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소속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와 관련 사업주(또는 보험사)가 피재근로자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을 사유로 공단에 대체지급보험급여청구 또는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한 사례 (2002.10.11 대법 2002다39944)
[요 지]
사업주가 산재보험 수급권자인 근로자의 산재보험급여청구권을 대위취득하기 위해서는 공단이 근로자에게 지급할 법에 의한 보험급여를 사업주가 대체지급 하였다고 볼 수 있어야 할 것이고, 한편 법에 의한 보험급여는 사업주가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보상하여야 할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로 인한 손해를 국가가 보험자의 입장에서 근로자에게 직접 전보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나 사업주가 그 재해로 인하여 부담하게 될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에 대한 책임보험의 성질까지 갖는 것은 아니므로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민사상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였다고 하여도 근로자의 공단에 대한 보험급여청구권을 대위취득 할 수는 없음(대법원 1989. 11. 14. 선고 88다카28204 판결 등 참조)
* 사건 / 대법 2002. 10. 11. 2002다39944 대체지급금
* 원고(상고인) / ○○화재해상보험(주)
* 피고(피상고인) / 근로복지공단
* 판결선고 / 2002.10.11
[원심판결]
서울지법 2002. 6. 20. 선고 2001나68548 판결
[주 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기초사실
소외 박○○은 소외 ○○물산 주식회사(이하 ○○물산이라 한다) 소속 근로자로서 소외 ○○건설 주식회사(이하 ○○건설이라 하다)가 ○○물산 등으로부터 도급받아 시공하는 서울 강남구 수서택지지구 9블럭 소재 수서임대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비계공으로 근무하면서 1996. 11. 6. 08:40경 위 공사아파트 5층과 6층 사이에서 낙하물방지망 설치 작업을 하다가 추락하여 부상을 입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물산은 위 공사 현장의 근로자들이 입게 될 업무상 재해를 보상하기 위하여 피고 운영의 산업재해보상보험(이하 산재보험이라 한다)에 가입되어 있었는바(산재보험법 9조 제1항 참조), 박○○은 위와 같이 입은 부상에 대하여 피고로부터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아 요양승인을 받고 치료를 받다가 1998. 2. 4.경 그 치료를 종결하였다.
그 후 박○○은 피고에게 장해보상청구를 하여 피고는 1998. 3. 30. 박○○의 장해상태에 대하여 산재보험법(1999. 12. 31. 법률 제61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42조 제1항, 법시행령(2000. 6. 27. 대통령령 제168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 제1항의 규정에 따라 다음과 같이 박○○의 장해등급을 297일분의 평균임금(박○○의 경우 72,728원)을 장해일시금으로 지급하도록 되어 있는 제10급으로 최종 결정하고 이에 따라 1998. 4. 3.경 박○○에게 금 21,600210원(297일×72,728원, 10원 미만은 버림, 이하 같다)을 지급하였다.
⑴ 우측 견관절, 완관절 장해 - 제12급 제6호(한 팔의 3대 관절중의 1개 관절의 기능에 장해가 남은 사람)
⑵ 고관절 장해 - 제12급 제7호(한 다리의 3대 관절중의 1개 관절의 기능에 장해가 남은 사람)
⑶ 흉추부 및 우슬관절의 신경장해 - 제14급 제9호(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에 장해가 남아 노무가 상당한 정도로 제한된 사람)
⑷ 이상의 장해를 조정하여 장해등급을 제10급으로 결정
피고의 위와 같은 장해등급결정처분에 불복하여 박○○은 피고에게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1998. 6. 18. 그 심사청구가 기각되었다.
그 후 박○○과 그 처인 김○○, 그 딸인 박○○은 ○○물산이 박○○의 사용자로서의 의무를 위반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여 손해(적극적, 소극적 손해 및 정신적 손해)를 입었다는 이유로 ○○물산을 상대로 서울지방법원 98가단191027호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여 그 심리가 진행되던 중, 위 법원은 위 사건을 2000머31591호로 조정에 회부하여 2000. 5. 23. ○○물산으로 하여금 2000. 6. 13.까지 박○○에게 금 49,000,000원을 지급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으로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을 하였고, 그 후 위 결정은 확정되었다.
