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등법원판결

대전고등법원 2025. 6. 26. 선고 2024나16286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79,282,191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4. 6.부터 2025. 6. 26.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피고의 나머지 항소와 원고의 부대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 중 7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 중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해상풍력발전사업을 하기 위해 2018. 6. 22. C이 설립한 회사이다.

나.

피고는 충남 태안군 E항 서측 해상일원(E항으로부터 약 25㎞ 정도 떨어진 해상에 위치)에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고 한다)을 추진하면서 2018. 10. 26. 태안군과 F 주식회사(이하 회사를 지칭할 때 ‘주식회사’ 명칭은 모두 생략한다) 및 발전공기업인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동발전과 사이에 태안군과 위 회사들이 이 사건 사업에 지원 또는 참여하기로 하는 내용의 양해각서(이하 ‘이 사건 양해각서’라 한다)를 체결하였고, 2019. 6. 28.에는 태안군을 제외한 나머지 회사들 및 한국전력기술과 위 사업에 관한 공동개발협약을 체결하였다.

다.

그러나 이 사건 양해각서 체결 무렵 E항 인근 어민들은 해상풍력발전시설로 인해 꽃게잡이 등 조업에 큰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사업의 백지화를 주장하는 시위를 벌였고, 이에 대해 언론에서 보도되기도 하였다.

라.

한편, 피고는 2018. 10. 12. 원고와 사이에 원고가 이 사건 사업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합의된 돈을 주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 또는 ‘이 사건 계약서’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마.

또한 원, 피고는 2019. 3. 14. 이 사건 계약을 보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내용의 추가약정(이하 ‘이 사건 추가약정’ 또는 ‘이 사건 추가약정서’라 한다)도 체결하였다.

바.

피고는 2019. 4. 1.부터 2022. 12. 31.까지 기간 동안 원고에게 연 140,000,000원씩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 7, 16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요지

1)

원고

가)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그 계약일인 2018. 10. 12. 무렵부터 피고의 업무를 수행하였는바, 피고는 이 사건 계약 및 추가약정에서 정한 바에 따라 원고에게 2018. 10. 12. 이후의 한국서부발전 등 한국전력 산하의 5개 발전공기업(이하 ‘5개 발전공기업’이라 한다)의 상임이사 연도별 평균 연봉 이상의 급여 및 성과급(이하 통칭하여 ‘급여 등’이라 한다)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그럼에도 피고는 2018. 10. 12.부터 2019. 3. 31.까지의 급여 등은 전혀 지급하지 않았고 2019. 4. 1.부터 2022. 12. 31.까지는 5개 발전공기업 상임이사의 연도별 평균 연봉에 미달하는 연 140,000,000원의 급여만을 지급하였다.

다)

그런데 이 사건 계약 및 추가약정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급여 등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그 배액을 배상해야 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급여 등 합계 220,325,021원(= ㉠ 2018. 10. 12.부터 2019. 3. 31.까지 전혀 지급하지 않은 급여 등 81,364,715원 + ㉡ 2019. 4. 1.부터 2022. 12. 31.까지 적게 지급한 급여 등 138,960,306원)의 배액인 440,650,042원(= 220,325,021원 × 2) 상당의 손해배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2)

피고

가)

원고가 2018. 10. 12.부터 2019. 3. 31.까지 한 업무는 없으므로 위 기간 동안의 급여 등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

나)

피고는 원고에게 5개 발전공기업 중 피고 소재지와 같은 지역에 위치한 한국서부발전 소속 상임이사의 이 사건 계약 당시(2018년도) 평균 연봉 상당을 급여와 상여금의 구분 없이 고정급으로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던 것이고, 2019. 4. 1.부터 원고에게 이에 상응하는 돈을 지급하였으므로, 더 지급할 돈도 없다.

다)

가령 피고가 원고에게 더 지급해야 할 돈이 있다고 하더라도, 급여액 등에 대한 다툼이 있어 지급하지 않은 것이고, 미지급 금액을 지급하면 원고의 손해는 전보되는 것이라는 점에서도 원고의 손해가 있음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지만,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그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3다65727 판결 등 참조).

