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6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준법운전강의 수강을 명한다.
사건정보
대구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5고단3860
판결선고
2026. 4. 16.
대구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피고인은 2025. 4. 2. 21:00경 대구 동구 B 앞 도로부터 같은 구 C 앞 도로에 이르기까지 약 1.5km 구간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01%의 술에 취한 상태로 (차량번호 1 생략) 벤츠 S580 승용차를 운전하였다.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
피고인은 (차량번호 1 생략) 벤츠 S580 승용차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피고인은 2025. 4. 2. 21:10경 대구 동구 D 앞 편도 4차로 도로를 E백화점 방면에서 신천역 방면으로 3차로를 따라 시속 40km의 속도로 진행하고 있었다.
자동차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에게는 전방, 좌우를 잘 살피면서 조향 및 제동장치를 정확하게 조작하는 등으로 안전하게 운전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이를 게을리 한 과실로 피고인의 자동차 전방에서 신호 대기 정차 중인 피해자 F(남, 33세) 운전의 (차량번호 2 생략) K5 승용차의 뒷 범퍼 부분을 피고인의 자동차 앞 범퍼 부분으로 들이받았다.
결국 피고인은 위와 같은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에게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경추의 염좌 및 긴장 등의 상해를 입게 하고도 즉시 정차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도주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F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교통사고 발생상황보고, 실황조사서
주취운전자 정황진술보고서, 음주운전단속결과통보
수사보고(주취운전자 정황보고), 입건전조사보고서(음주운전), 입건전조사보고서(참고인 G과 사고 목격 상황 등에 대한 전화 통화), 입건전조사보고서(피혐의자 차량 블랙박스 영상 확인), 입건전조사보고서(피혐의자가 음주운전한 거리에 대해서), 수사보고서(112신고 녹취록 확인), 수사보고서(사고 장소 및 피의자 체포 장소에 대해서), 수사보고(사고 현장 출동 경찰관 진술 청취)
진단서, 자동차 점검·정비 견적서
112신고사건처리표
블랙박스 영상 캡처 5매
[ 도주의 범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에서 정한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에 따른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도주한 경우'란 사고운전자가 사고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상을 당한 사실을 인식하였음에도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에 규정된 의무를 이행하기 전에 사고 현장을 이탈하여 사고를 낸 자가 누구인지 확정될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하는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1994. 10. 21. 선고 94도2204 판결 등 참조). 여기에서 말하는 사고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상을 당한 사실에 대한 인식의 정도는 반드시 확정적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하면 족하다(대법원 2001. 1. 5. 선고 2000도2563 판결, 대법원 2024. 12. 26. 선고 2024도10223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에게 도주의 범의가 인정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사고 당시는 비가 오는 야간이었고, 피고인의 차량은 신호 대기 중이던 피해자의 차량을 그대로 추돌하였다. 피해자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당시에 신호 대기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충격이 오는 느낌을 받았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50쪽). 사고 이후 피고인의 차량은 앞 그릴이 파손되었고 앞 범퍼에 부착된 번호판 한 쪽도 들려져있는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제10쪽). 피해자의 차량은 뒷 범퍼가 차체에서 벌어져 파손된 것이 육안으로도 선명하게 확인된다(증거기록 제11쪽). 피해자는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경추와 요추의 염좌 및 긴장 등 상해를 입었고, 차량 수리비 견적은 약 90만 원 정도였다. 이러한 사고가 경미한 정도에 불과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고의 내용과 정도에 비추어 보면, 단지 빗길에 제동거리가 길어져 생긴 가벼운 사고라기보다는 피고인의 음주운전으로 피해가 확대된 사고로 보일 뿐이다.
피해자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후 피고인에게 "혹시 음주를 하셨나요?"라고 물어보자 피고인이 이를 인정하여 경찰에 신고하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제50쪽). 이후 피고인은 피해자의 차량 옆에서 배우자와 통화를 한 것으로 보이나, 명확히 피해자의 상태에 대해 확인하였다는 구체적인 정황은 없다. 오히려 피해자는 경찰 신고 당시에 "술 드시고 사고를 내셔가지고요. 제가 좀 다쳤습니다. 이 분 술 많이 드신 거 같은데 빨리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하였다(증거기록 제79쪽). 피고인이 배우자에게 전화하여 사고 처리를 부탁한 것도 구호조치가 필요할 수 있었다는 방증이 될 수 있다.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아무 상처가 없다고 사고 현장에서 피고인을 안심시켰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고운전자로서는 최소한 미필적이나마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음을 인식하였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맞는 합리적인 결론이다(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8도519 판결 참조). 즉,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었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 측에서 구호조치가 불필요함을 적극적으로 표명하였다거나 기타 응급적인 조치가 필요 없다는 사정이 사고 직후의 시점에서 객관적이고 명확히 드러나야 할 것이고, 단지 사고 직후 피해자의 거동에 큰 불편이 없었고 외관에 상처가 없었으며 피해 정도가 비교적 가벼운 것으로 사후에 판명되었다는 등의 사유만으로 가벼이 그러한 필요가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6도5525 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도1317 판결 등 참조).
