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9,951,953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7. 15.부터 2025. 7. 23.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 중 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의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C'이라는 상호로 넥타이, 잡화의 제조·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자로서, D백화점 E점(이하 'D백화점'이라 한다)과 사이에 D백화점 내 5층 6.6㎡ 면적의 매장(이하 '이 사건 매장'이라 한다)에서 피고가 수입·제조한 넥타이를 판매하여 그 판매대금을 D백화점에 입금하고, D백화점은 위 판매대금에서 피고가 D백화점에 납부할 각종 비용등을 공제한 잔액을 피고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특약매입 거래계약(이하 '이 사건 거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2011. 11. 1.경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매장에서의 넥타이 판매와 관련하여 위탁판매계약서를 작성하고, 이후 매년 위탁판매계약서를 새로 작성하면서 2011. 11. 1.부터 2023. 6. 30.까지 이 사건 매장에서 피고가 수입·제조한 넥타이 등을 판매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위탁판매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1>.
<2>[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4,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실질적으로 이 사건 매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원고는 2011. 11. 1.부터 2023. 6. 30.까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음에도 임금 6,868,000원(= 2023년 3월 미 지급 임금 868,000원 + 2023년 4월 미지급 임금 2,000,000원 + 2023년 5월 미지급 임금 2,000,000원 + 2023년 6월 미지급 임금 2,000,000원) 및 퇴직금 23,085,953원 합계29,953,953원(= 6,868,000원 + 23,085,953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29,953,95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와 위탁판매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판매용역을 제공한 후 수수료를 지급받았을 뿐이므로 피고의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
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1.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인지 여부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과 갑 제2 내지 7, 9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피고와 위탁판매계약서를 작성하여 그 계약의 형식이 위임계약처럼 되어 있지만 근로제공의 실질에 있어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피고의 근로자라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D백화점 영업시간에 맞추어 이 사건 매장에 고정적으로 출·퇴근하였고, 이 사건 매장에 찾아오는 고객을 응대하여 피고가 수입·제조한 특정 브랜드 넥타이 등을 피고가 정한 가격에 판매할 수 있을 뿐, 다른 제품을 판매하거나 가격을 임의로 조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였다. 이 사건 매장에서 실시하는 이벤트, 할인행사 등도 피고의 지시에 따라 실시하였다. 피고는 약 1~2주 간격으로 원고로부터 이 사건 매장의 판매 현황 등을 보고받았고, 원고의 휴가 일정을 사전에 보고받았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위탁판매계약서에는 원고가 관리하는 이 사건 매장의 월 매출액에 따라 연동되는 수수료를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되어 있으나, 실제 원고는 계약기간 동안 이 사건 매장의 월 매출액과 무관하게 정해진 수수료 명목의 일정 금원(2011년 1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는 월 1,600,000원, 2020년 1월부터는 월 2,000,000원)을 지급받았다. 피고는 위탁판매계약서 제5조 제4항에 따라 매월 일정액을 수수료로 지급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위 제5조 제4항에서는 원고의 생활 안정 등을 위해 매월 일정액을 수수료로 지급하더라도 이후 연말에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였어야 할 수수료액(이 사건 매장의 월 매출액에 일정 비율을 곱하여 산정한 금액)과 기지급된 수수료액을 비교하여 정산하도록 하고 있음에도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와 같은 정산이 이루어진 바 없다. 원고가 피고의 이 사건 매장에서 D백화점 영업시간에 맞추어 매달 일정 시간의 근로를 제공하고 일정 금원을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이상 위 금원은 원고의 근로에 대한 대가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는 이 사건 매장에서 사용되는 비품, 부자재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등 이 사건 매장 운영으로 인한 모든 비용을 지출하였다. 이 사건 매장에서 할인행사 실시등으로 일손이 부족할 때는 원고가 아르바이트 직원을 채용하여 판매업무를 보조하는 인력으로 활용하였는데, 피고는 원고로부터 아르바이트 직원 채용 및 근무현황 등이 기재된 아르바이트 품의서를 제출받는 한편 아르바이트 직원에 대한 급여를 원고에게 송금하여 이를 아르바이트 직원에게 지급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점에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매장의 월 매출액과 무관하게 정해진 일정 금원을 지급받아 온 점까지 보태어 보면, 원고가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함으로써 이윤을 창출하고 손실 위험을 부담하는 사업자의 성격을 가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백화점 내 매장 업무의 특성상 일과시간 대부분을 이 사건 매장에서 보내면서 피고가 수입·제조한 넥타이 등을 판매하는 것 외에는 다른 업무를 할 수 없었으므로 피고에게 전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할 것이다.
원고는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고, 4대 보험 등 사회보장제도에서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었으나, 이는 피고가 위탁판매계약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하였다고 볼 여지도 있다.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원고가 2011. 11. 1.부터 2023. 6. 30.까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고, 그 보수가 2011년 1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는 월 1,600,000원, 2020년 1월부터는 월 2,000,000원임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의 액수가 23,085,953원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6,868,000원(= 2023년 3월 미지급 임금 868,000원 + 2023년 4월 미지급 임금 2,000,000원 + 2023년 5월 미지급 임금 2,000,000원 + 2023년 6월 미지급 임금 2,000,000원) 및 퇴직금 23,085,953원 합계 29,953,953원(=6,868,000원 + 23,085,95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2011. 11. 1.부터 2023. 6. 30.까지의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갑 제8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2023. 7. 21.경 기준으로 피고가 원고에게 미지급한 임금이14,800,000원인 사실, 그 후 피고가 원고에게 2023. 8. 11. 1,934,000원, 2023. 10. 10.4,000,000원, 2023. 10. 17. 2,000,000원 합계 7,934,000원(= 1,934,000원 + 4,000,000원+ 2,000,000원)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원고의 미지급 임금은 6,866,000원(=14,800,000원 - 7,934,000원)이라고 할 것이다<3>.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9,951,953원(= 미지급 임금 6,866,000원 + 퇴직금 23,085,953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23. 7. 15.부터 피고가 그 임금 및 퇴직금의 존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25. 7. 23.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위 인정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에
게 위 돈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조세진(재판장) 김래니 정세영
각주1) 매년 새로 작성된 각 위탁판매계약서의 내용은 위탁판매 수수료가 이 사건 매장의 월 총 매출액의 9~12.5% 범위 내에서 변경되는 것 이외에는 대체로 그 내용이 동일하다.
각주2) 그 비율이 매년 9~12.5% 범위 내에서 특정 비율로 결정되었다.
각주3) 피고는 원고의 계좌로 원고의 임금뿐만 아니라 이 사건 매장에서 일한 아르바이트 직원들의 임금도 송금하였던 점, 피고는 2023. 7. 21.경 원고로부터 미지급된 임금 액수가 14,800,000원이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받고 원고에게 미지급된 임금이14,800,000원이 맞고 아파트가 팔리면 한꺼번에 이를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의 2011. 11. 1.부터 2023. 6. 30.까지의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