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2015. 10. 20. 원고들과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중앙2015부해556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 한다')은 지방자치법 제2조 제2항에 따라 상시 근로자 600여 명을 고용하여 주민복지, 자치행정 등 공공서비스업을 수행하면서 C구보건소를 사업소의 하나로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이다. 원고 A은 2012. 1. 1.에, 원고 B는 2011. 10. 1.에 C구보건소에 각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되어 운동처방사 또는 간호사로 근무하다가 2014. 12. 31.자로 근로계약기간 만료 통보를 받은 사람들로서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조'라고 한다)에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원고들과 이 사건 노조는 참가인이 2014. 12. 31.자로 행한 근로계약기간 만료통보가 부당해고이자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2015. 2. 10.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이하 '부산지노위'라고 한다)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부산2015부해104/부노15 병합), 부산지노위는 2015. 5. 7. 원고들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고 한다).
이에 원고들과 이 사건 노조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5. 6. 11.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중앙2015부해556/부노102 병합),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 10. 20.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위 기각된 재심판정 중 중앙2015부해556 관련 재심판정을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당사자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원고 A은 참가인과 2012. 1. 1.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고 한다) 제4조 제1항 본문 소정의 기간제한의 적용을 받는 건강증진사업 부문의 운동처방사로 입사하여 2012. 5. 31.까지 근무하다가 2012. 6. 1. ~ 2012. 12. 31.까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소정의 기간제한 적용의 예외에 해당하는 방문건강관리사업 부문의 운동처방사로 근무하였다. 그런데 그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이 통합건강증진사업이라는 1개의 사업으로 통합되어 2013. 1. 1.부터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본문 소정의 기간제한의 적용을 받게 되었고, 원고 A은 2013. 1. 1. ~ 2014. 12. 31.까지 위 통합된 방문건강관리사업 부문의 운동처방사로 근무하였다. 따라서 원고 A이 2012. 1. 1. ~ 2012. 5. 31.까지 및 2013. 1. 1. ~ 2014. 12. 31.까지 각 근로한 기간은 기간제법의 적용을 받아 계속근로기간에 포함된다.
한편, 원고 B는 2011. 10. 1.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본문 소정의 기간제한의 적용을 받는 독감예방 접종사업 부문의 간호사로 입사하여 2011. 12. 31.까지 근무하다가 2012. 1. 1. ~ 2012. 12. 31.까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소정의 기간제한 적용의 예외에 해당하는 방문건강관리사업 부문의 방문간호사로 근무하였다. 그 후 원고 B는 2013. 1. 1. ~ 2014. 12. 31.까지 위와 같이 통합건강증진사업으로 통합된 방문건강관리사업 부문의 방문간호사로 근무하였다. 따라서 원고 B가 2011. 10. 1. ~ 2011. 12. 31.까지 및 2013. 1. 1. ~ 2014. 12. 31.까지 각 근로한 기간은 기간제법의 적용을 받아 계속근로기간에 포함된다.
그렇다면 원고들은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로 근무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무기계약 근로자로 전환되었다고 할 것임에도, 참가인이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계약갱신을 거절한 것은 실질적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설령 원고들의 계속근로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은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가지고 있다고 할 것임에도 참가인이 합리적 이유 없이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계약관계를 해지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피고 및 참가인의 주장
원고들과 참가인이 작성한 합의서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과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2013. 1. 1.자를 기준으로 이전 근로계약과 단절되어 새롭게 체결된 것이고 2013. 1. 1.부터 계약기간이 만료된 2014. 12. 31.까지의 총 근로계약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고들이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전환되었다고 볼 수 없고, 원고들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원고들이 전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기초하여 합의에 이르고도 이에 반하는 주장을 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하는 것이므로 배척되어야 한다.
