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을 벌금 2,000,000원에, 피고인 B, C, D을 각 벌금 1,000,000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각 금 2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각 유치한다.
피고인 A에 대하여 이 판결선고 전의 구금일수 81일을 위 벌금에 관한 노역장유치기간에 산입한다.
피고인들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피고인 A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1998. 12. 17. 14:00경부터 1999. 1. 8.까지의 E 업무방해의 점, 1998. 12. 18.부터 같은 달 26.까지의 F공사 업무방해 행의 점은 각 무죄.
사건정보
대전지방법원 논산지원
판결
사건
99고합55
판결선고
2000. 3. 31.
범죄사실
피고인 A은 G 노동조합 부여지부장 직무대행으로 활동하다가 1999, 1. 4.경부터 위 노동조합 부여지부장이 되었고, 피고인 B 은 위 노동조합 부여지부 대의원이며, 피고인 C은 위 노동조합 부여지부 총무부장으로 있다가 1999. 1. 4.경부터 쟁의부장이 되었고, 피고인 D은 위 노동조합 부여지부 교육부장으로 있다가 1999. 1. 4. 경부터 사무장이 되었고, 각 F공사 E에 근무하는 자들인바, 공모하여, 1998. 12. 17. 10:30경 충남 H 소재 위 E에서 피고인 A이 J 용지 생산라인의 종이생산원료인 치료의 공급밸브를 컴퓨터 키보드를 조작하여 폐쇄시키고, 나머지 피고인들은 이를 말리는 공소외 I, K, L을 밀여붙여 약 1시간 30분 동안 J 용지를 생산하지 못하게 하여 위력으로 위 E의 업무를 방해하였다.
증거의 요지
판시 사실은
피고인들의 이 법정에서의 이에 일부 부합하는 각 진술
검사 작성의 피고인들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 중 이에 일부 부합하는 각 진술기재
사법경찰리 작성의 M, I, K에 대한 각 진술조서 중 이에 부합하는 각 진술기재
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모두 그 증명이 있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각 형법 제314조 제1항, 제30조 (각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각 형법 제70조, 제69조 제2항
미결구금일수 산입 (피고인 A에 대하여)
형법 제57조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변호인은, 위 업무방해의 점에 관하여 이는 그 목적, 절차, 방법 등에 비추어 정당성이 있는 쟁의행위이므로 업무방해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살피건대, 쟁의행위는 근로자가 소극적으로 노무제공을 거부하거나 정지하는 행위만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그 주장을 관철하기 위하여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까지 포함하는 것으로서, 그 본질상 사용자의 정상업무가 저해되는 경우가 있음이 부득이하여 사용자는 이를 수인할 의무가 있고, 폭력 또는 파괴행위를 수반하거나 기타 고도의 반사회성을 띤 행위가 아닌 상당한 범위내의 것이면 쟁의행위 자체의 태양과 방법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나, 쟁의행위는 사용자의 기업시설에 대한 소유권 기타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이나 파괴행위를 수반하여서는 아니된다고 할 것이고, 폭행이나 협박 또는 위력에 의한 실력적 저지나 물리적 강제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앞서 본 증거 및 사실관계에 의하면 ① 위 지료공급밸브 폐쇄행위에 의하여 위 시간 동안 E 전체의 가동활동을 중단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고, ② 피고인들은 소극적으로 노무의 제공을 전면적 또는 부분적으로 정지하여 사용자에게 타격을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그 만류행위에도 불구하고 실력으로 이를 제지하면서 위와 같이 지료공급밸브를 