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등법원판결

대전고등법원 2024. 1. 16. 선고 2023누10875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2.

중앙노동위원회가 2021. 12. 3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D병합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3.

소송 총비용 중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00. 8. 11. 설립되어 상시 약 8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연구용 시약 및 분자 진단키트 연구·개발·제조·판매업 등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이다.

나.

원고는 2020. 5. 18. 참가인에 입사하여 CFO(Chief Financial Officer)(관리총괄, 전무이사 직급)로서 근무하였는데, 당시 작성된 근로계약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

그 후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는 2021. 1. 1. 자로 다음과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었다.

라.

참가인의 인사위원회는 2021. 6. 21. 원고를 2021. 6. 28. 자로 징계해고하기로 결의하였고, 참가인은 2021. 6. 23. 원고에게 징계통보서를 교부하여 인사위원회 결과를 통보하였다. 원고는 2021. 6. 28. 참가인에게 재심을 청구하였고, 2021. 7. 14. 개최된 재심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를 유지하기로 결의하였으며, 참가인은 2021. 7. 15. 그 결과를 원고에게 통보하였다.

마.

원고는 2021. 7. 21.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자신에 대한 징계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으나(E),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9. 28.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어서 당사자적격이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각하하는 초심판정을 하였다.

바.

이에 원고는 2021. 11. 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C, D병합),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12. 31. 원고의 근로자성에 대한 충남지방노동위원회의 판단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구제신청을 각하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5, 6, 8,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원고는 참가인에 입사한 이후 참가인에 종속되어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이다. 따라서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정하여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나아가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를 결의한 인사위원회는 참가인의 인사관리규정 제26조, 제30조 제3항을 위반하여 구성되었고, 참가인이 주장하는 징계사유는 참가인의 경영권 분쟁으로 혼란스러운 와중에 있었던 일로서 이를 인정할 수 없으며, 징계양정 역시 사회통념상 타당성이 없어 징계 재량권의 범위를 현저히 벗어난 것으로 부당하다.

3.

원고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지 여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며(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5두524 판결,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6다78466 판결 등 참조),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대한 위 여러 징표 중 일부 사정이 결여되었거나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도11087 판결 등 참조).

한편,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0다57459 판결 참조).

다만,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대규모 회사의 임원이 전문적인 분야에 속한 업무의 경영을 위하여 특별히 임용되어 해당 업무를 총괄하여 책임을 지고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등기이사와 마찬가지로 회사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왔고 일반 직원과 차별화된 처우를 받은 경우에는, 이러한 구체적인 임용 경위, 담당 업무 및 처우에 관한 특수한 사정을 충분히 참작하여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지를 가려야 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참가인에 입사할 당시 원고의 지위

살피건대, 갑 제8호증의 기재, 증인 H의 당심 증언에다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2020. 5. 18.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입사하여 근로자로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

참가인은 2020년 초 코로나바이러스 진단키트를 자체 개발하였는데, 그 무렵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매출이 급증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코스닥에 상장할 계획을 수립하여 이를 추진하게 되었고, 관련 업무를 담당할 재무전문가가 필요하게 되었다.

○

원고는 서류심사, 면접 등 일반적인 직원 채용 절차를 거쳐 선발되었다. 원고에 대한 면접은 ‘참가인의 당시 공동대표이사 중 1인인 P’와 ‘참가인의 최대주주인 주식회사 N(이하 ’N‘라 한다)의 대표이사 O’이 맡았다.

