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결

대법원 2019. 8. 30. 선고 2019두4068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의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1.

사건의 경위

가.

참가인은 2014. 1. 3. 설립되어 소상공인 육성 및 전통시장, 상점가 등 상권 활성화 사업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이다. 참가인은 소상공인진흥기금과 관련된 금융업무가 신설되고 조직개편이 이루어지게 됨에 따라 외부 전문가를 계약직으로 채용하기로 하고, 2015. 2. 5. C실장을 공모한다는 내용의 공고를 하였다. 해당 공고에는 "계약기간 : 계약일로부터 1년(추후 성과에 따라 연장 가능)"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위 공고에 따라 원고가 채용되었다.

나.

원고는 참가인과의 사이에 근로계약기간을 2015. 3. 5.부터 2016. 3. 4.까지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1차 근로계약'이라고 한다). 원고는 참가인에 입사한 후 D본부 산하 C 실장으로서 C의 업무를 총괄하였다.

다.

참가인은 2016. 3. 3. 제53회 인사위원회에서 '2016년 전문계약직(개방형 직위) 계약연장의 건'을 안건으로 다루어, 원고에 대한 2015년 성과(업적)평가결과 및 추진실적, 2016년 추진계획을 고려하여 이 사건 1차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을 2017. 3. 4.까지 연장하기로 의결하였다.

라.

원고와 참가인은 2016. 3. 5. 계약기간을 2016. 3. 5.부터 2017. 3. 4.까지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2차 근로계약'이라고 한다), 원고는 2016. 9. 1.부터는 D본부장으로서 D본부 업무를 총괄하였다.

마.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작성된 이 사건 1, 2차 근로계약서에는 모두 근로계약기간이 계약일로부터 1년으로 명시되어 있고, '상호 협의하여 계약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바.

참가인의 인사규정 제22조 제1항은 "계약직원의 채용 등에 대하여는 이사장이 별도로 정하는 바에 따른다."라고 정하고 있고, 공단 무기계약 및 기간제근로자 등 관리세칙(이하 '이 사건 관리 세칙'이라고 한다) 제9조 제2항은 "이사장은 기간제근로자와 계약기간 연장 등의 사유로 재계약을 하고자 할 경우 그 적합성을 판단하여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사.

원고는 참가인에 입사할 당시 이미 참가인이 정한 정년인 만 60세를 넘은 나이였다.

아.

참가인은 2017. 2. 2. 원고에게 '2017. 3. 4.자로 계약기간이 만료되어 고용관계가 종료된다'는 내용의 통지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지'라고 한다). 원고는 이 사건 통지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참가인을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가 원고에게 계약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자 원고는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고, 원고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는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고, 참가인이 갱신을 거절한 데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3.

대법원의 판단

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

한편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및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의 입법취지와 사업장 내에서 정한 정년의 의미 및 정년 이후에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근로계약 당사자의 일반적인 의사 등을 모두 고려하면, 정년을 이미 경과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앞서 본 제반 사정 외에 해당 직무의 성격에 의하여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과 당해 근로자의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을 경과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 및 계약이 갱신되어 온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두50563 판결 참조).

나.

앞서 본 사실관계 및 기록에 의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통지 당시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1)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작성된 이 사건 1, 2차 근로계약서에는 상호 협의하여 계약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관리 세칙에는 계약직원이 계약만료된 경우 근로계약은 당연히 해지된다고 정하고 있고, 기간제근로자와 재계약을 하고자 할 경우 이사장이 적합성을 판단하여 재계약 여부를 결정한다고 되어 있을 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2)

참가인은 채용공고에 "계약기간 : 계약일로부터 1년(추후 성과에 따라 연장 가능)"이라고 기재하였는데, 위 문구만으로는 계약기간 중 근로자의 성과를 평가하여 그 결과가 좋으면 반드시 계약기간을 연장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되지 아니한다.

3)

참가인은 2015년부터 소상공인진흥기금 직접대출 등 금융업무의 신규 발생 및 조직개편으로 인한 C 신설로 총괄업무 수행자가 필요하였으나, 내부 직원 중 위 업무에 관한 전문성을 갖춘 적임자를 찾기 어려워 우선 외부전문가를 C실장으로 채용한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C실장(계약직) 채용계획(안)'에 C실장의 채용 목적으로 '외부전문의 노하우를 통해 내부인력의 역량을 강화하여 향후 공단의 주요사업으로 초석 마련'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수행한 C 실장이나 D 본부장과 같은 고위 관리직의 경우, 참가인이 내부 전문가를 육성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여 일시적으로 외부전문가를 영입하여 해당 업무를 맡기기로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다.

4)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가 설정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참가인은 이 사건 2차 근로계약 체결에 앞서 인사위원회에서 계약기간 연장 여부의 적합성을 판단하기는 하였으나,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참가인이 향후에도 반드시 동일한 절차를 거쳐 재계약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신뢰를 주었다고 평가할 수 없다.

5)

이 사건 통지 당시 참가인이 정년을 경과한 기간제근로자와 2년을 초과하여 근로계약을 연장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6)

이 사건 통지 당시 참가인은 원고와 같은 개방형 계약직에게 적용되는 구체적인 규정을 만들거나 방침을 세우지 않은 상태였고, 원고와 참가인을 법적으로 구속한다고 볼 근거도 없는 기획재정부의 공기업·준정부기관 개방형 계약직제 권고 사항만으로는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다.

그런데도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기간제근로자의 갱신기대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선수(재판장) 이기택(주심) 권순일 박정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