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6. 4. 1. 선고 2024가단129730 판결

-1

주문

1.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40,550,143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10. 27.부터 2026. 4.1.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3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 주식회사 B(이하 '피고 B'이라 한다)은 대구 중구 G에서 시행되는 'H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의 시공사이고, 피고 주식회사 D(이하 '피고 D'라 한다)는 피고 B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 중 토목 가(假)시설물 시공을 하도급 받은 수급인이다.

나.

피고 C은 피고 B 소속 직원으로서 이 사건 공사 현장의 안전관리를 맡은 책임자이고, 피고 E은 피고 D 소속 직원으로서 이 사건 공사현장 중 가(假)시설물 시공현장의 안전관리를 맡은 책임자이며, 피고 F은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굴삭기 조종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다.

다.

원고는 피고 D 소속 근로자로서 2020. 10. 27.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높이 약 6~7m의 H빔 '흙막이 가(假)시설' 위에 서서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피고 F이 굴삭기를 조종하다가 위 가(假)시설을 충격하였고, 이에 H빔을 밟고 일하고 있던 원고는 지면으로 추락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좌측 종골 관절내 분쇄 골절, 제5요추 압박 골절, 제1, 2, 3, 5요추 횡돌기 골절, 좌측 대퇴골 전자간 골절' 등의 상해(이하 '이 사건 상해'라 한다)를 입었다.

마.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휴업급여 162,697,720원, 요양급여 68,951,680원, 장해급여 97,541,290원 등 합계 329,190,690원을 지급받았다.

바.

한편 피고 C, E, F은 2022. 4. 7. 대구지방법원에서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업무상 과실치상의 범죄사실로 각 금고 5월 및 집행유예 1년의 형을 선고받았고(사건번호: 대구지방법원 2021고단2102호), 항소심에서 검사 및 위 피고들의 항소가 모두 기각되어 제1심 판결이 확정되었다(사건번호: 대구지방법원 2022노1106호, 이하 '관련 형사판결'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5, 7, 8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피고 B, D, C, E은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작업을 할 때 근로자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기 위하여 방호조치를 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러한 의무를 게을리하여 이 사건 사고를 발생하게 하였고, 피고 F은 이 사건 사고를 직접적으로 유발하였으므로, 피고들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원고 측 책임을 참작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금 68,303,448원[=(일실수입 21,714,004원 + 향후치료비 9,252,000원 + 기왕개호비 4,013,307원 + 보조구 400,000원) × 피고들의 책임비율 80% + 위자료 40,000,0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인정

1)

관련법리

민사재판에 있어서 형사재판에서 인정된 사실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라 할지라도 이미 유죄로 확정된 관련형사사건의 판결에서 인정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 할 것이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에 비추어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배척할 수 없는 것이다(대법원 1989. 9. 12. 선고 88다카16270 판결 등 참조).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써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00. 5. 16. 선고 99다47129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본 법리, 인정사실에 따르면 피고 B, D, C, E은 각 이 사건 공사 현장의 도급인, 하도급인, 그리고 안전관리 책임자로서 근로자가 추락하지 않도록 추락방호망 설치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이를 확인하여 점검하는 외에 근로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여 사고의 발생을 미리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러한 안전에 대한 보호의무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할 것이고, 피고 F은 이 사건 사고를 직접적으로 발생시킨 자이므로, 피고들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공동하여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앞서 본 증거, I병원에 대한 각 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르면, 피고들은 근로자보호의무 위반 또는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상해를 입게 하였으므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가 사고로 입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고, 그 손해배상금의 산정내역은 아래와 같다(다만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르고, 계산 시 원 미만은 버리며, 별도로 설시하지 않은 당사자의 주장은 모두 배척한 것으로 본다).