2)

사안의 쟁점

가)

원고는 ‘피고가 5개 발전공기업 상임이사의 연도별 평균 연봉 상당의 급여 등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음’을 전제로 하여 피고가 급여 등을 전혀 지급하지 않은 2018. 10. 12.부터 2019. 3. 31.까지의 기간에 대해서는 미지급 급여 등의 배액을, 피고가 급여 등을 지급한 기간에 대해서는 약정한 급여와 기지급한 급여의 차액의 배액을 각 손해배상으로 구하고 있다.

나)

따라서 원고가 2018. 10. 12.부터 2019. 3. 31.까지 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 및 피고가 원고에게 5개 발전공기업 상임이사의 연도별 평균 연봉 상당의 급여 등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는지 여부를 차례로 살펴보기로 한다.

3)

피고의 배상의무 존재 여부

가)

원고가 2018. 10. 12.부터 2019. 3. 31.까지 업무를 하였는지 여부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15, 22, 23, 24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제1심 증인 D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2018. 10. 12. 이전부터 실제 피고의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판단된다.

①

이 사건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업 초기에 개발행위허가, 발전사업허가, 공유수면점용허가와 같은 각종 인허가 또는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하는바, 이를 위해서는 관련 지방자치단체인 태안군의 지원 및 인근 주민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②

이에 피고는 이러한 대관·대민 업무를 담당할 사람을 물색하던 중 한국남동발전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D으로부터 ‘태안에서 초․중학교를 졸업하여 지역 연고가 있고, 대기업과 연계하여 G사업을 추진하기도 하였으며, H정당 중앙당 청년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대통령 후보 특보를 지내는 등 정당 경력이 있고, 태안군수 및 태안군의회 의원들과도 잘 알고 지낸다’는 원고를 소개받은 후 원고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기간을 계약체결일인 2018. 10. 12.로부터 20년으로 정한 것인데, 이 사건 계약서에 의하면 피고는 계약체결일부터 매년 ‘합의된 급여’를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③

태안군 등과 체결한 이 사건 양해각서는 이 사건 계약일로부터 2주일 후에 체결된 것이고, 그 무렵 양해각서 체결을 반대하는 인근 어민들의 시위가 있었는바, 앞서 본 이 사건 계약의 체결 경위나 위 D의 증언 내용 등에 비추어 양해각서 체결 당시 태안군청의 관계 공무원과 접촉하고, 인근 어민들을 직접 만나 이 사건 사업에 관한 설명을 하거나 협조 요청을 하는 대관·대민 업무는 주로 원고가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피고는 당시 대관·대민 업무는 C 측 다른 사람들이 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그 주장이 사실이라면 피고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더군다나 이 사건 추가약정서의 특약사항이 ‘피고가 추진하는 해상풍력발전단지 모든 인허가 불허시에는 이 계약의 이후 진행은 무효로 한다’라는 점에서도 인허가와 관련된 대관·대민 업무는 주로 원고가 맡았던 것으로 보인다.

④

특히 이 사건 계약 체결 전에 원고와 C, I 및 위 D 사이에 오고간 문자메시지를 보면, C이 2018. 10. 4. 원고에게 이 사건 사업 중 주민지원사업과 관련된 검토 방안을 원고에게 보내자 원고는 2018. 10. 5. 이를 태안군수에게 전달하였고, C이 원고와 함께 2018. 10. 11.경 제주시 한경면 소재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를 방문한 태안군 공무원들을 만났으며, 2018. 10. 2.경에는 이 사건 양해각서 체결을 위한 실무자 접촉도 함께 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이에 비추어서도 원고는 이 사건 양해각서 체결을 위한 대관·대민 업무를 실제 하였다고 판단된다. 비록 원고가 자신이 한 업무와 관련된 직접적인 증거를 제출하지는 못하였지만, 이러한 업무의 특성상 기록을 남기기 어려운 점을 고려할 때<1> 원고가 자신이 한 업무에 관한 구체적인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였다고 해서 원고가 이러한 업무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⑤

