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결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1다98457 판결

해고 등 무효확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의 징계에 관한 규정에서 징계대상자에게 필요적으로 변명의 기회를 부여할 것을 명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에 관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한 징계처분은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할 것이나, 징계에 관한 규정에서 징계대상자의 출석 및 진술의 기회 부여 등에 관한 절차가 규정되어 있지 않거나 그것이 임의적인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징계처분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징계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3. 7. 13. 선고 92다42774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을 살펴보면, 피고의 징계규정에는 징계위원회가 사실조사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당사자의 서면 또는 구두진술을 들을 수 있다고만 규정되어 있을 뿐, 징계대상자에 대한 진술의 기회부여가 필요적인 것으로 규정되어 있지는 않음을 알 수 있으므로, 피고의 징계위원회가 2000. 1. 21. 원심 판시와 같은 8가지 징계해고사유를 들어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를 의결하기에 앞서 2000. 1. 14. 원고에게 그 중 5가지 사유에 대해서만 서면으로 소명자료를 제출하라는 진술요청서를 발송하였을 뿐 동료사원과의 대화내용을 몰래 녹음하였다는 등 나머지 3가지 사유에 관해서는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해고가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징계절차상의 재량권 내지 방어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은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피고의 징계위원회가 원고를 징계해고하기로 의결할 당시에 적용되던 구 근로기준법(2007. 1. 26. 법률 제82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는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고 한 현행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과 같은 규정이 없었다. 또한 피고의 징계규정에서도 제16조가 '징계위원회가 징계의결을 한 때에는 징계의결 내용을 당사자에게 통보하여야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인데, 이는 징계의결의 결과 통보의무를 규정한 것이므로 그 통보 내용에 주요한 징계사유와 징계양정의 내용 등이 포함된 이상 개개의 징계사유가 구체적으로 빠짐없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고 하여 위 규정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해석되지도 않는다.

같은 취지에서 이 사건 징계위원회 결정통고서에 구체적인 징계사유가 제시되지 않은 절차상 위법이 있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징계규정 제16조의 해석을 그르치거나 징계 재심절차상의 방어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은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판례는 현행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이 적용되는 사안에 관한 것으로서 그 이전에 이루어진 이 사건 사안에는 원용하기 적절하지 아니하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피고의 징계위원회가 원고에게 앞서 본 3가지 사유에 관해서는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채 징계해고를 의결하였고, 그 징계의결의 내용을 통보하면서도 이를 적시하지 않았으니 이를 토대로 한 재심절차 역시 위법하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앞에서 판단한 바와 같이 피고의 징계위원회가 징계대상자인 원고에게 반드시 진술의 기회를 부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고, 또 당시의 근로기준법이나 피고의 징계규정상 개개의 징계사유에 대하여 빠짐없이 통보할 의무가 있었다고도 할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징계해고에 재심절차상의 하자가 있다는 위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4.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피고의 징계규정 제19조에서 재심청구를 받은 각 징계위원회 사무국은 재심이유를 사전에 징계위원에게 통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음에도 피고는 원고가 재심청구를 하면서 적시한 재심이유를 징계위원들에게 통보하지 않고 단지 '원고가 징계위원회의 연기를 요청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에 유감을 표하였고 징계위원회에서 적용된 일련의 사규위반에 대해 불복한다'는 정도로만 통보하였고, 이로 인해 징계위원들은 원고가 주장하는 재심이유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재심에 관한 의견을 제출하였는바, 만일 징계위원들이 원고가 주장하는 재심이유를 제대로 알았더라면 재심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므로 이 사건 재심절차에는 절차상의 하자가 있고, 원고가 이러한 하자를 주장하였음에도 원심은 이에 대해서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았으니 원심판결에는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판단누락의 잘못이 있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판결서의 이유에는 주문이 정당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당사자의 주장, 그 밖의 공격방어방법에 관한 판단을 표시하면 되고 당사자의 모든 주장이나 공격방어방법에 관하여 반드시 직접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법원의 판결에 당사자가 주장한 사항에 대한 구체적·직접적인 판단이 표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판결 이유의 전반적인 취지에 비추어 그 주장을 인용하거나 배척하였음을 알 수 있는 정도라면 판단누락이라고 할 수 없고, 설령 실제로 판단을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주장이 배척될 경우임이 분명한 때에는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어 판단누락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6재다218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결 이유에서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취지의 원고의 주장을 적시한 다음 재심절차에 위법이 있다는 원고의 주장을 이유 없다고 하여 배척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를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은 원고의 위와 같은 주장에 대하여 포괄적인 판단을 하여 배척하였다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에 판단누락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피고의 징계규정 제19조는 징계위원회 사무국이 재심이유를 통보함에 있어 징계대상자의 재심청구 주장 내용을 반드시 그대로 통보하여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되지는 않고 상당한 방법으로 징계대상자가 제기한 재심청구의 이유를 통보하면 된다는 취지라 할 것인데,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 자체에서 알 수 있거나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이 사건 재심이유의 통보가 그러한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판단되지도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해고에 재심절차와 관련한 절차상의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 점에서도 이유 없다.

