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을 각 벌금 4,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 A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들에게 각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 중 2017. 11. 1.자 산업재해 관련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은 각 무죄.
사건정보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판결
사건
2018고단1419-1
판결선고
2020. 7. 9.
범죄사실
[기초사실]
C은 주식회사 D가 시공하는 ‘E 하도급공사’의 현장대리인으로서, 위 공사현장의 안전관리업무를 총괄하는 사람이고, 주식회사 D는 경주시 F에 본점을 두고 기계설비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충남 태안군 G에 있는 ‘E 공사’를 주식회사 H로부터 하도급 받았다.
I는 주식회사 H가 시공하는 ‘J’의 현장대리인으로서, 위 공사현장의 안전관리업무를 총괄하는 사람이고, 주식회사 H는 서울 강남구 K에 본점을 두고 설비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충남 태안군 G에 있는 ‘J’를 B 주식회사로부터 도급받았다.
피고인 A은 피고인 B 주식회사 L의 본부장으로서, 소속 근로자 및 수급인 소속 근로자의 안전보건관리에 관한 총괄책임자이고, 피고인 B 주식회사는 충남 태안군 M에 본점을 두고 전기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2017. 11. 15.자 산업재해 관련]
피고인 A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공사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에 의하여 시공할 경우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예열기 등 화학설비 및 그 부속설비에 대한 정비·보수 작업이 이루어지는 장소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사업주는 선반·롤러기 등 기계·설비의 작업 또는 조작 부분이 그 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키 등 신체조건에 비하여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경우 안전하고 적당한 높이의 작업발판을 설치하거나 그 기계·설비를 적정 작업높이로 조절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11. 15.경 주식회사 D에 고용된 근로자인 N, O, 주식회사 H에 고용된 근로자인 P 등으로 하여금 위 J의 보일러 A측 공기예열기 내부 공사 현장에서 타원형 형태의 터빈 모양의 회전체에 채워진 열소자의 분진 및 오염을 제거하기 위하여 열소자 교체작업을 하게 하면서, 근로자들의 키에 비하여 지나치게 높은 높이(140cm)로 작업발판을 설치하였다.
사업주는 기계의 운전을 시작할 때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으면 근로자 배치 및 교육, 작업방법, 방호장치 등 필요한 사항을 미리 확인한 후 위험 방지를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며, 일정한 신호방법과 해당 근로자에게 신호할 사람을 정하고, 신호방법에 따라 그 근로자에게 신호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11. 15.경 주식회사 D에 고용된 근로자인 N, O, 주식회사 H에 고용된 근로자인 P 등으로 하여금 위 J의 보일러 A측 공기예열기 내부 공사 현장에서 타원형 형태의 터빈 모양의 회전체에 채워진 열소자의 분진 및 오염을 제거하기 위하여 열소자 교체작업을 하게 하면서, 근로자들에게 신호방법과 해당 근로자에게 신호할 사람을 정하고, 신호방법에 따라 그 근로자에게 신호하는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B 주식회사
피고인은 제2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사용인인 A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은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들의 일부 법정진술
제1회 공판조서 중 C, 주식회사 D의 각 진술기재
제1회 공판조서 중 I, 주식회사 H의 각 일부 진술기재
제5회 공판조서 중 증인 Q의 진술기재
C, I에 대한 각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O, P, R, S, T, U, V, 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사고경위서, 조사보고서, 중대재해 발생보고, 관리책임자등 선임보고서, 공사도급계약서, 공사하도급계약서, 근로계약서, TBM일지, 작업지시서
사망진단서, 변사자 사진, 현장사진, 부검감정서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
이 사건 J는 발전 정비사업의 일종으로서, 피고인 B 주식회사(이하 ‘B’이라고 한다)의 사업인 발전사업(전기를 생산하여 전력시장을 통하여 전기판매 사업자에게 공급하는 사업)과 분리된 독자적인 사업영역이므로, 피고인 B이 이 사건 공사를 도급하였더라도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에 정한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이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작업현장에서 피고인 B의 근로자들이 직접적으로 작업을 수행하지는 않았으므로 ‘같은 장소에서 행해지는 사업’이라고 볼 수 없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의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 해당하지 않는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는 도급사업의 사업주는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에 대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재해자 N는 하수급인의 근로자이므로 이 부분에 관해서는 B에게 죄책을 물을 수 없다.
발전 정비사업은 피고인 B의 사업과 전혀 무관하여 피고인 B이 정비사업에 관여를 하는 지위에 있지 아니하고, 모든 작업은 H에서 하였으므로 재해자들과 사이에 지휘감독관계가 있는 것도 아니며,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피고인 B이 아니므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고의가 없다.
사업주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는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고, 규칙에서 정한 안전조치 외의 다른 가능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위 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인데, 이 사건 작업은 당초 이 사건 공사의 범위가 아니었다가 추가된 공사로서, H에서 피고인 B에 아무런 통지 없이 D에 하도급을 주고 공사를 하였던 것으로 피고인 B은 재해자들이 이 부분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알지 못했다.
