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이 법원의 심판 대상
원심은 이 사건 각 공소사실 중 신용정보의이용및보호에관한법률위반의 점을 무죄로 판단하고,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모두 기각하며, 그 나머지인 피해자 E에 대한 성폭력범죄 부분만을 유죄로 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그런데 검사가 원심판결 중 위 유죄 부분에 대하여만 항소하고 그 나머지인 위 무죄 부분과 공소기각 부분에 대하여는 따로 항소하지 않음에 따라 이 부분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이에 확정된 위 무죄 부분과 공소기각 부분은 이 법원의 심판 대상에서 제외되므로, 결국 피해자 E에 대한 성폭력범죄 부분만 이 법원의 심판 대상이 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인(이하 '피고인'이라 한다)
제1 사실오인 주장 : 피고인이 피해자를 성폭행 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 진술은 피고인과 이혼소송이 진행 중인 I(피해자의 친어머니이다)의 사주에 따라 이루어진 허위로서, 그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다. 그러함에도 원심은 만연히 그 신빙성을 인정하고 그에 터 잡아 위 공소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여 피고인에게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는 원심이 사실을 오인하여 그 판단을 그르친 것이다.
제2 사실오인 주장 : 설령 피고인이 피해자와 성적인 접촉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왜곡된 성적 성향을 갖고 있는 피해자와 마침 술에 취해 있던 피고인의 상태가 맞물리면서 서로간의 합의 아래 이루어진 것이어서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
검사
피고사건 부분
양형부당 : 원심의 형(징역 8년)은 너무 가볍다.
공개·고지명령 면제 부당 : 이 사건에 있어 피고인에 대하여는 그 신상정보의 공개 및 고지명령을 면제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함에도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공개 및 고지명령을 면제한 것은 부당하다.
부착명령사건 부분
피고인은 성폭력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 그러함에도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부착명령청구를 기각한 것은 부당하다.
판단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하여
제1 주장 부분
증거의 증명력은 법관의 자유판단에 맡겨져 있으나 그 판단은 논리와 경험칙에 합치하여야 하고,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로 인정하기 위한 심증형성의 정도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여야 하나, 이는 모든 가능한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를 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아니며, 증명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증거를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의심을 일으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할 것인바, 여기에서 말하는 합리적 의심이라 함은 모든 의문, 불신을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와 경험칙에 기하여 요증사실과 양립할 수 없는 사실의 개연성에 대한 합리성 있는 의문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황을 사실인정과 관련하여 파악한 이성적 추론에 그 근거를 두어야 하는 것이므로 단순히 관념적인 의심이나 추상적인 가능성에 기초한 의심은 합리적 의심에 포함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4도362 판결, 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3도14656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관점에서 법원은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논리성·모순 또는 경험칙 부합 여부나 물증 또는 제3자의 진술과의 부합 여부 등은 물론, 법관의 면전에서 선서한 후 공개된 법정에서 진술에 임하고 있는 증인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 증인신문조서에는 기록하기 어려운 여러 사정을 직접 관찰함으로써 얻게 된 심증까지 모두 고려하여 신빙성 유무를 평가하게 되고, 피해자를 비롯한 증인들의 진술이 대체로 일관되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경우 객관적으로 보아 도저히 신빙성이 없다고 볼 만한 별도의 신빙성 있는 자료가 없는 한 이를 함부로 배척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631 판결 참조).
