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결

대법원 2000. 4. 11. 선고 98두1734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노동조합의 규약은 노동조합의 조직과 운영을 정한 자치법규로서의 성격을 가지는 것이므로 노동조합의 규약에 반하는 노동조합내의 관행은 무효라 할 것이고, 노동조합이 존속 중에 그 조합원의 범위를 변경하는 조직변경은, 변경 후의 조합이 변경 전의 조합의 재산관계 및 단체협약의 주체로서의 지위를 그대로 승계한다는 조직변경의 효과에 비추어 볼 때, 변경 전후의 조합의 실질적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인정되고, 노동조합은 구성원인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어야 하므로 어느 사업장의 근로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다른 사업장의 노동조합을 결성하거나 그 조직형태 등을 결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7. 7. 25. 선고 95누4377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 노동조합은 소외 C 주식회사(이하 C라고 한다) 소속 근로자를 조합원으로 하는 노동조합으로서 C 산하의 안양공장 모터사업부에 안양지부를 설치하여 운영하여 온 사실, 위 안양공장 모터사업부가 1993. 12. 1. C와 독일의 D사의 공동출자에 의하여 별도의 법인체로 설립된 주식회사 E(이하 E라고 한다)로 확장·독립된 사실, C의 위 안양공장으로부터 E로 전적된 근로자들과 신규로 E에 입사한 근로자들은 E의 독립 이후에 원고 노동조합의 위 안양지부를 자신들의 노동조합으로 인정하면서 그 조합원으로 남거나 새로 가입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 노동조합은 E의 독립 이후에도 계속하여 위 안양지부를 운영하여 왔고, 나아가 1994. 12. 1. E 근로자들까지 원고 노동조합의 조직대상에 포함시키는 내용으로 규약을 변경한 사실, 그런데 E가 1995. 1. 위 안양공장을 충북 청원군 소재 청원공장으로 이전한 후부터(원고 노동조합은 위 공장이전에 따라 원고 노동조합 산하에 청원지부를 설치하였다) C와는 독립적으로 제반근로조건을 결정하게 되자, E 근로자들은 독자적인 노동조합의 설립을 추진하여 1996. 2. 28. B 노동조합(피고보조참가인 노동조합, 이하 참가인 노동조합이라 한다) 설립신고를 하고, 청원군수로부터 노동조합설립신고증을 교부(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및 동시행령에 의하여 노동조합설립신고증 교부에 관한 권한은 피고에게 승계되었다)받은 사실, 그 이후 E 근로자들의 대부분이 참가인 노동조합에 가입하였고, 제반근로조건에 관한 협상이 E 사용자 대표와 참가인 노동조합 대표 사이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 노동조합이 참가인 노동조합의 설립 이전에 이미 규약변경에 의하여 E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에 포함시켰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E 근로자 대부분이 원고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있었으므로, 참가인 노동조합은 원고 노동조합과 그 조직 대상을 같이 하고, 원고 노동조합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할 목적으로 설립된 것으로서 구 노동조합법(1997. 3. 1. 법률 제5244호 부칙 제3조로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조 단서 제5호에 해당한다는 원고 노동조합의 주장에 대하여, 원고 노동조합이 일방적으로 E의 노동조합을 결성하거나 그 조직형태 등을 결정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E 근로자들은 언제든지 원고 노동조합에서 탈퇴하여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그들 자신만의 독립한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다 할 것인바, 참가인 노동조합의 설립경위 및 E 근로자들의 참가인 노동조합에의 가입경위에 비추어 보면 E 근로자들은 원고 노동조합을 묵시적으로 탈퇴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이유로 원고 노동조합의 위 주장을 배척하고, 참가인 노동조합의 설립과 이 사건 처분은 모두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원고 노동조합의 규약에 의하면, 원고 노동조합의 종전 규약상 C 소속 근로자들만이 원고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자격이 있고, 원고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C에서 퇴직하는 경우에는 당연히 조합원의 자격을 상실하는 것으로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바, E 근로자들이 원고 노동조합으로부터 위 안양공장 모터사업부가 C로부터 분리되어 E로 독립된 이후로도 계속하여 C 산하의 위 안양공장 모터사업부에 소속되어 있었던 때와 동일하게 원고 노동조합의 조합원 자격을 인정받아 왔고, E 근로자들의 개별적 동의 및 집단적 의사결정에 의하여 위 청원지부가 설치되었으며, E 근로자들이 원고 노동조합에 신규로 가입하는 형식까지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모두 자치법규인 원고 노동조합의 규약에 반하는 것으로서 아무런 효력이 없다할 것이다.

그리고 원심이 원고 노동조합이 일방적으로 참가인 노동조합을 결성하거나 그 조직형태를 결정하였다는 취지로 판시한 데에는 E 근로자들을 원고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 인정하여 온 관행과 청원지부의 설치 등이 모두 무효라는 판단이 전제되어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원심의 위 판시에 채증법칙의 위반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으며, 또한 이 사건에서와 같이 원고 노동조합이 조직을 변경하여 그 조합원의 자격을 별도의 독립법인인 E의 근로자에 대하여까지 확장하는 것은, 노동조합의 인적 구성에서 실질적 동일성이 유지되지 아니하여 허용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 노동조합의 규약변경에 의하여 E의 노동조합이 결성되고 그 조직형태나 가입자격 등이 결정되는 결과로 되어 노동조합의 자주성 및 민주성에도 반하게 되므로, 어느모로 보나 허용될 수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원고 노동조합의 위와 같은 규약변경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취지에서 원고 노동조합이 일방적으로 E의 노동조합을 결성하거나 그 조직형태 등을 결정할 수는 없다고 하면서, E 근로자들은 자유로이 그들만의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다고 보아(원심은 E 근로자들이 원고 노동조합을 탈퇴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시하였으나, E 근로자들은 애당초 원고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수 없는 것이므로 원심의 위 부분 판시는 부적절하다 할 것이다), 참가인 노동조합이 구 노동조합법 제3조 단서 제5호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 채 원고 노동조합의 주장을 배척한 데에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상고이유는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2000. 4. 11.

대법관 이임수(재판장) 윤재식(주심) 이돈희 송진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