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결

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4다320109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의 위탁을 받아 산업재해보상보험 사업을 수행하는 법인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 가입자인 B(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는 도로공사 현장 내에서 재해예방을 목적으로 도로교통 안전업무를 수행하는 회 사이고, C(D 생, 남, 이하 '피해자'라 한다)은 그 소속 근로자이다. 피고는 E과 (차량번호 1 생략)호 쏘렌토 승용차(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 한다)에 관하여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이다.

나.

피해자는 2020. 6. 22. 22:35경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 있는 서해안고속도로 목포기점 337.8km 지점 목포방향 편도 2차로 도로 갓길에서 차량통제업무 등을 수행하던 중이었는데, E은 혈중알코올농도 0.173%의 술에 취한 상태로 이 사건 차량을 운전하여 위 고속도로를 금천나들목 방향에서 일직분기점 방향으로 2차로를 따라 진행하던 중 졸음운전을 하다가 갓길로 돌진하여 피해자 및 그곳에 정차 중인 화물차 2대를 충격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다.

피해자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해 '우측다리 비골골절(모든 부분)을 동반한 경골몸통의 골절, 우측다리 배농관을 동반한 만성 골수염, 우측 견쇄관절의 염좌 및 긴장'등의 상해를 입었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 피해자에게 요양급여 2,986,800원, 휴업급여 61,486,600원, 장해급여 20,035,470원 합계 84,508,870원을 지급하였다.

마.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급여에 대한 구상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2.

피해자 및 그 사업주의 과실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한 과실상계나 공평의 원칙에 기초한 책임제한을 하지 아니하는 것이 타당하고, 이 사건 사고가 전적으로 이 사건 차량 운전자의 중대한 과실로 발생한 이상 피해자의 사업주인 소외 회사의 과실과 이 사건 사고로 인한 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피해자 및 그 사업주의 과실 유무에 관한 판단을 누락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월 가동일수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은 이 사건 차량의 보험자인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상해를 입은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고, 도시일용노임에 의한 소득을 기초로 이 사건 사고 발생일로부터 피해자가 만 65세가 되는 2038. 5. 16.까지의 일실수입 손해를 산정하면서 월 가동일수를 22일로 인정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할 수 없다.

근로조건이 산업환경에 따라 해마다 변동하는 도시 일용근로자의 일실수입을 그 1일 노임에 관한 통계사실에 기초하여 평가하는 경우에는, 그 가동일수에 관하여도 법원에 현저한 사실을 포함한 각종 통계자료 등에 나타난 월평균 근로일수와 직종별 근로조건 등 여러 사정들을 감안하고 그 밖의 적절한 자료들을 보태어 합리적인 사실인정을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1다70368 판결 등 참조).

대법원은 1992. 12. 8. 선고 92다26604 판결에서 경험칙상 일반적으로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가동일수를 월평균 25일, 연평균 300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하였고, 위 대법원 2001다70368 판결에 이르러 관련 통계와 가동일수 감소의 경험칙 등을 고려하였을 때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2일을 초과하여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이후 하급심은 주로 경험칙을 근거로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2일로 보는 판단을 하였고 대법원은 대체로 이를 수긍하였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2003. 9. 15. 법률 제6974호로 근로기준법을 개정하여 1주간근로시간의 상한을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이면서 그 시행일을 사업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정한 결과 2011. 7. 1.부터는 원칙적으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이나 사업장에 적용되는 등 근로현장에서 근로시간의 감소가 이루어졌고, 이와 아울러 근로자들의 월 가동일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의 개정 등으로 대체공휴일이 신설되고 임시공휴일의 지정도 가능하게 되어 연간 공휴일이 증가하는 등 사회적 · 경제적 구조에 지속적인 변화가 있었고,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과 일과 삶의 균형이 강조되는 등 근로여건과 생활여건의 많은 부분도 과거와 달라졌다. 또한 고용노동부가 매년 실시하고 있는 통계법에 의해 지정통계로 지정된 법정통계조사인 고용형태별 근로실태 조사의 고용형태별 · 직종별 · 산업별 최근 10년간 월 평균 근로일수 등에 의하면 과거 대법원이 도시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2일 정도로 보는 근거가 되었던 각종 통계자료 등의 내용이 많이 바뀌어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게 되었다. 위와 같은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사고 당시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0일을 초과하여 인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대법원 2024. 4. 25. 선고 2020다271650 판결 등 참조).

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2일로 인정할 것이 아니라 관련 통계나 도시 일용근로자의 근로여건에 관한 여러 사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심리하여 이를 근거로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판단하였어야 했다. 그럼에도 이에 이르지 못한 채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판단한 원심의 조치에는 가동일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4.

결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서경환 마용주 신숙희(주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