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등법원판결

대전고등법원 2018. 11. 14. 선고 2017누13958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 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원고가 항소하면서 이 법원에서 주장하는 사유는 제1심에서 원고가 주장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아니하고, 제1심 및 이 법원에서 제출된 증거들을 모두 살펴보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는 제1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아래 제2항과 같이 판단을 보충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판단의 보충

가.

이 사건 제6징계사유에 관한 원고 주장 요지

원고가 학생들의 손금을 봐준 것을 성희롱이라고 할 수 없다. 이에 관한 학생들의 진술은 일관되지 않고 객관성도 없다. 학생들은 원고와 성적 부여에 관한 갈등으로 인해 수개월이 경과한 시점에서 성희롱에 관한 문제제기를 한 것이어서 학생들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 이 사건 징계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일부 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해임처분은 그 징계양정이 너무 무겁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가)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 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등 참조).

나)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참조).

다)

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의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성폭행이나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피해자가 부정적인 여론이나 불이익한 처우 및 신분 노출의 피해 등을 입기도 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는 이른바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으로 인하여 피해를 당한 후에도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피해사실을 즉시 신고하지 못하다가 다른 피해자 등 제3자가 문제를 제기하거나 신고를 권유한 것을 계기로 비로소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피해사실을 신고한 후에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그에 관한 진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와 같은 성희롱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참조).

2)

판단

가)

이 사건 제6 징계사유의 존부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제1심에서 조사한 증거에다가 을나 제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의하면, 이 사건 제6 징계사유는 넉넉히 인정되고, 원고가 이 법원에 이르기까지 제출한 증거들과 그 주장의 사정들만으로는 이를 뒤집기에 부족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⑴ 원고는 학생들의 손금을 봐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학생들에 대한 친밀감의 표시나 지도 과정에서 성적인 의도 없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하나, 교수인 원고가 학생들을 자신의 연구실로 개별적으로 불러서 손금을 봐주는 행위는 그 자체로 적정치 못한 행위라고 할 것이다. 또한 원고는 학생들의 손금을 봐준 것 외에도 손을 만지고 허벅지에 손을 올리는 등 학생들에게 신체접촉을 하고, "바지 예쁘다. 만져봐도 될까?", "다리가 예쁘네. 예쁜 애 잘 가." 등의 말을 한 사실도 인정되는데, 이는 단순히 친밀감의 표시나 지도 과정에서 이루어진 행위라고 보기 어렵고,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어서 성적 언동에 해당한다. 또한 원고와 학생들이 교수와 제자의 관계인 점, 원고의 이러한 행위가 학교의 강의실이나 연구실에서 행해진 점, 위와 같은 행위가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이루어진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의 위 행위는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이라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행위라고 할 것이다. 피해 학생들 역시 원고의 위 행위로 인하여 수치심을 느끼고 혼란스러움과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진술하였다.

⑵ 사건 당사자의 진술증거라는 이유만으로 그것이 과장 또는 왜곡된 것이라 단정할 수 없고, 그 진술이 객관적인 진실에 부합하는지 여부는 진술 자체의 신빙성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학생들이 이 사건 민원사항, 이 사건 각 확인조서, 이 사건 고충상담 보고서, 이 사건 설문조사 등을 통해 한 진술 내지 응답은 성희롱 시점에 관하여 일부 엇갈리는 부분이 있기는 하나, 학생들은 대체로 '원고가 손금을 봐준다고 하면서 손을 주물럭거리거나 은근한 스킨십을 한다.', '여학생들의 특정부위를 빤히 보거나 언급한다.', '허벅지를 만진다.'라고 일치된 내용으로 진술하였는바, 원고의 성희롱행위의 내용이나 태양 등 주요 부분에서 서로 일치하고 대체로 일관되며 그 내용이 구체적이다. 여기에 원고의 행위가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시간이 경과하면서 피해자의 기억이 희석되었을 가능성도 있는 점 등을 더해보면, 학생들의 위 진술 내지 응답은 신빙성이 있다고 보이고 달리 학생들의 위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 만한 사정을 찾기 어렵다.

⑶ 원고와 일부 학생들 사이의 대화 녹취록(갑 제27, 29, 32호증)에 의하면 학생들은 원고와의 통화 도중 원고가 자신에게 성희롱을 한 적은 없다는 취지로 말하고 있으나, 이는 학생들의 종전 진술과 상반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피해자인 학생들이 가해자이자 자신들을 평가하는 위치에 있는 교수인 원고와의 개인적인 통화 과정에서 성희롱 사실을 진술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⑷ 원고와 학생들 사이에서 성적 부여와 관련하여 갈등이 있었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원고의 행위 중 '손금, 관상 등을 봐주겠다고 하면서 스킨십을 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약 70%(= 33명/46명)의 학생이, '특정 여학생의 특정 부위를 빤히 쳐다보거나 언급하였냐'는 질문에는 약 55%(= 26명/46명)의 학생이 그런 적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단순히 성적 부여와 관련된 갈등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다수의 피해 학생들이 위와 같은 내용으로 거짓으로 응답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위와 같은 갈등으로 학생들이 성희롱 행위에 대한 과장, 왜곡된 진술을 하였다고 인정할만한 사정을 찾기 어렵다.

⑸ 피해자인 학생들이 자신의 피해 진술에 소극적이었다거나 피해 사실 발생 후 일정 시간이 경과한 후에 문제를 제기했다는 등의 사정이 학생들의 진술을 가볍게 배척할 사유가 되지 않는다.

나)

징계양정의 부당성 여부

앞서 본 사실관계 및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을 유지하고 원고의 소청심사청구를 기각한 이 사건 결정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하고, 달리 위 결정이 참가인의 징계재량권 일탈·남용을 시정하지 않은 것이어서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⑴ 원고는 일정 부분 국·공립학교 교원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 사립학교 교원이자 대학교수의 지위에 있는 사람이므로 사기업의 근로자보다 높은 수준의 품위유지의무를 준수하여야 한다.

⑵ 원고는 피해자인 학생들에 대하여 학점 부여 등과 관련하여 막강한 권한을 가진 위치에 있다. 원고는 이러한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자신에게 저항하기 어려운 여학생들을 상대로 반복적, 지속적으로 성희롱을 하였고, 이로 인하여 피해자들은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⑶ 원고의 성희롱 행위는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이루어져 온 정황이 있고, 성희롱 행위가 학교 수업이 이루어지는 강의실이나 교수의 연구실 등에서 발생하였는바, 이러한 행위는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그 내용 및 경위에 비추어 고의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제2조 및 별표 징계양정기준에 따르면, 성희롱 사실이 징계사유가 되는 경우 비위의 도가 무겁고 고의가 있다면 '해임 내지 파면'이 가능하다.

⑷ 원고는 학생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지 않았으며, 징계절차가 개시된 이후 학생들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어 자신의 비위를 축소하고 설득하는 등 2차적 피해를 야기하였다. 또한 원고가 이 사건 학교에 계속 근무할 경우 추가 피해의 우려를 배제할 수 없어 이를 적극적으로 차단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

소결

따라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되므로, 이 사건 결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창영(재판장) 기우종 이흥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