1)

일실수입

가)

인적사항: J생, 남자

나)

직업 및 소득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사건에서 피해자의 일실수입은 사고 당시 피해자의 실제소득을 기준으로 하여 산정할 수도 있고 통계소득을 포함한 추정소득에 의하여 평가할 수도 있는 것이며, 이와 같은 일실수입의 산정은 불확정한 미래사실의 예측이므로 당해 사건에 현출된 구체적 사정을 기초로 하여 합리적이고 객관성 있는 기대수입을 산정 할 수 있으면 족하고 반드시 어느 한 쪽만을 정당한 산정방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할 것이나, 이 사건과 같이 피해자가 사고 당시 직장에 근무하면서 일정한 수입을 얻고 있는 경우에 있어서, 피해자에 대한 사고 당시의 실제수입을 확정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현출되어 있어 그에 기하여 합리적이고 객관성 있는 기대수입을 산정 할 수 있다면 사고 당시의 실제수입을 기초로 일실수입을 산정하여야 할 것이고, 통계소득이 실제수입보다 높다면 사고 당시에 실제로 얻고 있던 수입보다 높은 통계소득만큼 수입을 장차 얻을 수 있으리라는 특수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실제수입보다 일반노동임금이 훨씬 많은 경우에는 일반노동에 종사하리라는 개연성이 농후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한 통계소득을 기준으로 일실수입을 산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4. 9. 27. 선고 94다26134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원고가 비계기능사 자격을 갖추었음을 인정할 증거는 없으나, 이 사건 사고 당시 실제로 비게공으로 근무 중 이 사건 상해를 입었고, 이 사건 사고가 없었다면 원고는 계속 비계공으로 근무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와 피고 D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일당은 24만 원으로 건설업 임금실태 조사보고서의 '비계공 노임단가'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나, 그 차액이 크다고 볼 수 없는 점, 또한 위 계약서에는 계약기간은 '2020. 8. 3.부터 현장 종료 시', 근로계약 해지 사유로 '계속2일 이상 월 합계가 3일 이상 결근한 경우 근로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 징계 절차없이 자동면직 한다.'고 기재되어 있으므로, 원고가 장래에도 피고 D에 계속적으로 근무하면서 같은 수익을 올린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건설업 임금실태 조사보고서의 비계공 노임단가를 기준으로 원고에 대한 일실수입을 산정함이 옳다.

다)

후유장해 및 노동능력상실률

○

이 사건 사고일인 2020. 10. 27.부터 위 날짜에 요양급여 산정 기초가 된 병원 입원 기간을 합산한 일수 중 원고가 구하는 217일을 더한 2021. 5.31.까지 : 100%

○

신경외과

-제5요추체 압박골절 및 제 1, 2, 3, 5요추 횡돌기골절

-수상일인 2020. 10. 27.부터 감정일인 2024. 11. 4.로부터 5년이 경과한 2029. 11. 3.까지 : 20%

○

정형외과

-맥브라이드 장해평가표 관절강직/족관절 V-2항 20%, 직업계수 8, 관절강직/족관절 Ⅱ-1-b항 14%, 직업계수 6

-영구장애 : 31.2%

○

복합장해율

수상일인 2020. 10. 27.부터 가동종료일인 2028. 11. 5.까지 : 44.96%

라)

계산

다만 원고는 휴업급여 기간인 2020. 10. 27.부터 2022. 8. 28.까지, 2022. 9.30.부터 2023. 8. 19.까지, 2024. 2. 28.부터 2024. 5. 22.까지 각 기간 동안 일실수입을 초과하는 휴업급여을 지급받은 사실을 자인하면서 나머지 기간에 대한 일실수입을 구하고 있으므로, 원고에 대하여 인정할 수 있는 일실 수입은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 기재와 같은 119,255,294원이다.

마)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의 공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재해근로자가 제3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 재해근로자의 손해배상청구액은 보험급여와 같은 성질의 손해액에서 먼저 보험급여를 공제한 다음과실상계를 하는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또한 손해배상은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위 보험급여의 공제는 손해의 성질이 동일하여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것 사이에서만 가능하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0다77293 판결 참조).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휴업기간 동안 일실수입을 넘는 휴업급여를 지급받았고, 장해급여로 97,541,290원을 지급받았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장해급여를 공제하고 남은 일실수입은 21,714,004원(= 119,255,294원 - 97,541,290원)이다.