강제적으로 폐쇄시켰으며, ③ 당시 위 사업장에는 위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아니한 근로자들뿐만 아니라 파업행위에 동의하지 않는 노동조합원들이 근무중에 있었음에도 위 시간 동안 그들의 노무제공행위까지 전면적으로 중단시키기에 이른 점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이러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미 노사간의 합의 사항으로 파업 시작 3시간 전에 지료공급밸브를 폐쇄하도록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이를 만류하는 비조합원들 밀어붙이고 지료공급밸브를 폐쇄시킴으로써 약 1시간 30분 동안 J 용지를 전면적으로 생산하지 못하게 한 행위는 그 태양과 방법이 상당한 범위를 일탈하여 위법하다고 할 것이므로 변호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무죄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의 1998. 12. 17. 10:00경의 업무방해의 점, 피고인 A의 1998. 12. 17. 14:00경부터 1999. 1. 8.까지의 업무방해의 점, 1998. 12. 18. 부터 같은 달 26.까지의 F공사 업무방해의 점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1998. 12. 17. 10:00경 충남 H 소재 위 E에서, 피고인 A은 확성기를 들고 피고인 B, C, D과 함께 'N', '단결투쟁'이라고 쓰인 적색 조끼와 머리띠를 각 착용하고 근무중인 사업장의 근로자들에게 "본부로부터 파업포고령이 내려왔다. 식당으로 모여달라"고 하여, 위 식당에 모인 근로자 130여명에게 "본부에서는 98. 12. 11. 09:00부로 전면파업에 돌입하기로 하였다. 98-99년도에 걸쳐 임금 50% 삭감에 반대하며, 이에 사측에서는 O을 P으로 흡수 통폐합하기로 하였다, 이에 반대하여 우리 E도 오늘 13:30부로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 조합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동참을 바란다"고 근로자들을 선동하여 노무제공을 거부하게 하고,
피고인 A은
같은 날 14:00경 위 E에서 사업장의 근로자들에게 전항과 같이 O의 P으로의 흡수통합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오늘 13:30부로 파업에 돌입한다, 오늘 15:00경부터 16:00까지 본부의 주최로 공사 정문 앞에서 집회가 있으니 참가하여 달라, 우리 E에서는 오후 2시에 정문 앞에서 참가할 예정이니 적극 동참바란다"로 선동하여 근로자 Q등 58명의 근로자로 하여금 작업에 임하지 않고 위 F공사 정문앞 집회에 참가하게 한 것을 비롯하여, 같은 달 18.경부터 1999. 1. 8.경까지 사이에 매일 5명에서 58명까지 합계 494명의 근로자들로 하여금 무단결근케하고 G 노동조합에서 주최하는 각종 집회에 참가하게 함으로써 위력으로써 위 E의 업무를 방해하고,
피고인 A은 공소외 R 등과 공모하여,
1998. 12. 18.부터 같은 달 26.까지 대전 유성구 S 소재 F공사 정문 앞에서 매일 150명에서 250명 정도의 노조원들을 지휘하여 매일 170명에서 300명 정도의 노조원들과 혈서식을 갖는 등 불법파업을 주도하여 다중의 위력으로써 F공사의 업무수행을 방해하였다.
인정사실
제6회 공판조서 중 증인 T의 진술, 제7회 공판조서 중 증인 U의 진술, 검사 및 사법경찰리 작성의 피고인들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 사법경찰리 작성의 M, I, V, W 에 대한 각 진술조서, 사법경찰리 작성의 X, U 에 대한 각 진술조서 사본, 수사기록에 첨부된 각 사진, 공판기록에 첨부된 자료 및 이 법원의 송부촉탁에 의하여 송부되어 온 서울지방법원 99고합750호 사건(피고인 Y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사건)의 인증등 본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F공사(이하 공사라고만 한다)는 J, Z 등의 제조를 위하여 AA법에 의하여 설립된 법인으로서, 1998. 3.경 본사, O, P, E 등 3개 AB, 1개 연구소 등의 조직에 총조직원이 2,634명이고, 1998. 4. 21. 사장으로 공소외 AC이 취임하였다.