관계법령
별지 '관계법령'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다음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9, 14, 15호증, 을가 제3 내지 5호증, 을나 제 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방문건강관리사업의 연혁
방문건강관리사업은 보건소에서 간호사, 영양사, 운동처방사, 물리치료사, 치위생사 등 전문인력을 채용하여 기초수급자, 차상위계층, 독거노인, 건강 취약계층을 직접 방문하여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위 사업은 1990년경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하면서 최초로 도입된 후 1995. 12. 29. 지역보건법이 법률 제5101호로 전부개정되면서 그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
이후 2005년경 방문건강관리사업이 지방자치단체에 이관되고, 2006. 9. 20. 정부의 '보건복지부 분야 사회서비스 확충 전략'의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시장형성 촉진' 중 '서비스 영역의 제도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시장형성' 부분에 포함되었으며, 2007. 4.경부터 '맞춤형 방문건강관리사업'으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지방자치단체가 '2007년 국가재정지원에 의한 사회적 일자리 제공 사업'의 하나로 국비 154억 7,600만 원을 지원받아 관할 보건소에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 2,000여 명을 고용하여 본격적으로 지역 내 취약계층 가구에 대한 생애주기별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였다.
방문건강관리사업은 국비 50%, 지방비 50%를 재원으로 운영되면서 고용정책기본법 제13조의2에 근거한 재정지원 일자리사업의 하나로 관리되어 왔고, 이에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사회서비스 일자리창출사업 추진실태와 관련하여 감사원의 감사를 받았다.
그런데 보건복지부는 2012년경 기존에 지방자치단체가 건강생활실천, 만성질환 예방, 취약계층 건강관리를 목적으로 실시하던 17개의 개별 사업(방문건강관리사업, 지역사회중심재활사업, 보건소 건강생활실천통합서비스, 영양플러스사업, 금연클리닉, 모유수유클리닉, 철분제·엽산제 지원, 구강보건센터, 어린이 구강건강관리, 노인 불소도포·스케일링, 수돗물불소농도조정 보조, 치매조기검진사업, 치매노인사례관리, 한의약건강증진, 한의약 지역보건사업, 아토피천식 예방관리,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교육사업)을 2013. 1. 1.부터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이라는 1개의 사업으로 통합하여 이를 상시·지속적으로 운영하기로 하였고, 그에 따라 방문건강관리사업은 2013. 1. 1.부터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 중 하나의 사업분야가 되었다(이하 2013. 1. 1.부터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 중 하나의 사업분야가 된 방문건강관리사업을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이라 하고, 위와 같이 통합되기 전의 방문건강관리사업을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이라고 한다). 위와 같이 여러 사업분야가 통합됨에 따라 종래 개별 사업분야별로 지원되던 국고보조금은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이라는 한 개의 사업에 포괄적으로 지원되었다.
원고들의 근무 현황 등
참가인은 2011. 9. 2. 2011년 독감예방접종사업의 추진을 위해 예방접종실 기간제 근로자(의사, 간호사) 채용계획을 공고하였고, 원고 B는 위 예방접종사업의 기간제 근로자(간호사)로 채용되어 2011. 10. 1. ~ 2011. 12. 31.까지 보건소 예방접종실에서 예방접종 업무를 담당하였다.
참가인은 2011. 12. 12. 2012년도 건강증진사업의 추진을 위해 보건소(건강증진사업) 기간제 근로자 모집을 공고하였고, 원고 A은 건강증진사업의 운동처방사로 채용되어 2012. 1. 1. ~ 2012. 5. 31.까지 걷기운동 프로그램, 비만퇴치 프로그램, 근력강화 프로그램, 헬스 프로그램, 노인대학, 어린이집 운동지도 프로그램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운동처방사(이하 '내근직 운동처방사'라 한다)로 근무하였다.
참가인은 2011. 12. 13. 2012년도 보건소(지역보건담당) 기간제 근로자 채용 공고를 하였고, 원고 B는 2012. 1. 1. ~ 2012. 12. 31.까지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의 방문간호사로 채용(이하 '방문간호사'라고 한다)되어 고혈압 환자, 당뇨환자, 암 환자, 기초생활수급자 등의 가정을 방문하여 당뇨 측정, 보건교육 등의 건강관리 업무를 담당하였다.