2)

기왕 개호비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그 주장 기간 동안 개호비를 실제 지출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보조구

원고는 제5요추 압박 골절 및 제1, 2, 3, 5요추 횡돌기 골절로 인하여 TLSObrace(단가 400,000원)가 필요하다. 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 변론 종결일까지 이를 지출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계산의 편의상 이 사건 변론 종결일 다음날인 2026. 2.26. 지출한 것으로 보고, 이 사건 사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하면 315,760원이다.

4)

향후치료비

원고는 좌측 대퇴골, 족관절 부위의 반흔 제거를 위하여 함몰 반흔 성형술이 필요하고, 이에 소요되는 비용은 2024. 12. 23.자 신체감정서에 기재된 9,252,000원으로 인정한다.

원고가 이 사건 변론 종결일까지 함몰 반흔 성형비를 지출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계산의 편의상 이 사건 변론 종결일 다음날인 2026. 2. 26. 지출한 것으로 보고, 이 사건 사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하면 7,327,584원이다.

5)

책임의 제한

다만 원고로서도 높은 곳에서 비계 설치공사 작업을 함에 있어 위험성을 인지하고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하여야 함에도 이 사건 사고 당시 안전대걸이에 안전대를 체결하지 않았고, 이러한 주의의무이 손해의 확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이는 게을리 점 등을 참작하여 피고들의 책임을 70%로 제한한다. 따라서 피고들이 원고에게 지급해야 하는 재산상 손해배상액은 20,550,143원[=29,357,348원(=21,714,004원 + 315,760원 + 7,327,584원) × 70%]이다.

6)

위자료

이 사건 사고의 경위와 내용, 원고의 나이, 부상의 정도, 원고의 치료기간과 원고가 피고 F으로부터 형사 합의금을 지급받은 사정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모두 고려할 때 원고에 대한 위자료는 20,000,000원으로 인정함이 타당하다.

다.

피고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합의금 공제 주장

피고들은, 피고 F이 원고에게 합의금으로 지급한 금액을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9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사정, 즉 원고는 2021. 9. 8. 피고 F으로부터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형사 합의금 500만 원을 지급받은 점, 원고와 피고 F 사이에 작성한 합의서에는 위 합의금은 민사상 손해배상과 별도로 형사 위로금 목적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피고 F으로부터 지급받은 위로금은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할 것은 아니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2)

소멸시효 완성 항변

가)

주장

피고들은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20. 10. 27.로부터 3년이 경과된 2024. 6. 11.에야 비로소 이 사건 소가 제기되었으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1)

관련법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이 되는 민법 제766조 제1항 소정의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라 함은 손해의 발생,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가해행위와 손해의 발생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실 등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하여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을 때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고, 피해자 등이 언제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볼 것인지는 개별적 사건에 있어서의 여러 객관적 사정을 참작하고 손해배상청구가 사실상 가능하게 된 상황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0다22249 판결 참조).

신체의 상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일반적인 계약상의 채무불이행에 의한 손해와 달라서 그 손해의 내용, 태양 등을 미리부터 예상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채무불이행 시점과 손해발생의 시점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는 경우가 많다. 피해자가 부상을 입은 때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지난 뒤에 후유증이 나타나 그 때문에 수상 시에는 의학적으로도 예상치 아니한 치료방법을 필요로 하고 의외의 출비가 불가피하였다면, 위의 치료에 든 비용에 해당하는 손해에 대하여서는 그러한 사태가 판명된 시점까지 손해배상청구권의 시효가 진행하지 아니하고, 따라서 후유장해의 발생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한 소멸시효는 후유장해로 인한 손해가 발생한 때로부터 진행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2. 5. 22. 선고 91다41880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좌측 종골 관절 내 분쇄 골절, 제5요추 압박 골절, 제1, 2, 3, 5요추 횡돌기 골절, 좌측 대퇴골 전자간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원고가 이 사고로 인하여 얻은 이 사건 상해의 정도가 비교적 중대하고 상해 부위 역시 비교적 복합적인 점을 고려하면 원고는 적어도 요양기간이 종료된 2024. 5. 22. 비로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장해 및 그에 따른 손해발생 사실을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소가 위 2024. 5.22.로부터 3년 이내에 제기되었음은 기록상 분명하므로,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피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소결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금으로 40,550,143원(=20,550,143원 + 2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20. 10. 27.부터 피고들이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26. 4. 1.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창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