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6. 7. 8. 선고 2026나300185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포항시 북구 C에서 'B'라는 상호로 골프장 및 숙박시설을 운영하는 주식회사이다. 원고는 2022. 5. 16.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22. 5. 16.부터 숙박시설인 D(이하 '이 사건 D'이라 한다)의 수습사원으로 근무하다가 2023. 1. 1. 정규직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23. 6. 13.까지 사원으로 근무하였다.

나.

위 2022. 5. 16.자 및 2023. 1. 1.자 각 근로계약은 임금액(연봉총액이 3,000만 원에서 3,240만 원으로 증액되었다) 외에는 그 주요 내용이 동일하고, 그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다.

원고는 피고 회사에 근무한 위 기간 동안 3개조로 편성된 근무계획에 따라 A조인 경우 오전 및 이른 오후 시간, B조인 경우 늦은 오후 및 저녁 시간, C조인 경우 심야 및 새벽 시간에 근무하였고, 객실 배정 및 고객 응대와 비품 관리 등 업무를 담당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2.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근무시간 중 휴게시간을 자유롭게 이용하지 못하였고 피고는 원고가 근무하는 사업장에 적절한 휴게장소를 마련하지 않았으므로, 휴게시간으로서 임금 산정에서 제외된 시간들은 실제로는 근로시간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재직기간 동안의 휴게시간을 모두 근로시간에 포함하여 산정한 미지급 임금(기본 시급에 야간근로 및 연장근로 수당 등을 합산한 금액) 8,564,074원 및 퇴직금 870,618원 합계 9,434,69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1>.

3.

판 단

가.

휴게시간이 근로시간에 포함되는지 여부

1)

관련법리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수면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이 사건을 보건대, 갑 제1, 4, 8 내지 51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을 제1, 3,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상 휴게시간의 실질이 근로시간 또는 근로시간으로 간주할 수 있는 대기시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①

원고가 담당한 업무는 객실 입·퇴실 여부 확인 및 배정, 객실 내 비품 관리 등이다. 위와 같은 업무는 이 사건 D의 영업시간 중 고객이 방문하거나 요청할 때마다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한편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수행할 업무가 없게 된다. 즉 근무조 편성에 따라 교대제로 이루어지는 원고의 근로는 근로기준법상 기준 근로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와 야간 및 휴일근무가 당연히 예상되는 반면, 그날의 영업상황 등에 따라 작업과 휴식을 반복하여 작업시간과 휴게시간을 명백히 구별하기 어려운 근무로서, 실제 근로시간을 산정하는 것이 쉽지 않은 단속적 근로(근로가 간헐적 · 단속적으로 이루어져 휴게시간이나 대기시간이 많은 업무 또는 평소의 업무는 한가하나 돌발적인 상황에 대비하여야 하는 업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이 사건 D에서 이루어지는 근무 자체가 당초부터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사업장 내의 근로였기에 원·피고 사이에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으로 유효한 이 사건 근로계약이 체결된 것이다.

②

이 사건 D의 업종 특성상 계절이나 날씨, 요일 등에 따라 실제 근로시간의 차이가 상당히 클 수밖에 없고,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서도 '근무특성에 따라 시업시간과 종업시간은 매월 근무표에 따라 결정하며 실근로시간을 7시간으로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고의 실제 시업시간과 종업시간은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내용과 달리 당일과 다음 날의 입실 예정 손님의 수 등을 고려한 근무편성표에 따라 정해진 것으로 보이고, 다만 원고의 지문인식과 교대근무자 출·퇴근 시각과의 대조 등을 통한 근태내역(을 제4호증)에 따라 1일 실근로 7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연장근로 수당이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휴게시간으로 기재된 특정 시간대에 원고가 근무한 내역이 일부 확인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들어 원고에게 휴게시간이 보장되지 아니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③

원고가 휴게시간 중 근무하였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제출한 각 통화 녹음과 이에 대한 녹취록 등(갑 제8 내지 49호증)은 대부분 이 사건 D에 먼저 입사한 사원인 E과 사이의 대화 내용으로서 그 내용이 원고가 업무 처리 과정에서 모르는 부분을 물어보거나 이미 처리한 내용을 간단히 보고하는 것인 데다가 그 시점도 대부분 B조 근무일 중 18시부터 20시까지 사이로서 퇴근 시각에 가까운 때인 점(B조 근무 시 원고의 실제 근로시간은 12:30경부터 20:30경까지 사이인 경우가 많았다), 일부 대화내용은 E이 업무와 관계없이 개인적인 요청을 한 것이었고 원고는 E이 자신에게 개인적인 심부름을 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였다는 내용으로 E을 형사 고소하였으나 불송치 결정을 받았던 점, 앞서 살펴 본 원고의 업무 특성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증거들만으로 원고가 출근시각부터 퇴근시각까지 사이에 휴게시간 없이 계속하여 근무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④

피고 회사는 휴게장소 용도로만 사용되는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 D에는 항상 빈 객실들이 남아 있었고 공실 여부의 확인이 가능했기에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들은 빈 객실을 휴게공간으로 지정해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⑤

원고는 피고 회사를 휴게시간 미보장, 임금 미지급 등의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하였으나, 대구지방검찰청 포항지청 소속 검사는 관할 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이 이미 내사종결(법 위반 없음) 처분한 내역이 확인되고 원고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피고의 근로기준법 위반 사실이 증명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2025. 6. 24. 불기소(각하) 결정을 하였다.

나.

소결

따라서 원고의 임금 산정에 있어서 휴게시간으로서 근로시간에서 제외된 부분이 모두 실제 근로시간에 포함됨을 전제로 그 차액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김미진(재판장) 정덕기 이주영

각주1) 원고는 제1심에서 이 사건 근로계약이 포괄임금약정으로서 무효이고 피고가 임금 산정의 기초로 삼은 근태내역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면서 원고가 주장하는 실제 근로시간에 따라 산정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다가,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약정된 휴게시간에 실질적으로 근로를 하였음을 전제로 이를 근로시간에 산입하여 산정한 미지급 임금 등의 청구로 청구원인을 변경하면서 청구취지를 감축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