한편 미성년자인 피해자가 자신을 보호·감독하는 지위에 있는 친족으로부터 강간이나 강제추행 등 성범죄를 당하였다고 진술하는 경우에 그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함에 있어서, 피해자가 자신의 진술 이외에 달리 물적 증거 또는 직접 목격자가 없음을 알면서도 친족의 형사처벌을 무릅쓰고 스스로 수치스러운 피해 사실을 밝히고 있고, 허위로 그와 같은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진술 내용이 사실적·구체적이고 주요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다면, 설령 표현방법이 미숙하여 진술 내용이 다소 불명확하거나 표현상의 차이로 인하여 사소한 부분에 일관성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부분이 있다고 하여도,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될 것이다(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6도3830 판결, 대법원 2010. 11. 25. 선고 2010도11943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과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자세한 사유를 들어, 피고인으로부터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수회에 걸쳐 성폭력범죄를 당하였다고 피해사실을 호소하는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함으로써,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원심이 판시한 그와 같은 사유를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 및 당심이 채택·조사한 증거들과 면밀히 대조하여 살펴보면, 피고인이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수회에 걸쳐 피해자를 위력으로 추행 및 간음하였다는 피해사실을 호소하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충분히 수긍이 가고도 남는다. 게다가 피해자의 언니인 F 역시 2011. 10.경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성폭력범죄를 당하였다는 말을 피해자 어머니로부터 전해 듣고서는 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이 사건이 고소되기 훨씬 이전인 2011. 10. 27. 동대전장애인성폭력상담소 및 대전YWCA성폭력상담소를 방문해서 이 사건에 관하여 상담한 바 있었던 점, 피해자가 2012. 6.경 AH와 주고받은 U 대화 내역이나 피해자가 2012년 내지 2013년경 간헐적으로 작성하였던 일기장에 피해자가 피고인과 성관계가 있었음을 나타내는 내용을 밝힌 점 등까지 더하여 보면 피고인으로부터 성폭력범죄를 당하였다는 피해자 진술은 더더욱 믿을 만하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신을 모함하는 이유로서 피해자의 어머니인 I가 피고인으로부터 이혼소송을 제기받고 이혼소송에서 유리한 지위를 차지하거나 복수를 하기 위해 피해자에게 허위로 고소할 것을 사주하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주장은, 우선 피고인이 I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한 2015. 11.경보다 4년이나 앞선 2011년경을 전후하여 이미 피고인이 피해자를 성폭행하였음을 전제한 피해자, F, I 등의 상담 내역이 존재한다거나 피해자의 U 대화 내역 내지 일기장 등이 존재한다는 객관적인 사정에 비추어 설득력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아가 피해자가 I의 사주에 따라 피고인을 모함하고자 하였다면 가능한 한 그 성폭력 시점을 고소 시로부터 그다지 멀리 떨어진 시점을 택하지 아니하고 횟수도 최소화하여 손쉽게 진술하는 방법을 취하였을 것으로 보일 법하다. 그런데도 피해자는 제대로 기억하기 어려운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중학교 1학년 때까지 수회에 걸쳐 성폭력을 당해 왔고, 각 범행마다 추행, 유사성행위, 간음 등 행위의 태양까지 구분하여 복잡하게 진술하였는바, 굳이 그와 같은 어려운 진술을 하는 방법으로 피고인을 고소할 리 만무해 보인다. 게다가 피해자는 "피고인이 폭행이나 협박을 한 적이 없다. 다른 사람들도 아빠랑 성관계를 당연히 하는 줄 알았고, '아빠가 취해서 그럴 수도 있구나. 나를 위해서 이렇게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나는 이 사건 범행에 대해 생각이 별로 없었다. 가족이라는 타이틀이 참 좋았다."고 진술하여 피고인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하고도 피고인에게 그다지 악감정이 형성되어 있지도 않은 상태에 있었다. 더군다나 피해자가 고소한 범행 내용은 그 법정형이 최소 징역 10년 이상인 중대 범죄로서 사회적으로도 그 비난성이 매우 크다. 