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통신비는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C(주)(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는 배차가 없는 날이 존재하지 않았는바, 근본적으로 근로자들의 주장과 같이 배차가 없는 날을 연차로 대체할 수 없고, 근로자들이 연차 유급휴가를 신청하거나 무단 결근한 날을 연차 유급휴가로 대체함으로써 이를 모두 사용하였을 뿐이므로, 결국 연차 유급휴가 미 사용수당이 발생하지 아니한다.
통신비가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고, 임금채권이 시효로 소멸되었으며, 포괄임금제가 체결된 것으로 알고 있었으므로, 피고인은 임금 부분과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부분의 지급의무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이를 지급하지 않은 때에 정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 등의 고의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근로자들의 주장과 같이 임금을 재정산하면 이 사건 회사가 피해자에게 임금을 과다 지급한 것이 되고, 위 과다지급 부분을 근로자들의 임금과 상계하면 임금 미지급이 발생하지 않는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4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근로자들에게 임금, 퇴직금 등을 미지급한 사실이 인정되고, 달리 피고인에게 임금 등 지급의무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여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1항은 통상임금을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소정근로 또는 총근로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한 시간급 금액, 일급 금액, 주급 금액, 월급 금액 또는 도급 금액"이라고 규정한다. 법령의 정의와 취지에 충실하게 통상임금 개념을 해석하면, 통상임금은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정한 임금을 말한다. 근로자가 소정근로를 온전하게 제공하면 그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도록 정해진 임금은 그에 부가된 조건의 존부나 성취 가능성과 관계없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3다30283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회사는 운송업을 수행하는 회사로서, 배차 업무, 거래처 관련 업무 전달 등을 위해 배차 담당자 등과 연락이 상시적으로 필요하였고, 이와 같은 필요성에 따라 통신비를 지급하게 된 것인 점, 이 사건 회사는 일부 차등이 있긴 하나 전 직원을 대상으로 통신비를 계속적, 정기적으로 지급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지급한 통신비는 실비변상적 금원이라기보다는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임금의 성질을 갖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운송물량이 없어 근로자들에게 배차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피고인은 근로자들의 연차로 이를 대체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회사의 월별근태현황에 의하면, 2018년 3월부터 5월까지 배차 없는 날과 휴무일이 동일한 점, 2018년 5월부터 2019년 3월까지 '배차 없음' 항목이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운송물량이 없어 배차가 이루어지지 않은 날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위와 같이 배차가 이루어지지 않는 날이 존재하고, 배차 없는 날과 휴무일이 동일한 시기가 있다는 사정에 더하여, 2019년 및 2020년 연차수당 및 지급대장의 사용연차 합계란 옆에 실사용연차일수가 별도로 기재되어 있는 점, 근로자 10명에 대한 연차사용일수가 192.8일 더 많이 사용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연차유급휴가의 대체는 근로자 대표와 서면 합의가 있어야 하는데(근로기준법 제62조), 이 사건 회사는 근로자 대표자가 선정되지 아니하였고, 근로자를 대표하는 자격이 있는 자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서면합의를 할 수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연차유급휴가 대체의 서면합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다23149 판결 등 참조), 연차유급휴가의 대체가 인정되기 어려운 점, 근로자 D, E은 배차가 없어서 일을 하지 않는 날에 피고인이 임의로 연차사용으로 전환시켰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는 점, 피고인은 근로자들이 배차 없는 날에 자발적으로 연차를 신청하기도 하고, 무단으로 결근한 뒤 추후에 이를 연차로 대체하였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근로자들이 배차없는 날에 자발적으로 연차를 신청하였다는 자료는 확인되지 않고, 근로자들이 무단으로 결근하였다는 자료 역시 확인되지 않으며,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근로자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를 연차로 대체할 수는 없는 점, 이 사건 회사의 월별근태현황 확인란에 근로자들의 서명이 있음은 확인되나, 근로자들은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여 연차유급휴가 대체한 것을 모른 채 회사에서 시키는 바에 따라 서명을 한 것으로 보이고(E은 원심 법정에서 '일괄적으로 사인을 해 달라고 해서 사인을 해줬을 뿐이라고 진술한 바 있다), 근로자 개인과의 약정으로 연차유급휴가를 대체할 수도 없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이 임의로 운송물량이 없어 근로자들에게 배차가 되지 않는 날을 근로자들의 연차로 대체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앞서 본 사정들, 즉 통신비는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점, 근로자들에게 배차가 이루어지지 않는 날이 존재하였고, 피고인은 이를 연차유급휴가로 대체한 점, 피고인은 근로자 대표와 서면합의한 사실이 없는바, 임의로 연차유급휴가를 대체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62조를 위반한 것인 점, 그럼에도 피고인이 근로자들과 연차유급휴가의 대체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약정하였다거나 양해를 얻었다는 자료는 찾기 어렵고, 근로자들이 연차를 신청하였다거나 무단으로 결근하였다는 자료 역시 찾기 어려운 점 등에 더하여, 피고인은 수십 년간 이 사건 회사를 운영하며 모든 업무를 사실상 주관하였고, 동종 사건으로 처벌받은 전력도 있으며, 근로자 대표를 선정하라고 요구하기도 하였으며, 수사기관에서 스스로 관련 법령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는바, 통상임금 해당 여부, 연차유급휴가 대체의 효력 여부가 문제될 수 있음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D이 피고인에게 연차 대체에 대하여 항의하자, 피고인은 D에게 '원래 그런 식으로 다 하는거다'라는 취지로 얘기한 점(D의 원심 법정진술 참조), 임금채권이 시효로 소멸되었다거나 포괄임금제로 재정산하여 추후에 정산된 금액으로 상계할 수 있다는 사정 등은 모두 이 사건 범행 성립 이후의 사정에 불과하므로, 위 사정으로 인하여 피고인에게 이 사건 당시 고의가 없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이 사건 각 범행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되고, 달리 피고인에게 통상임금 해당 여부와 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부분의 지급의무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의 근로자들의 주장과 같이 포괄임금제로 재정산하면 근로자로부터 이미 지급된 초과분을 돌려받아야 하는 상황이므로 결론적으로 지급할 금액이 없다거나, 근로자의 임금채권이 시효로 소멸되어 미지급된 임금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등의 사정은 모두 사후적인 민사상 지급 책임 및 그 범위에 관한 문제에 불과하여 이 사건 범행 성립에 영향을 주지 아니한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에 반영할 만한 새로운 정상이나 특별한 사정변경은 보이지 않고, 나아가 원심이 양형의 이유에서 밝힌 사정들과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에 이른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채성호(재판장) 권재호 안정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