G 노동조합(이하 노조라고만 한다)은 1988. 2. 14. 결성되어 AD에 가입된 노동조합으로 1998. 7.경 그 노조원이 본사, 3개 AB, 1개 연구소를 합하여 1,602명으로서, 1998. 7. 4. 제6대 노조위원장에 공소외 AE을, 부위원장으로 공소외 AF, AG을 각 선출하였으며, 피고인들은 노조 부여지부 조합원들로서, 피고인 A은 1998. 12. 15.경 부여지부 대의원회에서 위 노동조합 부여지부장 직무대행으로 선임되었다가 1999. 1. 4. 보궐선거를 통하여 부여지부장으로 선출되었으며, 1999. 5. 20. 부여지부장 직무를 사퇴하였다.
노조와 공사는 1998. 2.경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에 따라 단체교섭을 시작하였는데, 당시 노조는 물가인상요인을 감안하여 총액임금 대비 약 12.8%의 임금인상, 4급 승진연한의 10년에서 5년으로의 단축 등의 교섭안을 가지고 교섭에 임하였으나, 공사가 정부의 1998년도 예산변경지침이 시달되지 않아 실질적인 교섭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교섭안을 제시하지 않자, 노조는 1998. 2. 20.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하였고, 이에 중앙노동위원회는 1998. 3. 3. 위 조정신청에 대하여 이를 당사자간 쟁점사항에 대하여 더 이상 합의의 여지가 없는 상태라고는 볼 수 없어 노동쟁의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조정안을 제시하지 아니하고 당사자간 자주적 교섭을 성실히 가질 것을 권고한다"는 결정을 하였고, 공사와 노조는 1998. 3. 6. 및 같은 달 13., 같은 달 20.,에 3차에 걸쳐 단체교섭을 가졌으나 그 진척이 없자, 노조는 1998. 3. 25. 중앙노동위원회에 다시 조정신청을 하였고, 공사와 1998. 4. 2.에 다시 단체교섭을 가졌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1998. 4. 8. "1998년도 기본급 등 임금조정은 정부예산 변경지침 기준에 따라 교섭하라"는 취지의 조정안을 제시하였으나 노조는 위 조정안을 수락하지 아니하였다.
이에 노조는 1998. 5. 8. 공사와 제5차 단체교섭을 가졌으나 위와 같은 이유로 공사의 교섭안이 제시되지 않자, 1998. 6. 3. 총조합원의 95.4%가 참여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여 투표참가자 중 66.8%의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할 것을 결의하였고, 같은 해 6. 8. 제6차 단체교섭을 가졌으나 역시 공사의 교섭안이 제시되지 않자, 같은 해 7. 14. 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신고를 한 다음 같은 달 15.과 같은 달 16. 양일간에 걸쳐 오후 근무시간에 파업을 실시하였고, 위 양일간 파업시간을 이용하여 본사 및 연구소, O, E 소속의 노조원들은 대전역 앞에서, P소속의 노조원들은 AH백화점 앞에서 각 AI이 주최한 'AI 공공금융부분 일방적 구조조정 등 반대 결의대회'에 참가 하였다.
노조와 공사는 1998. 7. 21. 제7차 단체교섭을 가졌는데, 공사는 총액임금 대비 4.1% 삭감, 학자금 지원중단 등 복지후생적 수당의 감축 또는 반납 등을 교섭안으로 제시하였고, 그 무렵 공사가 1999년까지 인건비의 30%를 삭감하고 2000년까지는 인건비의 20%를 추가로 삭감하여 총인건비의 50%를 삭감한다는 교섭안을 제시하였으나, 노조가 이에 반발하여 단체교섭에 진척을 보지 못하였다.
한편, 재정경제부 산하 기획예산위원회는 1998. 8. 4.경 공사를 비롯한 공기업 민영화 및 경영혁식계획을 발표하면서 공사에 대하여 O을 P으로 2001년까지 통합하고 1998. 3. 기준 인원인 2,634명의 35.4%에 이르는 929명을 감원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사 구조조정안을 발표하였고, 1998. 8. 5. 노조와 공사가 제8차 단체교섭을 가졌으나 역시 진척이 없었으며, 공사는 1998. 8. 19. 창통폐합을 2003년까지 완료한다는 내용의 통폐합 계획서를 작성하여 기획예산위원회에 제출하였다.