5.

상고이유 제5점에 대하여

피고의 징계규정 제19조는 재심청구를 받은 각 징계위원회 사무국은 재심청구의 사실, 재심이유, 재심 개최일시 및 장소를 명시하여 사전에 징계위원에게 통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재심징계위원회에 참석하기 곤란한 징계위원은 서면으로 재심에 대한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고도 규정하고 있다. 또한 징계규정 제11조는 징계위원회는 필요한 경우 서면 결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 밖에 차장급 이하 사무기술직 사원 등의 재심사건은 사업본부 징계위원회의 의견과 전사징계위원회 사무국의 의견을 들어 사업본부장이 심사·결정하도록 하고 있어 재심징계위원회에 징계재심에 관한 최종적인 의결권한이 있다고도 보이지 않는다.

위와 같은 사정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실관계를 토대로 이 사건 징계해고에 대한 재심은 비록 재심징계위원회가 특정 일시, 장소에서 개최되지는 않았으나 피고의 징계규정에서 정한 서면의견제출방식에 따라 징계위원들에게 재심청구에 대한 의견을 묻고 징계위원들이 이에 대한 답변을 하는 방식으로 징계위원회의 의결이 이루어져 실질적으로 재심징계위원회가 개최된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한 것은 결국 재심징계절차에 이 사건 징계의결을 무효로 할 만한 위법사유는 없다고 한 취지이고, 이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된다.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고의 징계규정 제19조에 관한 해석을 그르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은 없다.

6.

상고이유 제6점 및 제7점에 대하여

원고는, 원심에서 2011. 9. 5.자 준비서면⑵의 진술을 통해 이 사건 대기발령의 위법성과 관련하여 이는 이 사건 징계해고에 대한 선결문제로서 판단해야 할 필요성이 있고, 디스켓 도난신고와 관련하여 그 실체는 도난이 아니라 복사이므로 이러한 점 등을 포함한 이 사건 징계해고사유의 실체적 하자에 관한 추가적인 심리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원고의 위와 같은 주장 중 원고의 종전 주장과 다른 주장에 대하여는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를 각하하고, 이 사건 대기발령과 관련하여서는 환송 전 원심에서 이 사건 대기발령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가 각하되었는데, 이에 대해 원고가 상고를 제기하지 않아 확정되었으니 이는 환송 후 원심의 심판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모두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판단을 누락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은 없다.

7.

상고이유 제8점에 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원심은 상사들에 대한 신체적 위협과 동료사원과의 대화내용 비밀녹음 사실을 정당한 징계해고사유로 인정하고, 나아가 징계양정에 대한 판단에서도 위 징계해고사유와 관련한 사실인정을 하였는바, 이 부분은 사실인정이 잘못된 것이므로 원심판결이 위법하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사실의 인정과 그 전제로 이루어지는 증거의 취사선택 및 평가는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사실심법원의 전권에 속하는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따라서 위와 같은 상고이유 주장은 결국 원심법원의 전권에 속하는 사항을 비난하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8.

