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결

대법원 1996. 9. 20. 선고 96다23337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내세운 증거에 의하여 그 판시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사고는 원고가 진로전방을 면밀히 주시하지 아니하고 운전하다가 논산방면에서 판시 연결도로를 따라 고속도로 주행선으로 진입하는 화물차를 뒤늦게 발견하고 그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좌측 추월선 상의 차량진행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아니하고 추월선 쪽으로 급차선변경을 한 과실이 중요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바,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이러한 사실인정과 판단은 옳다고 여겨지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의 주장은 필경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판단과 사실의 인정을 비난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2.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피징계자에게 징계위원회의 개최일시 및 장소에 관한 통지를 하여야 한다거나 징계위원회에서 소명할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는 명문의 규정이 있는 경우 이는 징계처분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한 징계처분은 원칙적으로 효력을 인정할 수 없으나, 피징계자가 스스로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출석통지절차에 대한 이의를 제기함이 없이 충분한 변명을 하였다면 인사위원회가 피징계자에 대하여 변명과 소명자료를 준비할 만한 상당한 시간적 여유를 부과하지 않은 절차상의 흠은 치유된다고 할 것이다(1992.11.13, 대법 92다 11220;1992.7.24, 대법 92누 6563 등 참조).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의 상벌규정(제8조 제3항)에는 피징계자에게 징계를 위한 인사위원회의 개최사실을 인사위원회 개최 3일전까지 통지하고 아울러 소명기회를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피고로서는 1992.8.24자 인사위원회의 개최 3일전까지 그 통지가 원고에게 도달되도록 통지하였어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불과 하루 전에 그 통지가 도달되도록 한 후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해고처분하였던 것이므로 위 해고처분은 그 절차상에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 할 것이나, 한편 원고는 그와 같은 절차상의 하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그 출석통지절차에 대한 이의를 제기함이 없이 자신을 위한 충분한 변명을 하였고 그러한 경우 절차상의 하자는 치유된다고 판단한 것은 옳다고 여겨지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징계절차상의 하자의 치유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판시 사실과 피고의 징계규정,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원고의 과실정도, 이 사건 사고의 피해규모 및 그로 인한 피고의 손해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심이 피고의 이 사건 해고처분은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한 조치는 옳다고 여겨지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징계권의 남용 내지 한계일탈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근로자가 자의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한 이상 적어도 퇴직금 계산의 기초가 되는 근로관계에 관한 한 그때까지의 근로계약관계는 위 퇴직일로써 일단 종료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1992.9.14, 대법 92다 17754;1992.5.22, 대법 92다 2295 등 참조).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의 판시 사직서 제출행위는 피고의 강요 또는 일방적인 방침에 의한 것이 아니고 원고가 근무지를 서울사업부로 변경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신의 의사와 선택에 의하여 결정한 것으로서 피고가 지급한 판시 퇴직금을 원고가 이의없이 수령한 이상 퇴직금 계산의 기초가 되는 근로관계에 관한 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1988.1.16자로 종료되었다고 판단하고 있는 바,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이러한 사실인정과 판단은 옳다고 여겨지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심리미진이나 근로계약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5.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가 이 사건 사고시부터 1991.9월경까지는 병원에서 입원 내지 통원치료를 받고 있었고, 1991.9.13 구속된 때로부터 1992.2.18 보석허가결정으로 석방된 때까지는 구속되어 있었으며, 석방된 뒤로는 운전면허를 새로 취득하기 전날인 1992.5.28까지는 운전면허가 취소된 상태였고, 또한 1992.5.29부터 1992.8.28 해고처분시까지는 비록 원고가 운전면허를 신규취득하였다 하더라도 판시 보석허가결정에 의하여 원고의 주거가 자신의 집으로 제한되어 있으므로 피고에게 운전원으로 재취업함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장소이동의 자유가 제한받고 있는 상태임이 명백하여 원고는 이 사건 사고시인 1992.12.13부터 해고처분시인 1992.8.28까지 원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할 수 없는 객관적인 상태에 있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원고가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사건 임금청구는 이유 없다고 배척하고 있는 바,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이러한 인정과 판단은 옳다고 여겨지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근로자의 임금발생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6.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