판단
발전사업과 발전 정비사업은 사업의 내용에 비추어 불가분적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고 봄이 타당하여 발전 정비사업을 발전사업과 분리된 독자적 사업영역이라고 볼 수 없다. 나아가 도급사업주가 사업 전체가 아닌 사업의 개별적·독립적 공정만을 도급한 경우에도 ‘사업의 전부’를 도급한 경우에 해당하지만, 이 경우에도 도급사업주가 수급인을 관리·감독하는 등 도급사업의 전반적인 관리업무를 수행하였다면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한 경우라고 봄이 타당한바,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 B이 작업 전 작업지시서와 작업허가서를 발행하고, 피고인 B의 직원이 작업현장에 상주하면서 업무진척사항 등을 살펴보는 등 작업현장을 감독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결국 이 사건 계획예방정비공사는 피고인 B의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에 해당한다.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인 B의 사업장 내부에 있는 발전용 보일러 인근 공기예열기 내부에서 발생한 것으로서 피고인 B의 사업과 ‘같은 장소에서 행해지는 사업’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인 B의 근로자들이 직접 작업을 수행하지 않았다고 하여 피고인 B의 사업장이 아니라거나, 같은 장소가 아니라고 볼 수 없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30조 제4항 제17호 ‘안전보건규칙 별표 7에 따른 화학설비 및 그 부속설비에 대한 정비·보수 작업이 이루어지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법 제29조 제3항),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제3항에 따라 도급인인 사업주가 하여야 할 조치는 이 규칙에서 정한 사항을 제외하고는 안전보건규칙의 내용에 따르며(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30조 제5항), 사업주는 선반ㆍ롤러기 등 기계ㆍ설비의 작업 또는 조작 부분이 그 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키 등 신체조건에 비하여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경우 안전하고 적당한 높이의 작업발판을 설치하거나 그 기계ㆍ설비를 적정 작업높이로 조절하여야 한다(안전보건규칙 제9조). 이와 같은 관련 규정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의 위반행위를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의 주장과 같이 ‘안전보건규칙 별표 7에 따른 화학설비 및 그 부속설비에 대한 정비·보수 작업이 이루어지는 장소’를 ‘안전보건규칙 별표1에서 정한 위험물을 취급하는 장소’로 해석해야 한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에 적용되는 구 산업안전보건법은 제2조 정의규정에서 ‘수급인’의 의미에 관하여 별도로 정하고 있지 않은 점, 대신 제9조의2 제2항에서 ‘고용노동부장관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장의 도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와 수급인[하수급인(下受給人)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도급인의 산업재해 발생건수등에 수급인의 산업재해 발생건수등을 포함하여 제1항에 따라 공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이 법에서 말하는 ‘수급인’에는 ‘하수급인’이 포함된다는 취지로 정하고 있고 위 조항 외에는 ‘하수급인’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점, 위와 같은 조문의 내용과 체계에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증진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하수급인의 근로자가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도 도급사업주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설사 그렇게 해석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작업현장에는 적어도 수급인인 H의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었으므로 피고인들은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해야할 의무가 있고, 산업안전보건법이 법 위반한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산업재해의 결과 발생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 등이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으려는 것이고 따라서 위와 같이 관계법령상의 필요한 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면 그 자체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결국 어느모로 보나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발전사업과 발전정비사업이 전혀 무관한 사업이라고 볼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도급사업주의 책임은 지휘감독관계를 전제로 하지 않는 것이므로 이 부분 주장은 타당하지 않으며, 피고인 B이 산업안전보건법과 이의 위임을 받은 고용노동부령에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이 명백하므로, 이 부분 주장 역시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작업을 당초부터 예정하지는 않아 공사계약서 등에 명기하지는 않은 사실은 인정되나, 한편 이 사건 계획예방정비공사는 피고인 B 사업장 내 시설과 설비에 대한 전체적인 분해정비를 실시하는 공사인 점, H가 계획예방정비공사 중 일부를 D에게 하도급하는 것에 관하여 피고인 B에서 적법하게 승인한 것으로 보이는 점, H가 피고인 B으로부터 도급받은 E의 주요작업 내역서 중에는 ‘보일러 공기예열기(GAH : Gas Air Preheater)수세, 내부점검 및 정비’가 명시되어 있는 점, 공기예열기 교체가 당초 예정된 공사는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B이 도급한 공사내용에 비추어 해당 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음이 공정상 충분히 예상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관련자들의 진술에 의하면 이 사건 작업에 관하여 피고인 B의 직원이 이를 인지하고 협의하여 진행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작업이 2017. 11. 9.경부터 2017. 11. 15.까지 상당한 시일에 걸쳐 진행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재해자들이 이 부분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알지 못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들 : 각 구 산업안전보건법(2018. 4. 17. 법률 155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1조, 제68조 제3호, 제29조 제3항
형의 선택
피고인 A : 각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피고인들 :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피고인 A :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피고인들 :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들의 위반행위의 내용 및 정도, 사망한 재해자의 유족과 합의가 이루어져 유족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고인 A은 초범인 점, 범행의 경위 및 범행 후의 정황 등을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무죄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공사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에 의하여 시공할 경우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가연물이 있는 곳에서의 용접·용단 및 금속의 가열 등 화기를 사용하는 작업을 하는 장소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사업주는 인화성 가스, 불활성 가스 및 산소를 사용하여 금속의 용접·용단 또는 가열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가스등의 누출 또는 방출로 인한 폭발·화재 또는 화상을 예방하기 위하여 작업을 중단하거나 마치고 작업장소를 떠날 경우에는 가스등의 공급구의 밸브나 콕을 잠가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11. 1.경 주식회사 H에 고용된 근로자인 W, 주식회사 X에 고용된 근로자 Y로 하여금 위 J현장의 보일러 하부 공간에서 산소절단기를 이용하여 볼트 절단작업을 하게 하면서, 위 W, Y 등이 LPG 가스를 사용하여 금속용단 작업을 중단하고 작업장소를 떠났음에도 LPG 저장용기 밸브 및 산소절단기 토치 밸브를 잠그지 아니하였다.
