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 관련]
이 사건 피해금액은 투자금일 뿐 차용금이 아니다. 피해자 회사는 약정기간 내에 총 23억 원을 투자하고 피고인으로부터 투자수익금으로 2,500만 원을 매월 지급받기로 하였음에도 10억 원만 송금하였고 그마저도 제때 지급하지 않았는바, 이로 인하여 자금이 부족해진 피고인이 'D' 건물 및 그 대지(이하 이를 통칭하여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에 대한 경매를 방어하지 못한 것이다.
피고인은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경매를 취하하기 위하여 2016. 3. 25.까지 경매채권자인 제천농업협동조합에 271,286,858원을 변제하는 등 이 사건 피해금액 10억 원 전부를 'D' 운영을 위하여 사용하였다.
2012. 9. 25.경부터 2016. 2. 25.경까지의 총수익과 총유지비를 계산해 보면 'D' 운영으로 인한 순수익이 매월 5,000만 원에 달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은 당시 피해자 회사에 실제 투자한 10억 원에 상응하는 투자수익금 1,100만 원을 매월 지급할 능력이 충분하였다.
결국 피고인이 10억 원을 송금받으면서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인 H를 기망하였다거나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 부분은 무죄라 할 것임에도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3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사건 피해금액은 차용금이 아닌 투자금이고 피고인이H를 기망하여 자금을 편취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아래와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H를 기망하여 차용금 명목으로 금원을 지급받아 편취하였다고 판단하면서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H와 피고인과의 관계나 최초 3억 원을 송금한 시기 등에 비추어 보았을 때, H는 주로 피고인에게서 들은 내용을 토대로 송금 여부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피고인은 3억 원을 송금받을 당시 'D'의 감정평가액이 약 52억 원, 월수익이 약 2,300만 원에 불과하였음에도, H에게 'D'의 가치가 약 80~100억 원이고 월수익이 5,000만 원 정도라고 과장하였으며,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경매개시결정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도 않았다.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피해자 회사에 믿음을 주기 위하여 평가액이 가장 높게 책정된 과거 자료를 제시하고 수익이 많이 발생한다고 부풀렸다', '투자를 받기 위해서 매출 및 수익을 속인 점은 인정하며 사실대로 말하였다면 돈을 받지 못하였을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피해자 회사는 위 3억 원을 송금한 후 피고인에게 경매방어비용 등의 명목으로 7억 원을 추가로 송금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그중 일부만을 본래 목적에 사용하였으며, 'D' 이외의 다른 건물에 대한 투자에 피해금액을 일부 사용하였을 가능성도 있다.
제천농업협동조합에서는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경매절차 진행 중에 피고인에게 연체이자만 완납하면 경매를 취하하겠다고 하였는데, 피고인은 10억 원으로 충분히 연체이자를 납부하고 경매를 취하시킬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⑤ 피고인은 2015. 10. 1.경 H에게 최초 송금받은 3억 원에 대한 금전소비대차계약서를, 2016. 7. 6. 피해자 회사에 '이 사건 피해금액 10억 원을 이율 월 1.5%, 변제기 2017. 9. 30.로 정하여 차용하였다'라는 취지의 확인서를 각 작성해 주었다. 나아가 피해자 회사가 합계 23억 원을 투자하기로 약정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H가 전송한 문자메시지에 '투자'라는 용어가 포함되어 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피해금액을 투자금으로 단정할 수 없다.
이 사건 피해금액이 투자금이라고 하더라도, 피해자 회사로서는 경매방어비용 명목으로 송금을 한 것이고, 피고인이 'D'의 가치나 월수익 등에 관하여 거짓말을 하여 투자금을 받은 이상 금원을 편취한 것에는 변함이 없다.
