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본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기존회사가 채무를 면탈하기 위하여 기업의 형태와 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신설회사를 설립하였다면, 이것은 회사제도를 남용한 것에 해당하므로, 이러한 경우 기존회사의 채권자는 신설회사에 대하여도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기존회사의 채무를 면탈할 의도로 신설회사를 설립하였는지 여부는 기존회사의 폐업 당시 경영상태나 자산상황, 신설회사의 설립시점, 기존회사에서 신설회사로 유용된 자산의 유무와 그 정도, 기존회사에서 신설회사로 이전된 자산이 있는 경우 그 정당한 대가가 지급되었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6다24438 판결 등 참조).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들어 U이 T 주식회사(이하 'T'이라고 한다)의 채무를 면탈하기 위하여 기업의 형태·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피고 회사(반소원고, 이하 '피고 회사'라고 한다)를 설립하였다고 판단한 다음, 이 사건 본소 청구를 인용하였다.
피고 회사가 설립된 후 발행된 원고(반소피고, 선정당사자)와 선정자들(이하 '원고들'이라고 한다)에 대한 급여명세서 양식과, 임금 지급일자와 임금을 지급한 은행지점코드가 T의 그것과 완전히 동일하다.
U은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부산지방고용노동청 통영지청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자신이 피고 회사의 실운영자인데 원고들에 대하여 두 회사 근로기간을 합산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지급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 통영지청장은 원고들과 U을 조사한 다음 원고들이 두 회사에서 근무한 기간을 합산하여 근로기간을 확정하고 이에 근거한 체불금품확인원을 작성하여 주었다.
U이 T과 동일한 사업을 하기 위하여 별도로 피고 회사를 설립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을 찾기 어렵다.
그러나 원심이 판시한 사정만으로는 피고 회사가 T과 기업의 형태·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하다는 사실과 T의 채무를 면탈하기 위하여 피고 회사가 설립된 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T에서 피고 회사로 자산이 유용되었는지, T에서 피고 회사로 이전된 자산이 있는지 여부와 그에 대한 정당한 대가가 지급되었는지 여부 등은 전혀 증명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U이 T의 채무를 면탈하기 위하여 기업의 형태·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피고 회사를 설립하였다고 보아 본소 청구를 인용한 원심판결에는 법인격 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
상고이유 제2점과 제3점에 대하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는데도 퇴직금 지급의 효력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와 임금을 정하면서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퇴직금 분할 약정을 한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기록을 살펴보면, 원고들에 대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던 사실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아 반소 청구를 기각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판단을 누락하고 퇴직금 분할 약정과 처분문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본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민일영(재판장) 김신(주심) 박보영 권순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