한편, ○○건설은 1996. 5. 31. 원고와의 사이에, 피보험자는 ○○건설 및 각 원도급업체, 보험기간은 1996. 5. 29. 24:00부터 1997. 5. 29. 24:00까지, 배상책임한도액은 1인당 및 1사고당 금 100,000,000원으로 하여 피보험자의 근로자에게 생긴 업무상의 재해로 말미암아 법에 따라 보상되는 재해보상 금액을 초과하여 피보험자가 법률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함으로써 입은 손해를 보상하기로 하는 내용의 ‘국내근로자 재해보장 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법 제55조의2에 기한 원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장
먼저 원고는 다음과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한다.
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박○○에게 남게 된 장해로는 앞서 피고가 인정한 장해 외에도 뇌경색증 등으로 인한 장해도 있고, 그와 같은 뇌경색증 등으로 인한 장해는 법시행령 별표 2의 신체등급표상의 제9급 제15호의 “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에 장애가 남아 노무가 상당한 정도로 제한된 사람”에 해당하며, 한편 법시행령 제31조 제2항 제3호에 의하면, 신체장해가 2 이상인 경우에는 그 중 중한 신체장해에 해당하는 장해등급을 당해 근로자의 장해등급으로 하되, 제13급 이상의 신체장해가 2 이상인 경우에는 1개 등급을 인상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앞서 피고가 인정한 장해까지 고려하면 박○○의 최종 장해등급은 제8급에 해당하여 495일분의 평균임금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으므로(법 제42조 제1항 별표 1), 피고가 박○○에게 장해일시금으로 지급할 금액은 금 36,000,360원(72,728원×495일)이 된다고 할 것임에도 피고는 뇌경색증 등으로 인한 장해를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장해로 인정하지 아니한 결과 박○○에게 장해일시금으로 금 21,600,210원만을 지급하였다.
⑵ 따라서 피고는 박○○에게 금 14,400,150원(36,000,360원-21,600,210원)의 장해급여를 더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박○○과 그 가족들이 ○○물산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여 그 소송과정에서 ○○물산이 박○○에게 금 49,000,000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조정에 갈음하는 결정이 내려져 확정됨에 따라 원고는 ○○건설과의 보험계약에 따라 피보험자인 ○○물산을 위하여 박○○ 등에게 위 결정금에 해당하는 금 49,000,000원의 보험금을 지급하게 되었는바, 위 금원 중 금 14,400,150원은 피고가 박○○에게 지급하여야 할 장해급여를 사업주인 ○○물산이 대체하여 지급한 셈이다.
⑶ 그렇다면, ○○물산은 법 제55조의2의 규정에 의하여 법상의 수급권자인 박○○이 피고에 대하여 가지는 산재보험급여청구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고, 그 결과 원고도 보험자대위의 법리에 따라 박○○의 피고에 대한 산재보험급여청구권을 대위행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금 14,400,15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그러므로 살피건대, 법 제55조의2는 “보험가입자가 소속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에 대하여 법에 의한 보험급여의 지급 사유와 동일한 사유로 민법 기타 법령에 의하여 보험급여에 상당하는 금품을 수급권자에게 미리 지급한 경우로서 당해 금품이 보험급여에 대체하여 지급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보험가입자는 당해 수급권자의 보험급여를 받을 권리를 대위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에 의하여 ○○물산이 수급권자인 박○○의 산재보험급여청구권을 대위 취득하기 위해서는 피고가 박○○에게 지급할 법에 의한 보험급여를 ○○물산이 대체지급하였다고 볼 수 있어야 할 것이고, 한편 법에 의한 보험급여는 사용자가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보상하여야 할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로 인한 손해를 국가가 보험자의 입장에서 근로자에게 직접 전보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나 사용자가 그 재해로 인하여 부담하게 될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에 대한 책임보험의 성질까지 갖는 것은 아니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민사상 손해배상금을 지급하였다고 하여도 근로자의 피고에 대한 보험급여청구권을 대위취득할 수는 없다(대법원 1989. 11. 14. 선고 88다카28204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박○○에게 지급한 보험금 49,000,000원 전부는 보험자인 원고가 그 피보험자인 ○○물산이 박○○에 대하여 부담하는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의 이행을 위하여 지급한 금원일 뿐 피고가 박○○에게 지급할 법에 의한 보험급여를 대체지급하였다고 볼 수 없어 ○○물산이나 그 보험자인 원고는 박○○의 피고에 대한 산재보험급여청구권을 대우취득할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대한 판단