상고이유 제9점에 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피고의 징계위원회가 원고에게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징계해고사유인 동료사원과의 대화내용을 몰래 녹음하였다는 사유는 정당한 징계해고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원심으로서는 위 사유를 제외한 나머지 사유들만으로 징계양정이 적정한지 판단했어야 함에도 원심이 이와 달리 판단하였으니 위법하다는 취지이다.

그러나 앞서 판단한 바와 같이 피고의 징계규정에는 징계대상자에 대한 진술의 기회부여가 필요적인 것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진술의 기회가 부여되지 않은 징계해고사유라는 사정만으로 정당한 징계해고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9.

변호사법 위반과 관련한 주장에 대하여

가.

원고는, 종전의 환송심에서 피고를 대리한 소송대리인의 담당변호사 중에는 변호사법 제31조 제1항 제3호를 위반한 변호사가 포함되어 있음에도 종전 환송심이 이를 간과한 채 환송판결을 한 것은 잘못이고, 이러한 잘못으로 인해 이 사건 환송 후 원심판결 역시 위법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변호사가 변호사법 제31조 제1항 제3호의 규정을 위반하는 소송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상대방 당사자가 그에 대하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다면 그 소송행위는 소송법상 완전한 효력을 갖는 것인바(대법원 1975. 5. 13. 선고 72다118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종전 환송심에서는 물론이고 이 사건 환송 후 원심 변론종결시까지도 그 주장과 같은 사정에 대하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종전 환송심에서 한 피고 소송대리인의 소송행위는 소송법상 완전한 효력을 갖는 것이므로, 원고 주장과 같은 사정이 있는지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어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원고는 다시, 법무법인의 구성원 또는 소속 변호사에게 변호사법 제31조 제1항 제3호가 정한 수임제한의 사유가 있다면 그 법무법인도 수임제한의 적용을 받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변호사법 제57조는 법무법인에 관하여는 제31조 제1항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50조 제1항은 법무법인은 법인 명의로 업무를 수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비추어 변호사의 수임제한 사유를 규정한 변호사법 제31조 제1항 중 제1호(당사자 한쪽으로부터 상의를 받아 그 수임을 승낙한 사건의 상대방이 위임하는 사건) 및 제2호(수임하고 있는 사건의 상대방이 위임하는 다른 사건)에 의한 수임제한은 변호사법 제57조에 의해 법무법인에 관하여도 준용이 되어 이 경우의 변호사에는 법무법인도 포함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변호사법 제31조 제1항 제3호는 제1호 및 제2호와 달리 '공무원·조정위원 또는 중재인으로서 직무상 취급하거나 취급하게 된 사건'에 관한 변호사의 수임제한을 규정하고 있는데, 법무법인은 위 규정이 정한 공무원·조정위원 또는 중재인에 해당할 수 없음이 분명한 점, 또한 변호사법 제31조 제2항이 '제1항 제1호 및 제2호를 적용할 때 법무법인·법무법인(유한)·법무조합이 아니면서도 변호사 2명 이상이 사건의 수임·처리나 그 밖의 변호사 업무 수행 시 통일된 형태를 갖추고 수익을 분배하거나 비용을 분담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법률사무소는 하나의 변호사로 본다'고 하여 그 규정의 적용대상에서 제31조 제1항 제3호는 제외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변호사법 제31조 제1항 제3호의 규정에 의해 수임제한을 받게 되는 변호사는 공무원 등으로 직무를 수행한 변호사 개인을 가리키는 것일 뿐이고 법무법인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법무법인의 구성원 또는 소속 변호사 가운데 변호사법 제31조 제1항 제3호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다고 하여 그 법무법인도 당해 사건에 관하여 그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까지 해석되지는 않는다.

원고가 들고 있는 대법원 판례는 변호사법 제31조 제1항 제1호에 관한 것이어서 변호사법 제31조 제1항 제3호에 관한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 하는 것이다.

결국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10.

결론

이에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박병대(주심) 이인복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