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결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07다68176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퇴직금의 지급 또는 중간정산으로서의 효력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퇴직금지급청구권은 퇴직이라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한 퇴직금지급의무는 발생할 여지가 없으므로, 매월 지급하는 월급 속에 퇴직금이란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지급하였다고 하여도 그것은 구 근로기준법(2005. 1. 27. 법률 제73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4조에서 정하는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을 뿐 아니라, 그와 같이 매월의 월급 속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받기로 하는 약정은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구 근로기준법 제34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0다27671 판결, 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고 회사가 1998. 9. 1.부터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연봉제로 지급하기로 하여, 그 소속 근로자들인 원고들과의 사이에 매년 연봉계약을 체결하면서 퇴직금을 해당 연봉계약에 따른 근로기간 만료 다음날에 정산하기로 하되 이를 12개월에 균등하게 나누어 해당 연봉계약의 근로기간 중에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한 다음, 매월 지급하는 월지급액 속에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포함하여 지급해 온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이와 같은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게 매월 퇴직금 명목으로 금원을 지급하였더라도 이는 퇴직금의 지급 또는 중간정산으로서의 효력이 없을 뿐 아니라, 당해 연봉계약의 근로기간에 관한 퇴직금을 미리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 아래 지급한 이상 이전의 근속기간에 관한 퇴직금으로 지급된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주장하는 바와 같은 퇴직금중간정산제와 계약내용 해석 및 임금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신의칙 위반 여부 및 시효소멸 여부에 관하여

원심은, 원고들이 위와 같은 약정 아래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받았더라도 피고의 퇴직금지급의무는 강행법규인 구 근로기준법에 따른 것인 점에 비추어 원고들의 이 사건 퇴직금 청구가 신의칙 및 금반언의 원칙, 사회정의와 형평에 반한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소가 원고들의 퇴직일로부터 3년이 경과하기 전에 제기된 이상 임금의 액수를 정하는 것에 불과한 각 연봉계약의 만료일 중 일부가 이 사건 소 제기일로부터 역산하여 3년을 초과하였다 하여 그 부분 퇴직금지급청구권이 시효소멸하였다고 할 수도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기록에 비추어 정당하고, 거기에 주장하는 바와 같은 신의칙과 금반언의 원칙 및 소멸시효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3.

부당이득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매월 지급하는 월급 속에 임금과 구별하여 퇴직금이란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지급하였다면 이는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을 뿐 아니라 임금으로 지급한 것이라 할 수도 없으므로, 근로자는 사용자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강행법규인 구 근로기준법 제34조에 규정된 법정퇴직금제도의 입법취지를 고려할 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된 금원이 부당이득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단순히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기재된 형식적인 명목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는 근로기간 동안 발생한 임금으로 지급된 것인지, 아니면 이러한 임금과 구별되는 성질의 금원인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등 참조), 원심으로서는 연봉제 시행 이전에 근로자들에게 지급된 임금 및 연봉제 시행 이후에 퇴직금 명목으로 금원을 지급하게 된 경위 등을 살펴보고 그에 따라 원고들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된 금원이 실질적으로는 임금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심리한 후 위 금원이 부당이득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할 것이다.

이와 달리 원심은, 위와 같은 조치 없이 원고들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된 금원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것으로 단정하고 피고의 상계주장을 전부 배척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부당이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4.

결론

․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승태(재판장) 전수안(주심) 김지형 양창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