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에 해당하는 범죄사실과 동시에 판결할 경우의 형평성,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전과관계, 좋지 않은 건강상태 및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원심 및 당심 변론에 현출된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
이에 따라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이고,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나, 피고인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지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