○

원고는 2020. 5. 18. 참가인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위 근로계약서에는 앞서 본 근로계약기간, 근무 장소 및 업무 내용, 임금 외에 ‘참가인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원고의 의견을 들어 근무 장소 또는 업무를 변경할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고, 근로시간 및 휴게, 근로일 및 휴일, 휴가 등에 관한 내용과 함께 ‘이 계약서에서 정하지 아니한 사항은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령, 취업규칙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다. 그리고 위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원고의 연봉이 참가인에 소속된 다른 직원과 차별화될 정도의 고액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

원고는 참가인 소재지인 대전에 거주하고 있지 않았으므로 참가인으로부터 오피스텔을 제공받았는데, 원고뿐만 아니라 대전 외의 지역에 거주하는 임직원들에게도 오피스텔이 제공되었고, 영업부와 같이 외부 활동을 많이 하는 직원들에게는 차량도 함께 제공되었다. 원고에 대한 오피스텔 제공 역시 다른 직원들에 비하여 차별화된 처우나 혜택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

원고가 참가인에 입사할 무렵에는 공동대표이사인 P, G의 지시·감독을 받아 업무를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와 참가인이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근거로 내세우는 사정들은 모두 P와 O 사이에 경영권 분쟁이 표면화된 2020. 8.경 이후의 것들이고, 그 이전에 원고가 참가인으로부터 업무를 포괄적으로 위임받아 독자적인 권한과 책임 하에 독립적으로 수행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정황은 찾아볼 수 없다.

○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코스닥 상장을 위해 재무전문가인 원고를 선발하였고, 2020. 5. 18. 자 근로계약서에는 ‘코스닥 상장 완료 시까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위 근로계약서에 ‘참가인의 필요에 의해 원고의 담당 업무가 변경될 수 있다.’는 내용이 함께 기재되어 있는 점을 고려해 보면, 원고가 근로자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이를 크게 고려할 것은 아니다.

2)

참가인에 입사한 이후 원고의 근로자성 상실 여부

가)

갑 제8, 9, 10, 12, 17, 18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상여금으로 2020. 10. 26.경 8억 원을, 2020. 12. 24.경 8억 원을 각 지급받았는데, 이는 공동대표이사들 다음으로 많은 액수이고(G 25억 원, H 18억 원) 다른 직원들이 받은 상여금에 비하여 매우 큰 금액이다.

○

원고는 2020. 12. 7. 자 이사회에 참석하여 유상증자 안건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사내이사들에게 원고 나름대로의 의견을 밝히는 발언을 하였다.

○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2021. 1. 1. 자로 다음과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었는데, 종전의 근로계약서와 비교하면 그 내용에 있어 상당한 차이가 있다.

○

2021. 1. 말경부터 2021. 3.경까지 작성된 참가인의 기안서, 지출품의서 중에는 공동대표이사 중 1인인 H의 결재에 앞서 원고가 부사장 지위에서 결재한 서류들이 존재한다.

나)

피고와 참가인은 위 가)항의 인정사실을 근거로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발생할 당시 원고는 참가인의 임원으로서 독자적인 권한과 책임을 바탕으로 독립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으므로 참가인의 근로자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가)항에서 거시한 증거, 갑 제1, 14, 23, 25, 26호증, 을나 제4, 7, 20, 21, 2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가)항의 인정사실만으로는 참가인의 주장과 같이 당시 원고가 참가인의 근로자 지위에 있지 않았다거나 기존의 근로자 지위를 상실했다고 볼 수는 없다.

○

먼저 원고가 2020. 12. 7. 참가인의 이사회에 참석하여 발언한 사실에 관하여 살핀다.

-

원고가 참가인에 입사할 무렵 참가인의 최대주주는 O이 대표이사로 있는 N였고, 당시 참가인의 공동대표이사 중 1인인 G은 N에서 근무하다가 O의 추천으로 참가인에 입사한 사람이었다.

-

앞서 본 바와 같이 2020년경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참가인의 매출이 급증하자 O은 참가인의 경영권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O 측의 주도 하에 개최된 2020. 8. 7. 자 이사회에서 P가 공동대표이사에서 해임되고 O 측의 인사인 H가 공동대표이사로 선출되었다(이하 O, H, G을 ‘신규 경영진’이라 한다). 이후 원고는 신규 경영진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처리하였다.

