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결

대법원 1991. 1. 11. 선고 90다카21176 판결

판결요지

1.

농성기간 중 사건에 대하여 노동조합원들에 대한 일체의 책임을 묻지 않기로 노사간에 단체협약을 한 경우 그 취지는 위 농성기간 중의 행위뿐만 아니라 농성과 일체성을 가지는 그 준비행위, 유발행위까지도 포함하여 이를 면책시키기로 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농성 전에 유인물을 무단배포하여 파업을 선동한 행위도 농성과 일체성을 가지는 것으로서 이것이 취업규칙의 징계해고사유에 해당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징계해고할 수 없다.

2.

취업규칙에서 동일한 징계사유에 대하여 여러 등급의 징계가 가능한 것으로 규정하였다든가 어떤 징계사유에 대하여 원칙적인 징계의 종류를 규정하면서 예외적으로 보다 무거운 징계를 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였다든가 하는 경우에 그 중 어떤 징계처분을 선택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속한다고 할 것이지만 이러한 재량은 징계권자의 자의적이고 편의적인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이 아니며 징계사유와 징계처분과의 사이에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보여지는 균형의 존재가 요구되고 경미한 징계사유에 대하여 가혹한 제재를 가한다든가 하는 것은 권리의 남용으로서 무효이다.

3.

취업규칙에서 회사의 승인 없이 사내에서 인쇄물을 배포하는 행위에 대하여 감봉 또는 정직하되 정상에 따라 징계해고가 가능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하여 한 징계해고처분이 그 재량의 범위를 일탈하여 무효라고 본 사례.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채택증거를 종합하여 원고가 1987.8.12경 피고회사의 다른 근로자들과 함께 원심판시 유인물을 제작ㆍ배포한 사실, 1987.8.27에도 판시 유인물을 배포한 사실, 파업을 하는 동안 원고는 평조합원으로서 적극 가담하였을 뿐만 아니라 정부를 비방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피고회사 공장문에 게시한 사실. 그리고 피고회사는 1987.9.10 노동조합 임시위원장인 조○오와 사이에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농성기간중의 사건에 대하여 조합원들에 대한 일체의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합의하였으며, 그후 파업을 주도한 조○오, 정○현 등에 대하여 어떠한 징계처분도 한 바 없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밖에 원고가 피고회사를 비방하고 상사를 모략하며 근로자들을 선동하는 내용의 낙서를 하였다거나, 피고회사로부터 해고된 근로자들 명의의 유인물을 살포하였다거나, 외부세력과 연계하여 파업을 주도하고 노동운동이 아닌 피고회사의 도산을 목적으로 활동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수긍되고 그 과정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을 위배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원심은 나아가 위 인정의 원고의 파업가담 및 파업기간중 대자보를 무단 게시한 점은 피고회사 취업규칙 제110조 제15호ㆍ제109조 제2호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피고회사가 1987.9.10 단체협약에 의하여 조합원들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하였기 때문에 그 이유로 원고를 징계해고할 수 없고, 또 원고의 유인물무단배포행위 및 이로 인한 파업선동의 점은 위 취업규칙 제109조 제2호ㆍ제110조 제13호에 해당한다고 보여지나, 농성기간중 사건에 대하여 조합원들에 대한 일체의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한 단체협약의 취지는 위 농성기간중의 행위뿐만 아니라 농성과 일체성을 가지는 그 준비행위, 유발행위까지도 포함하여 이를 면책시키기로 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할 것이므로 피고로서는 농성과 일체성을 가지는 위 행위를 이유로 원고를 징계해고할 수 없으며, 가사 단체협약의 취지를 위와 같이 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1987.8.12경 배포한 유인물의 내용은 파업을 선동하는 것으로 볼 수 없고, 1987.8.27 오전에 배포한 유인물의 내용은 일부 파업을 선동하는 것으로 보여지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으나 피고회사의 취업규칙상 유인물의 무단배포행위는 원칙적으로 감봉 및 정직의 사유로 하고 있고 예외적으로 징계해고의 사유로 삼고 있는 점 등 그 밖의 여러 가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원고를 징계해고한 것은 그 재량의 범위를 일탈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소론과 같은 이유모순의 위법이 없다.

취업규칙에서 징계사유를 규정함에 있어 동일한 징계사유에 대하여 여러 등급의 징계가 가능한 것으로 규정하였다든가, 어떤 징계사유에 대하여 원칙적인 징계의 종류를 규정하면서 예외적으로 정상에 따라 보다 무거운 징계를 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였다든가 하는 경우에 그 중 어떤 징계처분을 선택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속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재량은 징계권자의 자의적이고 편의적인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이 아니며, 징계사유와 징계처분과의 사이에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보여지는 균형의 존재가 요구되고, 경미한 징계사유에 대하여 가혹한 제재를 과한다든가 하는 것은 권리의 남용으로서 무효라고 하지 않으면 안된다.

피고회사의 취업규칙 제109조에 의하면 회사의 승인없이 사내에서 인쇄물을 배포하는 행위에 대하여 감봉 또는 정직하되 정상에 따라 징계해고가 가능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고, 제110조 제13호는 파업을 선동한 자에 대하여 징계해고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바, 원심은 위 제110조 제13호에 해당하는 원고의 행위에 대하여서는 면책키로 한 단체협약 때문에 징계처분을 할 수 없고, 제109조에 해당하는 원고의 행위에 관하여서는 그 여러 가지 판시 사정을 참작할 때 징계해고할 정도의 나쁜 행동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의 징계해고처분은 그 재량의 범위를 일탈하여 무효라는 취지로 판단한 것인 바,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원심판결은 정당하다. 논지는 이유가 없다.

이에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