이와 같이 단체교섭에 진척이 없자 노조는 1998. 9. 1.부터 같은 달 3.까지 시한부파업을 하였고, 이에 공사가 1998. 9. 1. 위 파업에 맞서 직장폐쇄를 실시하였으며, 노조가 같은 달 4. 파업을 철회하고 직장복귀의사를 밝혔음에도 공사가 직장폐쇄를 철회하지 않자, 노조는 같은 달 8. 중앙노동위원회에 공사의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고, 공사는 같은 달 24. 작장폐쇄를 철회하였다(한편, 위 직장폐쇄 철회 전인 1998. 8. 18. 대검찰청 공안부 소속 공안기획관실에서, 공안기획관의 주재 하에 국가안전기획부, 기획예산위원회, 재정경제부, 노동부, 경찰청 등의 주요 간부들이 모여 '공안사범합동수사본부회의 '가 개최되었는데, 그 회의에서는 노조의 시한부 파업에 대한 무기한의 직장폐쇄는 적법성에 논란의 여지가 있으니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직장폐쇄를 철회하고, 창통폐합 등 구조조정을 이유로 한 노조의 파업은 불법파업이므로 공권력을 투입하여 엄히 조치하자는 논의가 있었다).
노조와 공사는 1998. 9. 24. 제9차, 같은 달 30. 제10차 단체교섭을 가졌으나 진척을 보지 못하였고, 공사는 1998. 10. 2. 경영조정회의를 열어 IMF 사태 이후 1998년에 들어 J에 대한 공급량 40% 감소 등으로 인하여 영업손실이 대폭 확대되고 있음을 이유로 정부의 위 창통폐합안보다 2년 앞당긴 1999. 3.까지 O과 P의 조기통폐합을 완료한다는 구조조정안의 추진 방침을 결정한 다음 1998. 10. 10. 및 같은 해 11. 18. 각 이사회를 열어 위와 같은 창통폐합 원칙 및 구체적인 방안을 최종적으로 확정, 의결하였다.
그러던 중 노조와 공사 사이에 1998. 10. 8. 제11차, 같은 달 27. 제12차 단체교섭이 있었는데, 노조가 공사의 위와 같은 창통폐합안에 반대하여 협상에 진척을 보지 못하였다.
이에 노조는 공사의 위와 같은 창통폐합안에 대한 반대 및 고용안정 쟁취를 천명하며 1998. 11. 25. 전면파업을 실시하였고, 같은 달 26.부터 27.까지 O에 한하여 파업을 실시하고 위 3일 동안 공사 정문 앞에서 항의집회를 가졌다.
그런던 중 1998. 11. 30경 AJ 소속 국회의원인 AK이 노조에 대하여는 파업 자제를, 공사에 대하여는 1998. 12. 31.까지 창통폐합안의 유보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중재안을 제시하여 노조는 이를 수용하였으나 공사는 위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1998. 12. 3.부터 O의 기계 철거작업을 시작하였고, 같은 달 4. 제13차 단체교섭이 있었으나 창통폐합안에 대한 논란으로 교섭이 결렬되기에 이르자 노조는 1998. 12. 11.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하였다.
이에 공사는 1998. 12. 15. O에 대하여, 같은 달 19. P에 대하여 각 직장폐쇄를 실시하였고, 같은 달 18. 노조원 37명, 같은 달 19. 노조원 4명, 같은 달 21. 노조원 3명, 같은 달 22. 노조원 30명, 같은 달 23. 노조원 10명을 각 직위해제하는 등 일부 노조원들에 대하여 직위해제 등의 징계를 단행하였으며, O에 대하여는 앞서 본 창통폐합안의 추진을 위하여 같은 달 28. 직장폐쇄를 철회하고 휴업을 실시하기에 이르렀다.
