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결

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6다50604 판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 내지 4점에 대한 판단

기업이 그 활동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는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그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 불가결하므로,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며, 이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할 수 없고, 대기발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대기발령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그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과의 비교교량, 근로자와의 협의 등 대기발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 등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며,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대기발령이 권리남용에 해당되어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05. 2. 18. 선고 2003다63029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들이 이 사건 기금을 모금한 행위 자체는 노동조합 설립을 위하여 보장되는 정당한 활동으로서 피고의 인사규정 등 사규 위반이 될 수 없으나, 원고들이 일부 객실남승무원들의 기금반환요청을 거부하여 회사에 진정이 발생하도록 함으로써 객실남승무원들 사이에 분쟁을 야기 시킨 행위 및 원고들이 객실남승무원들로 하여금 피고의 위 진정에 대한 조사에 응 하지 않도록 선동한 행위는 피고의 인사규정 등 사규에 위반한 것이라고 판단하는 한편, 원고들에 대하여 위와 같은 사규 위반행위로 인한 조사가 진행되는 중이고, 원고 A, B, C, D(이하 '원고 A 외 3명'이라고 한 경우 위 원고들을 말한다) 등에 대하여 징계가 예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위 원고들에게 평상시와 같이 비행근무를 하게 할 경우 승객의 생명과 안전 보호라는 객실남승무원의 업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고 정상적인 고객서비스를 기대하기도 힘든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가 위 원고들에게 이 사건 본사대기발령 조치를 할 '회사의 경영상 또는 인사관리상의 필요'가 있었고, 그러한 조치를 한 것이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여 이를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대기발령에 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5점에 대한 판단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을 함에 있어서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불이익처분사유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의 정당한 노동조합활동을 이유로 불이익 처분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그 불이익 처분은 부당노동행위라고 보아야 할 것이지만, 정당한 사유가 있어 불이익 처분을 한 경우에는 비록 사용자가 근로자의 노동조합활동을 못마땅하게 여긴 흔적이 있다거나 사용자의 반노동조합의사가 추정된다고 하더라도 당해 불이익 처분사유가 단순히 표면상의 구실에 불과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므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0. 6. 23. 선고 98다54960 판결 참조).

원심은, 원고 A 외 3명에 대한 이 사건 본사대기발령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고, 위 원고들이 객실노동조합설립추진위원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이후 노동조합 활동도 활발히 한 사람들이라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본사대기발령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으며, 달리 이를 인정할 충분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본사대기발령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위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여 이를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부당노동행위에 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상고이유 제6점에 대한 판단

기록을 검토하여 보면, 피고가 객실승무원 자격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2003. 9. 19. 원고 A 외 3명을 파면하는 등의 징계처분을 결의하였다가, 2003. 12. 11. 징계관련 사실 및 징계양정과 관련하여 추가 심의한 결과 원고 A, B에 대하여 파면, 원고 C, D에 대하여 권고사직의 징계처분을 결의한 사실, 이에 위 원고들은 피고에게 재심을 요청하였고 피고는 단체협약에서 정해진 바에 따라 노동조합과 노사공동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재심절차를 진행하게 된 사실, 당시 위 원고들은 이 사건 본사대기발령을 받은 상태여서 비행수당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었는데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 A에 대한 형사고소 사건 등이 진행 중이어서 재심절차가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되자 피고는 위 원고들의 불이익을 줄여주기 위하여 2003. 12. 31. 위 원고들에 대한 본사대기발령을 해제하고 객실승원부로 복귀시킨 다음 재심절차가 완료될 때까지(기록에 의하면 2004. 9. 9.경 재심절차가 종결되어 그 무렵 위 징계결정이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비행근무는 부여하지 아니하고 HS(HOME STAND-BY, 자택대기) 또는 RF(READY FLIGHT, 자택비행준비) 형태의 근무를 명하였으며, 그 기간 동안 위 원고들은 월 60시간에 해당하는 비행수당을 지급받은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는바,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피고의 위 원고들에 대한 HS 또는 RF 형태의 근무 명령은 징계로서의 지상근무 처분이 아니라 통상적인 업무수행명령으로서 행해진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그 실질적 성격이 대기발령과 같다고 하더라도 위 원고들에 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은 대기발령 사유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위 원고들이 파면 또는 권고사직 의결을 받은 불안정한 상태에서 평상시와 같이 비행근무를 할 경우 승객의 생명과 안전 보호라는 객실남승무원의 업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위 원고들에 대한 징계재심절차가 확정될 때까지 HS 또는 RF 근무 명령을 한 피고의 조치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할 것이고, 그 명령이 인사권을 남용한 것이라거나, 일정한 기간을 정하여 대기발령을 할 수 있다는 인사규정을 위반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원심이 위 원고들에 대한 HS 또는 RF 근무 명령에 정당한 사유가 없다거나, 권한남용 등에 해당한다는 위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한 조치는 결과적으로 정당하여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대기발령 등에 관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상고이유 제7점에 대한 판단

원심은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근무변경조치는 징계처분인 지상근무 조치가 아니라, 원고들에 대한 조사를 거쳐 징계절차 등을 진행하기 위해 잠정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업무명령에 속한다고 판단하는 한편, 이 사건 기금의 사용과 관련하여 진정이 제기된 이상 피고로서는 조직관리 차원에서 이를 조사할 필요성 등이 있어 이 사건 근무변경조치를 취하게 된 것이고, 그 기간이 5 내지 17 일간으로 비교적 단기간이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근무변경조치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조치가 인사권을 남용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근무변경조치 및 원고 A 외 3명에 대한 이 사건 본사대기발령과 HS 또는 RF 근무 명령이 모두 정당하여 유효한 이상, 그 기간 동안 피고가 원고들에게 비행근무수당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고, 달리 이 사건 근무변경과 같은 조치를 한 경우 예외적으로 비행수당을 지급하기로 하는 규정이 있다거나 그러한 관행이 존재한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각 비행수당 청구를 모두 배척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여 이를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징계 및 인사권 남용에 관한 법리오해 또는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김능환(주심) 양승태 박일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