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등
원고(남, 42세, 기혼)는 육군 소령으로, 2021. 9. 30.부터 2022. 7. 21.까지 육군 3사관학교 D부서에서 E으로 근무한 사람이고, 피해자(여, 32세, 미혼)는 위 D부서 F과에서 근무하는 군무원이다.
피고는 2022. 6. 21.경 원고에 대하여 성희롱 등 품위유지의무위반 사실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같은 날 원고와 피해자를 분리조치 하였으며, 2022. 7. 8. 원고에게 아래와 같이 조사결과 및 성희롱 고충심의위원회 심의결과를 통보하였다.
피고는 2022. 7. 8. 원고에게 보직해임 심의위원회(이하 '이 사건 심의위원회'라 한다) 개최계획을 통고하고 이 사건 심의위원회 출석통지서를 교부하였다.
이 사건 심의위원회는 2022. 7. 21. 다음과 같은 비위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육군규정 110 장교 인사관리 규정 제58조에 의거 원고가 현 보직에서 계속 직무수행이 곤란하다고 판단하여 보직해임을 심의, 의결하였고, 피고는 2022. 7. 22. 원고에게 보직해임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한편, 육군3사관학교 징계위원회는 2022. 7. 19. 원고가 다음과 같은 비위행위로 품위유지의무위반(성희롱), 품위유지의무위반(기타) 하였다는 이유로 감봉 1월의 의결을 하였고, 피고는 2022. 7. 21. 징계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원고에게 감봉 1월의 처분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가 항고하였으나 육군본부 항고심사위원회는 2022. 12.27. 원고의 항고를 기각하였다.
원고는 2022. 8. 19. 국방부 중앙군인사소청심사위원회에 이 사건 처분에 대한 행정심판을 청구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2024. 1. 18. 이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절차적 하자
피고는 이 사건 심의위원회가 열리기도 전에 원고를 해당 보직과 부하 군인들로부터 차단시켜 심각하게 원고의 방어권을 침해하였다. 이는 이 사건 심의위원회가 열리기도 전에 원고의 보직을 실질적으로 해임한 것으로, 이 사건 처분에는 절차적 하자가 있으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실체적 하자
원고는 부대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던 피해자를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카카오톡 등으로 메시지를 보낸 것이고, 원고와 피해자 사이의 카카오톡 메시지 대화나 전화통화 대화 중 사회통념상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할 만한 내용도 전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심각한 사실관계에 대한 오류에 기한 것으로 위법하다.
이 사건 처분은 보직해임 관련 법령의 규정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여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이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절차상 하자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군인사법 제17조가 규정하고 있는 보직해임은 장교 등이 해당 직무를 수행할 능력이 없다고 인정되었을 경우 등 장래에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군 공무집행 및 행정의 공정성과 그에 대한 국민의 신뢰저해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인사권자에게 적시적인 인사 조치를 보장하는 수단으로서 해당 장교 등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이고 가처분적인 성격을 가진 조치이다. 따라서 그 성격상 군인의 비위행위에 대한 공직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 등에서 요구되는 것과 같은 동일한 절차적 보장을 요구할 수는 없는바, 군인사법 제17조 제3항에서 장교 등을 보직해임할 때에는 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하고, 군인사법 시행령 제17조의5 제1항, 제3항에서 심의위원회는 회의개최 전에 회의일시, 장소 및 심의사유 등을 심의대상자에게 통보하여야 하며, 심의대상자는 심의위원회에 출석하여 소명하거나 소명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고, 심의위원회가 의결을 한 경우에는 그 내용을 심의대상자에게 서면으로 통보하도록 함으로써 심의대상자에게 방어의 준비 및 불복의 기회를 보장하고 인사권자의 판단에 신중함과 합리성을 담보하게 하고 있다. 그렇다면 구 군인사법상 보직해임처분은 구 행정절차법 제3조 제2항 제9호,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3호에 의하여 당해 행정작용의 성질상 행정절차를 거치기 곤란하거나 불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항 또는 행정절차에 준하는 절차를 거친 사항에 해당하므로, 처분의 근거와 이유 제시 등에 관한 구 행정절차법의 규정이 별도로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4. 10. 15. 선고 2012두5756 판결 참조).
분리조치가 원고의 방어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
징계대상자가 이미 징계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서면으로 통지된 징계사유가 다소 개괄적이더라도 이를 들어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지장이 있다는 등 그 징계절차에 하자가 있다고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2. 1. 14. 선고 2021두50642 판결의 취지 등 참조). 이는 보직해임 절차에 있어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방부 훈령인 국방인사관리훈령 제181조 제1항<1>은 성폭력 및 성희롱 사건
발생시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부대관리훈령 제250조의3 제1항<2>은 각 부대장은 성희롱 · 성폭력 조사신청서 접수 시 피해자의 의사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여 행위자와 피해자를 분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고가 이 사건 심의위원회 전에 원고를 피해자로부터 분리조치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앞서 본 국방인사관리훈령 및 부대관리훈령에 기한 적법한 조치로 보이고,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피고의 위와 같은 조치로 원고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 지장이 초래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처분사유 부존재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군인사법 제17조 제1항 제3호는 장교에 대한 보직해임 사유 중 하나로 '해당 직무를 수행할 능력이 없다고 인정되었을 경우'를 들고 있는데, 위 '해당 직무를 수행할 능력'은 업무상 필요한 전문성, 업무지식 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갖추어야 할 도덕적 자질도 포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14. 10. 15. 선고 2012두5756 판결 등 참조).
