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주식회사 D의 자회사로서 원료의약품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3. 1. 1. 피고에 입사한 근로자이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서 및 원고의 서약서
원고는 2013. 1. 1. 피고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그 근로조건 중 취업장소 및 취업직종을 아래와 같이 정하고 있다.
원고는 2013. 1. 1. 피고에게 서약서를 작성하여 주었는데, 위 서약서 9.항에는 “재직 중 회사의 전보‧배치전환‧전출 등 인사발령에 절대 복종하겠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한편,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14. 1. 1.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위 2013. 1. 1.자 근로계약서의 취업직종이 “관리직”에서 “신용관리팀”으로 변경되어 있다.
피고의 완제영업조직의 구성
피고의 완제영업조직은 2021. 5. 6. 기준 완제영업본부장 아래 3개의 담당(영업지원담당, 도매유통담당, 종합병원담당)과 6개의 의원영업지점(서울, 경인, 충청, 호남, 경북, 부경)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구체적인 조직도 및 인원현황은 아래와 같다.
피고의 완제영업조직은 영업지원담당 및 그 아래의 영업지원팀과 마케팅팀의 간접영업인원과 도매유통담당, 종합병원담당, 의원영업지점의 직접영업인원으로 구분된다.
원고의 보직 및 이 사건 전보발령
원고는 주식회사 D에서 전적하여 차장 직위로 피고에 입사한 후, ‘서울 C에 있는 D 사옥 4층’에 위치한 피고의 서울 분사무소(이하 ‘서울 분사무소’라 한다) 내 신용관리팀(2013. 1. 1.부터 2018. 6. 30.까지)에 소속되어 처방 관리, 주문서 관리, 담보 관리, 사고처 관리, 부동산거래처 관리, 신규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다가, 신용관리업무 축소로 신용관리업무와 영업관리업무를 통합하게 됨에 따라 2018. 7. 1.부터는 영업관리팀(2020. 5. 1.부터 ‘영업지원팀’으로 바뀌었다)에 소속되어 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는 2021. 4. 1. 자로 원고를 직접영업부서 중 하나로서 ‘서울 성동구 E빌딩 F호’에 위치한 피고의 서울 의원영업지점(이하 ‘서울 지점’이라 한다)으로 전보하는 인사발령(이하 ‘이 사건 전보발령’이라 한다)을 하였고, 원고는 2021. 5. 24.경부터 위 서울 지점으로 출근하고 있다.
취업규칙
피고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4, 16호증, 을 1, 2, 13, 1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전보발령 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근로계약 당시 근로 내용을 정하여 피고에 입사하였고, 입사한 후 이 사건 전보발령 전까지 서울 분사무소에서 근무하면서 전문적인 업무를 담당하여 왔다. 이 사건 전보발령은 중대한 근로조건의 변경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원고는 근로 내용이 정하여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고 동의 없이 이루어졌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발령은 무효이다.
피고는 완제영업본부에 대하여 ‘저성과자 퇴출프로그램’의 구조조정을 실시하여 왔다. 구조조정을 하기 위해서는 구조조정 대상자의 실적자료가 요구되는데, 원고가 영업지원팀 소속으로 개인 업무실적이 정량적으로 집계되지 않자, 실적자료 수집을 한 뒤 구조조정을 하기 위하여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발령은 근로기준법에 위반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원고는 영업지원담당 이사인 G로부터 이 사건 전보발령이 이미 결정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통보받았을 뿐, 성실한 협의 등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전보발령은 무효이다.
서울 지점은 기존 인력으로 계속 운영되어 왔고 특별히 업무가 증가하거나 전문성이 요구되는 사정 등이 없는 반면, 영업지원팀은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인하여 원고가 담당하는 전문적인 업무의 공백이 발생할 것이 예상된다. 서울 지점의 인력이 감소한 것은 완제영업본부의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결과일 뿐이므로 서울 지점으로 인력을 배치할 필요성이 없다. 또한 원고는 영업경력이 없는 자로서 서울 지점에 원고를 선택할 인원선택의 합리성도 없다.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원고는 보완수당 연 60만 원이 삭감되는 불이익을 입게 되었고, 영업의 성과로 업무수행능력을 평가하는 영업조직에서 원고가 영업업무를 처음 담당하는 터라 실질적인 임금상의 불이익을 입게 된다.