도로교통법 제54조 제1항은 사고발생 시의 조치에 대하여 '사상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제1호), '피해자에게 인적 사항(성명·전화번호·주소 등을 말한다) 제공'(제2호)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이상 현장이탈 이전에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와 사고운전자의 신원제공 조치가 모두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데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연락처 등을 알려주지 않았다.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 경찰관은 사고 당일 '21:25경' 최초로 사고 현장에 도착하였다(증거기록 제28쪽, 이후로 또 다른 경찰관들이 21:25경, 21:28경, 21:29경, 21:33경 이미 도착한 것이 확인된다). 교통사고를 접수한 H지구대 순경 I이 '21:37경' 사고 현장에 도착하였다고 하더라도(증거기록 제122쪽), '21:28경' 이미 피고인은 사고 현장에서 이탈한 상태였다(증거기록 제27쪽). 위 경찰관은 피고인의 배우자가 현장에 도착한 것은 자신이 도착한 때부터 20~30분 후였다고 진술하였고, 피고인의 배우자가 '21:32경' 택시요금을 결제하였다는 사정이 경찰관의 도착 이전에 구호조치를 하였다거나 피고인의 신원을 제공하였음을 나타낸다고 볼 수 없다.
결국 피고인은 음주측정을 회피하기 위해 배우자가 도착하기도 전에 사고 현장을 이탈한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나 경찰관에게 연락처 등 자신의 신원을 전혀 제공하지도 않았다. 피고인의 차량이 사고 현장에 남아 있었다는 사정은 피고인이 급박하게 사고현장을 이탈한 정황으로 보일 뿐, 피고인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로 남겨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체포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더욱 그러하다. 경찰관은 사고 현장 주변인J시장 일대를 순찰하던 중 피고인을 발견하고 '(차량번호 1 생략) 벤츠 차량'을 운전한 사실이 있는지 질의하였으나, 피고인은 이를 부인하며 계속하여 자리를 피하려고 하였다. 피고인은 경찰관이 300~500m 정도 따라가며 조사에 협조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끝내 신원을 밝히기를 거부하였다. 피고인은 술을 어디에서 먹었는지를 묻는 경찰관의 질문에 대하여 "길바닥에서 먹었다."라고 대답하는 등 욕설과 고성으로 절차에 계속 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제23, 24쪽). ]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3 제1항 제2호, 형법 제268조(업무상 과실치상 후 도주의 점),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3항 제2호, 제44조 제1항(음주운전의 점), 각 징역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위 두 죄의 장기형을 합산한 범위 내에서)]
정상참작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거듭 참작)
수강명령
형법 제62조의2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6개월~16년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제1범죄[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
[유형의 결정] 교통 > 02. 교통사고 후 도주 > [제1유형] 치상 후 도주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처벌불원 또는 실질적 피해 회복(공탁 포함)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징역 6개월~1년 6개월
[일반양형인자]
감경요소: 진지한 반성
제2범죄[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유형의 결정] 교통 > 03. 음주·무면허운전 > [제3유형] 음주운전(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 0.2% 미만)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기본영역, 징역 8개월~1년 4개월
[일반양형인자]
감경요소: 진지한 반성
다수범죄 처리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징역 8개월~2년 2개월(제1범죄 상한 + 제2범죄 상한의 1/2)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의 범행은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발생시켜 피해를 발생시키고도 신원제공등 필요한 조치 없이 그대로 현장을 이탈한 것이다. 음주운전은 운전자 자신은 물론 일반 도로교통상의 다른 운전자들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이고, 이 사건에서 실제로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그 위험성이 현실화되었다. 음주수치도 상당한 정도에 이르렀다. 피고인은 음주운전이 발각될 것을 염려하여 사고 현장을 이탈한 것으로 보이므로 그 비난가능성이 매우 크다. 피고인이 범행 발각 이후 욕설과 고성으로 경찰관을 비난하는 등 행태를 보인 점을 고려하면 범행 후의 정황도 불량하다.
그러나 피고인은 도주의 범의에 대하여 다투면서도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하고 있고,잘못을 뉘우치며 반성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다.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하여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다행히 교통사고의 피해 자체가 중대한 정도에 이르지는 않았다. 피고인은 현장을 이탈하면서 배우자에게 전화하여 나름대로 사고 조치를 취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근로기준법위반죄 등과 관련하여 1회의 집행유예 전과가 있을 뿐(다만 벌금형이 병과된 것으로 보인다),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은 없다. 피고인이 술에 취하여 잘못된 언행을 하기는 하였으나 범죄 습성이나 반사회적 의식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러한 유리한 정상을 참작하여 양형기준이 권고한 형량범위보다 다소 낮은 형을 택하기로 한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재범방지의 필요성 등 기록 및 변론 과정에서 나타난 모든 양형 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이재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