원심이 설시하고 있는 위와 같은 사정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와 사이에 그 주장과 같이 투자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면, 투자규모 등에 비추어 보았을 때 투자금 총액과 납부일시 및 그 방법, 수익분배 조건 등과 같이 투자계약의 본질적이고도 중요한 사항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계약서 등 처분문서가 작성되는 것이 경험칙에 부합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주장하는 투자계약에 관하여 피해자 회사와 사이에 작성된 처분문서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바, 이와 같은 상황에서 H가 피고인에게 전송한 문자메시지의 일부 내용이나 피고인이 직접 작성하였다는 메모(원심 2017고합13호 사건 증거기록 제24면)의 내용만으로는 피고인과 피해자 회사 사이에 투자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피고인은 검찰에서 'H에게 전반적인 설명을 하고 23억 원을 투자해달라고 하자 H가 우선 3억 원을 투자해준다고 하여, 23억 원을 모두 투자하는 것을 전제한 것으로 이해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같은 증거기록 제668면). 그러나 이는 진술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피고인의 추측에 불과한바,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피해자 회사 사이에 투자계약 체결에 대한 최소한의 의사 합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피고인은 H와 사이에 작성된 금전소비대차계약서(같은 증거기록 제598, 599면)의 경우, 이자 부분이 '월 1할'(10%)로 기재되어 있는 데다가 그 변제기가 2020. 9. 24.임에도 변제기 도래 전에 이 사건 고소가 이루어진 점 등에 비추어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에 불과하여, 그것만으로 이 사건 피해금액이 차용금이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경찰에서 'H에게 돈을 빌려주면 월 10%의 이자를 지급하면서 5년 후에 원금을 변제하겠다는 말을 한 것은 사실인데, 그 후 2017. 9. 30.까지 원금을 상환하고 매월 1.5%의 이자를 지급하는 것으로 변제조건을 변경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같은 증거기록 제13, 28면). 여기에 위 진술내용과 같이 변제조건이 변경된 2016. 7. 6.자 확인서가 실제 작성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금전소비대차계약서가 단지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에 불과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피고인은 이 사건 피해금액을 이 사건 부동산을 위하여 모두 사용하였으므로 기망행위 내지 편취의 범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런데 H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에게 경매방어비용으로 이 사건 피해금액을 송금한 것이다'라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피고인 역시 경찰에서 '10억 원을 송금받을 때 그 돈을 D에 대한 경매방어용 자금으로 사용한다고 한 것은 맞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같은 증거기록 제31면). 그럼에도 피고인은 그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해금액 10억 원 중 약 2억 7,000만 원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를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경매방어와 직접 관련이 없는 곳에 사용하였다는 것이다(같은 증거기록 제683면). 또한 피고인은 최초 3억 원을 송금받은 2015. 9. 25.경으로부터 5개월이 경과한 2016. 2. 25.경 피해자 회사로부터 4억 원을 최종 송금받은 이후에야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경매를 취하시키기 위하여 제천농업협동조합에 그때까지의 연체이자 3억 4,500만 원 중 일부인 2억 4,800만 원을 지급하였을 뿐이다(같은 증거기록 제850, 851면). 이에 비추어 보면, 설령 피고인이 그 주장과 같이 이 사건 피해금액을 사용하였다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기망행위 내지 편취의 범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은 검찰에서 '제천농업협동조합 채무 33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 채무가 22억 원 정도였는데, 이 사건 피해금액 10억 원으로 채권자들에게 일시에 원금 일부를 상환하겠다고 하면 대부분 정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으나, 채권자들과 합의된 것은 아니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같은 증거기록 제679면).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당시 피해자 회사로부터 10억 원을 일시에 송금받았다고 하더라도 채권자들의 양해 없이는 위 나머지 채무를 전부 변제하지 못하는 채무초과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당시 피고인에게 변제자력이 충분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더욱이 피고인은 검찰에서 고소인에게 약속한 것을 이행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느냐는 조사자의 질문에 "제가 생각했던 대로 10억 원을 가지고 22억 원 정도의 채무를 모두 정리하는 것이 가능하였다면 모를까 그 외에는 H와 약속한 것을 이행할 능력이 되지 않았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같은 증거기록 제682면). 여기에 피고인이 이 사건 피해금액을 사용한 내역 등까지 더하여 보면, 설령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와 사이에 그 주장과 같이 투자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가정하더라도, 피해자 회사에 투자금 10억 원에 상응하는 투자수익금 1,100만 원을 매월 지급할 능력이 충분하였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경매방어를 위해 자금이 필요하다고 기망하여 피해자 회사로부터 10억 원이나 되는 거액을 편취하였는바, 범행 경위나 피해액수 등에 비추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기까지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피해자 회사 측에 그 책임을 전가할 뿐 진지한 반성과는 거리가 먼 태도를 보이고 있어 비난가능성도 크고, 피해자 회사로부터 용서를 받지도 못하였다. 나아가 피고인은 자신이 고용한 4인의 근로자들에게 합계 14,900,000원 상당의 임금을 체불하였는바 그 피해액수가 적지 않다. 피고인은 근로기준법위반의 동종전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현재까지 피해회복이 이루어지지도 않았다.
다만, 피고인에게 이제까지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전력이 없었고,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위반 범행에 대해서만큼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는 등 피고인에게 일부 유리한 정상도 있다.
위와 같은 정상 및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가족관계, 환경 등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원심의 양형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볼 만한 양형 조건의 변화도 없다. 원심의 선고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다만, 원심판결 중 오기이거나 누락된 것이 분명한 아래 부분은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따라 직권으로 이를 경정한다.
제2면 제21행의 "이자 명목으로"를 삭제함.
제3면 제16행의 "별지 범죄일람표"를 "별지 범죄일람표(1)"로 수정하고, 제11면 판사 서명날인 부분 다음에 별지와 같은 '범죄일람표(1)'을 추가함.
제4면 제8행의 "별지 범죄일람표"를 "별지 범죄일람표(2)"로 수정함.
제5면 제10행의 "범정"을 "형"으로 수정함.
제9면 제4행의 "투자라고"를 "투자금이라고"로, 제17행의 "39년"을 "42년"으로 각 수정함.
제10면 제8행의 "3인"을 "4인"으로, "12,900,000원"을 "14,900,000원"으로 각 수정함. ○ 제12면 제1행의 "범죄일람표"를 "범죄일람표(2)"로, 위 범죄일람표 연번 3의 근무기간란 기재 중 "2016. 9. 6."을 "2016. 7. 11."로 각 수정함.
판사 김성수(재판장) 김룡 손영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