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법원조직법 제8조는 “상급법원 재판에서 한 판단은 해당 사건에 관하여 하급심을 기속한다.”라고 정하고, 민사소송법 제436조 제2항 후문은 상고법원이 파기의 이유로 삼은 사실상․법률상 판단은 하급심을 기속한다고 정하고 있다. 형사소송법에는 이에 상응하는 명문의 규정이 없지만, 위와 같은 법규정의 취지, 심급제도의 존재 이유, 대법원에서 상고이유를 판단하면서 사실인정에 관한 원심판결의 당부에 관하여 개입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형사소송에서도 상고심 판결의 파기이유가 된 사실상의 판단도 기속력을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상고심으로부터 형사사건을 환송받은 법원은 환송 후의 심리과정에서 새로운 증거가 제시되어 기속력 있는 판단의 기초가 된 증거관계에 변동이 생기지 않는 한 그 사건의 재판에서 상고법원이 파기이유로 제시한 사실상․법률상의 판단에 기속된다(대법원 2009. 4. 9. 선고 2008도10572 판결 등 참조). 환송 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이 A에게 이 사건 공사대금 전액을 지급한 이상, A에게 고용된 근로자에 대한 임금 미지급을 이유로 피고인을 처벌할 수 없다고 보아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검사가 불복하여 상고하였는데, 환송심은 건설업에서 2차례 이상 도급이 이루어지고 건설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면, 그 하수급인의 직상 수급인은 자신에게 귀책사유가 있는지 여부 또는 하수급인에게 대금을 지급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8도9012 판결 참조), 환송 전 원심에 구 근로기준법(2019. 4. 30. 법률 제164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근로기준법’이라 한다) 제44조의2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는 취지로 파기환송하였다. 환송 후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환송판결의 기속력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구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의하면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서만 양형부당을 사유로 한 상고가 허용된다. 피고인에 대하여 그보다 가벼운 형이 선고된 이 사건에서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취지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오경미(재판장) 김선수(주심) 박정화 노태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