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자택에서 식사 후 귀사하던 중 발생한 교통사고에 대하여 업무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2003.10.10, 대법 2003두7385)
[요 지]
일반적으로 휴게시간 중의 근로자의 행위는 휴게시간 종료 후의 노무제공과 관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 근로자가 휴게시간을 자유로이 이용하는 것이 보장되어 있어 통상 사업주의 지배ㆍ관리하에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휴게시간 중에 발생한 재해는 특별한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만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것이고, 시행규칙 제35조의2는 법원에 대한 기속력이 없긴 하나 휴게시간 중의 사고와 업무상 재해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위한 하나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보면, 점심시간 중에 발생한 재해는 그동안 회사에서 행해지던 통상적ㆍ정형적ㆍ관례적 방법에 따라 점심시간을 이용하던 중에 발생한 경우에 한하여 업무와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지 우발적ㆍ비정형적ㆍ특별한 방법에 따라 이용하던 중에 발생한 재해의 경우에는 사업주의 지배ㆍ관리하에 있었다고 할 수 없어 업무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가 어렵다.
* 사 건 / 2003.10.10 선고, 대법 2003두7385 판결 유족보상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 원고(상고인) / 한○○
* 피고(피상고인) / 근로복지공단
* 원심판결 / 대구고법 2003.6.27. 선고 2002누3004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제1, 2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처분의 경위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6호증(단, 갑 제5호증은 제외), 을 제1, 15, 16호증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소외 합자회사 ○○전력(이하 ○○전력이라 한다)은 전기공사 청부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의 딸인 소외 김○○은 1994.1.10. ○○전력에 입사하여 경리업무를 담당하여 왔는데, 그 구체적인 업무내용은 경리장부 정리, 은행 입출납관계, 근로자 임금지급업무 등이고, 가끔 아래에 나오는 아반떼 승용차를 이용하여 장거리 출장을 다녀오기도 하였다.
김○○은 2001.2.21. 12:00경 ○○전력 소유의 경남○○가○○00호 아반떼 승용차(이하 ‘사고차량’이라고 한다)를 운전하여 경남 합천읍 ○○리 239 소재 집에 잠시 들렀다가 그곳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회사로 복귀하기 위하여, 같은 날 12:30경 위 승용차를 운전하여 같은 읍 용계리 법정마을 앞 24번 국도를 묘산 방면에서 합천 방면으로 주행하던 중, 우측으로 굽은 내리막길에서 미처 커브를 돌지 못하고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가로수와 전주대를 들이받고 그 충격으로 불이 붙은 위 승용차에서 미쳐 빠져 나오지 못하여 그 자리에서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해’라 한다).
원고는 2001.12.20. 피고에게 이 사건 재해발생 신고를 하면서 산재보상을 요구하였고, 이에 피고는 ○○전력의 대표사원인 소외 이○을 상대로 김○○의 그날 행적을 조사하는 한편 ○○전력의 직원인 소외 정○○와 강○○으로부터 ‘당시 김○○이 개인적 용무로 외출하였다가 귀사하던 중이었다’라는 내용의 확인서를 각 받아두고 있던 중, 2002.3.18. 원고로부터 정식으로 유족보상 및 장의비 지급신청이 제기되자, 이 사건 재해는 김○○이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사업주의 지배관리하를 벗어나 사적인 용무 후 회사로 돌아오던 중 발생된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으로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같은 달 22. 원고에게 유족보상 및 장의비를 지급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김○○은 ○○전력에서 7년간 근무하면서 1999년과 2000년은 무결근 근무를 할 정도로 매우 성실한 직원이었던바, 평소 사고차량을 이용하여 은행 입출금업무, 회사물품구입업무, 장거리출장업무 등을 수행하여 왔으므로, 사고 당일에도 회사 외부업무차 사고차량을 이용하여 회사 밖으로 나가 업무를 수행한 후 회사로 복귀하는 길에 잠시 집에 들러 점심식사를 하고 다시 회사로 돌아가던 중에 교통사고로 사망하였고, 사고차량은 주로 김○○의 출ㆍ퇴근 및 업무용으로 사업주에 의하여 제공되었지만 다른 직원도 업무용으로 가끔 이용한 점으로 미루어 그 관리ㆍ이용권이 김○○에게 전담되어 있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재해는 출근 중 재해이거나 또는 이에 준하는 재해로서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시행규칙(이하 ‘시행규칙’이라 한다) 제35조 제4항을 유추적용하여 볼 때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설사, 사고 당일 김○○의 사고차량 이용목적이 개인적 용무를 보기 위한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개인적 용무를 목적으로 회사에 출발하여 집에 들르는 행위가 업무와 무관함은 별론으로 하고, 개인적 용무를 모두 마친 후 다시 업무에 복귀하기 위하여 회사에서 제공한 차량을 이용하여 회사로 돌아오는 행위는 그 시간이나 내용 면에서 오히려 출근행위보다 업무와 더욱 밀접한 관계에 있어 출근행위와 동일하게 평가 되어야 하므로, 이 사건 재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2 내지 5, 11, 17호증의 각 기재, 갑 제4호증의 7, 제7호증의 각 일부 기재, 증인 이○○, 홍○○의 각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갑 제5, 8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갑 제4호증의 7, 제7호증의 각 다른 일부 기재와 증인 홍○○의 다른 일부 증언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사고차량의 소유 및 관리ㆍ이용관계
이○○은 김○○이 평소 사무실에서 늦게까지 일을 하다가 집으로 가는 막차를 놓치는 일이 잦자 2000. 5. ○○전력 명의로 사고차량을 구입하여 김○○으로 하여금 출ㆍ퇴근용으로 사용하도록 하였고, 김○○이 출근한 후에는 가끔 다른 직원이 업무용으로 위 차량을 운행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주로 김○○이 이○○의 지시에 따라 장거리 출장을 가는 것을 포함한 각종 회사업무를 수행하는 데 사용하였다.
