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결

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053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을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99다34475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인정한 그 판시와 같은 연봉계약직원제도의 도입 배경 및 이 사건 연봉고용계약의 체결 경위 등의 제반 사정에 의하면, 원고가 피고 회사에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고 이 사건 연봉고용계약을 체결한 데에 그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연봉고용계약 체결의 의사표시가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 비진의 의사표시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나.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경우에 있어서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된다. 다만,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에도 예컨대 단기의 근로계약이 장기간에 걸쳐서 반복하여 갱신됨으로써 그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게 된 경우 등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그 경우에 사용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갱신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것은 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로 되는 것이다(대법원 1998. 1. 23. 선고 97다42489 판결, 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두5673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그 채용증거들에 의하여 고용계약서 및 연봉계약직원 인사관리규정,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인사조치 등에 관한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그 인정사실과 연봉계약직원제도의 도입 경위, 그에 대한 원고의 인식가능성 등의 제반사정을 종합할 때, 이 사건 연봉고용계약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거나 원고에게 연봉고용계약기간 만료 이후 재계약에 대한 합리적인 기대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연봉고용계약의 갱신 여부는 피고 회사의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결정될 성질의 것이어서 갱신거절의 정당성에 대하여 따져 볼 필요가 없다는 이유로 근로계약의 갱신거절이 신의칙상 허용될 수 없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 또는 심리미진, 판단유탈, 갱신거절의 정당성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가.

원심이 인정한 판시와 같은 이 사건 RM 관리기준 및 RM 실적평가 등 관련 세부기준의 내용, RM 관리기준의 제·개정 절차, 1차 전보발령의 대상 범위 등에 의하면, 이 사건 RM 관리기준은 원고가 속한 1, 2급 직원들 뿐만 아니라 피고 회사의 다른 직원들에게도 불이익한 것이므로, 피고 회사 근로자의 과반수 이상이 가입한 노동조합의 동의가 있었던 이상 따로 노동조합원이 아닌 1, 2급 직원들의 동의를 받거나 협의를 거친 바 없더라도 그 규정은 원고에게도 효력이 있다 할 것이고, RM 실적평가 등 관련 세부기준은 RM 관리기준의 내용을 보다 명확히 하거나 세부적인 사항을 규정한 것에 불과한 만큼, 이에 대하여는 별도로 노동조합 등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볼 수는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보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두2963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그 인정사실에 나타난 피고 회사가 그 당시 RM제도를 도입할 수밖에 없었던 경영·업무상의 필요성, RM 관리기준상의 기본급 및 성과급의 지급방법 변경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보수체계에 대한 피고 회사의 재량성, 원고의 1차 전보발령 이전의 영업실적 등의 제반사정을 종합할 때, 이 사건 1차 전보발령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위배, 전보처분의 정당성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용증거를 종합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가 노동조합 가입자격이 없어 피고 회사 단체협약의 일반적 구속력이 미치는 동종근로자라고 볼 수는 없으나, 피고 회사가 1998. 8. 19. 이후 매년 1년을 그 적용기간으로 하여 노동조합과 월차휴가보상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 원고가 2차, 3차 단체협약을 체결할 즈음인 1999. 8.경 및 2000. 7.경 각 임금반납동의서를 작성한 이상, 원고는 2차, 3차 단체협약의 적용기간 동안 발생할 월차휴가보상금에 대한 청구권을 포기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채증법칙 또는 경험칙 위배,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영란(재판장) 이홍훈(주심) 김황식 안대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