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사안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원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의 위탁을 받아 산업재해보상보험 사업을 수행하는 법인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 가입자인 B(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는 도로공사 현장 내에서 재해예방을 목적으로 도로교통 안전업무를 수행하는 회 사이고, C(D 생, 남, 이하 '피해자'라 한다)은 그 소속 근로자이다. 피고는 E과 (차량번호 1 생략)호 쏘렌토 승용차(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 한다)에 관하여 자동차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이다.
피해자는 2020. 6. 22. 22:35경 서울 금천구 시흥동에 있는 서해안고속도로 목포기점 337.8km 지점 목포방향 편도 2차로 도로 갓길에서 차량통제업무 등을 수행하던 중이었는데, E은 혈중알코올농도 0.173%의 술에 취한 상태로 이 사건 차량을 운전하여 위 고속도로를 금천나들목 방향에서 일직분기점 방향으로 2차로를 따라 진행하던 중 졸음운전을 하다가 갓길로 돌진하여 피해자 및 그곳에 정차 중인 화물차 2대를 충격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피해자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해 '우측다리 비골골절(모든 부분)을 동반한 경골몸통의 골절, 우측다리 배농관을 동반한 만성 골수염, 우측 견쇄관절의 염좌 및 긴장'등의 상해를 입었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 피해자에게 요양급여 2,986,800원, 휴업급여 61,486,600원, 장해급여 20,035,470원 합계 84,508,870원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급여에 대한 구상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피해자 및 그 사업주의 과실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한 과실상계나 공평의 원칙에 기초한 책임제한을 하지 아니하는 것이 타당하고, 이 사건 사고가 전적으로 이 사건 차량 운전자의 중대한 과실로 발생한 이상 피해자의 사업주인 소외 회사의 과실과 이 사건 사고로 인한 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피해자 및 그 사업주의 과실 유무에 관한 판단을 누락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월 가동일수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이 사건 차량의 보험자인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상해를 입은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고, 도시일용노임에 의한 소득을 기초로 이 사건 사고 발생일로부터 피해자가 만 65세가 되는 2038. 5. 16.까지의 일실수입 손해를 산정하면서 월 가동일수를 22일로 인정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할 수 없다.
근로조건이 산업환경에 따라 해마다 변동하는 도시 일용근로자의 일실수입을 그 1일 노임에 관한 통계사실에 기초하여 평가하는 경우에는, 그 가동일수에 관하여도 법원에 현저한 사실을 포함한 각종 통계자료 등에 나타난 월평균 근로일수와 직종별 근로조건 등 여러 사정들을 감안하고 그 밖의 적절한 자료들을 보태어 합리적인 사실인정을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1다70368 판결 등 참조).
대법원은 1992. 12. 8. 선고 92다26604 판결에서 경험칙상 일반적으로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가동일수를 월평균 25일, 연평균 300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하였고, 위 대법원 2001다70368 판결에 이르러 관련 통계와 가동일수 감소의 경험칙 등을 고려하였을 때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2일을 초과하여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이후 하급심은 주로 경험칙을 근거로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2일로 보는 판단을 하였고 대법원은 대체로 이를 수긍하였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2003. 9. 15. 법률 제6974호로 근로기준법을 개정하여 1주간근로시간의 상한을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이면서 그 시행일을 사업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정한 결과 2011. 7. 1.부터는 원칙적으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이나 사업장에 적용되는 등 근로현장에서 근로시간의 감소가 이루어졌고, 이와 아울러 근로자들의 월 가동일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의 개정 등으로 대체공휴일이 신설되고 임시공휴일의 지정도 가능하게 되어 연간 공휴일이 증가하는 등 사회적 · 경제적 구조에 지속적인 변화가 있었고,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과 일과 삶의 균형이 강조되는 등 근로여건과 생활여건의 많은 부분도 과거와 달라졌다. 또한 고용노동부가 매년 실시하고 있는 통계법에 의해 지정통계로 지정된 법정통계조사인 고용형태별 근로실태 조사의 고용형태별 · 직종별 · 산업별 최근 10년간 월 평균 근로일수 등에 의하면 과거 대법원이 도시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2일 정도로 보는 근거가 되었던 각종 통계자료 등의 내용이 많이 바뀌어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게 되었다. 위와 같은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사고 당시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0일을 초과하여 인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대법원 2024. 4. 25. 선고 2020다271650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2일로 인정할 것이 아니라 관련 통계나 도시 일용근로자의 근로여건에 관한 여러 사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심리하여 이를 근거로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판단하였어야 했다. 그럼에도 이에 이르지 못한 채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판단한 원심의 조치에는 가동일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결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태악(재판장) 서경환 마용주 신숙희(주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