사고 당일 김○○의 행적
사고 당일인 2001.2.21. 아침에 김○○은 ○○전력 사무실로 출근하였다가 10:00경 경남 합천군 ○○면 소재 내천 작업현장에서 전봇대 조류둥지(까치집) 제거작업을 하고 있는 근무자들에게 ○○전력 소유의 경남 ○○마○○08호 무쏘차량을 인도할 목적으로, 정○○가 운전하는 위 무쏘차량을 뒤따라 사고차량을 운전하여갔고, 내천 작업현장에 도착하여 위 무쏘차량을 인도한 후에는 사고차량에 정○○를 태우고 11:00경 사무실로 돌아왔다. 돌아와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던 중, 마침 집에 와 있던 결혼한 넷째언니로부터 조카의 약을 사오라는 전화연락을 받고, 10:30경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강○○에게 잠시 집에 다녀오겠다고 말한 후 평소의 점심시간보다 30분 빨리 회사를 나와 사고차량을 운전하여 약국을 거쳐 12:00경 집에 도착하였다. 도착하여 언니에게 약을 전달하고 조카들을 본 후 다시 회사로 들어가봐야 된다며 급히 점심식사를 하고 12:30에 약간 못미친 시각 집을 나와 회사로 돌아가던 중 이 사건 재해를 입었다.
평소 점심시간의 이용형태
김○○은 평소 점심시간 때 사무실에서 음식을 배달시켜 먹었고, 점심식사를 하기 위하여 집으로 가지는 않았다.
김○○의 집은 ○○전력으로부터 약 9㎞ 정도 떨어져 있고 승용차로 약 15분이 소용되며, 사고장소와는 약 1㎞ 정도 떨어져 있다.
○○전력은 소속 근로자수가 20명 정도이어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법’이라고만 한다) 제7조 제1항의 당연보험가입자에 해당하지만 이 사건 재해 당시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하고 있지 않았고, 재해 발생 후인 2001.3.15. 김○○을 근로자에 포함시켜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하였다.
관계법령
생 략
판 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사고차량은 주로 김○○의 출ㆍ퇴근 및 업무용으로 사업주에 의하여 제공된 차량이고, 김○○은 평소 점심시간이나 근무시간 중에 집에 가지를 않는데, 사고 당일에는 시집간 언니와 조카들이 집에 와 있어서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그들을 만나보고 부탁받은 조카약도 전달하며 점심식사도 할 겸해서 평소보다 빨리 회사를 나와 사고차량을 운전하여 집으로 갔고, 위와 같은 개인적 용무를 모두 마친 후 다시 사고차량을 운전하여 회사로 복귀하다가 이 사건 재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먼저, 이 사건 재해가 출근 중 재해 또는 그에 준하는 재해인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사고 당시 김○○의 사고차량 이용목적이 무엇이었는가를 차치하고라도 하루의 업무가 개시되어 종료되기 전인 근무시간 중에 회사 밖으로 볼일을 보러 나갔다가 회사로 복귀하는 행위가 하루의 업무를 개시하기 위하여 회사로 가는 출근행위와 동일하다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이 사건 재해는 재해발생시각으로 보아 휴게시간(점심시간) 중에 발생한 재해라고 봄이 타당하다(설사, 회사복귀행위를 출근행위와 동일하게 평가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의 경우 사고차량 이용목적이 김○○의 개인적 용무에 있었던 이상, 회사복귀행위는 개인적 용무수행에 수반된 당연한 경로로서 개인적 용무수행과 일체하여 사적행위에 해당할 뿐 업무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휴게시간 중의 근로자의 행위는 휴게시간 종료 후의 노무제공과 관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 근로자가 휴게시간을 자유로이 이용하는 것이 보장되어 있어 통상 사업주의 지배ㆍ관리하에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휴게시간 중에 발생한 재해는 특별한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만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것이고, 시행규칙 제35조의2는 법원에 대한 기속력이 없긴 하나 휴게시간 중의 사고와 업무상 재해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위한 하나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보면, 점심시간 중에 발생한 재해는 그동안 회사에서 행해지던 통상적ㆍ정형적ㆍ관례적 방법에 따라 점심시간을 이용하던 중에 발생한 경우에 한하여 업무와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지 우발적ㆍ비정형적ㆍ특별한 방법에 따라 이용하던 중에 발생한 재해의 경우에는 사업주의 지배ㆍ관리하에 있었다고 할 수 없어 업무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가 어렵다.
이 사건 재해의 경우 김○○이 평소 점심시간 때 사무실 내에서 식사를 해결하던 통상적ㆍ정형적ㆍ관례적 이용방법에서 벗어나 그날따라 특별히 개인적 용무를 겸하여 집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하여 외출하였다가 귀사하던 도중에 발생한 것으로서, 이와 같이 점심시간을 이용한 근로자의 임의적 개인적인 외출행위 도중에 발생한 재해는 사업주의 지배ㆍ관리하에서 벗어나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기가 어렵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원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김진기(재판장), 김성수, 이은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