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결

대법원 2026. 8. 13. 선고 2026두30144 판결

정보공개거부처분취소

주문

원심판결 중 별지1 목록 제1항, 제2항 기재 각 정보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건의 개요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원고는 B대학교 C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 신경외과 교수이다.

나.

E노동조합 C병원 부산지역지부는 2022. 4. 22. 이 사건 병원에 원고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이하 '이 사건 신고'라 한다)하였다.

다.

이 사건 병원 고충처리위원회는 2022. 4. 27. 이 사건 병원 간호사 84명을 대상으로 이 사건 신고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는데, 설문조사 대상자 중 26명이 응답하였다.

라.

이 사건 병원장은 2022. 5. 16. 원고에게 '피해근로자와의 분리(수술실 출입을금함), 상호간의 존칭사용 및 공식적인 언어 사용 권고' 등의 조치를 하였다. 이후 B대학교 인권위원회는 2022. 9. 29. 원고의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하여 원고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결정을 하였다.

마.

이에 대하여 원고는 B대학교 인권위원회에 재심의를 청구하였고, B대학교 인권위원회는 재심의 절차를 진행하여 2022. 11. 9. 징계위원회 회부 결정을 철회하고, 인 권위원장 권고사항으로 원고에 대하여 '신고인들에게 통보일로부터 4주 이내에 공식적인 사과를 하고, 사과문을 B대학교 인권위원회에 제출한다'는 결정(이하 '이 사건 결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바.

원고는 2023. 4. 30. 피고에게 별지1 목록 제1항 내지 제3항 기재 각 정보(이하위 목록 각 항에 대응하여 '이 사건 제○ 정보'라 한다)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하였는데(다만, 원고는 '응답자의 실명을 마스킹 처리'하여 공개하여 줄 것을 청구하였다), 피고는 2023. 5. 17. 위 각 정보가「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이라 한다) 제9조 제1항 제5호의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정보공개를 거부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2.

이 사건 제1, 2 정보에 관한 부분

가.

관련 법리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가 비공개대상정보로서 규정하고 있는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라 함은, 정보공개법 제1조의 정보공개제도의 목적과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의 규정에 의한 비공개대상정보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 객관적으로 현저하게 지장을 받을 것이라는 고도의 개연성이 존재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러한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비공개에 의하여 보호되는 업무수행의 공정성 등의 이익과 공개에 의하여 보호되는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 및 국정운영 투명성 확보 등의 이익을 비교 · 교량하여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 판단을 할 때에는 공개청구의 대상이 된 해당 정보의 내용뿐 아니라 그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장래 동종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지 여부도 아울러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9. 28. 선고 2017두69892 판결 등 참조).

정보공개법 제14조는 공개청구한 정보가 제9조 제1항 각 호가 정한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하는 부분과 공개가 가능한 부분이 혼합되어 있는 경우로서 공개청구의 취지에 어긋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두 부분을 분리할 수 있는 때에는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하는 부분을 제외하고 공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원이 정보공개거부처분의 위법 여부를 심리한 결과, 공개가 거부된 정보에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하는 부분과 공개가 가능한 부분이 혼합되어 있으며, 공개청구의 취지에 어긋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두 부분을 분리할 수 있다고 인정할 수 있을 때에는, 공개가 거부된 정보중 공개가 가능한 부분을 특정하고, 판결의 주문에 정보공개거부처분 중 공개가 가능한 정보에 관한 부분만을 취소한다고 표시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9두2702 판결, 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두6001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공개 청구의 취지에 어긋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하는 부분과 공개가 가능한 부분을 분리할 수 있다고 함은, 이 두 부분이 물리적으로 분리가능한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당해정보의 공개방법 및 절차에 비추어 당해 정보에서 비공개대상정보에 관련된 기술 등을 제외 내지 삭제하고 그 나머지 정보만을 공개하는 것이 가능하고 나머지 부분의 정보만으로도 공개의 가치가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3두7767 판결 참조).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제1, 2 정보는 직장 내 괴롭힘 여부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으로 공개될 경우 피고의 동종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로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의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다.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앞서 살핀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수긍하기 어렵다.

1)

원고는 이 사건 신고 이후 이 사건 병원장으로부터 '수술실 출입 금지' 조치를 받아 2022. 5. 16.경부터 2022. 11. 16.경까지 약 6개월 동안 수술실 출입이 금지되었고, 2022. 11. 9. B대학교 인권위원회로부터 이 사건 결정을 받았다. 원고는 이 사건 신고로 진행된 일련의 절차에서 불이익을 입었다고 볼 수 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에 대한 권리 구제 조치 여부를 검토하려는 원고에게 신고의 내용 등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여 원고의 알 권리를 보장할 필요성이 있다.

2)

B대학교 인권위원회가 2022. 11. 9. 재심의 결정을 통해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 회부 결정을 철회하고, 이 사건 결정을 함으로써 이 사건 신고에 따른 조사 등 관련 절차를 종결하였으며, 그 밖에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신고와 관련하여 진행 중인 절차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이 사건 제1, 2 정보가 피고의 의사결정 과정 또는 내부검토 과정에 있는 사항에 관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3)

이 사건 제1 정보는 이 사건 신고의 내용인데, 이 사건 신고 이후 실시된 조사및 재심의 과정에서 이미 원고에게 제공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사건 제2 정보는 피고가 실시한 설문 조사의 질의 사항으로 응답자에게 피해사실이 있는지 여부등을 묻는 중립적 질문내용에 불과하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위 각 정보가 공개될 경우 피고의 인사관리 등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만한 고도의 개연성이 존재하는 경우라고 보기는 어렵다.

4)

이 사건 제2 정보는 이 사건 제3 정보와 혼합되어 종이 출력물 형태로 존재한다. 그런데 종이 출력물에서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의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하는 이 사건 제3 정보 부분을 가리는 등의 방식으로 이 사건 제2 정보를 분리하여 공개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고, 위와 같은 방식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원고가 한 정보공개청구의 취지에 반한다고 보이지 않는다.

결국, 이 사건 제1, 2 정보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의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위 각 정보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5호의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 사건 제2 정보의 분리 · 공개 가능 여부에 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않았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위 조항의 비공개대상정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이 사건 제3 정보에 관한 부분

원심은 이 사건 제3 정보에 설문 항목에 따른 피해 상황, 응답자들이 느낀 감정 등이 매우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기재되어 있는 점, 설문 조사의 대상은 원고가 근무하는 신경외과, 수술실 등 간호사들 84명으로 제한되어 있고, 응답자는 26명에 불과하여 위 정보에서 응답자들의 인적사항을 제외하더라도 원고가 응답자들이 누구인지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설령 원고가 응답자들이 누구인지 정확히 확신하지 못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원고와 이 사건 병원 소속 간호사들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위 정보에 기초하여 응답자들을 물색할 여지도 상당하며, 그러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향후 이 사건 병원의 직장 내 괴롭힘 또는 징계 조사 업무에서 피해근로자들이 그 피해를 진술하는 것을 상당히 주저하게 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위 정보를 공개하는 경우 피고의 업무의 수행에 현저한 지장이 초래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4.

결론

원심판결 중 이 사건 제1, 2 정보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 ·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오석준(재판장) 이숙연 이흥구(주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