원고의 업무수행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은 것은 원고가 불법적인 리베이트 지원 업무지시를 거부하였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부당한 지시를 거부한 것은 이 사건 전보발령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사건 전보발령에 원고의 동의가 필요한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계약에서 근로 내용이나 근로 장소를 특별히 한정한 경우에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전보나 전직처분을 하려면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2041 판결 등 참조). 근로계약상 근로 내용이나 근로 장소가 한정된 것인지 여부는 근로계약서의 문언뿐만 아니라 근로계약의 체결 과정, 실제 근로 형태, 순환 근무를 비롯한 근로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서 보건대,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13. 1. 1. 작성된 근로계약서와 2014. 1. 1.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원고의 취업직종이 각 “관리직”, “신용관리팀”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기는 하다.
그러나 한편 ① 위 각 근로계약서에 ‘취업장소’가 특정한 근로 장소가 아니라 “주식회사 B”이라고 하여 ‘회사’로 기재되어 있고, ‘취업직종’에도 단서로 “취업규칙에 의하여 변동할 수 있음”이라고 하여 업무가 변경될 수 있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② 원고가 피고에 입사하면서 제출한 서약서에는 “재직 중 회사의 전보‧배치전환‧전출 등 인사발령에 절대 복종하겠음.”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③ 피고의 취업규칙 제52조는 “사원이 전근 명령을 받았을 때에는 발령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3일 이내에 부임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을 제3, 1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④ 피고는 다른 근로자와의 근로계약 시에도 동일한 양식의 계약서에 의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근로계약서의 ‘취업직종’란에는 해당 근로자를 배치할 부서의 이름을 기재한 사실, ⑤ 피고는 그 동안 근로자를 ‘연구기획팀, 생산관리팀, 인사팀, 약사팀’ 등 영업지원부서에서 직접영업부서인 ‘영업팀’으로 다수 전보 발령하여 온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사정에다가 ⑥ 원고가 보일러공, 타자수, 변호사, 회계사 등과 같이 특별한 기술․기능이나 전문자격을 소지하고 있는 것을 전제로 그 기술․기능의 발휘를 근로제공의 주된 내용으로 정하여 취업한 것으로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까지 더하여 보면, 근로계약서에 취업직종이 ‘관리직’, ‘신용관리팀’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다는 점만을 이유로 원고와 피고가 근로 내용을 한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원고가 입사 시 제출한 위 서약서는 무효이므로 이를 기초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상 근로 내용이 한정되지 않았다.’고 보아서는 아니 된다.”고 주장하나, 원고의 주장과 같이 위 서약서의 규정 중 일부 규정이 헌법과 법률에 따른 근로자의 권리를 배제하는 것이어서 무효라고 하더라도, 피고가 그 인사권에 따라 원고에 대한 전보‧배치전환‧전출 등의 인사명령을 발할 수 있다는 것까지 무효라고 볼 것은 아니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는 또, “취업규칙에 ‘근로 내용이 변동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고 하더라도, 근로 내용을 한정한 근로계약서가 취업규칙에 우선 적용되고, 이와 같은 취업규칙은 근로기준법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것이므로 무효이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계약상 원고의 근로 내용이 한정되었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국 이 사건 전보발령에 원고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전보발령이 원고의 동의 없이 이루어져 무효이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 사건 전보발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 등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직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나지 않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므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 전직처분 등을 할 때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직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사용자가 