그 밖에 원고는, ① 박○○에 대한 산재보험금 지급의무는 피고에게 제1차적 지급의무가 있음에도 원고가 그 의무를 이행하여 금 14,400,150원(이하 이 사건 청구금액이라 한다)에 상당하는 피고의 산재보험금 지급의무를 소멸케 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금액 상당을 구상할 수 있고(구상권 행사 주장), ② 원고는 변제할 이익이 있는 자로서 피고의 산재보험금 지급의무를 이행한 것이므로, 변제자대위의 법리에 의하여 피고에게 이 사건 청구금액의 지급을 구할 수 있으며(변제자대위 주장), ③ 원고의 출재로 피고는 이 사건 청구금액만큼의 산재보험금 지급의무를 면하게 되어 동액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하였는바, 그 부당이득을 원고에게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부당이득반환 주장), ④ 박○○에게 남게 된 뇌경색증 등으로 인한 장해는 업무상 재해로 인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는 이유로 그에 대한 장해급여청구를 기각함으로써 ○○물산과의 산재보험계약상의 채무를 불이행하였고, 그로 인하여 ○○물산은 이 사건 청구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으므로, 피고는 ○○물산이 입은 그와 같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피고는 보험자대위에 의하여 ○○물산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하는 원고에게 이 사건 청구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손해배상청구권의 대위행사 주장)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① 먼저 구상권 행사 주장이나 변제자대위의 주장에 관하여 보면(이 두 주장은 결국 같은 취지의 주장이라고 할 것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박○○에게 지급한 보험금 전부는 보험자인 원고가 피보험자인 ○○물산이 박○○에 대하여 부담하는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의 이행을 위하여 지급한 금원일 뿐이고, 아울러 자신의 계약상 채무이행으로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자는 민법 제481조에 의한 변제자대위를 주장할 수 있는 자에 해당하지 아니하여(대법원 1993. 1. 12. 선고 91다7828 판결 등 참조), 피고에 대한 구상권 행사나 변제자대위의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고, ② 다음으로 부당이득 반환 주장이나 손해배상청구권의 대위행사 주장에 관하여 보면, 위와 같이 원고는 자신의 보험계약상의 채무이행으로 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자이므로 어떠한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 없고, 한편 산재보험에 가입한 사업주가 업무상 재해로 손해를 입은 근로자에게 사용자로서의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에 기하여 손해를 배상함으로써 그 금액 범위 내에서 피고가 보험급여의 지급의무를 면하게 되었다고 하여도 사업주는 자신의 법률상 의무를 이행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아울러 사업주의 민사상 손해배상에 있어 수급권자가 이미 피고로부터 산재보험급여를 지급받았다면 그 금액의 한도 내에서 사용자는 동일한 사유에 대하여 민사상의 손해배상책임을 면하므로 손해배상액에서 이를 공제하여야 할 것이나 현실적으로 피고가 수급권자에게 산재보험급여를 지급하지 않은 이상 장래에 보험급여를 지급할 것이 확실하더라도 이를 미리 사업주의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할 것이 아니므로, 사업주가 수급권자에게 민사상 손해배상을 함에 있어 수급권자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을 보험급여액을 공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사업주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는 것인바(대법원 1989. 11. 14. 선고 88다카28204 판결), 이와 같은 법리에 따라 이 사건의 경우도 사업주인 ○○물산이나 그 보험자인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는 없어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이나 손해배상이 문제될 여지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최동식(재판장), 최영락, 권재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