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결

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6다55623 판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은,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가 주식회사 아이캔(이하 '아이캔'이라고만 한다)과의 사이에 체결한 용역도급계약은 진정한 의미의 업무도급이 아닌 '위장도급'에 해당하고, 근로자를 사용하기 위하여 아이캔이라는 법인격을 이용한 것에 불과하여, 실질적으로는 피고가 원고들을 직접 채용한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피고와 원고들 -1-

사이에는 직접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한다고 판단하였다.

가.

피고는 1996. 8. 1. 범아건물관리 주식회사(이하 '범아건물관리'라고만 한다)에게 피고의 울산공장에 위치한 신본관 등에 대한 시설관리 등의 용역을 도급주었다가, 그 계약기간이 만료된 1997. 4. 1. 그 용역수급인을 아이캔으로 교체하고, 매년 아이캔과의 용역도급계약을 갱신하여 왔다.

나.

원고들은 위 용역도급계약의 이행을 위하여 범아건물관리 또는 아이캔이 고용한 근로자로서, 원고 A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은 범아건물관리에 고용되었다가 1997. 4. 1. 아이캔에 고용 승계되었고, 원고 A은 1998. 4. 1. 아이캔에 고용되었다.

다.

피고의 B 등은 원고 A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을 범아건물관리 소속 직원으로 고용할 때에 주도적으로 면접을 실시하였다. 피고는 최초 도급시부터 2004년 이전까지는 용역도급계약의 내용과는 달리 범아건물관리, 아이캔 또는 그들 소속의 C 등을 거치지 않고 원고들에 대하여 직접 업무지시를 하였음은 물론, 피고 소속 직원과의 구별 없이 신입사원교육 및 직무교육 실시, 근무시간이나 근무형태의 변경, 근무태도 평가, 표창, 휴가사용승인 등을 직접 하고, 피고의 기준으로 원고들의 업무수행능력을 평가하였을 뿐 아니라, 아이캔에 건물관리에 필요한 업무용 기구 및 자재들을 제공하고, 조직편제나 비상연락망, 신본관 설비조사팀 구성표 등에 원고들을 피고 소속 직원들과 함께 편성하기도 하였다. 또한, 아이캔은 원고들의 임금을 피고 소속 직원들의 임금 인상 수준 및 시기와 연동하여 결정하였다.

라.

아이캔은 피고의 스포츠센터, 식당, 연수원 등의 후생시설 관리를 위하여 피고가 지배권을 행사하는 SK신용협동조합이 전액 출자하여 설립된 후 그 주식 전부가 주식회사 인플러스에 인수되었는데, 주식회사 인플러스의 주식은 SK신용협동조합이 전부 -2-

소유하다가 1999. 3.경에 이르러 피고의 전직 임직원들에게 모두 양도되었고, 아이캔의 임직원은 초기에는 피고의 인사후생팀 간부들이 겸직하다가 1999. 3.경부터는 아이캔에 전속적으로 근무하였다.

2.

그런데 원심판단과 같이 원고용주에게 고용되어 제3자의 사업장에서 제3자의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제3자의 근로자라고 할 수 있으려면, 원고용주는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제3자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 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사실상 당해 피고용인은 제3자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것도 제3자인데다가 근로제공의 상대방도 제3자이어서, 당해 피고용인과 제3자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하는바(대법원 1999. 11. 12. 선고 97누19946 판결,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5다75088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아울러 위 용역도급에 따른 매출액이 아이캔 전체 매출액의 10% 정도에 불과하고 위 용역도급에 종사하는 원고들이 아이캔 전체 직원수의 10%에도 이르지 않으며 원고들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의 아이캔 소속 근로자들에 관하여는 피고로부터 직접 노무지휘를 받는다는 사정이 발견되지 않는 점을 고려하면, 아이캔이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원심이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와 원고들 사이에 직접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한다고 본 것은 잘못이라 하겠다.

3.

그러나 위에서 본 사실에 의하면, 원고들은 범아건물관리 및 아이캔에 고용된 후 범아건물관리 및 아이캔의 근로자로서 피고의 사업장에 파견되어 피고로부터 직접 노무지휘를 받는 파견근로관계에 있었고, 피고가 구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 시행된 1998. 7. 1.부터 2년이 경과된 2000. 7. 1. 이후에도 계속 원고들을 사용하였으므로, 위 법률 제6조 제3항에 의하여 2000. 7. 1.부터 피고가 원고들을 직접고용한 것으로 간주되어 피고와 원고들 사이에는 직접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한다 할 것이고(대법원 2008. 9. 18. 선고 2007두2232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고들이 위 법률 제6조 제3항의 적용에 관하여도 주장하고 있는 이상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결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결국 피고와 원고들 사이에 직접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한다고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주장하는 바와 같은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법리오해, 채증법칙 위반, 심리미진 등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현철(재판장) 전수안(주심) 김지형 차한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