참가인은 2012. 5. 4. 2012년도 방문건강관리사업 기간제 근로자(운동사) 채용계획을 공고하였고, 원고 A은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의 운동처방사로 채용되어 2012. 6. 1. ~ 2012. 12. 31.까지 차상위계층, 기초생활 수급자, 독거노인 등 건강취약 계층의 가정을 방문하여 운동 지도하는 운동처방사(이하 '방문운동처방사'라고 한다)로 근무하였다.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는 원래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은 2007년도 사회적 일자리 제공사업 중 보건복지부 사업인 방문보건사업활성화사업의 일환으로,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5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2항 제1호에 따라 정부의 복지정책, 실업대책 등에 의하여 일자리를 제공하는 경우로서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 제한의 예외(즉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았고, 위와 같은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의 지침이 소개되어 있는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에 관한 안내서는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와 방문건강관리사업 담당 근로자들에게 모두 배포되었다.
그런데 고용노동부는 2012. 1. 16.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근로자들 중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경우 원칙적으로 무기계약직 근로자(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하도록 지침을 마련하였고, 보건복지부는 2012. 12. 12. 위 지침에 따라 2013. 1. 1.부터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 등 개별 사업을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으로 통합하여 상시·지속적으로 운영하기로 하면서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에 종사하는 기간제 근로자들을 무기계약직 전환대상에 포함하도록 결정하였다(즉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 담당 근로자는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5호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그 계속근로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편 위와 같은 지침은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 시달되었고, 원고들을 비롯한 방문건강관리사업 담당 근로자들 또한 직무역량강화교육 등을 통하여 그와 같은 내용을 숙지하게 되었다.
참가인은 2012. 12.경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이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으로 통합됨에 따라 2012. 12. 31. 원고들을 포함해 C구보건소의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에 종사하던 14명을 '2013년도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의 방문건강관리사업 전담인력으로 사역 결의하였다(계약기간 : 2013. 1. 1. ~ 2013. 12. 31.).
참가인은 2013. 12. 5. 2014년도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 기간제 근로자 채용 공고를 하였다. 당시 위 공고에는 방문건강관리 분야와 관련해 간호사 13명(계약유효기간 : 12명 2014. 1. 1. ~ 2014. 12. 31., 1명 2014. 1. 1. ~ 2014. 6. 30.) 및 운동사 1명(계약유효기간 : 2014. 1. 1. ~ 2014. 6. 30.)을 각 모집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이에 원고들은 위 공개채용에 각 응시해 방문간호사 또는 방문운동처방사로 채용되어 2014. 1. 3. 참가인과 각 2014. 1. 1. ~ 2014. 6. 30.까지 근무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위 근로계약기간이 종료될 무렵까지 기간제법 제4조에 따라 원고들이 계속 근로한 총기간이 분명하지 않자, 참가인과 원고들 및 원고들이 소속된 이 사건 노조는 2014. 6. 30. 아래와 같이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고 한다)하면서 원고들의 근로계약기간을 2014. 12. 31.까지 연장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참가인이 원고들과 체결한 근로계약 현황 및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 제한 여부 등은 아래와 같다(이하 원고들의 같은 회차별 근로계약을 통틀어 '원고들 O차 근로계약'이라는 식으로 칭하고, 원고들의 참가인과의 근로계약 전체를 통틀어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칭한다).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의 예산 편성 등
보건복지부장관은 2014. 11. 4. 광역지방자치단체장에게 '통합건강증진사업 전문인력의 고용안정을 위한 협조 요청'이라는 제목으로 아래와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참가인은 2014. 11. 26. 원고들을 포함하여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에 종사하던 기간제 근로자 14명(간호사 12명, 운동처방사 1명, 치위생사 1명)에 대하여 2014. 12. 31.자로 계약기간 만료를 통보하였다. 이후 참가인은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에 종사할 인력을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하기 위한 채용시험 공고를 하였으나 원고들은 채용시험 공고에 응시하지 않았고, 종래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에 종사하던 방문간호사 12명 중 3명만 위 채용시험 공고에 응시하여 채용되었다. 현재 C구청에는 위 채용시험 공고에 응시한 기존 방문간호사 3명과 신규채용된 6명 등 9명이 2015. 1. 20.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되어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의 방문간호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판단
