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45조 제2항은 "쟁의행위는 제5장 제2절 내지 제4절의 규정에 의한 조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하면 이를 행할 수 없다. 다만, 제54조의 규정에 의한 기간내에 조정이 종료되지 아니하거나 제63조의 규정에 의한 기간내에 중재재정이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고, 법 제54조 제1항은 "조정은 제53조의 규정에 의한 조정의 신청이 있은 날부터 일반사업에 있어서는 10일, 공익사업에 있어서는 15일 이내에 종료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법 제91조 제1호는 법 제45조 제2항 본문의 규정을 위반한 자에 대한 벌칙을 규정하고 있는바, 노동쟁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절차에 있어 조정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이지만, 이는 반드시 노동위원회가 조정결정을 한 뒤에 쟁의행위를 하여야만 그 절차가 정당한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고, 노동조합이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여 조정절차가 마쳐지거나 조정이 종료되지 아니한 채 조정기간이 끝나면 조정절차를 거친 것으로서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것이다(대법원 2001. 6. 26. 선고 2000도2871 판결 참조).
원심은, B 노동조합은 2000. 2. 10. 피고인 A을 지부장으로 한 기장지부를 설립한 후 C조합과 단체협약 체결을 위하여 수 차례 단체교섭에 임하였으나 C조합이 대의원대회 및 이사회를 통하여 노동조합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결의를 함으로써 그 교섭 자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등으로 별다른 진전이 없자, 2000. 8. 3.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는 한편, 같은 달 4. 노조원총회를 열어 쟁의행위를 결의하였고, 이에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서 2000. 8. 10. 위 조정신청 사건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상의 '노동쟁의'라고 볼 수 없어 조정의 대상이 아니라고 인정하고 성실하고 적극적인 교섭을 가질 것을 권고하는 결정을 하였으나 그 후에도 양측의 입장 차이로 인하여 단체교섭이 이루어지지 아니한 채 그 일시조차 결정하지 못하게 되자, 피고인 등이 위 조정신청이 있은 날로부터 10일이 경과한 2000. 8. 14. 09:30경위 노조원총회의 결의에 따라 전면적으로 업무를 중단하고 파업에 돌입한 이 사건 쟁의행위에 관하여,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상의 조정전치에 관한 규정의 취지는 분쟁을 사전에 조정하여 쟁의행위의 발생을 미리 피하거나 쟁의행위의 발생을 미리 예상케 하여 사전에 손해를 방지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는 데에 있는 것이지 쟁의행위 자체를 금지하려는 데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며, 위 법 소정의 기간이 경과한 경우에도 노동위원회의 위와 같은 권고결정으로 인하여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고 한다면 노동조합의 쟁의권이 부당하게 침해될 수도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피고인 등이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의 위 권고결정을 받은 이후 그에 따른 교섭을 하지 아니한 채 바로 위와 같은 쟁의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조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쟁의행위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이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을 유지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러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쟁의행위 개시를 위한 조정절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손지열(재판장) 유지담(주심) 조무제 이규홍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