그런데도 위와 같이 피고인에 대한 별다른 악감정이 형성되어 있지 않은 피해자는 물론이고, 역시 평소 피고인과 별다른 악감정이 형성되어 있지 않았을 뿐더러 국내 유명 사립학교에 재학 중이기도 하고 사리분별력도 분명한 피해자의 언니인 F까지 가세하여, 부모의 이혼소송 과정에서 한 쪽 편인 어머니 I의 사주만을 받고 자식으로서 차마 입에 올리기조차 수치스러운 피해 사실을 조작하면서까지 아버지인 피고인을 위와 같은 중대 범죄로 모함하였다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이 사건 범행을 처음으로 발설하게 된 경위와 관련하여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는 다른 여자애들도 아빠하고 당연히 그렇게 하는 줄 알았고, 중학교 들어가서 아빠하고 성관계를 하면 안 된다는 것과 다른 애들은 아빠하고 성관계를 갖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생각에 엄청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가족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엄마 또는 언니에게 창피한 생각이 들어 말을 하지 못하고 일기장에 적어 놓곤 했다. 그러던 차에 2011. 8.경 새벽에 아빠로부터 피해를 당한 후 학교에서 보건선생님인 G 선생님으로부터 성교육을 받게 되었는데, 성교육을 받고 보니 아빠의 행동이 아닌 것 같아 보건실에 찾아가 '우리 아빠도 성폭행을 해요'라고 말을 하고 후회를 하고 나왔다. 그 후 약 한 달 동안 G 선생님이 음료수와 먹을 것을 가져다주며 만나게 되면서 그 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그와 같은 경위로 이 사건 범행을 알게 된 G은 피해자 어머니인 I와 상담을 하였고, I와 피해자의 언니 F는 서로 상의한 결과, 결국 가족의 해체를 막기 위해 피고인을 고소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대신 피해자와 피고인의 접촉을 최대한 막기 위해 노력하기로 하였다. 이에 F는 대학교를 휴학하고 피해자 곁에 붙어 있으면서 I와 함께 피고인이 다시는 피해자에 대한 신체적 접촉이 이루어질 수 없도록 노력하였다. 그러던 중 I와 F가 2012년 하반기 무렵에도 여전히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성적인 접촉이 있음을 알아차림에 따라, 피고인은 피해자가 고등학교로 진학한 2014년 초까지 피해자와 분리하여 친가에서 지내기도 하였다. 이후 다른 여자와 불륜관계를 맺고 있던 피고인은 2015. 11.경 역시 다른 남자와 불륜관계를 맺고 있다는 I를 상대로 먼저 이혼소송을 제기하자, 피해자는 결국 F와 협의하여 2015. 11. 24. 피고인을 이 사건 범행으로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아빠가 나에게 한 짓에 대해서는 딱히 생각이 별로 없었다. 아빠가 여자가 생겨서 우리 가정을 신경 쓰지 않아 고소를 한 것이다."라고 진술하여 그 고소 이유를 솔직하게 밝히고 있다. F 또한 수사기관에서 "원래는 고소할 생각까지는 없었으나 아빠가 반성하는 것이 없이 2015년 초경까지 아빠가 (피해자에게) 용돈을 주면서 (피해자와) 키스를 하였다는 사실을 최근에 피해자로부터 듣고 알게 되어 고소를 하게 된 것이다. 또한 2015. 4.경 아빠가 피해자에게 '너는 남자를 좋아하니 집에서 나가라'고 하여 피해자를 집에서 쫓아낸 적이 있어 아빠에 대한 실망감도 들고 피해자가 삐뚤어지는 것 같아 바로 잡으려고 고소를 한 것이다. 피해자는 원래 착하고 조용한 성격이었는데 아빠가 성폭행한 이후로는 모르는 남자들과 성매매를 하였고, 잔인한 노래를 많이 들었고, 햄스터 등 애완동물을 사가지고 와서 집어던져 '찍'하는 소리를 내게 하여 죽이기도 하였고, 햄스터를 통에 물을 채워 익사시키고 죽은 햄스터의 몸을 갈라서 척추를 모았다. 그래서 아빠에게 피해자가 너무 힘들어 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좋으냐고 하니 아빠는 '면목이 없다, 미안하다'고 하였다. 다만 2015. 10.경 아빠에게 고소한다고 이야기하자 아빠는 '마음대로 해라 난 끝까지 부인하겠다'라고 말하면서 모든 행위에 대하여 부인하는 것이다. 고소를 할 때도 망설였는데 아버지가 모든 것을 부인하여 저와 피해자, 엄마가 고소를 하겠다고 마음을 굳히고 고소를 한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비록 피해자의 피고인에 대한 위 고소가 피고인의 I에 대한 이혼소송이 제기된 직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루어졌고, 그 고소제기에 I의 요구 또한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위와 같이 이 사건 범행이 처음으로 발각된 2011년경 I나 F 입장에서 가족의 해체를 막아보겠다는 판단 아래 그 즉시 피고인에 대한 고소를 하지 않았다가, 결국 점차 심해져 가는 피해자의 정신적 피해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게 된 2015. 11.경 피고인과 I의 이혼소송으로 가족이 해체되는 상황과 맞물리면서 이 사건 고소가 이루어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고소 경위 및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하였다는 피해자 진술을 피고인과 이혼소송이 진행 중인 I의 사주에 따라 이루어진 허위라고는 도무지 볼 수가 없다.
