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원심 판시와 같이 기망행위를 한 바 없고, 편취의 범의도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게 사기죄의 죄책을 지운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끼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인 징역 1년 6개월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여부
원심의 판단
피고인 측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 또는 유사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각 부동산 매매대금을 편취하였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피고인은 부동산 매매업 등을 목적으로 2019. 10. 1. 설립되어 전무이사 D, 영업이사 C 등의 임원진과 영업부장 8명, 영업팀 직원 5~60명의 조직을 갖춘 주식회사 B(이하 'B'이라고 줄여 쓴다)의 대표이사로서, 개발지역이 정해지면 현지 부동산업자에게 문의한 후 영업팀과의 논의를 거쳐 법인 명의로 부동산을 매수한 다음 영업을 통하여 모집한 사람들에게 해당 부동산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하였다(증거기록397~398, 410~411, 413~414쪽).
2019. 12.경부터 2020. 3.경까지 사이에 B으로부터 F 토지를 매수한 피해자들은 모두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나 D, C 등이 'F 토지 인근의 Q지구 등이 개발될 예정이므로 F 토지를 사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라는 등으로 설명을 하면서 매수를 권유하였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하였다(증거기록 21, 153, 187, 215쪽, 원심 증인 I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3쪽, 증인 K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2~3쪽, 증인 L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3쪽, 원심 증인 O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2~4쪽, 원심 증인 M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2~3쪽, 원심 증인 J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3쪽, 원심 증인 N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2쪽).
B의 전무이사 D도 수사기관에서 "F 토지가 개발특구라고 피해자들에게 설명하였고, 평택시청 홈페이지에 게시된 R에 대한 홍보 동영상이나 신문기사 등에 근거하여 피해자들에게 투자를 권유하였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증거기록 320쪽).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F 토지에 대하여 피해자들에게 개발이 진행 중인 Q지구의 인근에 위치한 토지라고 설명하였다. D 전무나 C 이사 등은 '놓치면 아까운 기회다, 2년 이내에 100% 2배 넘게 간다, 아파트가 들어서게 되어 있고 지하철은 물론 중국과 관련하여 개발특구로 지정되기 때문에 신도시가 들어서서 개발될 것이다'라고 설명하면서 매수를 권유하였는데, 그 설명이 100% 맞는다고 할 수는 없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77~78쪽).
그러나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F 토지의 소유권을 이전해 주지 못하였는데, 그 경위에 관하여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2019. 12.경부터 2020. 3.경까지 피해자들로부터 238,445,390원을 받았으나 수당, 급여, 사무실 임대료 등으로 사용하여 F 토지에 대한 잔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 2020년 초경부터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아 매우 힘들었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증거기록 79, 321쪽).
또한 피고인은 B 소속 직원인 S의 2019. 12.분 임금 1,451,613원을 지급하지 못하였다는 내용의 근로기준법위반의 범죄사실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고약3333호로 약식기소되어 2021. 4. 23. 같은 법원으로부터 벌금 3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다(증거기록 381~384쪽).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들로부터 F 토지에 대한 매매대금을 수령할 당시 피고인이나 B에게 F 토지를 매수하여 피해자들에게 소유권을 이전해 줄 만 한 충분한 자력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한편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F 토지의 소유권을 이전해 주지 못하게 되자 이를 대신하여 2020. 8.~9.경 피해자들과 사이에 평택시 T 토지(이하 'T 토지'라고 줄여 쓴다)에 관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는데, 당시 B이 소유권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일부 잔금을 지급하지 못하여 전 소유자 명의의 소유권이전청구권가등기가 이미 마쳐져 있었다는 사정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피해자들에게 전혀 알려주지 않았다(증거기록 11~16, 20, 76~77, 126~133, 152, 155, 186쪽).
피고인은 그 후 T 토지에 위와 같은 가등기가 마쳐져 있는 사실을 알게 된 피해자들로부터 항의를 받고도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다가 소재불명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23, 28~59쪽).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형사항소심 심리 구조 관련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들어 있는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항소심이 그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 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형사사건의 실체에 관한 유죄·무죄의 심증은 법정 심리에 의하여 형성하여야 한다는 공판중심주의, 그리고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부합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사기죄 관련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의 존부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아니하는 한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등과 같은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2006도6795 판결 등 참조).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사기죄는 성립되는데,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한다.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한다.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 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1. 18. 선고 2007도8781 판결, 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7도1214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이 경영하던 기업이 과다한 금융채무 부담 등으로 특별한 금융혜택을 받지 않는 한 도산이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렀는데 피고인이 특별한 금융혜택을 받을 수 없음에도 위 상황을 숨기고 대금지급 또는 차용금반환이 불가능하게 될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하면서 피해자로부터 물품을 납품받았거나 금원을 차용하였다면 편취의 미필적 범의가 인정된다(대법원 1983. 5. 10. 선고 83도34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3)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 있어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이고, 이러한 소극적 행위로서의 부작위에 의한 기망은 법률상 고지의무 있는 자가 일정한 사실에 관하여 상대방이 착오에 빠져 있음을 알면서도 이를 고지하지 아니함을 말하는 것으로서, 일반거래의 경험칙상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더라면 당해 법률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신의칙에 비추어 그 사실을 고지할 법률상 의무가 인정된다(대법원 1998. 12. 8. 선고 98도3263 판결 등 참조).
물품거래관계에서 물품을 공급받는 자가 물품대금을 마련할 방법에 관하여 상대방에게 사실대로 고지하였더라면 상대방이 물품을 공급하지 않았을 경우 그러한 사실을 고지하지 아니하고 거래를 하였다면 사기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14. 11.27. 선고 2014도3775 판결, 대법원 2005. 9. 15. 선고 2003도5382 판결 등 참조).
판단: 원심판단의 수긍
살피건대,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의 판단을 증거와 면밀히 대조하여 보니, 원심의 판단을 넉넉히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 측이 들고 있는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양형부당 여부
관련 법리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판단: 원심 양형의 존중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심의 양형심리 과정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 법정형과 처단형의 범위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심의 양형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지 않는다.
아울러 피고인 측이 당심에서 주장하는 사항도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면서 이미 충분히 고려된 것으로 보이고, 달리 당심에서 피고인의 양형에 유리하게 반영할 새로운 정상이나 사정변경도 없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전과관계,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원심 및 당심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 측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양호(재판장) 김성열 이은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