사업주는 금속의 용접·용단 또는 가열에 사용되는 가스등의 용기를 취급하는 경우에는 통풍이나 환기가 불충분한 장소에 설치·저장 또는 방치하지 않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7. 11. 1.경 주식회사 H에 고용된 근로자인 W, 주식회사 X에 고용된 근로자 Y로 하여금 위 J현장의 보일러 하부 공간에서 산소절단기를 이용하여 볼트 절단작업을 하게 하면서, LPG 저장용기를 보일러 하부 공간 내부에 방치하였다.
사업주는 인화성 액체의 증기, 인화성 가스 또는 인화성 고체가 존재하여 폭발이나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서 증기·가스 또는 분진에 의한 폭발 또는 화재를 예방하기 위하여 통풍·환기 및 분진 제거 등의 조치를 하여야 하고, 증기나 가스에 의한 폭발이나 화재를 미리 감지하기 위하여 가스 검지 및 경보 성능을 갖춘 가스 검지 및 경보 장치를 설치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주식회사 H에 고용된 근로자인 W, 주식회사 X에 고용된 근로자 Y로 하여금 위 J현장의 보일러 하부 공간에서 산소절단기를 이용하여 볼트 절단작업을 하게 하면서, LPG 저장용기의 가스가 누출되었음에도 보일러 하부 공간을 충분히 통풍·환기하지 아니하였고, 가스 검지 및 경보 장치를 설치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B 주식회사
피고인은 위 가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사용인인 A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은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였다.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이 부분 사고가 발생한 장소가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30조 제4항 제9호의 ‘화재·폭발 우려가 있는 다음 각 목의 작업을 하는 장소’ 중 라목의 ‘가연물이 있는 곳에서의 용접·용단 및 금속의 가열 등 화기를 사용하는 작업’에 해당해야 한다. 한편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가 성립하기 위해는 법에서 정한 장소와 작업내용 등 요건이 충족되어야 하고, 이를 부당하게 확장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허용될 수 없다.
살피건대 위 시행규칙 제30조 제4항 제9호에서는 ‘화재·폭발 우려가 있는 다음 각 목의 작업을 하는 장소’에서 작업시 산업재해 예방조치를 해야한다고 정하고 있고, 위 라목 외에 가목으로 ‘선박 내부에서의 용접·용단작업’, 나목으로 ‘안전보건규칙 제273조에 따른 특수화학설비에서의 용접·용단작업’, 다목으로 ‘안전보건규칙 제225조제4호에 따른 인화성 물질을 취급·저장하는 설비 및 용기에서의 용접·용단작업’을 정하고 있다. 위 각 목들은 용접·용단작업을 하는 장소 중 ‘선박내부’, ‘특수화학설비’, ‘인화성 물질을 취급·저장하는 설비 및 용기’, ‘가연물이 있는 곳’ 등 일정한 장소에 한정하여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를 부과하고 있다고 해석된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면, 재해자들이 용접·용단작업을 위해 사고발생 장소에 가지고 들어간 LPG 저장용기에서 새어나온 가스가 폭발하여 재해가 발생한 것으로서, 시행규칙에서 정한 ‘가연물이 있는 곳’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용접·용단작업을 위해 반입한 장비로 인해 화재 및 폭발이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가연물이 있는 곳’임을 인정하게 되면, 모든 용접·용단작업을 하는 장소에서 산업재해 예방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어, 용접·용단작업을 하는 장소 중 일정한 장소에 한정하여 산업재혜 예방조치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법의 취지에 반하게 된다. 검사가 제출한 증거를 종합하여도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장소가 가연물이 있는 곳이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해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는 공시하지 않는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상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