달리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서까지 계속하여 원심에서와 동일하게 내세우는 주장이나 당심에서 제출한 병원 내부 사진, 신용카드 사용내역 등과 같은 자료만으로 원심 판시 범죄사실에 부합하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어떠한 합리적 의심을 불러일으키기 부족하다.
그러므로 피고인으로부터 원심 판시 범죄사실과 같은 성폭력범죄를 당하였다는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제2 주장 부분
피고인은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과 관련하여서도 원심에서 동일하게 이 사건 범행에 있어 피해자에게 위력을 행사한 바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유에 터 잡아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당시 피해자에게 위력을 행사하였음을 인정함으로써, 피고인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심이 판시한 사유를 원심이 채택·조사한 증거들과 면밀히 대조하여 살펴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당시 피해자에게 위력을 행사하였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달리 피해자가 이 사건 범행 이전부터 왜곡된 성적 성향을 갖고 있어 자발적으로 피고인에게 적극적인 행위를 하여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되었다는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성적 추론에 터 잡은 근거가 아니거나 단순하고 막연한 관념적인 의심에 불과한 것으로서, 이 사건 범행의 유죄 인정을 방해하는 합리적 의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원심의 판단에 피고인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은 아버지로서 자신의 어린 자녀인 피해자를 애정으로써 보살피고 돌보아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자신의 왜곡된 성적 욕망을 해소하고자 피해자가 겨우 10살밖에 되지 않은 시기부터 수년간 지속적으로 피해자를 추행하고 간음하는 범행을 저질렀다. 이는 아버지로부터 그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헌신짝처럼 배신당한 나이 어린 피해자로서 평생 감당하고 치유하기 어려운 가학적·변태적 범죄이자, 만인의 공분을 초래하는 반인륜적 범죄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중대 범죄에 대하여 사회적으로 그 어떠한 범죄보다도 단호한 대처가 요구됨은 다언을 요하지 않는다. 게다가 피고인은 그와 같은 피해자에 대한 그릇된 행각이 가족들과 피해자의 상담 교사에게까지 발각된 바 있었음에도 그에 대한 진지한 반성은커녕 가족들의 눈을 피해가면서까지 계속하여 피해자를 추행하는 몹쓸짓을 이어 왔다. 결국 피고인에 대한 형사책임을 묻는 절차가 개시되기에 이르자 피고인은 수사와 재판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내내 그간의 범행을 전면 부인함과 아울러, 피해자의 피고인에 대한 고소는 자신과 이혼소송을 하고 있는 피해자의 어머니, 그리고 그 사주를 받은 피해자의 언니, 피해자가 공모하여 꾸며낸 허위라면서 가족들 모두를 매도함은 물론, 어버이로서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내용으로 피해자의 왜곡된 성적 성향을 탓하고 심지어 당심에 이르러서는 피해자에게 근친상간을 제어하는 유전자 기능에 이상이 있을 수도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까지 내세우며, 마냥 억울하다는 입장만을 피력하며 전혀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이 사건 범행이 시작될 무렵 성에 관한 관념이나 정체성조차 형성되지 않았던 피해자로서는 이 사건 범행에 수반된 무리한 성적 접촉으로 인하여 적지 않은 신체적 피해를 감내하였어야 함은 물론이고, 감수성이 민감한 청소년 시기에까지 계속하여 피고인의 범행이 지속됨에 따라 올바르고 건전한 성적 정체성 내지 가치관을 갖추지 못하는 정신적·정서적 피해까지 감수하여야 하는 처지로 내몰리게 되었다. 피해자가 이 사건 범행을 바라보고 있는 시각이나 그 범행에 따라 보인 여러 행태는 너무나도 충격적이고 비참하여 차마 말로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이고, 그와 같은 피해와 그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앞으로도 쉽사리 치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동안 자신의 학업마저 뒤로 하고 피고인으로부터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보호하려 하였던 피해자의 언니는 물론이고, 결국 피해자의 피해를 알게 된 피해자의 오빠 역시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깊은 상처를 받은 또 다른 사실상 피해자로 보인다.
