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원심의 판단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은 그 내세운 증거에 의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적법하게 인정하였다.
원고는 산업재해로 사망한 망 A의 사용자로서 남광토건 주식회사(이하 남광토건이라 한다)로부터 부산지하철 B공구의 도로복구 및 정비작업을 하도급 받아서 시공하였다.
C 영업용택시를 운전하던 D은 1997. 1. 14.경 위 택시를 운전하여 부산 사상구 E 소재 F세차장 앞 노상을 주례삼거리 쪽에서 개금 방향으로 운행하다가 위 곳에서 작업을 하고 있던 A을 충격하여 치료를 받던 중 사망케 하였다.
위 택시의 보험자인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이하 택시조합이라 한다)는 A 및 그 유가족에게 합계 금 130,337,100원(치료비 금 50,337,100원, 손해배상금 80,000,000원)을 지급하고 나서, 원고와 남광토건에 대하여 위 교통사고의 발생에 있어서 작업장의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위 지출금액 중 약 70%에 해당하는 금 91,235,000원을 지급하라고 구상금청구소송을 제기한 결과, 위 교통사고는 D 및 원고, 남광토건의 과실이 경합하여 발생하였으므로 원고와 남광토건은 금 21,709,92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선고되었다(A 및 그 유족들의 재산상 손해배상금은 금 37,366,415원, 위자료는 금 35,000,000원으로, 원고 및 남광토건의 과실비율은 30%로 인정되었다).
원고와 남광토건 및 택시조합은 2000. 12. 8. 위 판결금액 중 원금만 지급하기로 합의하여, 원고가 택시조합에 금 21,709,924원을 지급하였고, 원고와 남광토건은 택시조합에 지급한 위 금원 및 원고와 남광토건의 소송비용은 모두 원고가 부담하기로 합의한 후 변호사 보수로서 원고 부담분으로 2000. 12. 8. 금 6,490,000원, 남광토건의 부담분으로 2001. 1. 16. 금 3,645,880원을 지급하였다.
원심은, A의 사용자인 원고가 그 소속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에 대하여 택시조 합의 구상청구에 따라 지급한 금원 중 금 11,209,924원은 피고가 지급하여야 할 보험급여 상당액을 미리 지급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피고는 원고의 구상에 따라 위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보험급여는 사용자가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보상하여야 할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로 인한 손해를 국가가 보험자의 입장에서 근로자에게 직접 전보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나 사용자가 그 재해로 인하여 부담하게 될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에 대한 책임보험의 성질까지 갖는 것은 아니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민사상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였다고 하여도 근로자의 국가에 대한 보험급여청구를 대위취득 할 수는 없고, 원고가 금원을 지급한 당사자는 택시조합이지 보험수급권자인 A과 그 유족이 아니므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5조의2의 적용대상도 되지 아니하며, 원고가 지급한 금원이 보험급여에 대체하여 미리 지급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고 하여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였다.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55조의2는 "보험가입자가 소속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에 대하여 이 법에 의한 보험급여의 지급사유와 동일한 사유로 민법 기타 법령에 의하여 보험급여에 상당하는 금품을 수급권자에게 미리 지급한 경우로서 당해 금품이 보험급여에 대체하여 지급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보험가입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당해 수급권자의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를 대위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산업재해가 보험가입자와 제3자의 공동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에 그 제3자가 손해배상금을 먼저 지급하고 보험가입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여 보험가입자가 이를 지급하였다면, 실질적인 의미에서 보험급여 지급 전에 보험가입자의 돈으로 수급권자에게 손해배상을 한 경우와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으므로, 제3자의 구상에 응한 보험가입자는 법 제55조의2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근로복지공단에 대하여 제3자에게 지급한 금원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의 범위 내에서 재구상을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2. 3. 21. 선고 2000다6233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재구상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으니, 거기에는 산업재해가 보험가입자와 제3자의 공동불법행위로 발생하여 제3자가 손해배상금을 선지급하고 보험가입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한 경우 보험가입자의 재구상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유지담(재판장) 손지열(주심) 조무제 강신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