피고가 이 사건 계약 체결일로부터 5개월가량 지난 2019. 3.경 태안군 내에 사무실을 개소하였고, 원고는 그 이후에야 비로소 사무실에 출근한 것으로 보이나, 원고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수행하기로 한 대관·대민 업무는 담당 관청의 공무원이나 지역 주민단체 구성원을 상대로 하는 것이므로 반드시 피고 사무실에 출근해서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⑥

특히 C이 D의 소개로 처음 원고를 알게 된 것임을 고려할 때 계약 체결 전부터 원고의 대관·대민 업무 능력을 실제 살펴본 후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경험칙에도 맞는다.

나)

이 사건 계약 및 추가약정에 따른 급여 등의 지급기준

살피건대, 앞서 본 증거들과 갑 제9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로는 그 주장과 같이 ‘피고가 원고에게 5개 발전공기업 상임이사의 연도별 평균 연봉 상당의 급여 등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계약서에 원고가 받을 급여 등에 관해 자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다가 이를 구체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이 사건 추가약정을 체결하였지만 추가약정서에도 급여 등과 관련하여 ‘발전공기업 상임이사 이상의 대우’라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이고, 계약서나 추가약정서의 다른 규정을 살펴보더라도 위 ‘발전공기업 상임이사 이상의 대우’가 원고의 주장처럼 ‘5개 발전공기업 상임이사의 연도별 평균 연봉 상당의 급여’라고 추측케 할 만한 내용은 없다.

②

게다가 원고와 C 사이에 오고간 문자메시지를 살펴보아도 원고가 5개 발 전공기업 상임이사 평균 연봉 상당의 급여를 요구하는 내용이나 매년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내용은 없고, 원고가 이 사건 계약의 의무이행을 요구하며 2022. 9. 30. 피고에게 보낸 내용증명(갑 제9호증)에도 사내등기이사 등재 및 체불 임금(앞서 본 것과 같이 원고는 피고가 2018. 10. 12.부터 2019. 3. 31.까지의 임금을 체불하였다고 주장한다)에 대해서만 언급하고 있을 뿐 5개 발전공기업 상임이사의 평균 연봉을 언급하거나 임금이 매년 인상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내용은 없다.

③

피고는 원고에게 2019. 4. 1.부터 2022. 12. 31.까지 3년 이상 기간 동안 연 140,000,000원씩을 지급하였는바, 급여 등을 140,000,000원으로 정한 경위에 대해 “5개 발전공기업 중 이 사건 사업 양해각서를 체결한 회사이자 태안군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국서부발전의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상임이사 처우를 기준으로 고정된 급여를 지급하기로 하였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 5개 발전공기업 중 한국서부발전만이 유일하게 이 사건 사업지인 태안군에 본사를 두고 있고, 원고 역시 태안군 지역 인사여서 피고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것인 점, ㉯ 비록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에는 한국서부발전의 사업 참여가 확정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지만,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그 무렵 원고는 한국서부발전이 사업에 참여하도록 노력하였던 것으로 보이고(원고가 제출한 2025. 4. 24. 자 준비서면 3면 참조), 게다가 ‘원고의 급여와 성과급 등은 발전공기업 상임이사 이상의 대우를 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추가약정을 체결할 당시에는 한국서부발전이 이미 사업에 참여하고 있었던 점, ㉰ 이 사건 계약이 체결된 2018년도 당시 한국서부발전의 상임이사 연봉은 140,000,000원과 비슷한 140,418,000원인 점, ㉱ 5개 발전공기업 중 한국남동발전을 제외한 나머지 3개 기업은 이 사건 사업에 참여하지도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할 때 급여 등의 액수가 정해진 경위에 관한 피고 주장이 원고의 것보다 더 경험칙에 맞는다고 판단된다.