-

P는 참가인의 공동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된 후에도 참가인의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었다. P는 유상증자 안건에 관하여 논의하는 2020. 12. 7. 자 이사회에 참석하였는데, 원고는 재무담당자로서 그 자리에 참석하여 신규 경영진의 입장에서 P의 의견을 반박하였다. 이는 신규 경영진의 지시 및 사전 교감에 따른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독자적인 권한과 책임 하에서 그러한 진술을 한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한다. 아울러 2020. 1. 27. 자 이사회 외에 원고가 참가인의 이사회에 정기적으로 참석하여 재무전문가로서 자신의 입장을 독자적으로 피력했다고 볼 만한 정황은 확인되지 아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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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원고가 2020. 12. 7. 참가인의 이사회에 참석하여 발언한 사정을 들어 당시 원고가 참가인의 근로자 지위에 있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

다음으로 원고가 참가인으로부터 고액의 상여금을 지급받고 2021. 1. 1. 자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에 관하여 본다.

-

2020. 10. 19. 개최된 참가인의 이사회에서 임직원들에 대한 상여금 지급이 결정되었는데, 당시 작성된 이사회 회의록에는 ‘임직원 성과급 부여 및 지급 권한은 공동대표이사에게 일임한다.’고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위 이사회 의결 및 공동대표이사의 결정에 따라 상여금 지급에 관한 실무적인 업무를 처리하였을 뿐이고, 거기에서 더 나아가 그 의사결정에 관여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정황은 확인되지 아니한다.

-

한편, 참가인의 공동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된 P의 주도로 참가인의 일부 주주들은 2020. 9. 9. 참가인에게 임시주주총회의 소집을 청구하였고, 참가인의 이사회는 2020. 11. 13. ‘임시주주총회를 2021. 1. 13. 10:00에 개최’하기로 결정하였다. 이에 신규 경영진은 참가인의 경영권을 회복하려는 P 측을 저지할 필요가 있었고, 원고로 하여금 전면에 나서서 그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바로 그러한 상황에서 원고에게 고액의 상여금이 지급되었다. 따라서 원고가 참가인의 임원으로서 독자적인 권한과 책임 하에 코스닥 상장 업무를 수행하는 대가로 고액의 상여금이 지급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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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 1. 자 근로계약서는 그 작성일자가 법정공휴일이어서 실제로 그 날짜에 작성된 것인지 의문이 있다. 또한, 2021. 1. 13. 개최된 참가인의 임시주주총회에서 원고를 사내이사(등기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되었다가 출석주주 전원의 반대로 부결되었는데, 위 근로계약서는 위 안건이 임시주주총회에서 가결될 것을 전제로 작성되었을 여지가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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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참가인이 원고에게 고액의 상여금을 지급하고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위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사실을 근거로 당시 원고가 참가인의 근로자 지위에 있지 않았다고 볼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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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원고에 대한 징계 과정에서 작성된 인사위원회 의사록에는 ‘O로부터 참가인에 입사할 것을 제안 받았고, O과 P를 함께 만나 스톡옵션 및 등기이사를 보장해 주는 조건으로 참가인에 입사하게 되었다. 입사 결정 당시 2021년도 참가인의 영업이익이 최소 500억 원 정도일 것으로 판단하여 자신의 보수를 20∼30억 원 정도로 책정하였고, 그에 따라 고액의 상여금을 지급받았다.’는 취지의 원고 진술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① 참가인은 위와 같은 내용이 기재된 인사위원회 의사록을 작성하면서 원고의 확인을 받지는 아니하여 원고의 진술이 가감 없이 기재된 것인지 알 수 없는 점, ② 2020. 5. 18. 자 근로계약서에 위와 같은 조건이 명시되어 있지 않고, 원고가 자신에게 지급된 상여금 액수 및 2021. 1. 1. 자 근로계약서 작성에 관한 의사결정에 관여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정황이 확인되지 않는 점, ③ 원고가 인사위원회에서 위와 같은 진술을 했더라도 이는 자신이 지급받은 고액의 상여금과 2021. 1. 1. 자 근로계약서의 내용을 정당화하기 위해 과장하여 진술했을 가능성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인사위원회 의사록의 기재 내용을 근거로 원고가 자신의 성과급 및 연봉 액수 등을 결정할 만한 권한이 있었다거나 이에 영향력을 행사할 만한 지위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

원고가 2021. 1.경부터 2021. 3.경까지 참가인의 부사장 지위에서 결재한 기안서, 지출품의서에 관하여 살핀다.

