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F'라는 상호로 고용 알선업을 운영하는 사람이다.
피고는 2024. 2.경 주식회사 G(이하 'G'이라 한다)로부터 왜관에 있는 미군부대 2문쪽 담장 거푸집 해체 작업자를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원고 A에게 연락하였고, 원고들은 2024. 3. 22.부터 2024. 4. 6.까지 경북 칠곡군 H 외 20필지(이하 '이 사건 공사 현장'이라 한다)에서 담장해체공사 작업(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들은 작업일수에 일당을 곱한 금액을 보수로 받기로 하였는데, 작업일수는 당일 근무자들 이름을 적은 'F' 명의의 인력송출표에 G 현장소장 및 경리의 서명을 받아 제출하는 방법으로 확인하기로 하였고, 일당은 G 현장소장 I과 협의하여 180,000원으로 정하였다.
원고들은 이 사건 공사를 완료하였으나, 보수를 지급받지 못하였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 A에게 1,980,000원, 원고 B에게 1,800,000원, 원고 C에게 1,980,000원, 원고 D에게 1,980,000원과 위 각 돈에 대하여 2024. 4. 2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제2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의 요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에게 고용되어 노무를 제공하였으나 그 급여를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미지급 급여 및 이에 대하여 원고들이 최종 근로를 제공한 날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24. 4. 2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G의 부탁을 받고 원고 A를 소개해주었을 뿐, 피고가 원고들을 직접 고용하지 않았으므로 원고들에 대하여 급여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어떤 근로자에게 누가 근로기준법상 임금지급의무 등을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할 때에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 위와 같은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2. 12. 선고 2019다253175 판결 등 참조).
인력공급업체가 직업안정법상 유료직업소개사업으로서 근로자를 공급받는 업체와 해당 근로자 사이에 고용계약이 성립되도록 알선하는 형태로 인력공급을 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근로자의 사용자는 인력을 공급받는 업체로 봄이 타당하다. 특히 일용직 인력공급의 경우 그 특성상 외형상으로는 인력공급업체가 임금을 지급하거나 해당 근로자들을 지휘·감독한 것으로 보이는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실질적으로 업무의 편의 등을 위해 인력공급업체와 인력을 공급받는 업체 사이의 명시적·묵시적 동의하에 구상을 전제로 한 임금의 대위지급이거나, 임금 지급과 관련한 근거 자료 확보 등을 위해 근로자들의 현장 근로상황을 파악하는 모습에 불과할 수 있으므로, 이를 근거로 섣불리 근로자들의 사용자를 인력공급업체라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21. 11. 11. 선고 2021다255051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1, 2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J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들을 직접 고용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출근 장소와 시간을 전달받았을 뿐 전반적인 업무지시는 G 소속의 현장소장 I으로부터 받았고, 출퇴근 기록 관리도 원고들이 출근할 때 당일 근무자들 이름을 적은 인력송출표를 제출하여 G 소속 현장소장 및 경리에게 서명을 받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또한 원고들이 현장에서 근무할 때 필요한 장비는 G에서 제공받거나 직접 가져온 장비를 사용하였다. 이와 같은 사실및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실질적으로 원고들의 업무는 G의 지휘·감독 하에 이루어졌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들이 일당의 지급을 피고를 통해 받기로 하였으나, 그 구체적인 액수는G 현장소장 I과 협의하여 일당을 180,000원으로 정하였다. 이후 원고 A가 피고로부터 받은 급여명세서에 일당이 170,000원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보고 피고에게 항의하자 피고가 일당이 180,000원으로 올라가 있을 거라고 답변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결정된 일당을 원고들에게 전달하기로 하였을 뿐 그 액수의 결정에 실질적으로 관여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는 이 사건 이전부터 G에서 인부를 필요로 하는 경우 지인 소개를 통해 인력을 알선해 왔다. 제1심 증인 J 또한 피고의 소개를 통하여 왜관 미군부대 공사현장에서 목수 작업을 한 후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자, 노동청 진정을 통해 G로부터 체불된 임금을 지급받았으며, 피고는 중간에서 소개만 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피고는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스스로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일을 하거나 인력을 알선하였을 뿐, 이 사건 공사를 통하여 이윤을 창출하거나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지 않다. 따라서 피고 스스로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들이 피고와의 사이에서 고용계약이 성립했다고 주장하는 다음과 같은 근거들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고들은 인력송출표(갑 제2호증의 2)가 피고가 대표자로 있는 'F' 명의로 되어 있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그러나 인력송출표상 피고가 직접적으로 원고들을 고용한다는 의사가 표현되어 있지 않고, 오히려 인력송출표 제3항에는 "작업자는 F에 인건비 대리수령을 위임하고 귀사(구인자)는 작업자의 인건비를 F에 직접 지급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다. 이는 작업자가 구인자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인건비를 F가 대리로 수령한다는 의미로 해석되므로, 이를 원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볼 수 없다.
원고들은 이 사건 이전에도 피고가 K에서 입금된 노무비를 원고 A에게 지급하는 등 이 사건과 같은 방식으로 급여를 지급한 사실이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갑 제3호증(예금거래내역서)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 A에게 해당 금액을 입금한 사실은 인정되나, 피고는 이를 K에서 원고 A에게 지급하여야 할 노무비를 세금공제 후 대위 지급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바,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지급 당시 원고 A와 피고가 직접적인 고용관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들은 대구지방고용노동청 대구서부지청에 진정한 결과 체불임금등 · 사업주확인서(갑 제1호증)가 발급되었음을 근거로, 피고가 원고들의 고용주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진정성립이 추정되는 공문서라고 하더라도 신빙성 있는 반대 자료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그 기재와 어긋나는 사실인정을 할 수 있는바,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의 불출석으로 인하여 사업주 조사가 실시되지 아니한 점, 위에서 본 것과 같이 체불임금등·사업주확인서 발급의 주 근거가 된 인력송출표를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고용관계가 성립하였다는 증거로 보기 어려운 점, 원고 A의 '원고들을 고용한 사람은 피고이며, 임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는 것은 피고'라는 진술은 원고 A의 의견을 담은 내용에 불과하여 이를 피고가 원고들의 고용주에 해당한다는 직접적인 증거로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체불임금등·사업주확인서의 기재만으로 피고가 원고들의 고용주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들은 녹취록(갑 제4호증)을 근거로 피고가 원고들을 특정 일시와 특정현장에 배치하고 관리하였다고 주장하나, 해당 녹음의 일시는 이 사건 공사기간인 2024. 3. 22.부터 2024. 4. 6.까지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2023. 12. 8.에 이루어진 것이고, 그 내용 또한 '일을 제대로 하라'는 취지로 욕을 하거나 '빠루'를 자신의 집에 갖다 놓으라는 것으로 이를 두고 반드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지시·감독 관계에 있는 경우를 전제로 한다고 보기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들이 피고와 직접적인 고용관계에 있음을 전제로 피고에 대하여 미지급된 임금 및 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판결은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은정(재판장) 장래아 이영숙
사건정보
사건
2025나304466 임금
원고, 피항소인
A
B
C
D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진백
피고, 항소인
E
제1심판결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5. 11. 19. 선고 2025가소301202 판결
변론종결
2026. 5. 13.
판결선고
2026. 6. 17.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