④

특히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고 약 5개월 후에 이 사건 추가약정을 하면서 위 계약상 불분명한 급여 등에 관한 내용을 정리할 정도로 피고로부터 받아야 하는 대우에 관해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추가약정 체결 이후 피고가 연 140,000,000원만을 지급하였음에도 3년이 넘도록 더 나은 대우를 요구하지 않은 점에 비추어서도 원고는 이 사건 계약 또는 추가약정 체결 당시 피고로부터 당시 한국서부발전의 상임이사 대우인 연 140,000,000원만을 받기로 약정한 것으로 보인다.

⑤

갑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C이 2020. 10. 24. 원고에게 ‘급여 문제는 성과급을 제외하고 다 지급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인정되고, 이에 대해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게 급여 등 일부를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계약서 제2조 제2항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피고의 자기보유주식 중 발행주식 총수의 1%를 성공보수의 명목으로 무상제공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위 문자메시지의 ‘성과급’은 이 사건 계약서상의 ‘성공보수’, 즉 ‘피고의 자기보유주식 중 발행주식 총수의 1%’를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⑥

또한 원고는 “피고는 5개 발전공기업 상임이사의 연도별 평균 연봉에 연동하여 매년 인상된 급여 등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라고 주장하나, ㉮ 앞서 본 것과 같이 피고는 이 사건 사업을 추진하며 발생하는 각종 인허가 문제나 주민 민원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원고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것인 점, ㉯ 이 사건 사업의 특성상 사업 초기에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면 이후 이러한 유형의 대관·대민 업무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점, ㉰ 원고가 처리하였다고 하는 피고의 대관·대민 업무나 그에 관한 증거들도 대부분 이 사건 사업 초기 단계인 이 사건 계약이 체결될 당시에 관한 것들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현재 원고가 처리해야 하는 업무는 이 사건 계약 당시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보이고, 앞으로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바, 그에 비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20년간 급여 등을 지급해야 함에 비추어 원고가 이 사건 계약 당시 책정된 급여를 계속하여 고정적으로 지급받는 것이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보이지는 않으며, 이는 그 총액을 고려할 때 더욱 그렇다. 특히 아래와 같이 이 사건 계약의 실질이 고용계약이 아니라 위임계약 또는 고용계약과 위임계약이 혼합된 계약인 점, 원고가 피고 사무실에 출근해 일과시간 동안 계속 근무해야 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이 사건 계약에서 피고가 원고의 겸업을 금지하고 있지도 않으므로 피고 업무가 줄어들수록 원고가 다른 자신의 일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할 때도 반드시 피고가 원고에게 매년 인상된 급여 등을 지급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다)

소결론

(1)

위와 같이 원고가 2018. 10. 12.부터 2019. 3. 31.까지 기간 동안 피고의 업무를 수행하였음에도 피고는 원고에게 약정한 급여 등을 제공하지 않았으므로 이를 지급할 의무가 있는바, 피고가 원고에게 2019. 4. 1.부터 2022. 12. 31.까지 연 1억 4,000만 원씩을 지급한 점을 고려할 때 급여 등을 지급하지 않은 기간 역시 연 1억 4,000만 원에 상당하는 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되므로, 피고가 미지급한 급여 등은 66,068,493원[= 140,000,000원 × 81일 ÷ 365일(원 미만 버림, 이하 같음) + 140,000,000원 × 3개월 / 12개월]이라고 할 것이다.

(2)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한 급여 등인 66,068,493원의 배액인 132,136,986원(= 66,068,493원 × 2)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손해배상 예정액의 감액

가)

민법 제398조 제2항은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부당히 과다한 경우에는 법원이 이를 적당히 감액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금전채무의 불이행에 관하여 적용을 배제하지 않고 있으므로 금전채무에 관하여 이행지체에 대비한 지연손해금 비율을 따로 약정한 경우에 이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 감액의 대상이 된다. 손해배상 예정액을 감액하기 위한 요건인 ‘부당성’은 채권자와 채무자의 지위, 계약의 목적과 내용, 손해배상액을 예정한 동기, 채무액에 대한 예정액의 비율, 예상 손해액의 크기, 당시의 거래관행 등 모든 사정을 참작하여 일반 사회관념에 비추어 예정액의 지급이 경제적 약자의 지위에 있는 채무자에게 부당한 압박을 가하여 공정성을 잃는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 인정된다(대법원 2004. 12. 10. 선고 2002다73852 판결 등 참조).