그 후 노조는 1999. 1. 18. 파업을 철회하고 정상업무에 복귀하였고, 공사가 위와 같은 창통폐합을 단행하여 O이 P으로 통폐합된 결과, 1998. 10. 초경 730여명에 달하던 O소속의 근로자는 통폐합 이후 300여명만이 P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1998. 12.부터 1999. 2.에 이르기까지 약 550여명의 공사 소속 근로자가 조기에 퇴직하였다.
쟁의행위의 정당성 여부
쟁의행위가 정당성을 갖추기 위하여는, 첫째, 쟁의행위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에 의하여 행하여진 것이어야 하고, 둘째, 단체교섭과 관련하여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어서 그 목적이 정당하여야 하며, 셋째, 쟁의행위의 시기와 절차가 법령의 규정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여야 하고, 넷째, 쟁의행위의 태양과 방법이 폭력 또는 파괴행위를 수반하거나 기타 고도의 반사회성을 띤 행위가 아닌 상당한 범위 내의 것이어야 하므로, 이하에서는 이 사건 각 쟁의행위의 정당성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쟁의행위의 목적
위 공소사실에 따른 노조 부여지부의 1998. 12. 17. 부터 1999. 1. 8.까지의 각 쟁의행위는 공사 노조 전체의 쟁의행위와 관련지어 그 정당성 여부가 파악되어야 할 것이고, 노조가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으로 내세운 것은 임금 개선, 창통폐합 반대를 통한 고용안정의 문제라고 할 것이므로, 위 목적들이 정당한 쟁의행위의 목적이 될 수 있는지에 관하여 살펴 보기로 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공소사실과 같은 노조 부여지부의 1999. 12. 17.부터 1999. 1. 8.까지의 위 각 쟁의행위는 1998. 2.경부터 시작된 단체교섭에서 노조와 공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여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못하고 있던 상태에서 행하여진 쟁의행위이고, 위 각 쟁의행위 당시 노조가 반대하였던 창통폐합은 공사가 위 단체교섭 과정에서 임금 및 인건비 삭감을 교섭안으로 제시하다가 노조와의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위 단체교섭이 진행되던 중에 새로이 공표한 것이며, 공사가 위와 같은 창통폐합안을 공표한 후에도 계속하여 위 단체교섭이 진행되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창통폐합안에 반대한 위 각 쟁의행위의 목적은 위와 같이 1998. 2.경부터 시작된 일련의 단체교섭 과정과 연결하여 파악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1998. 12. 17.부터 1999. 1. 8.까지의 각 쟁의행위(이하 이 사건 쟁의행위라고 한다)가 있기 이전에는, 노조가 1998. 2.경 공사에 대하여 임금인상을 요구하면서 공사와 단체교섭을 시작하여 같은 해 6. 8.까지 6차에 걸쳐 단체교섭을 하였으나 공사가 정부의 1998년도 예산변경지침이 시달되지 않아 실질적인 교섭을 할 수 없다는 이유로 교섭안을 제시하지 아니하거나 같은 해 7. 21. 제7차 단체교섭에서부터 공사가 교섭안으로 제시한 임금 및 인건비 삭감에 대하여 노조가 반대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던 상태에서 노조가 쟁의행위(이하 이 사건 이전 쟁의행위라 한다)를 한 것으로서, 이는 단체교섭과 관련하여 근로조건인 임금의 개선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할 것이고, 임금개선이 정당한 쟁의행위의 목적이 되는 것은 헌법 제33조 제1항,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1조, 제2조 제5호, 제6호의 각 규정에 비추어 명백하며, 이러한 쟁의행위가 AI의 지침에 따라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에 반대하는 파업투쟁을 벌이되 외형상 임금협상 결렬에의 파업으로 적법성을 가장하기 위한 방법으로 우리나라 경제현실을 무시한 임금 약 12.8%의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서, 그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이 입금 등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이 아니라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에 반대하는 대정부투쟁이고 그러한 대정부투쟁을 제외하였더라면 그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이전 쟁의행위의 목적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이 사건 이전 쟁의행위의 목적이 근로조건인 임금의 개선으로서 정당하다고 인정되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1998. 