전직처분 등을 할 때 요구되는 업무상의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6두44162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 8, 9호증, 을 제5 내지 7, 8, 10, 12, 2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전보발령은 원고와의 성실한 협의 등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거나, 업무상 필요에 의한 생활상의 불이익이 원고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히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의 정당한 인사권 범위 내에 속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와 다른 전제의 원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는 이 사건 전보발령에 앞서 원고와 사이에 어떠한 공식 협의절차를 거치지는 아니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의 ‘성실한 협의’란 반드시 인사발령을 의제로 삼은 어떤 공식 회의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그 형식에 상당한 재량이 부여되어 있다고 할 것인데, 피고의 상관인 영업지원담당 이사인 G가 이 사건 전보발령에 앞선 2021. 3. 19. 원고에게 원고의 직무능력 평가, 서울 지점의 직원 이탈에 의한 인력 충원의 필요성 등을 알리면서 서울 지점에서 영업 관련 일을 할 것을 권유하는 등으로 미리 원고에게 이 사건 전보발령이 있을 것임을 알려 주었고 원고로부터 의견을 청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비록 이러한 고지 및 의견 청취가 공식적인 형식을 갖춘 절차는 아니라 할지라도, 피고는 이를 통하여 미리 원고에게 인사발령에 관한 의견진술 및 그간 지적되어 온 직무능력 부족에 관한 소명 기회를 부여하였다고 볼 수 있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전보발령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의 완제영업본부는 2017년 2,421백만 원의 영업이익과 746백만 원의 당기순이익이 발생하였으나 2018년 236백만 원의 영업이익과 1,177백만 원의 당기순손실, 2019년 566백만 원의 영업이익과 830백만 원의 당기순손실을 각 기록하였고, 2020년부터는 영업이익에서도 손실을 보게 되었다. 같은 기간 피고의 완제영업본부의 간접영업인원수는 2017년 13명에서 2018년, 2019년 각 15명으로 증가하였다가, 2020년 13명, 2021년 11명으로 각 감소하였고, 직접영업인원수는 2017년 69명에서 2019년 94명까지 증가하였다가 2021년 65명으로 감소하였다. 특히 서울 지점의 인원은 2020. 1. 1.경 기준 총 13명(서울 동부 7명, 서울 서부 6명)에서 2020. 12. 7.경 기준 8명으로, 2021. 5. 6. 기준 원고를 포함하여 총 6명으로 각 감소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완제영업본부의 실적 악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급격하게 감소한 직접영업인원을 보충하여 영업실적을 개선하기 위하여 간접영업인원을 직접영업인원으로 배치할 필요성이 있었고, 특히 서울 지점의 경우 이 사건 전보발령 전까지 2020. 1. 1. 기준 총 13명이던 인원이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전입한 원고를 제외하면 2021. 5. 6. 기준 5명으로 절반 넘게 감소하여 추가 인원배치의 필요성이 큰 상황이었다.
원고가 이 사건 전보발령 전 담당한 업무에 관하여 대체불가능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 오히려 원고는 2020년에 전표관리(10%), 사전 관리(20%), 담보 관리(30%), 법무 관리(20%), 신규 관리(20%)의 업무를 수행하였고, 2021년에 우편 관리(20%), 경비 관리(80%)의 업무를 수행하기도 하였다. 또한 원고의 업무수행에 대해 상사나 동료, 부하직원들은 원고의 직무능력이나 자기계발 의지에 관하여 전반적으로 낮은 평가를 하고 있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전보발령은 원고의 평소 근무태도, 평정과 평판, 원고가 담당하는 업무의 성질과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원고는, 자신의 업무수행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은 것은 불법적인 리베이트 지원 업무지시를 거부하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나, 불법적인 리베이트 지원 업무지시가 있었다거나 원고가 그 업무지시를 거부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의 주거지는 의정부시이므로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변경된 근무 장소가 이전보다 주거지로부터 더 가깝게 되어 특별히 생활상 불이익이 가해졌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생활상 불이익으로 주장하는 보완수당의 삭감은 생활상의 불이익이라고 볼 수 없고, 보완수당은 경력자 채용 시 요구되는 연봉 수준과 피고가 지급하는 임금 수준 차이를 보완해 주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되었는데, 2019. 