-

P 측은 2021. 1. 중순경 임시주주총회, 이사회를 통하여 신규 경영진인 H, G을 공동대표이사직에서 해임시키고 P를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하였다. P 측은 2021. 1. 25.경 참가인의 사무실로 복귀하려고 하였는데, 신규 경영진의 지시를 받은 원고가 전면에 나서 이를 물리적으로 저지하였고 참가인의 계좌에서 거액의 자금을 인출하기도 하였다. 이후 신규 경영진은 P 측과 계속하여 대치하다가 2021. 3.경 참가인의 사무실에서 철수하였고, P 측은 그 무렵 참가인의 경영권을 회복하게 되었다.

-

원고가 참가인의 부사장 지위에서 결재한 기안서, 지출품의서는 위 기간 동안 신규 경영진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비용 지출 과정에서 작성된 서류에 불과하고, 참가인의 경영 전반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작성된 것은 아니며, 그 밖에 원고가 참가인의 부사장 지위에서 경영 전반에 관한 의사결정을 했다고 볼 만한 정황도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위 기안서, 지출품의서 역시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근거가 되기에는 부족하다.

3)

원고에 대한 징계 과정에서 참가인이 보인 태도

오히려 갑 제5, 6, 11, 14, 19, 20호증, 을나 제8, 10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해 보면, 참가인 역시 원고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징계절차를 진행하여 원고를 해고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가 참가인의 근로자 지위에 있지 않다는 피고와 참가인의 주장은 원고에 대한 징계 과정에서 참가인이 보인 태도와도 모순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

참가인의 경영권을 회복한 P 측은 원고를 포함하여 신규 경영진에 동조했던 직원들에게 퇴사를 종용 내지 권유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중 원고와 2명의 직원이 퇴사하지 않자 참가인은 이들에 대한 징계절차에 착수하였는데,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는 원고가 참가인의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참가인의 취업규칙, 인사관리규정에 근거하여 이루어졌다.

○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에는 ‘P 측의 경영권 회복을 물리적으로 저지하고 거액의 회사 자금을 인출한 것’ 외에 ‘참가인의 내부 규정에 위반하여 원고가 거액의 상여금을 수령하고 고액의 연봉 약정을 내용으로 하는 2021. 1. 1. 자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것’이 포함되어 있다. 참가인은 이 사건 구제심판 절차에서도 위와 같은 원고의 상여금 수령 및 근로계약서 작성 사실을 근거로 원고에 대한 징계가 정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참가인의 입장 역시 원고가 참가인의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한다.

4)

참가인의 그 밖의 주장에 대한 검토

참가인은 G이 작성한 진술서(을나 제5호증)를 근거로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G은 P 측과의 분쟁과정에 있었던 일로 자신이 법적 책임을 부담할 것을 우려하여 신규 경영진에서 이탈하여 P 측에 협조했던 것으로 보이고, 이 법원에서 증인으로 채택되어 적법한 소환을 받았음에도 아무런 이유를 밝히지 아니한 채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으므로, 위 진술서의 기재 내용을 근거로 참가인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

한편, 참가인은 원고에게 임원퇴직금규정에 따라 퇴직금이 지급되었다는 사정을 들면서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원고에 대한 퇴직금 지급은 참가인이 이 사건 구제심판 절차에서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와중에 이루어졌으므로, 이 역시 참가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

다.

소결론

이상과 같이 원고는 참가인에 입사하여 근로자로서 업무를 수행하였고 그 지위는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가 있을 때에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여야 하는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므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병식(재판장) 이의석 곽상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