12. 17.부터 1999. 1. 8.까지의 이 사건 각 쟁의행위는 위와 같이 목적이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이전 쟁의행위와 마찬가지로 1998. 2.경부터 시작된 단체교섭 과정에서 행하여진 것이고, 이 사건 쟁의행위 당시 노조가 창통폐합에 대하여 반대한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이 1998. 2.경부터 시작된 위 단체교섭 과정과 연결하여 파악해 보면, 근로조건인 임금의 개선을 목적으로 시작된 위 단체교섭 과정에 있어 노조의 종전 교섭안을 유지하는 연장선상에서, 공사가 위 단체교섭 과정에서 임금 및 인건비 삭감을 교섭안으로 제시하다가 노조와의 합의점을 찾지 못하여 위 단체교섭이 진행되던 중에 새로인 공표한 창통폐합에 반대한 것으로 볼 것이어서, 이 사건 쟁의행위 당시 노조가 창통폐합에 반대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쟁의행위가 그 이전에 있었던 단체교섭이나 쟁의행위와 목적을 달리하였다고 볼 수는 없고, 이 사건 쟁의행위는 여전히 그 이전에 있었던 단체교섭이나 쟁의행위와 마찬가지로 근로조건인 임금의 개선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또한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창통폐합에는 근로자의 해고, 근무지 변경 등 근로조건의 변경이 필연적으로 따르게 되고,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공사와 노조가 1997. 10. 8. 체결하여 위 각 쟁의행위 당시 유효하던 단체협약 제28조에서는 경영상의 불가피한 이유로 직제와 정원의 개폐 또는 예산의 감소에 의하여 폐직 또는 과원이 되었음을 이유로 한 해고의 경우 공사가 노조와 사전에 '합의'를 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는 이상, 위와 같은 창통폐합에 반대하여 노조가 이 사건 쟁의행위를 한 것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조건인 임금의 개선을 목적으로 하면서, 창통폐합에 필연적으로 따르게 되는 해고 등 근로조건의 변경이자 노조와의 '합의'로 결정해야만 하는 사항에 관하여 그러한 합의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주장함으로써 창통폐합에 따르는 해고 등 근로조건의 불리한 변경을 함께 지지할 것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서, 근로조건인 임금의 개선과 함께 추구된 이러한 해고 등의 반대 목적 역시 정당하다고 할 것이며, 나아가 노조가 창통폐합에 반대한 것이 공사로서는 수용할 수 없는 과대한 요구라고 할지라도 이는 단체교섭 단계에서 조정할 문제이지, 노조와 그와 같이 과대한 요구를 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쟁의행위의 목적이 위법하다고 할 수 는 없다.
그 밖에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노조가 이 사건 쟁의행위를 하면서 노조간부에 대한 공사의 징계 무효화를 주장하였던 사실이 인정되나,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노조가 위와 같은 징계 무효화를 주장한 것은 공사가 이 사건 쟁의행위와 관련하여 근로자를 징계한 것이 정당성이 있는 쟁의행위에 대한 공사의 보복조치라고 하여 이의 철회를 구하는 것으로서, 그 징계 무효화 주장의 목적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임금의 개선과 해고 등의 반대라는 주된 목적에 부수된 목적이라고 할 것이고, 위와 같은 주된 목적이 앞서 본 바와 같이 정당한 이상, 위와 같이 부수된 목적만을 이유로 이 사건 쟁의행위의 목적이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각 쟁의행위는 그 목적에 있어서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다.