1. 30. 이에 대하여 성과에 따라 지급하기로 그 지급기준이 변경된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보발령과 보완수당 삭감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또한 원고가 영업업무를 처음 담당하게 되어 영업업무를 습득하는 데 있어서의 어려움 및 성과급 등에서 임금감소 등의 불이익이 있을 것으로 보이나, 이는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직접적인 생활상 불이익이 아니라 간접적․반사적으로 발생하는 사실상의 불이익일 뿐이고, 피고 소속 근로자의 직무변경 사례의 현황 및 피고 사내의 영업교육, 제품교육 등 직무교육제도 등을 고려하면 이와 같은 불이익이 원고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갑 제8, 9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전보발령이 저성과자를 편법적으로 해고할 목적으로 이루어져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갑 제8호증은 피고의 다른 공식적인 기안문서와 비교해 보면, 형식, 글씨체, 구성 등이 다르다는 점에서 영업지원담당 이사인 G가 완제영업본부의 인원들의 성과를 관리하기 위하여 자체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보이고, 그 내용은 권고사직, 직급강등, 원거리 인사발령, 희망퇴직의 방법과 절차에 대한 내용과 사전 조치, 그 대상자로 구성되어 있는데, 원고는 그 대상자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원고는 “그 대상자 중 ‘V’라고 표시된 사람이 원고이다.”라고 주장하나, 그렇게 볼 아무런 근거가 없다). 한편, 갑 제9호증을 보면, G가 피고 인사팀 팀장 W에게 위와 같이 작성한 문서와 관련한 내용을 문의하고 W가 이에 대하여 답하였는데, 그 주된 답변 내용들을 보더라도 피고의 내부 인사규정에 근거하여 G의 문의에 답변하는 것이고,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는 내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피고 인사팀 팀장인 W가 지방 지점 근무자를 서울로 인사 이동하는 것을 가리켜 ‘저성과자 정리를 위한 원거리 인사발령’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경우에는 지방 지점 근무자가 아니어서 이 사건 전보발령이 ‘저성과자 정리를 위한 원거리 인사발령’이라고 볼 수도 없다.
특히, 갑 제8호증의 대상자들과 이 사건 전보발령 후인 2021. 5. 6. 기준 피고 완제영업본부 인원현황을 상호 비교․대조해 보면, 위 대상자들 중 일부인 경기 지점의 X 사원, 경북 지점의 Y 주임, 부경 지점의 Z 대리만이 퇴사한 상태로 갑 제8호증이 저성과자를 의도적으로 구조조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고, 실제 이를 실행하여 위 인원들이 퇴사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한편 갑 제3호증의 1, 2, 갑 제11호증의 각 기재 또는 음성에 의하면 원고가 직무수행 과정에서 상관인 H 부장으로부터 여러 차례 질타를 당하고 더러는 욕설이 포함된 폭언을 들은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위와 같은 H의 폭언을 정당한 직무 지시라고 볼 수 없음은 물론이나, 앞서 든 부합증거들에 의하면 위 H는 피고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아 지휘‧감독권을 행사하는 임원 등이 아닌, 그 또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H의 위 폭언 자체를 곧바로 사용자인 피고의 행위로 간주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고, 그밖에 갑 제5호증의 1, 2, 갑 제13호증의 각 기재 또는 음성만으로 피고가 H의 위 행위를 지시하였다거나 조장 내지 방조하였다고 보기도 부족하다.
한편 갑 제4호증, 을 제23호증의 각 기재 또는 음성에 의하면, 영업지원담당 이사인 G가 원고에게 용모가 단정치 못하다고 주의를 주고, 면도를 하고 오라고 지시하며, 10배의 업무를 주겠다고 말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기는 하나, G의 위와 같은 지적은 직장내 예절을 지키라고 지적한 정도에 불과하고 또한 G가 실제로 원고에게 10배의 업무를 부과하였다고 볼 증거도 없으므로, G의 위와 같은 행위를 직장내 괴롭힘으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발령이 원고의 주장과 같이 직장 내 괴롭힘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금전지급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인해 입은 정신적 피해에 대한 명시적 일부청구로서 피고에게 위자료 100만 원의 지급을 구하고 있으나,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전보발령은 적법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하고,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다.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소영(재판장) 박진환 김병식
각주1) 영업지원담당 아래의 영업지원팀과 마케팅팀 인원을 의미한다.
각주2) 도매유통담당, 종합병원담당, 의원영업지점의 인원을 의미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