이 사건 합의의 효력 유무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고 한다) 제4조는 제1항 본문에서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는 한편, 제1항 단서에서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예외를 규정하고 있고, 제2항에서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들의 입법 취지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근로자의 지위를 보장하려는 데에 있으므로(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참조),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은 강행규정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근로계약의 당사자가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을 배제하기로 하는 합의를 하더라도 그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이 사건 합의는 원고들이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참가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기간 중 2013. 1. 1. 이전의 근로기간을 기간제법 제4조의 계속근로한 총기간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한다. 그러나 위에서 이미 살펴본 법리와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의 당사자인 원고들과 참가인 사이에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을 배제하기로 하는 합의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강행규정인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반하는 것으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원고들이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전환되었는지 여부
근로계약이 만료됨과 동시에 근로계약기간을 갱신하거나 동일한 조건의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한 경우에는 갱신 또는 반복한 계약기간을 모두 합산하여 계속근로년수를 계산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7. 11. 선고 93다26168 전원합의체판결 참조). 또한 기간제법 규정의 형식과 내용,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반복하여 체결된 기간제 근로계약 사이에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의 예외사유에 해당하는 기간이 존재하더라도, 계약체결의 경위와 당사자의 의사, 근로계약 사이의 시간적 단절 여부, 업무내용 및 근로조건의 유사성 등에 비추어 예외사유에 해당하는 기간 전후의 근로관계가 단절 없이 계속되었다고 평가되는 경우에는 예외사유에 해당하는 기간을 제외한 전후의 근로기간을 합산하여 기간제법 제4조의 계속근로한 총기간을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8. 6. 19. 선고 2017두54975 판결 참조).
원고들과 참가인 사이의 이 사건 합의가 강행규정인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위반하여 무효임은 이미 살핀 바와 같다. 이러한 점에 더하여, 위 인정사실과 을나 제2호증, 제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비추어 보면, 원고들은 피고가 근로계약기간 만료를 통보하기 전에 이미 2년을 초과하여 계속근로한 경우에 해당하여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 A은 2012. 1. 1.부터, 원고 B는 2011. 10. 1.부터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래 시간적 단절 없이 계속하여 참가인의 기간제 근로자로 근무하여 왔다.
원고들의 각 2차 근로계약기간이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의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만, 그 기간 전후에도 근로관계는 실질적으로 단절되지 않고 계속되었다. 1차 및 3차 내지 5차 근로계약기간동안 원고들은 C구보건소에 소속되어 원고 B는 간호사로, 원고 A은 운동처방사로 근무하였다. 해당 기간 동안 원고들의 근로조건에는 큰 차이가 없고, 그 업무 내용에 있어서도 그 구체적인 명칭이나 역할에는 일부 변화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간호사 또는 운동처방사로서의 업무에 본질적인 차이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참가인은 원고들과 제4차 근로계약을 체결할 무렵부터 부산지방고용노동청과 고용노동부에 그 계속근로기간의 산정과 관련하여 문의하는 등 원고들의 근로계약과 관련하여 기간제법 제4조 제2항과 관련한 문제가 있었음을 인식하고 있었고, 해당 조항의 적용을 배제하기 위하여 이 사건 합의를 추진한 것이다. 참가인과 원고들이 기존의 근로계약기간이 단절 없이 계속되고 있었다는 인식을 전제로 하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신의성실의 원칙 위배 여부
신의성실의 원칙(이하 '신의칙'이라고 한다)은 법률관계의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을 말한다. 신의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 등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강행규정임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8. 6. 15. 선고 2016두62795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에 나타난 원고들과 참가인 사이의 기간제 근로계약 체결 경위와 이 사건 합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살펴보더라도, 원고들이 이 사건 합의의 내용과 달리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에 해당한다거나, 신의칙을 우선 적용하여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 부분 피고 및 참가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참가인이 원고들에게 계약기간 만료를 통보한 것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해고에 해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창영(재판장) 기우종 이흥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