쟁의행위의 시기와 절차
이 사건 쟁의행위는 앞서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이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절차를 거치고 노조원의 쟁의행위에 관한 찬반투표 및 쟁의발생신고를 거친 것으로서 그 시기와 절차가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쟁의행위의 태양 및 방법
피고인들의 1998. 12. 17. 10:00경의 업무방해의 점
쟁의행위가 정당성을 갖추기 위하여는 그 방법에 있어서 소극적으로 노무의 제공을 전면적 또는 부분적으로 정지하여 사용자에게 타격을 주는 것이어야 하고, 사용자의 기업시설에 대한 소유권 기타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이나 파괴행위를 수반하여서는 아니된다 할 것이며, 쟁의행위 중 파업은 그 노무정지의 효율성을 확보, 강화하기 위하여 그 보조수단으로 파업에 동조하지 아니하고 조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소위 '피켓팅'이나 사용자와의 거래를 거부하라고 호소하는 행위 또는, 직장에 체류하여 연좌, 농성하는 직장점거를 동반하기도 하는 것으로서 그러한 행위 자체는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인들이 1998. 12. 17. 10:00경 위 E에서 근무중인 근로자들에게 파업에 동참할 것을 권유한 행위는 그 노무정지의 효율성을 확보, 강화하기 위하여 쟁의행위에 동반되는 '피켓팅' 활동 등으로 파악되어야 하고, 위와 같은 과정에서 피고인들의 폭행, 협박 또는 위력에 의한 실력적 저지나 물리적 강제가 있었다고 볼 증거도 없으므로, 피고인들의 위와 같은 행위 자체에 그 방법과 태양에 있어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 A의 1998. 12. 17. 14:00부터 1999. 1. 8. 까지의 E업무방해 및 1998. 12. 18. 부터 같은 달 26.까지의 F공사 업무방해의 점
쟁의행위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자가 소극적으로 노무제공을 거부하거나 정지하는 행위만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그 주장을 관철하기 위하여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까지 포함하는 것으로서, 그 본질상 사용자의 정상업무가 저해되는 경우가 있음이 부득이하여 사용자는 이를 수인할 의무가 있고, 폭력 또는 파괴행위를 수반하거나 기타 고도의 반사회성을 띤 행위가 아닌 상당한 범위내의 것이면 쟁의행위 자체의 태양과 방법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며, 이러한 정당성을 상실하게 하는 폭력 또는 파괴행위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단순히 행위의 외형에 의해서만 판단할 것이 아니라, 쟁의행위 전체로서 상대방의 행위와 유지적으로 관련지워 목적의식적으로 파악하여야 할 것이다.
위에서 본 각 증거들에 의하면, 노조는 1998. 12. 11.부터 1999. 1. 6.까지 공사 정문 앞과 O앞 등지에서 항의집회를 개최하였고, 피고인 A은 부여지부장 직무대행 또는 지부장으로서 부여지부 조합원들을 지휘하여 1998. 12. 17. 14:00경부터 1999. 1. 8.까지 공사 정문 앞과 O 등에서 창통폐합에 반대하는 항의집회를 개최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나, 달리 위험한 폭력행사나 시설물의 전면적, 배타적 점거가 없었던 점, 쟁의권의 행사방법이 노무의 제공을 전면적 또는 부분적으로 정지하는 형태로 이루어진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쟁의행위의 태양과 방법은 앞서 본 상당한 범위 내의 것이라고 인정된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쟁의행위 자체의 태양과 방법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 쟁의행위는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사건 쟁의행위로 인한 각 업무방해의 점은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제4조 본문, 형법 제20조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되어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에 대한 1998. 12. 17. 10:00경의 업무방해의 점은 정당성이 있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어 죄가 되지 아니하거나 또는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나, 이와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판시 1998. 12. 17. 10:30경의 지료공급밸브 폐쇄에 의한 업무방해죄를 유죄로 인정한 이상 따로 주문에서 무죄의 선고를 하지 아니하고, 피고인 A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1998. 12. 17. 14:00경부터 1999. 1. 8.까지의 E 업무방해의 점, 1998. 12. 18.부터 같은 달 26.까지의 F공사 업무방해의 점은 정당성이 있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어 죄가 되지 아니하거나 또는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에 관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 및 후단에 의하여 각 무죄를 선고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2000. 3. 31.
판사 김상근(재판장) 기철 이동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