나)「남녀고용평등과 일 ·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고 한다)이 금지하는 '직장 내 성희롱'은 "사업주 ·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
유로 근로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뜻한다. 여기서 말하는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 또는 남성이나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가리킨다.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성희롱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장소와 상황,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 행위의 내용과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성적 언동 등으로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또한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라는 요건은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을 나타낸 것으로, 업무수행 기회나 업무수행에 편승하여 성적 언동이 이루어진 경우뿐만 아니라 권한을 남용하거나 업무수행을 빙자하여 성적 언동을 한 경우도 이에 포함된다. 어떠한 성적 언동이 업무관련성이 인정되는지는 쌍방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이루어진 장소와 상황, 행위 내용과 정도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해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원고는 문자메시지나 전화 통화 등을 통해 '예뻐 보였다', '어울린다', '옷을 너무 예쁘게 입고 다닌다'와 같이 지속적으로 피해자의 복장에 대하여 평가하는 등 피해자의 복장 및 외모에 대한 직·간접적인 평가 행위를 반복한 사실, ② 피해자가 '(카카오톡 메신저의) 프로필 사진에 대하여 더 이상 연급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하였음에도 지속적으로 '프로필 사진을 바꿔라'고 요구하는 등 피해자의 거절의사에도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한 사실, ③ 새벽이나 밤늦은 시간에도 피해자와 사적인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 ④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단둘이 영화를 보러가자고 표현한 사실 등이 인정된다.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상급자의 하급자에 대한 '성희롱'에 해당하고, 하급자에 대한 성희롱 등이 반복되고 있어 만일 원고가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피해자에 대한 성희롱 행위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피고로서는 이러한 가능성을 제거할 필요성이 있다.
이 사건 처분사유는 그 자체로 비위행위가 중대하다고 볼 여지가 클 뿐만 아니라 피해자로서는 상급자인 원고와 계속 마주치면서 군생활을 하는 것이 상당한 정신적 고통으로 느껴질 수 있고, 원고에게 계속 직위를 보유하고 직무를 수행하게 할 경우 피해 확대 및 장교에 대한 국민 신뢰 저하의 구체적인 위험이 생길 우려가 있어 피고로서는 원고와 피해자를 분리하여 추가 피해를 방지할 필요성이 있다.
이 사건 처분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군 기강 확립, 군인과 군 조직에 대한 국민적 신뢰 제고, 유사 사례 재발 방지 등의 공익이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에 비하여 적다고 할 수 없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처분 당시 원고의 위와 같은 비위사실 등에 비추어 볼 때 군인사법 제17조의2, 육군규정 110 장교 인사관리규정 제58조에 따라 원고가 현 보직에서 계속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부적합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며,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그 징계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 그리고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7두47472 판결 등 참조).
군인사법 제17조 제1항 제3호는 장교에 대한 보직해임 사유 중 하나로 '해당 직무를 수행할 능력이 없다고 인정되었을 경우'를 들고 있는데, 위 '해당 직무를 수행할 능력'은 업무상 필요한 전문성, 업무지식 등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갖추어야 할 도덕적 자질도 포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14. 10. 15. 선고 2012두5756 판결 참조). 이러한 보직해임의 법적 성격이나 기능, 군의 특수성 등까지 고려하면, 장교에게 군인사법 제17조 제1항이 정한 보직해임사유가 있는 경우 보직해임심의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보직해임을 하는 것은 보직해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으로 이에 관한 군 당국의 판단은 존중되어야 하고, 그 보직해임이 앞서 본 관계 법령의 규정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섣불리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의 피해자에 대한 성희롱 등 비위행위로 인하여 원고는 E 직책을 수행하기 위한 도덕적 자질에 결함이 있다고 보기에 충분한 점, ② 원고에 대한 보직해임 과정에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도록 정하고 있는 관련 규정의 내용과 원고의 비위행위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처분사유는 그 자체로 비위행위가 중대하다고 볼 여지가 클 뿐만 아니라 피해자로서는 상급자인 원고와 계속 마주치면서 군생활을 하는 것이 상당한 정신적 고통으로 느껴질 수 있는 점, ④ 원고에게 계속 직위를 보유하고 직무를 수행하게 할 경우 피해 확대 및 장교에 대한 국민 신뢰 저하, 군 기강 해이 등 구체적인 위험이 생길 우려가 있어 원고와 피해자를 분리하여 추가 피해를 방지함이 상당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 당시 원고의 비위사실로 인하여 정상적인 지휘·통솔 및 부대관리 등 측면에서 원고가 현 보직에서 계속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부적합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앞서 본 여러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종길(재판장) 김다혜 손용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