나)

위 법리를 바탕으로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 및 추가약정으로 정한 급여 등을 대부분 지급한 점, ② 일부 급여 등의 미지급은 원고와 피고 사이에 급여 등의 지급 기간에 관한 다툼 등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가 급여 등을 일부 지급받지 못하여 입게 된 손해는 통상의 이자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에게 이를 초과하는 특별한 손해가 있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계약 및 추가약정의 급여 등 지급의무 위반시 손해배상 약정 부분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서 부당하게 과다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를 미지급한 급여 등인 132,136,986원의 60%인 79,282,191원(= 132,136,986원 × 60%)으로 감액함이 타당하다.

5)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항변 요지

피고가 미지급한 급여 등이라고 하는 2018. 10. 12.부터 2019. 3. 31.까지 기간 동안의 급여 등은 근로기준법상의 임금채권으로서 그 소멸시효기간이 3년인데,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한 2023. 3. 24.부터 역산하여 3년이 경과하였으므로,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나)

관련 법리

‘고용’이란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 대하여 노무를 제공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은 이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계약이고(민법 제655조), ‘위임’은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 대하여 사무의 처리를 위탁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기는 계약이다(민법 제680조). 한편 당사자 사이에 실질적으로 고용 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 즉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8도20566 판결, 2022. 3. 31. 선고 2019도10297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1)

피고는 이 사건 계약의 실질이 고용계약이고 원고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여 위와 같은 소멸시효 항변을 하고 있다.

(2)

그러나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계약에 기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노무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이 사건 계약은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사업 중 대관·대민 업무를 위탁하는 내용의 위임계약 또는 고용계약과 위임계약이 혼합된 계약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 및 추가약정에 기한 원고의 피고에 대한 급여 등 청구권이 근로기준법상 3년의 단기소멸시효의 적용을 받는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피고의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이 사건 사업지인 태안군 출신이 아닌 C은 이 사건 사업을 추진하며 발생하는 각종 인허가 문제나 민원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태안군 지역 인사인 원고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

②

이 사건 계약상 원고의 업무는 대관·대민 업무인데, 그 특성상 원고의 재량에 따라 수행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 역시 지역 인맥이 많다는 원고를 믿고 이러한 업무를 일임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③

원고 업무의 특성상 원고가 피고 사무실에 출근하여 일을 했던 것으로 보이지도 않고, 원고가 피고 내에서 C 또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거나 근태를 점검받은 사실이 확인되지도 않는다.

④

비록 이 사건 계약서의 표제는 ‘고용계약서’이지만 이 사건 계약 및 추가약정은 통상의 근로계약과 달리 계약기간이 20년으로 정해져 있고, 이 사건 사업과 관련된 모든 인허가가 불허될 경우 계약은 해지의 의사표시 없이 바로 무효가 된다. 게다가 피고가 원고에게 약정한 급여 등을 지급하지 않은 경우 미지급 급여 등의 배액을 배상해야 한다.

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계약 및 추가약정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한 급여 등의 배액 중 위 79,282,191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인 2023. 4. 6.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6. 26.까지는 민법<2>이 정한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위 인정금액을 초과하는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와 원고의 부대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이의석

판사 장정태 곽상호

각주1) 피고도 2025. 6. 23. 자 참고서면을 제출하면서 “원고가 스스로를 로비스트로 칭하기 전까지 피고는 사업 수행 과정에서 인허가를 얻기 위하여 지자체장 등을 상대로 한 대관 업무를 수행한 사실을 굳이 공개할 의도가 없었다.”라고 하였는바, 이처럼 대관업무의 특성상 원고가 자신이 한 내역을 자세하게 기록으로 남기거나 이를 모두 공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각주2) 원고는 상법이 아니라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