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A, B, C은 이 사건 플라스틱 소재의 수공구(이하 '이 사건 수공구'라 한다, 총 무게 186g, 총 높이 6.8cm, 하단 부분 직경 7.2cm)의 존재 및 이 사건 기계 내부에이 사건 수공구가 놓여진 상태로 기계가 작동할 수도 있고, 그렇게 될 경우 이 사건수공구가 압력을 받고 튕겨나가는 등으로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음을 충분히 예견 가능하였다. 그럼에도 피고인 A, C은 이 사건 수공구가 제조 당시 목적과 달리 사용되었음에도 방치하고, 수공구 걸이를 만들거나 수공구를 놓아둘 장소를 특별히 지정하지 않았으며, 기계 작동 후 자리를 비우지 않고 기계를 주시하며 비상 상황 시 기계작동을 중지할 수 있도록 작업 방법을 지정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수공구 등 물체가 튕겨나가더라도 다른 근로자를 맞추지 않도록 방호장치를 설치하는 등 위험 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A는 위와 같이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로, 피고인 B은 이 사건 기계 내부에 이 사건 수공구가 놓여진 채 운전을 시작하고, 다른 압축성형기에서 곧이어 작업을 하여 기계 작동을 중지시키지 아니한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가 사망하였다.
피고인 D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D'이라고만 한다)는 2명 이상의 안전관리자를 선임하여야 하여야 하는데, 안전관리자를 1명만 배치하였다. 피고인 D의 위험성평가 실시 규정에는 이 사건 기계의 작업과 관련된 유해·위험요인을 확인하고 개선하기 위한 절차가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피고인 A가 운영하는 E은 2021년경부터 피고인 D로부터 이 사건 기계를 도입하여 작업을 수행하였으나, 설비 도입 과정에서 이 사건 기계에 대한 별도의 위험성평가를 하지 않았다. 피고인 C은 사업 또는 사업장의 특성에 따른 유해·위험요인을 확인하여 이를 개선하기 위한 업무절차를 마련하지 않았다. 피고인 C이 위와 같은 의무를 이행하였더라면 피해자는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이 모두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에게 전부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판단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
한편, 형사 항소심은 속심이면서도 사후심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점과 아울러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 등에 비추어 볼 때, 제1심이 증인신문 등의 증거조사 절차를 거친 후에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만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경우에 항소심의 심리 결과 일부 반대되는 사실에 관한 개연성 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하더라도 제1심이 일으킨 합리적인 의심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을 정도에까지 이르지 아니한다면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제1심의 판단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단정하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도11428 판결 등 참조). 또한 항소심이 그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죄·무죄의 심증은 법정 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판단하였다.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판시한 내용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과 대조하여 면밀히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검사가 항소이유로 삼은 사정들은 원심의 심리과정에서도 드러났으므로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유·무죄를 판단하면서 이를 충분히 숙고한 것으로 보이고, 당심에서 원심이 일으킨 합리적인 의심이 충분히 해소될 만한 증거나 사정이 새로 드러난 바도 없다. 여기에 원심이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E에서 근무한 F과 G는 경찰 조사에서 특별사법경찰관의 작업 시작 전 이 사건 기계에 대한 안전 교육을 받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작업복 및 안전화 착용, 회사에서 정해주는 도구 외 다른 도구는 사용하지 말 것, 기계 안에 물건을 넣으면 안 된다는 것을 받았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후 사법경찰관의 이 사건 기계 작업 시 물체가 날아감으로 인한 위험에 대해 교육을 받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 '이 사건 기계 작업시 기계 안에 어떤 물체를 넣었을 경우 압력에 의해 튀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교육받은 적이 있고, 물체가 날아갈 위험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8책 4권 1028쪽). 위와 같은 질문이나 답변 내용을 보면, F과 G가 이 사건 사고 전에 '이 사건 기계에 물건을 넣으면 안 된다', '기계 안에 어떤 물체를 넣었을 경우 압력에 의해 튀어 나갈 수 있다는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과 같은 교육을 받은 것인지 아니면 이 사건 사고 후에 그와 같은 교육을 받은 것인지 명확하지는 않다.
위 F과 G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는 하나의 조서로 작성되었다. 원심에서 위 진술조서에 대하여, 피고인 A, B은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으나, 피고인 C, D은 증거로 함에 부동의하였다. 이에 검사는 F만을 증인으로 신청하여 F에 대한 증인신문만이 이루어졌다.
F에 대한 증인신문에서 위 1)항 기재의 진술과 관련된 내용의 신문이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원심이 조사한 증거들, 특히 증인 H, I의 원심 법정진술에 의하면 이 사건 기계로 작업을 할 때 기준이 되거나 교육자료가 되는 작업표준서(증거기록 8책 2권 436쪽)가 있는데, 위 작업표준서에는 안전 작업 방법으로 '작업전 장갑, 작업복 착용 및 안전센서, 비상정지스위치 및 작동버튼의 정상작동 유무를 점검한다. 소재투입시 금형의 위에서 아래로 순차적으로 안착시킨다. 상금형 하강시 돌출부분(가드 모서리)과의 머리 충돌을 주의한다. 가류기에 Air-gun 및 이형제 분사시 설비정면 분사한다. 광센서의 투/수 광기는 시업시 오염물을 제거한다.'라는 내용의 기재가 있을 뿐이어서, 이 사건 사고 전에 '물체가 날아감으로 인한 위험에 대한 안전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H 등의 경찰 진술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전에는 이 사건 기계의 작업과 관련하여 제품의 불량에 영향을 미치는 오염물질이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는 정도의 교육은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사고 발생 후 안전사고 발생 사내 전파 문건에 '관리감독자 TMP일상안전 점검 시 비래 위험이 있는 요소 중점으로 유해위험요인 파악하여 위험요인 즉시 제거할 것, 재차 동일 유형의 비래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여 주십시오.'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는 점(증거기록 별권 8책 6권 3972쪽), E에서 생산반장으로 근무하였던 H은 수사기관에서 '2022. 3. 10. 조사를 받을 때 볼펜, 유성펜 등이 이 사건 기계안으로 들어갈 경우 위험해질 수가 있어서 주변 정리정돈을 강조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이는 이 사건 발생 이후에 위험을 인지하였기 때문에 진술한 것이다. 이 사건 사고 발생 이전에는 주변의 물체가 이 사건 기계 내부로 들어갈 것이라고 전혀 생각할 수 없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증거기록 8책 3권 643쪽), F과 G는 특별사법경찰관의 조사를 받은 시점이 2022. 3. 18.인 점 등을 보면, F과 G는 이 사건 사고 이후 '이 사건 기계에 물건을 넣으면 안 된다', '기계 안에 어떤 물체를 넣었을 경우 압력에 의해튀어 나갈 수 있다는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과 같은 교육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결론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최운성(재판장) 박치봉 강경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