그런데도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정신적·정서적으로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피해자의 치유와 치료를 위해서 그동안 아버지로서, 의사로서 그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 그와 같은 피고인의 태도 역시 이 사건 범행 못지않게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처럼 참담한 피해와 부당한 대우를 당하고서도 피고인으로부터 그 어떠한 위로도 받지 못한 피해자는 피고인을 용서하지 않고 있다.
이 사건에 드러난 이러한 피고인의 태도를 보고 있노라면, 피고인 스스로 과연 자신이 피해자의 아버지로 생각하고는 있는 것인지 하는 의구심이 들어 비정함만이 느껴질 따름이고, 부녀지간인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관계를 차치하고서라도 성폭력범죄의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인간적인 배려 또한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피해자의 형제들도 이러한 피고인에 대하여 엄벌을 호소하고 있을 지경이다.
이에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중대 범죄를 저지르고도 반성하지 않는 피고인에 대하여는 상당한 기간 동안 사회와 분리하여 자신의 잘못을 속죄하고 참회하는 기회를 갖도록 함이 타당하여, 피고인으로서는 엄중한 형벌을 피할 도리가 없어 보인다.
비록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가 없는 점, 피고인이 그동안 피해자를 양육하여 왔던 점 등을 피고인에 대한 유리한 사정으로 최대한 참작한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피고인에 대한 가벌성과 이에 더하여 이 사건 범행 경위·수법·기간 및 결과,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요소, 이 사건 범행에 적용되는 대법원 양형위원회 양형기준상 권고형 범위 등을 두루 종합적하여 보면, 법정형의 하한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량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주장은 일리 있으므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검사의 공개·고지명령 면제 부분 주장에 관하여
성폭력범죄를 저지른 데에 따른 공개명령과 고지명령을 면제하는 예외사유의 하나로 규정한 '신상정보를 공개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피고인의 연령, 직업, 재범 위험성 등 행위자의 특성, 당해 범행의 종류, 동기, 범행과정, 결과 및 그 죄의 경중 등 범행의 특성, 공개명령 또는 고지명령으로 인하여 피고인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와 예상되는 부작용, 그로 인해 달성할 수 있는 등록대상 성폭력범죄의 예방 효과 및 등록대상 성폭력범죄로부터의 피해자 보호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2. 23. 선고 2011도16863 판결 참조).
이 사건에 있어 원심은 이 사건 범행이 공개명령 내지 고지명령의 대상에 해당함을 인정하면서도, 피고인이 성폭력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의 신상정보가 공개 및 고지될 경우 피해자의 가족관계 등이 노출될 우려가 있는 점, 피고인에 대한 실형선고와 신상정보등록 및 성폭력치료 프로그램의 이수만으로도 피고인의 재범을 방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신상정보를 공개·고지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아, 피고인의 신상정보에 대한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을 면제한다는 판단을 하였다.
원심이 밝힌 그와 같은 사유에다가, 이 사건 범행이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것도 아니고, 더욱이 앞서 본 바와 같이 당심에서 피고인에 대하여 원심보다 더욱 엄중한 형으로써 대응하기로 한 사정을 더해서 고려하여 보면, 피고인이 향후 성폭력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에 대한 공개 및 고지명령을 면제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어떠한 잘못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검사의 부착명령사건 부분 주장에 관하여
원심은 검사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청구에 대하여도 그 판시와 같은 법리 및 사유에 터 잡아,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장래에 다시 성폭력범죄를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위 부착명령청구를 기각하였다.
기록을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그와 같은 판단 역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별다른 잘못이 있어 보인지 않는다.
검사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에 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위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며, 부착명령사건 부분에 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35조,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에 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