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5. 5. 1. 선고 2024나312687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원고들은 사직하면서 피고와 미지급 임금 등에 대한 포괄적인 합의를 하였는데 이는 원고들의 추가적인 임금의 청구를 포기하거나 부제소합의를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나.

원고들은 근무일자 별로 3시간의 휴식시간 중 실제로 휴게시간으로 이용하지 못한 시간을 특정해서 주장, 증명하지 못하였음에도, 제1심법원은 원고들의 전체 근무기간에 대하여 근로계약에서 정해진 3시간의 휴식시간 중 2시간을 일률적으로 근로시간으로 인정하고, 피고로 하여금 그에 대한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변론주의, 증명책임 등의 법리를 오해한 것이다. 오히려 원고들은 근로계약에서 정한 3시간의 휴식시간 전부를 휴게시간으로 이용하였다.

2.

판단

가.

청구포기 내지 부제소합의 인정 여부

1)

부제소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으로서 그 합의 시에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고(대법원 1999. 3. 26. 선고 98다63988 판결 등 참조), 그 효력의 유무나 범위를 둘러싸고 이견이 있을 수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한 후 이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80449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펴보건대, 갑 제9, 10호증, 을 제 2, 3,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더라도, ① 을 제 1 내지 3호증의 각 확인증은 원고들이 급여를 지급받았다는 내용에 불과할 뿐인 점, ② 을 제6호증의 급여, 연차, 퇴직금 정산동의서와 관련하여 원고 A이 퇴사하면서 ‘위 정산에 이의 없이 동의하며, 차후 법적인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그 내용 자체에 의하더라도 정산 항목에 미부여된 휴게시간에 대한 언급이 없을뿐더러 설사 피고의 의사가 이를 포함한 모든 미지급 임금에 대한 정산의 취지였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휴게시간을 부여받지 못한 부분에 대하여 연장 근로수당을 청구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도 이를 포기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을 제6호증은 피고 측에서 일방적으로 작성하여 원고 A에게 제공한 것으로 원고가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서명하였을 가능성도 커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미지급 연장근로수당에 대한 청구를 포기하였다거나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에 대한 부제소합의를 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나.

연장근로수당 지급의무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가)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수면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 참조).

나)

민사재판에서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다243430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따라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2 내지 8, 11 내지 23호증, 을 제4, 5, 7, 9,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할 때, 원고들에게 근로계약에서 부여한 3시간의 휴게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가)

피고는 2022. 12. 8.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에서 원고들에 대한 ‘휴게시간 미부여’에 따른 근로기준법위반으로 벌금 200만 원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2022고정109), 위 판결은 항소심법원(대구지방법원 2022노4961)의 항소기각판결을 거쳐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이 판결을 ‘이 사건 형사 확정판결’이라 한다).

나)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서에 의하면 원고들은 근로시간을 10:00부터 21:00까지로 하면서 휴게시간을 3시간(10:30-11:30 및 15:00-17:00, 아침, 점심식사 시간 포함)으로 정하였다.

다)

이 사건 형사 확정판결에서는, ① 아침과 점심 식사시간이 일정하게 정해져 있지 않았고, 식사시간은 10~20분 정도에 불과했으며, 그나마 식사 중에라도 손님이 오면 음식을 만들어야 했으므로 매일 식사시간으로 1시간이 보장된 것은 아닌 점, ② 더욱이 직원들이 음식점에 출근하면 피고 측의 허락 없이 외부로 나갈 수는 없었던 점, ③ 피고가 운영하는 음식점은 브레이크 타임이 없어 언제든지 고객들이 방문할 수 있었으므로 손님이 없는 동안 휴식을 취하고 있더라도 이는 대기시간에 불과한 것이지 사용자의 지휘감독에서 완전히 벗어나 온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의 음식점에서 원고 B은 한식부 주방조리사로, 원고 A은 양식부 주방장으로 각 근무하면서 피고의 음식점에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부분을 담당하였으므로, 위 근로자들이 근로계약에서 정해진 휴게시간이나 식사시간에 휴식을 취하거나 식사를 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고객이 방문할 경우 즉각 휴식이나 식사를 멈추고 고객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근로를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인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하루 근로시간이 8시간으로 정해져 있는 원고들을 포함한 소속 근로자들에게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부여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렵 다고 판단하였다.

라)

달리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과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근로계약에서 정한 바와 같이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3시간의 휴식시간을 부여받았다고 인정하기 어려워 이 사건 형사 확정판결의 사실인정을 채용하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3)

갑 제1, 24, 2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위 3시간의 휴게시간(근로시간)과 관련하여 피고가 미지급한 임금은, 2020. 8. 21.부터 2021. 9. 26.까지 근무한 원고 A에 대하여는 17,812,895원, 2021. 8. 24.부터 2021. 10. 10.까지 근무한 원고 B에 대하여는 2,347,435원이다.

4)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나머지 미지급 임금 17,812,895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 A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21. 10. 11.부터, 원고 B에게 나머지 미지급 임금 2,347,435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 B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21. 10. 25.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모두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나, 피고만이 항소하였으므로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상 피고에게 더 불리하게 제1심판결을 변경할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손현찬(재판장) 김아영 최여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